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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1/13 11:42:28
Name nickvovo
Subject 그는 울지 말았어야 했다.
-반말체 한번만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재윤선수의 광적인 팬으로서..한마디 쓰고 싶었습니다-

그는 울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독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는, 안도해서는 아니되었다. 그것이- 그가 상대를 주늑들게 할 수 있는 마재윤 이라는 세 글자의 위력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겼다. 그는 거만한 듯한 표정으로 내려왔어야 했다.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면- 씨익 웃는걸로 끝났어야 했다.

아무리 그가 마막장이니, 오메스트로니 불려도.

그는 울어선 아니되었다.

대체, 어째서, 그는 벌써 울어버린것일까. 나는 그 눈물한방울로 그가 덜어낸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보였다.

그러나, 그 무게는 떨쳐내지 말았어야했다. 그가 조지명식에서, 새로운 뱃지를 하나둘 추가할거라는 말을 믿고싶지만- 그의 눈물은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 것 같았다. 안도. 그것은 이를 악물 사람에게 최악의 감정이다.


그는 게임에서 물량을 잃었다. 유연한 운영은 어느 점쟁이의 복채로 가져다 준 것 같고. 교전의 컨트롤은 이미 듣보잡 소리를 듣게 생겼다. 그나마 최근 이윤열 선수와의 대전? 나는 마치- 그가 예전에 강성했던 테란들에대한 '해설지'를 가지고 싸워왔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유연함'이라는 것은, 그때까지 정립된 모든 게임의 경우의 수에대한 해설지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을때나 가능하다는 절망감을 보았다. 차라리, 이윤열선수에게도 져버렸다면- 그는 테란전을 처음부터 해설지작성을 다시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를 보면, 그는 아직도 자신의 방식이 통할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 같았다. 7차 교육과정을 6차 교육과정 교과서로 준비하듯 말이다.



그의 기량이 절정일 당시, 그는 타이밍, 물량, 자원력, 찌르기, 교전 그 어느것도 비효율적인 것이 없었고, 그의 미니맵에는 숨을 곳이 없었다. 그것이 바로 그가 쌓아온 '해설지'의 위력이었을까. 나는 그가 3.3이후로 박살나기 시작한 '해설지'를 리빌딩 하려하지 않는 것 같다.

대 이승훈선수전의 패배. 이승훈은 못하지 않았다. 그는 비수이전에 훌륭하다는 몇몇 토스만큼 플레이를 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억할것은- 마재윤선수는  비수 이외에는 꺽을 수 없었던. 프로토스의 대 재앙이었다는 점이다. 견제를 가면 사용할 곳이없고, 이동할 경로는 다 막힌것같고, 손발이 꽉꽉 묶여서 몸통박치기를 하려면- 그 앞에는 거대한 저그의 밭이 펼쳐져있다. 그것이- 마재윤선수가 프로토스를 다 죽여올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모든것을 잃어버렸다. 그의 주눅든 마음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그의 유닛들은 잔뜩 쫄아있다. 나는 스타크래프트를 잘 못하지만, 저그가 프로토스를 이기기위해서는 저글링 히드라가 상대보다 계속 많아야하고, 상대보다 자원을 조금은 더 먹어야하고, 생산을 끝없이 돌리고 업그레이드를 놓쳐선 안된다는 것을 알고있다. 나는 그가 어째서 울트라를 갔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프로토스에게 있어서- 울트라는 감사한 유닛이다. 질럿이 붙고, 드라군이 뒤에서 점사하면- 방어력이 6이어도 순식간이다. 스톰과 아콘에 의해 저글링은 접근하기도 힘들어보인다. 게다가- 상대가 울트라 위주라면 프로토스의 회전력도 지지 않는다. 프로토스가 진정 무서워 하는것은, 적은개스, 많지 않은 미네랄을 소모하면서도- 원거리공격에 템플러 스톰을 지렁이처럼 피하는 히드라와, 라바를 소비하지 않는 러커. 그리고 언제나 끝없이 나오는 아드레날린 저글링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히드라가 커세어를 비효율적으로 막는다고 생각한걸까. 천만에- 커세어가 8기든 12기든, 두부대가 아닌이상- 오버로드 뭉치고 그 밑에 히드라 모아두면- 그 커세어 한번 때리러올때 3~4기씩 격추되는건 금방이다. 까짓거 더블먹고 시작하는데, 드론 하나씩 스포어짓고, 성큰하나 옆에 달아두면 다크랑 리버, 하이템플러, 커세어와 셔틀의 반경이 확 좁아진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그는 히드라를 살짝 움직임으로서 효율적인 견제방어가 가능했다. 오버로드밑에 있는 히드라에 웹을 치지 않는이상, 커세어가 공3업을 하지 않는이상, 아무리 커세어를 8기 10기 모아도, 히드라 다수위를 지나가는건 피똥싸는 일이다. 그게 없으면, 그것에 투자한 프로토스는 지상군에서 압살당할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저그는 그럼 까짓 멀티하나 피고, 오버로드랑 히드라랑 천천히 움직이며 속업되면 몰려다니면 그만이다. 비수의 커세어가 대단하지만, 뭉친 히드라 위를 커세어만으로 돌아다닐 수 없는건 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마재윤선수는 그런 히드라물량을 한번도 보여준적이 없다.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하듯, 그는 적은숫자로 여기저기서 박살났다. ...대 프로토스전의 기본을 완전히 잊어버린것처럼. 가장 중요한건, 그러한 커세어조차 이승훈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없었다는 것이다. 프로토스는 멀티하나를 펴려면 파일런 캐논과 동시에 건설하고 병력을 뭉텅 떼서 놓아야한다. 저그는 그러면 그떄쯤 6~7해처리에 풍족한 드론으로 한번 쭉째고 한번확 들이받는다. 이렇게 끝이없는 회전력으로 여기 저기를 들쑤셔서 프로토스를 깎아내는것. 그것이 그의 강력한 능력이었는데..어째서 그는 히드라를 이제 신용하지 않는것인가.

..그런 그가 울었다. 그것은 안도였다. 팀의 승리이전에, 그의 플레이가 망가져가는 중간의 안도. 그는 아직 이길 수 있다는 안도감. 그것이 그를 울게했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그래선 아니된다. 그래선 똑같이, 전 본좌들의 뒤를 걸을 뿐이다. 더 이상 이름석자말고는 남아있지 않은(물론, 그들의 플레이는 아직도 빛난다. 그러나, 그들이 더 이상 지배하는 게임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그런 본좌들처럼 빛났던 사람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다.

그의 플레이는 뿌리채 바뀌어야 한다. 업데이트. 버전업. 엔진개량. 무엇이든 좋다- 그의 플레이는 안도해야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눈물을 삼키고, 승리에 만족하지말고 악을 가지고 눈을 부라려야한다. 그보다 훨씬 기량이 좋아보이는 몇몇 저그들(그들은 경험이 없을 뿐, 기본기는 절대로 지금의 마재윤 선수에게 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에게 당신의 자리를 내주기 싫다면, 그는 악을 가져야한다. 그가 덜어낸 무게. 그것이상의 것을 짊어질 각오를 해야한다.  아- 그 상상할수도 없는 고통이란. 그러나, 그가 다시 지배자가 되고싶다면- 그는 그렇게 해내야한다. 그것은 스타판이 아닌, 인생 전체 어떤곳에서든 겪어 넘어설 고통의 과정이다. 그것을 버텨내고 이겨낸 자들만이 , 다시 일어서왔다. 그게 바로 사람사는 세상의 고난이란 이름이다. 슬럼프? 그런 핑계를 대기에는, 이 판은 너무 빠르다. 아마 그가 스스로 예전의 실력을 되찾았다고 느꼈을 때, 이미 그는 승리 할 수 없을만큼 강한선수들이 넘쳐날 수도 있다. 박성준선수, 임요환선수, 최연성선수, 이윤열선수, 박태민선수, 강민선수, 박정석선수등 그들이 과연 놀고 먹었을까. 그들이 스스로의 플레이가 전성기만 못한다고 생각할까. 그들도 다들 지금의 마재윤선수처럼 슬럼프라며 그걸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문제는- 그들이 극복하는 동안 이 판이 멈춰주지 않는것에 있다.



슬럼프라 하지 마라. 당신은 이를 악물고, 슬럼프를 슬럼프가 아닌것처럼. 버텨야한다. 그렇게 피떡이 되가면서 플레이를 향상시키지 않는다면. 당신도.........결국은 이대로 사라질것이다.



제발, 뒤늦게 내게 스타크래프트로 뛰어들게한 그가. 죽지 않기를. 친구들 모두가 팀리그 시절에 열광할때, 코웃음을 치며 게임방송을 본다고 한심하게 여긴 나를- 스타크래프트에 미치게 해버린 그가. 죽지 않기를.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눈물의 무게마저, 목으로 넘겨 삼키기를. 그 쓰라림을 내가 나누지 못할지라도- 그 과정만큼을 당신을 지켜볼 터이니. 당신은 홍진호 선수처럼. 그만큼 팬을 힘들게 하지는 말기를. 독기를 가지고-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아서. 당신의 이름 석자가 언제나 부담스러운 선수가 되기를. 그렇게- 영원히 우리의 구세주로 남아주기를. sAi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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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08/01/13 11:46
수정 아이콘
그래도 그는 이기기 전까진 이 악물고 눈물을 참았습니다...
The Greatest Hits
08/01/13 12:10
수정 아이콘
당신은 홍진호 선수처럼. 그만큼 팬을 힘들게 하지는 말기를..................
공감 백배 합니다.
저그의 구세주 sAivor 이번에는 비상할수 있을까요?
Thanatos.OIOF7I
08/01/13 12:52
수정 아이콘
저의 견해는 조금 다릅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요즘 보이는 슬럼프의 주 원인은
경기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그 눈물이 과연
안도감에 의한 눈물이었을까요?
그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쓴 (조금의 스크롤의 압박이 있습니다만;)을 한번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자신마다 개인적인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다른 시선으로 한번 생각해본다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nickvovo 님의 글 또한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박경민
08/01/13 17:25
수정 아이콘
주위에서의 마재윤에 대한 평가가 막장이다 이제 한물갔따 마재윤은 본좌가 아니다 라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본좌가 아닌 인간 마재윤은 인간이기에 감정을 가지고 있고 사람이기에 감정을 숨기긴 힘들었을겁니다.

그와중에도 방송에서 애써 그런 심리적 압박감을 숨기려 했고 게임에서 최선을 다하자 라는 마인드를 갖고있었을겁니다.

하지만 나오면 필패다.....그래도 cj 감독은 마재윤을 신임하고 계속해서 프로리그에 출전 시킵니다.

이번 준플옵에서도 2경기나 게다가 마지막 최후의 한판인 에결에도 마재윤을 내보내면서 마재윤에 대한 신임을 나타냅니다.

마재윤 선수 역시 감독에대한 신뢰와 자기자신에 대한 주위에 평가를 떨쳐내기 위해 이악물고 연습하고 자신에 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했을겁니다. 그동안 받아왔다 본좌의 칭호 그 이후의 계속되는 나락의 날들...그리고 현재!!!

모든 상황이 마재윤 선수에겐 압박감으로 다가왔을것이며 마지막 결전에서 승리를 따내던 그순간

마재윤 선수는 아직 나는 죽지않았다. 마 재 윤 이라는 이름 세글자를 사람들에게 결코 잊게 하진 않겠다는

의지를 인상깊게 새겼습니다.승리의 세레머니를 하면서 팀원들과의 파이팅에서 보인 마재윤 선수의 눈물은

이제 안심이다? 말도안돼는 소리다. 속안에 뭉쳤던 응어리들을 토해내는 울분의 눈물이었다.

"잘 봐라 이 마재윤이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당신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난 내갈길을 갈것이다"

마재윤의 두 눈엔 앞으로의 본좌로서의 포스를 느끼게하는 표독스럽기까지한 의지가 드러나 있었다

적어도 내눈엔 그렇게 보였다.마치 예전의 임요환이 엄청난 승부욕을 두눈에 드러내듯이 말이다.

앞으로의 마재윤의 행보가 기대된다.저그의 팬으로써 마재윤의 팬으로써 말이다.
Kiling본좌
08/01/13 17:4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만, 울트라가 토스입장에서 땡큐란 말은 공감하기 힙듭니다. 오히려 양쪽 모두 최종테크까지 탄 이후에는 울트라 디파일러 아드레날린업 저글링은 없어선 안될 유닛인걸요.
누리군™
08/01/14 11:53
수정 아이콘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그런 걸 덜 수 있어서...
나온 눈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낮은데서 떨어지면 무릎 까지는 정도로 끝나지만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다리가 부러지거나 잘못 떨어지면 목숨도 위험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그래서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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