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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2 12:06:05
Name 불타는 저글링
Subject 정말 연습이 부족해서 졌을까?
   주로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글을 적습니다. 제목이 약간 자극적이긴 한데... 그래도 정말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물론 이 글은 매우 주관적이며... 또한 피지알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적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들... 정말 연습이 부족해서 졌을까?

  이해가 돼는 몇 가지 경우.
1. 특수 상황으로 어디 다른곳을 가서 연습을 어느 기간 동안 못했을 경우...
-예로 2년의 군대가 있겠고.. 극단적으로는 팬 사인회 행사등등 게임에 관련 없는 행사로 3일정도 게임을 못했을 경우...
프로게이머들은 며칠만 연습을 안 해도 손이 굳는다고 들었습니다. 3일정도도 게임을 전혀 하지 못했다면 바로 다음날의 게임에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이럴 경우 연습이 부족해서 제실력이 안 나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2. 신규맵이 나왔는데 역시나 특수상황으로 연습을 며칠간이라도 못했을 경우...
-가장 크게 동감하는 것인데... 특히나 815같은 전략적인 맵이 새로 나왔는데 이벤트, 혹은 그 전날의 프로리그 등등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815맵 연습을 못했다면... 그것도 역시 연습이 부족해서 제 실력이 안 나왔다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특별히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1. 맵은 이미 몇 시즌 동안 사용되었던(예: 레퀴엠, 루나, 노스텔지아) 것인데...
바로 어제 프로리그 연습한다고 그 다음날의 개인전 연습이 부족해서 제 실력이 안 나왔다는 경우.
-저는 이 부분이 정말 속된말로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맵들……. 레퀴엠 루나 등등은 이미 프로게이머들이라면 과장 안하고 몇 백 게임은 이미 했었을 겁니다.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도 제2의 로템이라고 불리는 정도인데 설마 프로게이머들이 몇 백 게임조차 하지 못했을까요.
그런데 이런 말이 들립니다 (특히 선수들의 팬들에게서). 어제 프로리그에 집중을 한다고 오늘 루나에서 있는 개인전을 준비 못했다. 상대방은 어제 프로리그가 없었으니 나보다 연습할 시간이 많았다?
상대방은 그 일주일동안 고작 많이 연습해봤자 이미 서로가 몇 백 게임씩(심지어는 천 번도 넘을지도) 연습했던 맵인데.. 그게 준비가 부족했다는 변명이 될까요? 피지알 회원님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2. 프로리그에서.. 상대가 레퀴엠에서 토스 나올 줄 알고 토스전만 준비했는데 테란이 나와서 준비가 부족해서 졌다. 고로 엔트리를 잘못 짠 감독의 책임이다?
제가 지금 바로 기억나는 예로써.. 예전 프로리그 결승 1차전 박정석 선수와 전상욱 선수와의 대결이 있었습니다.
그때 전상욱선수는 박정석을 노리고 나왔고... 박정석 선수는 테란이 나올 가능성을 적게 봤죠. 그 경기는 전상욱 선수의 기습 치즈러쉬로 끝났습니다.
경기 후.. 팬 분들은.. 정수영 감독의 잘못된 예상 때문에 박정석 선수가 준비가 부족했고... 그래서 기습 전략을 막지 못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주훈 감독의 정확한 예상으로 전상욱 선수의 준비 제대로 해서 이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이미 몇 백 게임을 연습해왔던 레퀴엠... 더군다나 레퀴엠이 아니더라도 치즈러쉬 정도는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당해보았을 박정석선수 입니다.
그날 레퀴엠에서 보여준 치즈러쉬는 뭐 입이 딱~~ 벌어질 만큼의 놀라운 전술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레퀴엠같은 러쉬거리가 가까운 맵에서는 자주 일어날 수 있는(또는 일어날만한) 전략입니다.
저는 단호히 말합니다. 그날 박정석 선수가 진 것은 큰 경기에서 보여주는 약한 모습과 방심이 부른 패배라고...
결코 엔트리를 잘못 맞추어서 준비가 부족해서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요.

프로게이머들... 정말 그런 익숙하고 오랫동안 연습했던 맵들에서는... 단 일주일동안의 준비 부족이(그렇다고 그 일주일동안 스타를 안한 것도 아니고) 패배를 부를까요? 아니면 단순히 팬들이 만드는 변명일까요? 피지알 님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제가 외국에 오래 살아서 한글실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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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12 12:1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새로운 전략이 아닌 경기내용으로 흘러갔다면 핑계일수밖에 없습니다..
허나, 도박성전략에 대한 대응방법은 감이 떨어져서 상황대처가 제대로 안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대
06/01/12 12:14
수정 아이콘
연습.. 하니까 마재윤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3:0 셧아웃 시키고 나서 인터뷰에서 연습을 10경기 밖에 못했다고 한 말이 생각나네요.
뭐.. 집중도의 차이 아닐까요?
Kim_toss
06/01/12 12:16
수정 아이콘
전 치즈러쉬같은 도박적이고 기습적인 전략에는 순간의 판단미스가 곧장 패배로 직결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침착성의 차이가 아닐지;;
Challenging Qs
06/01/12 12:17
수정 아이콘
그건 선수가 느낍니다. 맨날 하는 게임이지만, 연습을 많이 하면 승률이 오르고, 어떤 이유로든 연습량이 줄어들면 승률이 떨어진다고 하네요.
어떤 스포츠이든, '프로'세계에서는 실력의 차이가 조금만 있어도 승패로 연결지어질 만큼 무섭고 예민(?)합니다.
야구선수가 왜 매일 스윙연습을 하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골프선수가 왜 매일 스윙연습을 하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모든 스포츠에 가장 기본적인 훈련, 연습을 매일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잠시 탁구에 몸담았었는데 똑같은 스윙훈련에 몸서리쳤던 기억이 나네요.
정리하면, 반복연습이 부족하면 질 수 있습니다.
06/01/12 12:18
수정 아이콘
저도 대체로 님생각과 비슷하지만, 타이밍 플레이나 특정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에서는
아무리 루나나 레퀴엠이라도 연습을 못한선수는 더딜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일단 엔트리를 맞추지 못한 경우에도 승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죠.
그런데 .. 전상욱선수와 박정석선수와의 경기의 경우엔 그런 치즈러쉬가 올거라는
경우의 수까지 염두하고 플레이하면 이도저도 아닌 소심한 운영을 할수밖에
없고, 이는 바로 패배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연습량보다 승부를 짓는 요소는 심리전에서 지고 들어가는게 크다고 봐요 ^^;
"상대는 나보다 준비를 더많이했다." 라는 심적 압박
06/01/12 12:21
수정 아이콘
준비부족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특히 어떤 종족이 많이 나올수 있다면 다른종족은 배제하고 그 종족전을 더욱 준비할수 있다고 봅니다 ^^; 노리고 나왔다면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쪽보다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감도 있을꺼라구보구요 ^^
불타는 저글링
06/01/12 12:27
수정 아이콘
김영대님/ 연습일 10게임 정도밖에 못했다? 물론 3,4위전을 준비하는것이 10게임밖에 못했을수도 있지만...
최연성 선수는 프로리그 등등을 준비하면서 스타라는 게임은 계속했고.. 스타의 감각은 계속 익힐수 있었습니다.
맵도 발키리 러쉬아워 등등은 이미 오랫동안 사용된 맵이니 비록 일주일간은 10게임밖에 그 맵에서 연습하지 못했을지라도.. 통산적으로는 이미 수백번 했을텐대요. 그런대도 정말 연습이 부족해서 졌을까요?
김영대
06/01/12 12:36
수정 아이콘
엥 제 말은 마재윤 선수가 10게임 밖에 못 했다는 것인데.. ^^;;
swflying
06/01/12 12:39
수정 아이콘
인터뷰에서 마재윤 선수가 10경기밖에 못했다고했습니다.
그전날 플옵이라서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죠.
새로운별
06/01/12 12:48
수정 아이콘
아무리 잘알고 몇백게임을 해봤던 맵이라도 몇일동안 안한 선수와 계속 그 맵에서 연습한 선수에 차이는 있지 않을까요? 저도 길드에서 랭킹전 등을 할때 요새 많이 했던 맵이 나오면 아주 자연스럽게 플레이가 되지만 아무리 옛날에 많이 했던 맵이라도 오랫만에하거나 하면 제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뭐 그리고 연습이 부족했다는 말은 게이머 마다 다른것 아닐까요? 그냥 둘러댄걸 수도 있고 진짜일 수도 있고...
WizardMo진종
06/01/12 12:50
수정 아이콘
1번은 변명이고 2번은 가능합니다. 네스타팅에서 테란을 상대로 빌드를 칼같이 짜고 그걸 달달 외워왔는데 상대가 저그가 나왔으면 낭패죠
정지환
06/01/12 13:06
수정 아이콘
같은 맵이라도 소위 '유행'이라는 것이 리그 도중에도 수시로 바뀌는 요즘에... 조금의 연습 부족조차도 패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프로게이머들이 특정 맵에서 특정 종족을 상대로 게임 준비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실력 90% 정도를 그 맵에서의 각종 타이밍 및 전략을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니라) 몸에 배게 하여 최대한 100%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10%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연습을 얼마 안해도 그것을 채울수도 있지만, 아무리 연습을 해도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결과적으로 거기에서 1%라도 덜 끌어올려진 선수는 결국 지는거구요...
하얀마음 밟구
06/01/12 13:24
수정 아이콘
특정 선수에 대한 준비는 부족 할 수 있기 마련이라고 보내요.

그 맵에서 몇 백판을 했던간에.. 선수 마다 특정한 플레이 방식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준비 못했다고 하면 이해는 되지요...
06/01/12 13:32
수정 아이콘
아무리 맵은 고정되어 있고 종족은 세종류 뿐이라고 하더라도 각 선수마다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화 된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연습을 그냥 몇게임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vod나 리플레이 등으로 해당 선수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재연해 가는 방식으로 상대의 특징을 익히고 반대로 자신이 상대의 특징을 분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정립 하는 것이 프로의 연습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연습부족도 물론 핑계에 불과하다고 할수도 있지만 충분한 근거 역시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여건이 어떻든 간에 연습을 철저하게 하는 것도 프로선수의 역량중에 하나 입니다. 연습부족이 자신의 패배를 복기하는데 하나의 원인으로 포함 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 역시 상대의 우월함을 재확인 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D. N anzel
06/01/12 13:38
수정 아이콘
컨디션이라는 새로운 변수와, 긴장감이 크게 작용하죠
06/01/12 13:49
수정 아이콘
한가지 엉뚱한 언급을 조금 해보자면 종종 연습부족으로 졌다거나 컨트롤이나 다른 것에 실수가 있어 졌다는 언급이 있으면 핑계라거나 이긴 선수의 폄훼하는 행동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는데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존심이 강한 선수들 중에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패배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습부족이든,실수든 자신의 패배요인으로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며 이것이 패배의 요인이 될 지언정 패배의 핑계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즉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과 실수를 하지 않는 것 역시 실력의 범주라는 것이죠. 혹 상대가 그날의 패배를 다른 요인으로 분석을 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기분나빠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 역시 실력이니깐요.
어떤 친구가 예전에 이런말을 하더군요. 진정한 강타자의 조건은 투수가 잘 던진 공을 맞받아서 치는 것 보다는 상대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고......(상대가 잘 던진 공도 치고 실투도 놓치지 않으면 그것은 베리본즈. ㅡ.ㅡ;; 응?)
정테란
06/01/12 14:08
수정 아이콘
스타라는 게임의 승부는 다른 스포츠보다는 운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실력 40%
당일 컨디션 20%
위치운이나 정찰운 20%
연습양 20%

저는 이정도로 봅니다.
You.Sin.Young.
06/01/12 14:39
수정 아이콘
완전히 밸런스가 서로를 잡아먹는 맵이 아닌 한 엔트리 예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이건 오히려 관중들의 흥미유발을 위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더 크다고 보거든요.
포스트시즌만 놓고 보면 엔트리를 맞춰서 수월하게 풀어나간 경기만큼, 엔트리를 맞추고 밀리는 경기도 많아 보입니다.
06/01/12 15:15
수정 아이콘
저도 프로리그 엔트리에 대해선 많이 동감합니다
두 팀이 엔트리를 짤 때, 상대방 팀에 스파이를 심어 두지 않고서야
100% 정확한 예측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아무래도 박정석 선수가 나올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해도 중요한 경기라면 vs 박정석, vs 플토, vs 저그, vs 테란 까지 죄다 준비하고 나와야 하는거죠.. 실제로 연습도 그렇게 하고요..
'노리고 나왔다' 이런 건 사실 결과론입니다
예측이 맞든 틀리든 이겨야 뭐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거죠
06/01/12 15:24
수정 아이콘
still님//꼭 그렇게 보기도 힘든게 주훈 감독은 결과론 적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확실하게 엔트리 발표전에 상대엔트리를 예측해서 특화 된 연습을 해 왔고 그것이 적중 했습니다. 전기리그 결승전의 인사이드스터프를 보시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는 과정이 잘 나타나 있죠. 물론 다른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분석을 통해 유력한 상황을 예측하고 그것에 더욱 중점을 주어서 연습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항상 통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긴의 꾀에 자신이 넘어가는 사태도 생길 수 있겠고요.
오윤구
06/01/12 16:17
수정 아이콘
전상욱 임요환, 이 두선수같은경우엔 엔트리가 적중했을때 500%의 힘을 발휘하는 선수지요...'스페셜리스트'랄까요. 왜 장기에서도 차와 포 같은 강력한 무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무기를 봉쇄하느냐 자유롭게 활동하게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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