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 출범 소식. 놀라운 뉴스인 것은 맞습니다. 물량공세를 예상하긴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으니까요.

허나 e스포츠의 가치를 따지는데 있어서 상금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냐 하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텍크만 해도 정말 어찌보면 푼돈입니다. 푼돈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선수들이 있고, 팬들이 있습니다.

이 기반이 잡혔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업 참여나 상금 규모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거죠. 상금 때문에 자리잡은 대회가 아닙니다.



e스포츠를 표방하는 국산 게임리그가 다수 존재합니다. 대부분 게임 개발사 자체가 협찬하여 만들어진 리그죠.
(따지고보면 스타2도 다르진 않네요)

여러분이 놀랄만한 상금이 걸려있는 리그가 꽤 있습니다. 스타리그와 비할바는 아니지만 적어도 텍크는 한참 상회하는 수준의

리그가 즐비합니다. 허나 그건 e스포츠로 자리잡지 못하죠. 게임사의 돈태우기가 언제까지 이어지냐 싸움입니다.



현 스타 프로게임단을 생각해봅니다. 프로게임단에게 스타2 상금이 중요할까요? 그들이 원하는 것은 상금이 아니라

이미지와 브랜딩입니다. 스타2리그가 이런 부분을 해소해줄까요?



제가 지적하고 싶은 현 GSL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곰TV의 매체 파워가 너무도 약하다는 것입니다.

케이블아래 곰TV정도의 포지션을 표방하는 듯 하지만 게임팬들이 느끼는 매체파워는 압도적인 차이가 납니다.
(인터넷 방송 기준으로 매체파워를 논한다면 곰TV보다는 아프리카겠죠.)



조금 더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현재 곰TV는 '스타2라는 컨텐츠 독점으로 곰TV 브랜드 가치를 올린다.'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전 이게 판단 미스라고 보고 있습니다. 블리자드 입장, 그리고 스타2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그리고 파괴력 있는 매체를 통해

스타2가 노출되야 합니다.

그렇다면 곰TV도 자사 독점 컨텐츠 개념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매체, 업체들과 협력하여 파이자체를 키우고 그 중심 역할을 하며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이상적인 그림이 그려질텐데... 현 방향은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지적재산권 관련된 문제나 여러가지가 얽혀있지만 스타2의 e스포츠화 그리고 GSL만을 놓고 봤을때는

이것이 정말 치명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봅니다. 상금이 커도 접근성이 떨어지고 팬들이 찾지 않는 리그는 돈태우기, 시간싸움일 뿐입니다.

(뭐 곰TV와 케스파, 타 매체와의 지난 일들을 생각하면 독점 체제로 가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만; )

개인적으로 지재권에 대한 케스파의 강경책은 도가 지나쳤다고 보고있지만, 블리자드가 자체매체를 갖고 있는 그레텍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 스타2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만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GSL이 과연 향후 어떤 파트너쉽을 통해 매체 파워를 극복해나갈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