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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6 00:05:33
Name 김연우
Subject [연우론] 1. 낭만 시대를 추억하며
                1장 낭만 시대를 추억하며

                

        1. 타이밍의 시대에서 물량의 시대로


1) 더이상 물량 승부는 없다! - 천적 관계의 미학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시대를 풍미한 RTS는 여럿 있습니다. 커맨드 & 컨커, 워크래프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토탈 어나이힐레이션 등등. 모두 스타크래프트와 견주어 떨어지지 않는 게임들입니다. 대외적으로는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은 게임도 여럿 있죠.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 만큼은 어떤 게임과의 비교도 불가능할 만큼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이유는 스타크래프트의 광고카피에서 부터 들어납니다.

'더이상 물량승부는 없다!'

탱크 1부대는 절반밖에 안되는 뮤탈에 괴멸당하며,
뮤탈 1부대는 절반밖에 안되는 아콘에게 괴멸당하며,
아콘 1부대는 EMP를 쏘는 베슬에 무력하게 당합니다.
유닛 각각이 가진 특징에 따라 오묘히 어울리는 상성관계. 이것만 잘 이용하면 몇배에 이르는 상대의 병력을 괴멸시킬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2) 상성과 테크트리가 만든 타이밍러쉬의 공격성

승리의 길은 숫자가 아니라 상성과 조합이란 것을 깨달은 게이머들은, 상대의 조합에 따라 맞춤 조합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승부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합을 갖추는데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테크트리'란 요소죠.
가디언을 뽑기 위해서는 레어를 하이브로 올려야 하며, 사이오닉 스톰을 쓰기 위해서는 템플러 아카이브를 짓고 사이오닉 스톰 리서치를 해야하고, 사이언스 베슬을 뽑으려면 사이언스 퍼실러티를 지어야 합니다.

이런 '테크트리 비용' 때문에, 상대방보다 약한 타이밍이 어쩔 수 없이 존재하고, 이 타이밍에는 수비에 전념을 다해야 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은 공격에 전념을 다해야 합니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체 시간이 흐르면 충분히 테크트리를 올린 적의 강력한 공격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이 유리할때 어떻게든 공격을 하여 자원상이든, 유닛상이든 피해를 줘야 합니다.

이 관계는 스타크래프트의 모든 종족전, 모든 유닛에 적용이 됩니다.

테란은 캐리어 뜨기 전에 토스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혀야 하며,
토스는 저그가 올멀티 먹기 전에 한방병력으로 진출해야 하며,
테란은 저그의 디파일러 뜨기 전에 자원줄을 말려야 합니다.

이러한 스타크래프트의 특성상, 먼저 개발된 스타의 전술은 '러쉬'란 이름의 공격이지, 수비가 아닙니다.

저글링 러쉬!
마린 러쉬!
캐리어 러쉬!

이런 스타크래프트의 공격성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어준 스타크래프트 만의 유일한 특징이자, 스타크래프트의 최고의 장점입니다.


3) 타이밍 러쉬가 없었다면?

상성과 테크트리가 없기에, 즉 '타이밍 러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즉, 두 종족이 한 종류의 유닛만 뽑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물량'과 '지형'뿐입니다. 이 두 요소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은 '수비자'일 것이 자명합니다. 본진에서 충원되는 병력이 빨라 물량에서 앞설 것이며, 방어하는 쪽의 지형이 좋은 것은 자명합니다. 즉, '선공필패'란 것이죠. 게다가 '전투력의 차이는 병력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렌체스터 제2의 법칙 상, 첫 교전에서 패배한 후 그것을 역전하기는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간단히 '같은 종족 싸움'을 생각해보면 쉬울 겁니다.
물론 요새는 동종족전이라도 컨트롤의 발전과 유닛간의 특징을 교모히 이용하는 플레이등으로, 과거보다는 다체로워지고,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타싸움'으로 끝날 여지는 큽니다. 바로 위의 이유 처럼 '같은 종류의 유닛'간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상성과 테크트리가 만든 '타이밍 러쉬'는 스타크래프트를 최고의 RTS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루한 대치보다 치열한 공방전을 유도했고,거기서 나온 긴장감으로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2. 물량 혁명과 수비형 트렌드


1) 물량이란 무엇일까?

물량테란,'물량토스가 무엇일까요? 왜 물량 저그는 없을까요?'
단순히 많은 병력이 많으면 물량테란, 물량토스가 되는걸까요?

단순히 '병력이 많은 경우'를 의미한다면, 스타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초보라도 물량테란, 물량토스가 될 수 있습니다. 50000의 미네랄이 수십덩이씩 있는 '무한맵'에서 플레이한다면 초보라도 어마어마한 물량이 나오니까요.

그럼 '물량형 게이머'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확장을 좋아하는 선수?
생산력이 좋은 선수? 생산건물을 쉬지 않는 선수?

물량형 게이머란 '테크트리의 열세를 숫자로 극복하는 선수'를 이야기합니다

레이스 발키리를 잡고
질럿으로 럴커를 밟고
벌쳐로 드래군을 녹이며
오버로드가 뻔히 보는 가운데 다크템플러로 히드라를 베는 게이머들 말이죠.

이 장면들은 '집중적인 병력 투자'를 바탕으로한 '숫적 우위'가 만들어낸 작품들입니다.

어느센가 테크트리는 '승리를 위한 최고의 카드'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테크트리의 공백을 채운 것이 물량이며, 물량형 게이머들의 승리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2) 수비형 트렌드 - 스타크래프트, 본연의 색깔을 잃다.

글의 처음 단락에서 말했듯, 스타크래프트는 상성과 테크트리를 바탕으로 '더이상 물량 승부는 없다'는 것을 장점이자 특징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테크트리의 강점은 퇴색되었고, 싸움의 형태는 바뀌어 나갔습니다. 테크트리의 카드가 사라진 현재,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는 병력 수와 지형만이 남았습니다. 처음 주어진 자원은 같으며, 리플레이와 훈련으로 거듭된 생산력의 발전으로 '물량'은 상향 평준화 되어같습니다. 남은 것은 지형의 잇점과 보급. 모두 수비측에게 유리한 요소지, 공격측에게 유리한 요소는 아닙니다.

결국 수비가 최고의 미덕이 되어버렸습니다. 괜히 먼저 공격 갔다가는, 보급의 잇점과 지리적 잇점을 가진 수비측에게 패배하고, 벌어진 병력차를 감당하지 못해 패배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방어하면서 확장-확장을 거듭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되었습니다.
서로 수비만 하고 싸우지 않으며 한타싸움으로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스타크래프트에서는 해결되었다고 믿어진, RTS의 딜레마가 부활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말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자신만의 정체성과 자신만의 강점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심해질 것입니다. 수비형 경향이 강해질수록 경기는 재미없어지고 시청자들은 떠나갈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한 대회들은 무너져갈 것입니다.

스타리그에 위기가 도래하였습니다.



  3. 공격자와 수비자, 그리고 맞춤 수비


1) 공격자와 수비자

테크트리에 따른 '공격 강제성'은 특정 종족에게 공격자 또는 수비자로서의 역활을 부여합니다. 그렇게 각 종족에게 역활을 주고, 공격자에게 공격을 강요시킴에 따라 교전상황을 유발합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한가지.
수비자는 '언제까지' 수비해야 승리할 수 있을까요? '최종 테크를 확보할때까지'입니다. 저그는 하이브가 돼겠고, 프로토스는 캐리어가 돼겠죠.

이런 수비자에게 '맺집'역활을 하는 것이 '멀티'입니다. 많은 멀티에서 나오는 물량으로 공격자의 공격력을 깍고, 무마시키며 자신이 최종 테크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즉,
공격자는 상대가 최상위 테크를 확보하기 전에 상대의 멀티를 파괴하여, 상대의 자원줄을 말리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수비자는 좀더 많은 자원을 맺집으로, 최상위 테크를 확보할때 까지, 상대의 공격을 막으면 이깁니다.

대표적인 예가 TvsZ입니다.
저그는 테란보다 앞마당을 좀더 빨리 먹고, 테란의 공세를 견디면서 하이브 테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테란은 어떻게든 한방 병력으로 저그가 하이브 테크에 도달하기 전, 자원적 타격을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관계는 TvsZ, ZvsP, PvsT 세 종족전 모두에서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1.07때 까지는 말이죠.



2) 맞춤수비와 공격자, 수비자 관계의 붕괴

- 리플레이의 등장

리플레이의 등장은 '경기를 저장한 다음 나중에도 볼수 있다'는 측면과 '자신의 플레이를 다른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임 외적인 측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더 큰 영향을 끼친 곳은 게임 내적인 측면이었습니다.
패배한 플레이어는 리플레이를 곰곰히 살펴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찾아냈으며,빌드와 전술의 장단점과 타이밍 분석을 가능케 해주었습니다.
이런 빌드와 전술의 면밀한 분석 결과, 대부분의 전술들이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였고, 과거의 기억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특히나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프로게이머들의 연구가 더해지면서, 전략의 정립화 속도는 급격히 빨라졌습니다.

이렇게 전략,전술들이 사라지면서 경우의 수는 줄어들고 경기 패턴은 단순해져 갔습니다.


- 맞춤 수비의 발전

맞춤수비란 무엇일까요?
맞춤 수비란 '상대의 모든 공격 패턴을 얼추 막을 수 있는 수비태세'를 말합니다.

바로 이 '맞춤 수비'가 가능해지면, 해당 종족은 바로 확장에 들어갑니다. 수비 성공 가능성이 확실해 지면 확실해 질수록, 확장 성공율이 높아진다는거니까요.

원래 이 '맞춤 수비'가 수비자의 확장력을 이끌어 내는 장본인이었습니다.
공격자는 상위 테크여야만 맞춤 수비가 가능한데 비해, 수비자는 하위 테크만으로 맞춤수비가 가능했거든요. 그렇기에 수비자는 한타이밍 빠른 확장을 가져갈 수 있었죠. 그래서 공격자는 '높은 테크트리'로 수비자보다 좀더 고급유닛을 뽑아, 소수정예 한방러쉬를 감행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수비자인 저그가 해처리상태에서 성큰 지으면서 앞마당 가져가는데, 공격자인 테란은 베슬테크까지 탄 다음에야 앞마당을 먹고, 이렇게 벌어진 자원차를 탱크&베슬이라는 고급유닛을 통해 레어 단계인 저그에게 한방러쉬로 확장 격파.
과거에는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하지만 리플레이로 인해 전략&전술의 가짓수가 줄어들자, 공격법도 뻔해졌고 맞춤수비가 쉬워졌습니다.
그 결과 '공격자'도 하위테크에서 확장하게 되었고, 공격자와 수비자간의 확장 타이밍에 차이가 없어졌습니다.

그렇게 자원격차가 줄어든 만큼, 다급한 쪽은 수비자입니다. '같은 멀티 확보'의 실제적 의미는 유닛 하나하나의 효율이 좋은 '공격자의 자원 우위'거든요.
그렇다 보니 수비자는 공격자의 병력에 대한 압박에, 확장 대신 병력을 뽑느라 자신의 확장력까지 되려 줄여버립니다.

결국 '높은 테크트리로 공격!'하는 공격자와 '많은 확장을 통한 물량방어'의 수비자 구도는 사라지고 맙니다.

'올 멀티 다 먹은 저그!!'
  이게 언제적 말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지경입니다.



3) 게임 양상 구축 시나리오


맞춤 수비에 의한 공격자와 수비자 관계 정립은 일정한 단계를 거쳐 하나의 흐름이 됩니다. 하나의 흐름과도 같은 시나리오는, 다음 4단계를 거쳐 생성됩니다.


- 1단계 : 혼란기

어떤 유닛이 강한지, 어떤 유닛이 약한지, 유닛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제대로 파악되기 전 상황입니다. 아직 제대로된 전략과 빌드가 나타나지 않는 만큼, 가장 먼저 전략을 개발한 특정 종족이 압도적인 벨런스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 2단계 : 수비자의 맞춤 수비와 무한 확장

맵의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상대의 공격 패턴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상대의 공격패턴을 예측할 수 없게 되었기에 세 종족 모두 '맞춤 수비'를 하기 어려워진거죠.
그렇게 '맞춤 수비'가 어려워지면, 다시금 수비자는 공격자에 대한 '맞춤 수비에 대한 우위'를 갖게 됩니다. 그 결과 수비자는 공격자보다 '좀더 많은 확장력'을 보유하며, 맵을 장악해갑니다.


- 3단계 : 공격자의 총공세

수비자는 하위테크에서 맞춤수비를 가능해졌지만, 공격자는 아직도 최종테크에 도달해야만, 맞춤수비가 가능해진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수비자보다 확장이 늦을 수밖에 없고, 수비자의 확장을 깨기위해, 공격자는 온갖 기발한 전략 전술로 공세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공세 전술은 크게 두가지,
'상대의 맞춤 수비를 돌파'하거나,
'테크의 우위를 이용한 한방러쉬'입니다.

전자는 전진건물, 방어타워러쉬, 생마린러쉬 등  치즈러쉬, 또는 타이밍 러쉬에 속하는 것들입니다. 이런 공격들은 치밀한 분석을 통해 얻은 틈을 노리는 공격이라, 수비자가 맞춤 수비를 보강하면 더이상 써먹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일회성 전략'이 되는거죠.

후자는 말 그대로 '한방러시'입니다. 맞춤수비가 힘들기에 최상위 테크까지 확보한 만큼, 테크의 우위를 통해 소수정예 한방러쉬로 수비자의 물량을 극복하고 힘으로써 승리하는 것입니다.

공격자와 수비자간의 대비가 뚜렷하고, 둘간의 승부가 볼만하기에, 보통 이 단계의 경기들이 기본적으로 재밌습니다.


- 4단계 : 공격자의 맞춤수비

슬슬 좋은 전략, 좋지않은 전략이 가려짐에 따라, 공격자의 맞춤수비 또한 발전하여 '하위 테크에서의 확장'이 가능케 됩니다. 그 결과, 다시금 수비형의 병패가 많연해지고, 세 종족간의 우열이 확실히 판가름 남에 따라 벨런스도 붕괴합니다.


위 4단계는 1.00패치부터 1.08패치를 넘어 현재까지의 게임 양상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1단계 '혼란기'는 제대로된 전술이나 빌드오더가 정립되기 전의 초창기입니다.

2단계 '수비자의 무한확장'은 사우론 저그란 이름으로 무한 확장이 대세를 이뤘을때입니다.

3단계 '공격자의 총공세'는 임성춘&김정민 선수가 한방러쉬로 이름을 얻고, 변칙과 드랍쉽으로 기세를 올렸던 임요환 선수가 활약하던 때입니다.

4단계 '공격자의 맞춤수비'는 최연성, 강민등 수비형이 대세를 이끈 요새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새롭게 공식맵이 탄생했을때, 해당 공식맵의 벨런스가 정립되어가는 과정 또한 위의 시나리오를 따릅니다. 만약 벨런스가 붕괴된 맵이 있다면, 위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도중 다음 단계로의 진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죠.



4) 공격자, 수비자, 그리고 맞춤수비


아직 스스로도 '완벽하다!'고 납득하지 못하는 이론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을 세워 봤습니다. 틀리면 고치면 되는거고, 부족하면 고안하면 되는겁니다.


단지 이 시점에서 두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첫째, 시나리오의 5단계는 나타날까?
'스타크래프트의 끝이 보인다'는 말이 나온지 3년정도 흐른거 같습니다. 수비형이 나오며 다시금 '스타크래프트의 끝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 경기들을 보다보면, 이제는 스타크래프트의 게임으로서의 수명이 끝났는가, 하는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는 진화를 계속해 왔습니다. 우리가 생각지도 않은 신기한 양상이 펼쳐질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2단계에 막을 내려준 '임요환'이라는 황제를 만났고, 3단계의 마지막 즈음에 '이윤열'이라는 천재를 만났으며, 4단계가 보일 즈음에는 '최연성'이라는 괴물을 만났습니다.

이미 5단계는 시작되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비하며 이득을 챙기는 저그인데 공격을 하는, 박성준 선수가 보여준 것일 수 도 있고, 별나라에서 온듯한 괴상함으로 무장한 강민 선수가 보여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5단계의 막이 오르면, 새로운 시대에 먼저 발을 들여놓는 '새로운 절대 강자'를 맞이할 것이며, 그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둘째, 이 이론을 통해 벨런스 맵을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
여러 맵에서의 경기 양상을 살펴본 결과, 이 시나리오가 맵의 경기양상에도 어느정도 부합된다는 결과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만약 응용의 정도가 높아, 맵을 통한 벨런스 해석이 가시화 된다면, 2004년에 겪은 홍역같은 사건이 덜 일어나지 않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이 두가지 생각에 대한 답은 시간이 깨우쳐줄 것이며, 그 답이 저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길 바랄 뿐입니다.




-링크-
1장 낭만 시대를 추억하며
2장 공격자의 한계, 수비자의 한계
5장 벨런스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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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시로
06/01/16 00:12
수정 아이콘
이전까지의 왠지 공격적인 내용과 달리 깊은 분석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제목만 떡밥칼럼 이라고 하지 않으시면 추게감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김연우
06/01/16 00:16
수정 아이콘
제목을 떡밥 칼럼으로 한 것은, 그냥 쓰고 싶은 주제대로 주욱 글을 썼는데, 쓰고 보니 게시판에서 왕왕 논의되는 것들이라, 아무 생각없이 묶었을 뿐인데, 생각 외로 자극적이었나보군요
Sulla-Felix
06/01/16 00:18
수정 아이콘
추게로.

그나저나 맵에 혁명이 일어나야 겠죠.
현재의 분위기를 만든건 맵 탓이니까요.
Judas Pain
06/01/16 00:20
수정 아이콘
아... 두번다 글을 올리시는 타이밍이 너무 안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우님의 글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깊게 보다 오래 읽혀져야 한다고 봅니다
3류 평론가인 저보다는 김연우님의 글이 PGR에 그리고 추게에 더욱 어울립니다
이번 글마저 리플들에서 분위기가 흐려지면 한동안 PGR을 즐겨찾기 목록에서 삭제시켜야겠습니다
Creative
06/01/16 00:21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오윤구
06/01/16 00:27
수정 아이콘
해결책은 확장팩입니다(나올리 없지만;)
이뿌니사과
06/01/16 00:30
수정 아이콘
ㅜ.ㅜ 5단계를 바란다면 욕심일까요. 이제껏 보아 온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지.. 사람 욕심이라는게 끝이 없어서, 항상 조금더 새로운것, 조금더 좋은것 ㅠ.ㅠ 에휴..
히또끼리
06/01/16 00:38
수정 아이콘
만약 프로게이머라면 이 글을 읽고서 한번쯤은 생각해보는게 좋을듯합니다.
FlyHigh~!!!
06/01/16 00:42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한단계 진화를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그 시대의 최강자 들이군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자는 또 누가 될런지..

제가 생각했을땐 진정 스타의 한계는 없어 보입니다. 파해법은 어떻게든 나오게 될테니까요..
Debugging...
06/01/16 00:43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스타판을 읽어나가는게 재밌네요.
06/01/16 00:48
수정 아이콘
다 좋은 글이군요.. 다만 한가지 안타까운건.. 단계단계마다의 종족이 모두 테란이 되었다는것.. 저그나 토쓰도 저런 게이머가 나타나 5단계를 열어주길 바랍니다..^^
김연우
06/01/16 00:54
수정 아이콘
정 뭣하다, 싶어서 이름 수정합니다.
Judas Pain
06/01/16 01:04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이론에 따르면... 지금 스타는 내적으로는 거의 막바지의 단계이고 아직 마지막 단계가 하나더 남았습니다
이 다음부턴 처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스타는 한정된 세계이므로 수명이 다 했다... 라고 말할것 같습니다

이걸 지연시키는 요소들은 새로운 맵, 그리고 종족에서 소외된 유닛및 건물의 활용뿐이나, 근본적으로 싸이클을 영구히 회전시킬 힘은 없습니다

다만 위의 사항들은 어디까지나 테란중심적으로 바라본 것이고 저그나 플토를 대입시키면 갈길은 더 멀어지긴 합니다(테란은 이제 거의 끝에 가까웠다고 보입니다)



어쩌면 게임 제작의 측면에서 봤을때 E스포츠용 게임으로서 무한한 확장팩의 연속이 가능한 게임을 만든다면 반영구적인 신선한을 유지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드 드는군요
06/01/16 01:10
수정 아이콘
테란이 수비라는 테마를 가지고 끝까지 버티고 있을 수 없게 다른 종족들
이 박살내줘야겠죠.
언제까지고 오만하게 스타세계를 이끌어가는 주축으로써 지배하게 놔두
지는 않을것입니다.
아무래도 저의 스타인생에 있어서 최대과제는 테란제국의 붕괴가 확실하
네요.
사신김치
06/01/16 03:34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전 글에, 떡밥칼럼이란 제목만 보고 악플(...)을 달았던 녀석입니다만..

글을 유심있게 보고 절로 탄성이 나게하는 글 솜씨에
차마 사과를 안드릴수가 없군요.

멋진 글이군요.
추게로 한번 보내는것도 생각을 해봄직이..
김진태
06/01/16 11:2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연우님의 여러가지 해석 및 이론에 대해 방법적인 면에서는 조금 다를진 모르겠지만(저는 직접 실행을 해야하는 입장이니 ^^) 왜 그래야하는가라는 이유를 도출해내는 면에서는 십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디테일한 방법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것을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솔직히 공식맵을 제작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맵자체를 만들어내는 것 보다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현재 어떠한 형태의 맵의 등장이 필요할 때인가를 읽어내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맵 자체만 만드는 것이야 프로급이나 아마급이나 엄청난 격차가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 다만 공식맵 제작자와 아마와의 차이는 그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 그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낭만의 부활이라... 아마 현재시점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방향이 아니겠습니까? ^^ (이로서 차기시즌 맵이 어떤 형태가 될지 암시가 되는? -_-) 수비형 트렌드의 악폐는 이미 관계자 사이에서 인지가 되고 있으며 좀더 맵을 넓게쓰는 시기를 끌어당겨 경기양상의 빠른 템포를 이끌어내는 것이 2006년의 과제라고 생각됩니다.(개척시대는 빠른 템포는 이끌어냈는데 맵을 넓게 쓰는 부분에서 약간 실패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체념토스
06/01/16 12:15
수정 아이콘
김진태님// 환영 대환영! 새로운 차기시즌 맵기대하겠습니다
불타는 저글링
06/01/16 12:26
수정 아이콘
이 시대 최고의 스타 이론가 중 하나라고 여기는 김연우님. 정말 존경합니다.
그런데 이 글... 타이밍이 너무 않좋습니다. 이런 좋은글에 댓글수가 적은 것도 너무 아쉽군요.
무조건 추게로 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스톰 샤~워
06/01/16 15: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의 스타계를 보면서 프로씨름계가 몰락하는 과정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최욱진,이만기 같이 작은 선수가 이준기,이봉걸 같은 거구를 쓰러뜨리는 그 묘미에 씨름의 인기가 치솟았지만 씨름판이 커지고 돈이 될수록 기술만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는 거구의 장사들이 나타났죠. 결국 씨름판은 힘만 센(?) 덩치들의 비벼대기로 이어졌고, 씨름의 인기는 이에 비례해서 떨어졌습니다.

지금의 스타계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아닌지 많이 걱정됩니다. 그나마 맵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그냥 지연시키는 것일 뿐 흐름을 막기에는 부족해 보여서...

그런 점에서 온겜의 맵들이 밸런스 때문에 욕을 먹는 경우도 많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칭찬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레퀴엠, 815, 개척시대 등등 기존의 패턴에 안주하지 않는 새로운 발상들이 스타가 식상해지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 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리즈들이 묶여서 추게로 갈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추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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