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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08 13:20:46
Name [NC]...TesTER
Subject 제여친은아무리봐도천사인것 같습니다.(솔로부대 염장질 아님)
안녕하세요 테스텁니다. 어제는 택시기사 아저씨가 살다살다 비오지 않는 태풍이 오긴 이번이 처음이라는 말에 괜한 쓴웃음을 냈던 하루였습니다. 정말이지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추석 앞두고 태풍 영향으로 많은 농민분들의 시름이 많다고 하시는데 정말 이지 안타깝습니다.

그제 있었던 제 여친과의 일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절대 솔로부대원들에게 염장질 할려는 의도가 아니니 이점 양해 부탁드릴께요.

그저께 출근길에 저는 여친과 함께 지하철역에서 만나기로 했었죠. 5호선 역인데 신길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 친구나 저나 모두 9시 출근이라 시간이 꽤 촉박했었습니다. 여친의 늦잠과 특유의 꾸물덩 거림에 아 오늘은 지각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있었구요. 제가 먼저 5호선 신길역에 도착하여 개찰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시간은 8시반을 살짝 넘겼습니다. 그러나 여친은 도착하지 않고, 집에서 신길여까지 택시를 타고 오는 중이었습니다. 40분이 되서야 급한 여친의 숨찬 목소리가 제 핸드폰에 들려왔습니다. 신길역 앞에서 개찰구까지 뛰어오면서 "큰일 났어. 내가 말야 택시 뒤에서 핸드폰 하나를 주섰거든. 주인한테 전화를 할려고 전번 찾고 있는 중에 전화가 걸려왔어." 그 말을 하면서 제 눈앞에 여친이 뛰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시간은 45분이 되기 2분전 정도 였습니다. 참고로 여친은 회사가 공덕, 저는 여의도입니다. 여친의 손엔 에니콜 가로본능2의 최신형 핸드폰에, 순금 돼지모양이 2개 달린 핸드폰 줄이 달려있었습니다. 여친은 걸려온 숨찬 목소리의 남자에게 지금 신길역이라고 말했더니 당장 거기로 갈테니 조금만 기달려달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5분이면 도착한다고. 이때 이미 시간은 45분을 훌쩍 넘었습니다. 저야 1정거장에 분이면 가는 회사고, 여친은 4정거장에 5분 거리에 회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친의 그 말에 '바보같이 그걸 왜 받아. 줍자마자 전화 꺼야지'라는 말이 목구멍 앞 까지 왔었지만 애써 태연한척 지각하기 전에 얼른 가자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제 눈엔 최신형 핸드폰에 순금의 핸드폰 줄만이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여친은 주인이 5분안에 온다고 하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답답했습니다. 그 주인 보고 회사로 찾아와서 줘도 고맙다고 할 지경인데 그걸 끝까지 기다렸다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 너무나 안타까워 제가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번엔 어떤 여성분이 받더니 똑같이 5분이면 도착한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전 오히려 이 말을 듣고 이 주인에게 화가 났지만 여친의 해맑은 눈망울을 보고,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지금 회사 지각할 것 같으니 여기 신길역 개찰구에 있는 직원에게 전달하고 가겠습니다."라고 전화를 끈으며 직원에게 이 휴대폰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시계는 이미 50분을 지나버렸구요. 여친과 저는 헐레벌떡 뛰어 내려가 전철을 탔습니다. 여친이 택시 뒷자리에서 핸드폰을 주었을때, 택시 아저씨가 그게 뭐냐 하면서 자기가 주인을 찾아 줄테니 달라는 걸 여친은 그냥 가지고 왔다고 하네요. 그때 그 택시기사분의 눈초리가 얼마나 무서웠던지 그래서 헐레벌떡 뛰어왔다고 합니다.(저는 늦어서 헐레벌떡 뛰어온 줄 알았습니다. 차라리 제가 역 밖에 나가서 기다릴 것 그랬나봐요.)여친은 비록 지각은 했지만 그 핸드폰을 찾은 주인의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공덕역까지 제가 델다 주었죠.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순간 날개를 봤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죠. 왜 난 그 핸드폰을 보고 그녀를 바보같다라고 생각했었는지. 팔면 못해도 30은 챙기겠군.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는지.....

이틀이 지난 지금 그 주인이 핸드폰을 찾고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 얼굴에 얇은 웃음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여친도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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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릭스
05/09/08 13:23
수정 아이콘
마지막문장때문에 염장 맞습니다.ㅠㅠ
05/09/08 13:25
수정 아이콘
이게 염장이 아니라구요? 이건 손미나 아나운서의 미모를 보진 않지만 이상형은 장동건이라고 한 발언과 거의 동급이라구요. ㅜ.ㅜ(절규)

어쨌든 커플인데다가 연인이 착하다고 하시니 너무 부럽습니다. 이쁜 사랑 오래오래 키우시길 바래요.
라스트왈츠
05/09/08 13:25
수정 아이콘
여친과 좋은 사랑하시구^^
오래오래 가시길 빕니다.
yurayura
05/09/08 13:26
수정 아이콘
오호라..이런일이...염장 200% 맞습니다..맞구요..ㅠㅠ
잘하셨네요..택시기사손에 핸드폰이 들어가면..gg죠..절대 못찾는다는..
안그런분도 물론 계시겠지만..그런분이 훨 많기에..암튼 잘하셨습니다~
My name is J
05/09/08 13:26
수정 아이콘
이미 제목으로 염장이었습니다. 무슨......먼산-
사다드
05/09/08 13:29
수정 아이콘
초특급 슈퍼울트라 메가캡숑 판타스틱 5.1채널 돌비서라운드 염장글이군요. ㅡ.ㅡ 쨌든 좋은 분이시네요. ^^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05/09/08 13:29
수정 아이콘
이글은아무리봐도염장인것 같습니다.(솔로부대 질투질 아님).......

쿨럭......
라임O렌G
05/09/08 13:31
수정 아이콘
푸하하핫.. 테스터님은 당분간 글 쓰기 정지를 시켜놔야할듯 합니다..-_-
05/09/08 13:32
수정 아이콘
라임O렌G님//사실 여기가 pgr만 아니었다면 바로 윗 글에 '아랫글 염장 맞음. 솔로부대 주의요망.(냉무)' 라고 글을 올렸을지도. ㅡ.ㅡ;;
견습마도사
05/09/08 13:36
수정 아이콘
뼈속깊이 염장글이군요..
05/09/08 13:36
수정 아이콘
이분 ... 아무래도 이런걸 즐기시는 듯.. -_-+++
악플러X
05/09/08 13:39
수정 아이콘
ㅠ_ㅠ
[NC]...TesTER
05/09/08 13:44
수정 아이콘
염장질이었다면 자삭하겠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던일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거였는데 저의 필력이 딸려서 솔로부대원들에게 깊은 염장질이 되었군요. 다음부터 조심할께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제 여친은,.,,,
05/09/08 13:46
수정 아이콘
제목부터 GG
05/09/08 13:46
수정 아이콘
아니 염장글이긴 한데 삭제의 필요성은 못느낍니다. 요즘은 솔로 생활을 너무 오래해서 그런지 이런 염장글 보며 괴로워 하는 것 까지 즐기게 되었어요.(변태아님 ㅡ.ㅡ)
Go2Universe
05/09/08 13:47
수정 아이콘
테스터님.. 자식하십쇼... 그게 저희를 이해하는 첫번째 발걸음입니다.
Go2Universe
05/09/08 13:47
수정 아이콘
자식.... 자삭입니다.. 죄송
마리아
05/09/08 14:05
수정 아이콘
제여친은아무리봐도지구에없는것 같습니다.(커플부대 부러움 아님)

글에 여친이란 단어가 17번 나오네요. -_-

글을 읽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솔로분노 게이지 때문에...
기다리다
05/09/08 14:10
수정 아이콘
이런 반전드라마를 쓰시더니....염장아니라며 안심시키더니 완전 뒷통수를T_T
완전 미워요
05/09/08 14:11
수정 아이콘
염장 필력은 출중하셨습니다. 여기서 더 필력을 높이시면 대략 어떻게 살라는 말씀이신지 ㅜ.ㅡ
적어도 (솔로부대 염장질 아님) 요말을 붙이시려면 낼름 30주고 파셨어야죠..^-^a
05/09/08 14:13
수정 아이콘
어쩌라는 건지...
여자예비역
05/09/08 14:31
수정 아이콘
앗.. 저도 그데 아침에 거의 똑같은 상황에서 휴대폰은 택시기사 아저씨께 넘겼는데요..;;
그분은 휴대폰을 못찾았을까요..?? 택시기사아저씨.. 휴대폰 두고 내린분이 좋은아가씨만나서 찾게 생겼다고 하더니..;;
수달포스
05/09/08 14:34
수정 아이콘
공지사항에 염장글에 대한 경고조치 같은건 없나요? 우울합니다. ㅜ_ㅠ
와룡선생
05/09/08 14:39
수정 아이콘
댓글에서까지 염장이 느껴지는걸요... 착한 여친이 그저 부러울뿐..orz..
여자예비역님// 택시기사들에게 넘기지 말고 직접 찾아주는게 났습니다. 택시기사들은 일단 핸드폰 찾아주면 2~3만원 받거등요.. 짭짤하죠..
예전에 택시에 핸드폰 두고 내린지 10분도 안되서 전화하니 남포동이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저희집은 화명동인데..) 자기 할일 다하고 시간남으면 슬슬 와서는 2만원이면 싸게 받는거라고 하는데 정말 새벽에 사고칠뻔 했죠..ㅡㅡ;
라임O렌G
05/09/08 14:42
수정 아이콘
테스터님 리플마저 뷁이시군요..ㅡ.ㅡ 리플도 당분간 금지요청해야겠습니다.ㅡ.ㅡ
05/09/08 14:42
수정 아이콘
먼산.. 먼산.. 이나 봐야지요...
05/09/08 14:43
수정 아이콘
제대로 낚시..-_-
도리토스
05/09/08 15:05
수정 아이콘
단언컨데.. 이 글은 우주최강 장재호의 깐따삐아행 열차만큼에 염장입니다..저와 같은 솔로분들 테스터님한테 안드로메다행 당햇죠..ㅠ_ㅠ
그나저나 테스터님 여친 정말로 마음씨가 고우시네요..부럽습니다^^
05/09/08 15:17
수정 아이콘
이거 제대로 염장인거 같습니다..
부럽고 또 부럽고 또또 부럽고.. ㅜㅡ
05/09/08 15:18
수정 아이콘
쳇 이게 천사면 3년 전 10만원짜리 수표 10장이랑 현금 70만원에 각종 카드 및 의사 명함이 박혀있던 구찌 지갑을 줏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1초의 미련도 없이 파출소에 신고해서 본 주인에게 단 1할의 보상금도 받지 않고 돌려준 저는 대천사겠네요 -ㅂ- +
05/09/08 15:49
수정 아이콘
TROY님//나라면 바로 컴터삽니다........제돈 좀 보태서 최고사양으로..
수표는 추적을 당할 여지가 있기때문에 불태우고... 흐흐흐
05/09/08 15:59
수정 아이콘
TROY// 님 앞길엔 축복만이 있을것입니다...
봄눈겨울비
05/09/08 16:09
수정 아이콘
제목부터 염장이네요....
서정호
05/09/08 16:43
수정 아이콘
너무하시네요..애써 염장 아니신 척 하셨지만..확실한 염장이네요.
허허허허 ㅠ.ㅠ
영웅토스리치
05/09/08 16:44
수정 아이콘
TROY님 / 정말 좋으신분이시네요..(비꼬는투 절대아님 크크) 그런대 만약 그런 선행을 배푸시고,,이글을 보며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그냥 댓글도 안남기고 자신의 일마냥 좋아하는 분이 계신다면 ?? 그분은 정말,,10004이십니다!
05/09/08 16:47
수정 아이콘
염장이고 뭐고를 떠나서 저도 여자친구가 있다면 이 글처럼 좀 때 안묻고 착한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아직 여자 분이 나이가 좀 어리신가보네요.
낭만한량
05/09/08 17:24
수정 아이콘
이글이 염장 글이 아니시라면 제목에서 한 글자만 바꿔 주세요. 천사에서 전사로. 아 참 내용도 하드 보일드 하게 바꿔 주시고요.
최유형
05/09/08 17:30
수정 아이콘
내 여친은 아무리봐도 천사지만 염장은 아니다?
여자예비역
05/09/08 17:48
수정 아이콘
와룡선생// 어랏.. 그럼 그 분은 돈을 지불하셨겠군요...;; 아깝..;; 내가 찾아드릴걸..;; (내가 돈 받고..?66;)
05/09/08 18:47
수정 아이콘
제 아버지는 이북 평북 중강진 출신이시고 어지간히 말씀이 없으십니다. 거의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이죠. 30년쯤 전이었나.. 집에 저 혼자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큰 과일 바구니 하나 들고 집에 오셨어요. "훌륭한 아버지를 두었구나. 정말 고맙구나... " 하고 가셨는데,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된건 아버지는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당시 현금 2천만원이 (현시제 20억이 넘어가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0평 분양가가 당시 5천5백만원이었습니다) 든 가방을 그 여자분께 돌려드렸던거고 감사의 뜻으로 주는 봉투마저 거절하셨던거죠.

소위 '꽁돈'이란걸 만지게 되거나 '기회'라는걸 포착하게 되었을 때 그일을 생각합니다.
영혼을위한술
05/09/08 19:49
수정 아이콘
PGR식구들 단체로 낚이다..-_-
...염장맞습니다..맞고요...부럽네요ㅠㅠ
05/09/08 20:22
수정 아이콘
흠..주운 물건은 찾아주는게 기본인거 같은데...분위기 보니 갖는게 더 대세인가요.. 웬지 착하면 손해본다 라는 말이 생각나서 씁쓸한... - -;
I have returned
05/09/08 20:37
수정 아이콘
울고 싶어집니다 ㅠㅠ
MOKA~★
05/09/08 22:43
수정 아이콘
와룡선생님//화명동사시는군요...저는 바로 옆인 금곡동에서 사는데...[이 글은 염장이 맞습니다!!]
그대는눈물겹
05/09/08 22:51
수정 아이콘
속았다.......
염장아니래서 봤는데........
05/09/08 23:07
수정 아이콘
이런 내용은 아무리 필력이 좋은분이 써도 염장입니다. -_-
강도영
05/09/08 23:45
수정 아이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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