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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15 10:07:03
Name [NC]...TesTER
Subject [영화]맞바람 피우는 정극의극치?('외출'.. 스포일러 약간 있음)
안녕하세요 테스텁니다. 추석연휴가 이제 이틀 밖에 안남았네요. 내일부터 쉬는 분들도 꽤 있으리라 생각듭니다. 오늘은 엘로우에게 중요한 경기가 있죠. 요즘 미풍저그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던데, 그런 이야기를 싸그리 무너트릴 수 있는 경기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밤에들어가서 재방 봐야하네용)

지난주 월요일에 간만에 주중에 영화를 봤습니다. 무료주중 영화 초대권이 있어서, 간만에 한국 멜로물인 '외출'이란 영화를 봤죠.(사실은 제 여친의 욘사마 광펜으로서 강력하게 요청하여 봤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든 감독이 간만에 만든, 그것도 욘사마와 손예진이란 스타급 배우의 캐스팅으로 제작 초기부터 어느정도 유명세를 떨쳤죠. 극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바람핀 두남녀가 사고가 나서 그 남편,부인이 같이 맞바람을 피운다는 내용입니다. 그게 정당한건지는 관객의 몫이구요.

이 영화는 굉장히 정적입니다. 화면이 정지돼 있는 씬이 많고, 극중 배우들의 대사 또한 굉장히 절제되 있습니다. 감독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허감독님의 작품을 본적이 없어서리..)그러면서 절제되지만 감출수 없는 욕망 내지 사랑에 대한 열정은 잔잔히 표현되며 배우들의 내면연기와 그 맛을 같이 합니다. 가끔 욘사마의 생뚱맞는 대사는 미소를 자아내곤 하죠. 손예진씨의 베드신은 너무 안타깝기만 합니다.

감독은 외출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요? 항상 영화를 보면서 감독은 왜 이영활 만들었고, 관객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고민을 합니다. 불륜에 대한 인정인가? 극중 욘사마는 손예진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도 전에 만났다면 이런 관계를 가졌을까? 감독은 불륜인 아내와 남편을 보면서 그 주인공 마져 불륜을 맺게 됩니다. 맞바람이죠. 그래도 그것이 불륜이란 냄새가 안나게 감독은 정적인 화면과 절제된 대사를 통해 안타깝고, 아련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이를 받아들이는 관객은?

지난번에 형사를 보고 졸았던 아픈 추억이 있어, 이번 영화 만큼은 졸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어지간히 졸음이 왔습니다. 어떤 한 관객은 관람중 나가버리더라구요. 감독의 이런
의도와는 상관 없이, 이제 우리 관객의 입맛은 너무나 조미료에 익숙한 듯 자극적이고 뭔가 생각하기 싫은, 그렇다고 고민은 더욱 싫은 입맛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구요.

욘사마의 인기하나가 과연 이 영화를 버티게 할 수 있을지는 관객들의 몫이구요. 정적 촬영의 극치인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텔지어와는 사뭇 다른 정적인 화면 이었습니다. 화면에 몰입되지 못하는 너무나 지겹게 느껴지는 정적인 화면. 극중 배우의 생뚱 맞은 대사들.

욘사마의 한류열풍에 찬바람이 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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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X
05/09/15 10:09
수정 아이콘
일본 시장을 노린 작품일수도...
05/09/15 10:21
수정 아이콘
허진호 감독의 차기작 치고는 꽤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참 현실감 있게 사랑이야기를 그리던 모습은 간데없고,
이번엔 판타지를 그려버렸네요.
애당초 배용준씨와 손예진씨를 캐스팅하면서,
유부남유부녀의 불륜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는게 실수라고 봅니다.
허진호 감독 팬으로서 제작사측의 농간이 아닐까 의심도 드네요.

참 기대했던 영화인데, 개인적으로는 별루였네요.
마술사얀
05/09/15 10:54
수정 아이콘
기대작들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있지만. 대부분 실망스럽네요.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 부터 시작해서.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 장진 감독의 '박수칠때 떠나라' 임필성 감독의 '남극일기', 이명세 감독의 '형사', 허진호감독의 '외출'... 그나마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가
크게 만족스럽진 않지만 실망시키지도 않은 케이스인듯. 일시적 침체기가 믿고 싶습니다. 몇몇 작품 빼면. 2% 모자르지만. 후속작이 기대되는 재능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남은 기대작이 더 남아 있나요? 얼른 기억나지 않네요.... 아.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 있군요. 살인의 추억의 포스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김기덕 감독은 그답지 않게 공백기간이 기네요.
마리아
05/09/15 11:11
수정 아이콘
마술사안//님 말 처럼 이번 2005년도 영화들은 기대작은 많지만 대작인 작품은 그다지 없네요.

저역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기대중입니다!!!
곽경택 감독의 태풍과 함께!!!
People's elbow
05/09/15 13:25
수정 아이콘
전 그다지 실망스럽진 않았는데요.. 원래 허감독 스타일은 롱테이크에 이은 절제된 대사와 뭔가 빈듯한 화면처리 아름다운 영상등으로 관객에게 같이 생각할 여유를 주는 스타일이죠. 굳이 비교를 하자면 아다치 미츠루나 이와이 순지감독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냥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께는 괜찮은 영화고 뭔가 다른 애틋한 사랑얘기등을 찾는 사람들에겐 별로 재미 없는 영화일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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