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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6 23:26:35
Name 포켓토이
Subject 인터넷은 전쟁중
어느 새 [빠][까]라는 단어가 완전히 인터넷 표준어로 굳어버린 느낌이다.
특정 인물에 대해서 쉽게 빠와 까라는 표현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요즘의 대세는 역시 [황]이다)
좀더 정확한 구분을 위해선 고도와 저도라는 표현을 앞에 붙여주면 더욱 좋다.^^;
완전한 방관자로 전혀 글을 쓰지 않고 의사표현도 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어디에든 몇자 써서 참견 좀 해보려면 사전에 자신은 빠인지 까인지 스스로
입장정리를 해두어야만 한다.
왜냐면 나 자신은 중립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편드는 글을 썼으면 나는 빠라서 까들의
공격을 받는다. 반대로 조금이라도 까는 글을 썼으면 나는 까라서 빠들의 공격을
받는다. 정말 흐리멍텅한 맹물같은 글(이런 글?)을 쓰지 않는 이상에야 어느 쪽의
공격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특히 그 게시판의 분위기라던가 인터넷의
대세를 잘 파악해야 한다. 안그러면 몰매 맞는 수도 있다.)
빠와 까의 전쟁에는 적과 아군 만이 존재한다. 중립이 없다.
게시판에 글을 자주 쓰다보면 결국 빠가 되든 까가 되든 둘중의 한 진영에
속하게 되버리고 만다.
뭐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빠가 조금 더 이미지가 나은 편이라고 본다.
빠는 열심히 공부라도 하는 편이다. 물론 좀 자기 입장대로만 모든 팩트를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논리성은 있다. 백데이터도
상당하다.
그러나 까들은 대개 자기가 알고 있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서
기분내키는대로 판단한다. 아니 대개의 경우 정말 최소한의 지식도 없이
그저 분위기에 편승해서 글을 쓰는듯한 경우도 많다.
빠와 까 사이에는 대화가 잘 통하질 않는다.
빠는 자신이 수집한 팩트와 논리로 설득을 시도하지만 까는 기본적으로
그런 귀찮은 것들을 읽고 인과관계를 고민할 생각조차 별로 없기 때문이다.
좀 논리적인 까들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의 정보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하므로 빠가 펼쳐놓는 새로운 정보는 거부한다.
일단 까가 되면 회의적이 되므로 새로운 정보를 얻을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것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그저 한없이 아까울 뿐이다.
그래서 완성된 자신의 결론 만을 끝없이 신뢰한다.
하지만 빠의 경우 항상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새롭게 수집되는 모든 정보에 대해서 거부를 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대신 그것을 유리하게 재해석하려고 한다. 또는 반박할 수 있는 새로운
팩트나 논리를 더 수집한다.
별 생각없이 쓴 글에 태클 들어온 빠의 공격과 까의 공격 중 어느 쪽이 더 아프냐?
라고 묻는다면 사실 빠의 공격이 더 아프다.
보통의 경우, 까의 공격은 그저 잽일 뿐이다. 내가 정말 빠로서 쓴 글이
아닌 이상에야 진짜 까들의 공격은 잘 안들어온다. 까의 공격은 나의 빠정도와
정확하게 비례한다. 그리고 내가 정말 빠라면 이미 예상한 공격으로 데미지는 없다.
나의 글에 달린 리플들은 모두 내 전도활동의 대상이고 어린 양들일뿐이다.
그러나 빠는 평소에 소수이기 때문인지 결집력이 강하고 웬만하면 공격을
그리 쉽게 하진 않는다. 전도의 필요성이 있는한 함부로 중립으로 보이는 대상을
먼저 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빠의 논리는 어떤 경우 매우 특별하다. 정말 특별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들의 특별한 논리를 거스르게 되면 그들은 갑자기 적으로 돌변한다.
그들이 공격모드가 되면 정말 피곤하다. 그들의 완고함과 집요함은 뼈속까지
스트레스를 준다. 그들의 리플이 남기는 데미지는 IE를 닫아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뭐 기왕 긴 글을 썼으니 비교적 유익하고 교훈적인 결론을 내서 이 글이
그저 무의미한 잡담 만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이 글에 달리는 리플들을
나중에 읽어봐도 나도 데미지가 없을 것 같다.
결론이라면 빠도 까도 그리 좋지는 않다.
그러나 언제나 중립만 지키고 있을 수는 없는거다. 그건 무관심이다.
어느 한편의 입장에 서야만 한다면,
빠는 빠의 한계를, 까는 까의 한계를 넘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자신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상당히 패턴화되어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지?
우선 자신이 까가 되었다면, 공부를 해라.
까중 최저의 까는 무식한 까다.
공부하다보면 자신의 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지도 모르는거다.
맨날 정부 국회 대통령 임요환 황우석 삼성만 욕하지 말고 공부를 좀 해보면
숨겨진게 보일지도 모르는거다. 아니면 진정한 까로 거듭나던지.
빠가 되었다면, 뭐 일단 그다지 주위에 민폐끼치는 것은 없으니까 괜찮다.
그러나 빠는 까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다.
너무 깊게 빠져들지 않는게 스스로를 위해서 좋다.
그리고 주위에서 자신을 광빠라고 호칭한다면, 일단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까가 무식하거나 무관심해서 문제라면 빠는 너무 적극적이어서 문제가 된다.
너무 갈때까지 갔기 때문에 잘못되어버릴 수도 있다고 본다.
빠와 까로 나누고 서로 싸우는게 별로 좋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빠도 까도 되지 말자고 말해도 그것이 무의미한 것은 일단 알고 있다.
고도냐 저도냐의 차이가 있을뿐 어떻게 완전한 중립이 있을 수 있을까.
기왕 빠 아니면 까가 되어야 한다면 빠지기 쉬운 함정에는 빠지지 말자.
우아하고 기품있는 빠와 까가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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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롱투유
06/01/16 23:29
수정 아이콘
다들 뭘 그렇게 나누는걸 좋아하는 걸까요..?
세상이 너무 복잡해서 조금이라도 단순화 시키려는 본성일까요..?
Swedish_Boy
06/01/16 23:37
수정 아이콘
정말 독특한 구분법이네요.
김홍석
06/01/17 00:04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난 모르겠는데요. 알 필요도 없고..
카르디아
06/01/17 00:13
수정 아이콘
제일 싫어하는게 흑백논리였는데... 어느세 저도 흑과 백을 나누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 하지만 세상에는 흑과 백뿐만이 아닌 수만가지의 색깔이 존재한다는걸 다시 알아야겠군요 ~
초보저그
06/01/17 00:40
수정 아이콘
이런 전쟁이 너무 많다 보니 무감각해져 버렸습니다. 요즘은 pgr에 들어와서도 3대 떡밥인 정치, 종교, 벨런스 관련글은 클릭하지도 않습니다. 또 양성평등 내지는 패미니즘 이슈들도 같은 이유로 읽지 않습니다. 다만 황우석 사태에 대한 글은 꾸준히 읽게 되더군요. 이게 온 사회의 화두라 모르면 술자리에서 이야기할 때 뻘쭘하고, 심지어 길거리 트럭에서 튀김 먹는데 아주머니가 황우석 사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시더군요. 적당히 맞장구 쳐주니까 튀김 하나 더 주셨습니다.
06/01/17 01:21
수정 아이콘
꾸준한 전투와 참여는 사회이슈 및 여론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나누기능력이란 무한합니다.
예를 들면 비롱투유님의 리플을 악의적으로 나눈다면 기존 빠와 까 및 각
종 세력들과 멀리 떨어져서 혼자서 방관자놀이하고 있는 은톨이로 취급
할 수도 있죠.그리고 김홍석님의 리플을 악의적으로 나누면 역시 냉소적
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저들과는 다른차원의 존재처럼 행동하
는 세력으로 취급할 수도 있죠.
사회라는 곳에서 결국 어떤 사람들도 색깔이 없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심지어 이 세상에선 저 산속에 살고 있는 시골외지인조차도 또 하나의 색깔
로써 구분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아예 사람이 없는 완전한 전원의 공간으로 사람
들 눈에 띄지 않게 사라지거나 그럴 수 없다면 싸우는 수밖에요.
흑과 백,적과 청 이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06/01/17 03:21
수정 아이콘
너무 빠를 미화시키는 군요. 팬이라면 몰라도 빠에게 논리라는건 전무합니다. 그게 팬과 빠의 구분점이죠. 님께서 올리신건 팬과 까 정도로 보면 되겠군요. 팬과 적절한 비판자라면 대화가 잘 됩니다. 팬과 까 빠와 비판자가 극 상성이죠. 빠와 까는...뭐 서로 상대를 안하니
나루호도 류이
06/01/17 03:40
수정 아이콘
가장 좋은건 서로 토론의 법칙을 익히는 것이겠죠. 토론이 싸움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잦다보니까 토론에 대해서 안좋은 인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듯 싶은데 진짜 토론의 법칙에 충실한 심도있는 논쟁을 하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지는 경우도 있죠. 상대방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거기에 대해서 내 의견을 피력한다. 이 정도만 해도 토론문화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unSeal[cn]
06/01/17 09:40
수정 아이콘
헛...레전드님 글 동가.................암...
졸업하자!
06/01/17 10:49
수정 아이콘
황우석 사태는 일반인이 평가하기는 좀 성격에 맞지 않는 문제인데도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갖는 특징이 있더군요. 과학은 정치와는 약간 다르게 진실과 자료, 논리로 승부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점점 음모와 토론 등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네요. 그러는 과정에서 까와 빠같은 용어가 생겨나게 되구요.
Den_Zang
06/01/17 15:11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이네요 .. 그런데 댓글중에 어느분의 말처럼 빠 는 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데 팬쪽이 글쓰신 분의 생각과 더 부합되는 면이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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