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1/12 11:32:03
Name [NC]...TesTER
Subject [잡담]Mind Control, Pressing and Hungry
우리는 일상 생활에 많은 긴장의 연속 속에 살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아주 미약한 긴장감 부터, 상황에 따른 다양한 긴장감을 맛보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회사에 출근하면서부터 가벼운 긴장으로 시작하여,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나 미팅이 있을 경우는 그 긴장감은 극으로 치닫습니다. 심장박동수는 급격히 증감하며, 눈앞은 아찔하기도 합니다. 제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볼께요.

한 5년전쯤 학생의 신분일때 스터디 모임을 한적이 있습니다. IT관련 전공자들의 모여서(타학교) 다양한 토론들을 했었죠. 언제는 스터디 모임 대표로 제가 어느정도 큰 포럼에 발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장소는 모여대 경영관이었구요. 좌석은 대략 6,700정도 됐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런 자리도 처음이었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대대부분의 학생들이 여대생이었다는 거죠. 제 또래와 저보다 2-3살 어린 학생들이 대대부분이었고, 그 수많은 눈은 저를 주시하고 있었죠. 무슨말을 해야할지, 원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손은 이미 떨고 있었으며, 말 한마디, 한마디가 떨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수천개의 눈을 감당하기가 그 당시 저로서는 감당을 할 수가 없었죠.

회사를 다니면서도 그런 긴장감들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업체와 미팅을 하는데 저는 혼자고, 업체 담당자는 대 여섯명이 나오면 제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또는 설득을 시켜야 할 입장인데 반대로 설득을 당해, 회사로 오게되면 그 이후의 윗분들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압박으로 인해 저의 긴장감은 또한 더 심해지죠. 그런 경험들을 한 후 지금은 그 당시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늘 긴장감의 연속은 심해집니다. 가령 이런 조건은 더욱 심해지죠.(아래 사항은 실화입니다.)

1. 윗분이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잘 해야 이 프로젝트를 우리가 수주하는데 유리해진다. 담당자가 잘 설득 안되면, 그 집 앞에서 텐트치고 자"

2. 윗분이나 주위사람들이 "니가 좀 배가 불렀구나. 너 처음에는 이러지 않았잖아. 무조건 하라는데로 했고, 죽기살기로 했으면서 지금 등 따땃하고, 어느정도 자리 차지하니까 지금 니 태도가 그러냐?

3. 하루는 밤을 새고 아침에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게슴치레한 눈을 뜨고 복도로 나가 윗분과 커피를 나누며, 윗분이 이런 말을 합니다. "너 어제 밤샜냐? 몸이 많이 피곤해보인다. 그게 왜그런줄알어? 니가 밤을 안새봐서 그래. 정말 타이트하게 일을 안해봤다는 증거지. 넌 좀더 타이트하게 일을 더 해야해. 그래야 지금 이 몰골이 안나오지"


저는 솔직히 배를 곯아본 적도 없고, 일을 밤새가며 타이트하게 해본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윗분들의 말에 굉장히 섭섭하더라구요. 대학원서 넣을 당시, 저희 아버지는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부모님 힘들게 살면서도 독학해서 S대 수석하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새벽에 공부해서도 사법고시 패스하는데, 넌 뭐니?"

아마도 7,80년대에는 어느정도 통했던 말이지만 지금의 티비에 나오는 수석 합격자들은 왠지 그래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저희 아버지나 회사의 윗분들이 하신 말씀들이 틀렸다는 건 아니죠. 아마도 더욱더 매진하라는 그 분들의 가치관에 따른, 그 분들의 환경에 대해 저에게도 강요 아닌 강요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어는 분야에서나 아마추어와 프로는 존재합니다. 하수와 고수가 존재하 듯 말입니다. 경험과 시간이 흘러야 프로와 고수가 되지만, 그 프로와 고수들 사이에도 또다른 벽은 존재합니다. 끝이 없는 거죠. 그래선 인류는 만물의 영장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제가 지금 왠지 회사내에서 저에게 말했던 그 윗분, 대학원서 넣을때 당시의 아버지가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My name is J
06/01/12 13:06
수정 아이콘
다들 자기 사는게 제일 힘들고 어렵죠.
삶이라는게 늘 슬프고 안타까웠는데...이젠 그런게 사치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걸 그만해야 어른이 될텐데말이죠...그런데 또 어른이 되기는 싫거든요. 으하하하-
가끔,, '자격없음'이 느껴지고는 합니다.
삶에 대해서 느끼는것에 자격은 없는 건데도요.

세상은 그래-라고 하는 말이 살아나갈수록 더 무섭습니다.
06/01/12 13:34
수정 아이콘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거죠.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담습은 아닐거고;;;] 노력하지만 어쩔수 없는것도 그렇고...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니까요. : )
[NC]...TesTER
06/01/12 14:28
수정 아이콘
KTF펜으로서 쓴 글인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041 초허탈...방금 전 1시간동안 쓴글이 날라갔습니다-_ - [18] ☆FlyingMarine☆3357 06/01/12 3357 0
20039 더마린, 그는 죽지 않는다. [3] 타잔3452 06/01/12 3452 0
20038 넘을 수 없는 벽... [17] 한인4272 06/01/12 4272 0
20037 너무나도 감동적인 만화 2권 [16] 닭템3940 06/01/12 3940 0
20030 살아남기 위해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야하는가? [11] 키르히아이스3379 06/01/12 3379 0
20029 정수영 감독과 주훈 감독의 차이 [47] 닭템6383 06/01/12 6383 0
20027 오늘 정말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22] 사이코아콘3286 06/01/12 3286 0
20026 엔트리를 잘 짠다? 못 짠다? [25] Still3709 06/01/12 3709 0
20025 진정한 팬이란 무엇일까요? [15] 하얀나비3934 06/01/12 3934 0
20024 어제 프로리그 준결승전을 보고 .. [23] 끝판대장3317 06/01/12 3317 0
20023 역시 저저 전의 최강자 변은종 선수;; [29] sgoodsq2893612 06/01/12 3612 0
20022 김정민의 한팬으로써의 생각... [28] ☆FlyingMarine☆3980 06/01/12 3980 0
20021 PGT,WGT,브레인서버의 점수별로 비교해봤습니다 [16] suzumiya5397 06/01/12 5397 0
20020 정말 연습이 부족해서 졌을까? [21] 불타는 저글링4022 06/01/12 4022 0
20019 줄기 세포에 관한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 [127] 용용3905 06/01/12 3905 0
20018 [잡담]Mind Control, Pressing and Hungry [3] [NC]...TesTER3667 06/01/12 3667 0
20017 [yoRR의 토막수필.#13]Rise And Fall. [7] 윤여광3775 06/01/12 3775 0
20015 IvyClub배 소율칼리버3 리그... 진짜 실망이다 온게임넷... [38] RedTail4317 06/01/12 4317 0
20014 게임계의 레알마드리드..KTF [32] 이정훈4979 06/01/12 4979 0
20012 임요환선수.. 그의 바카닉이 보고 싶습니다.. [19] 머씨형제들4306 06/01/12 4306 0
20011 엔트리의 패배는 곧.. 경기의 패배... [24] 포커페이스3702 06/01/12 3702 0
20010 김정민 선수 이제 은퇴하시는게......... [179] 김익호9844 06/01/12 9844 0
20009 게임팀 창단이 주는 효과.. [20] EndLEss_MAy3839 06/01/12 383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