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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4 16:51:14
Name liuxiang
Subject 스타리그, MSL, 프로리그...
  스타크1을 중심으로 한 이스포츠의 전성기는 2000년대 중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기 MSL의 본좌들이 온게임넷에 도전해 진정한 본좌로 인정받기위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고, 프로리그에서도 나름 많은 스타들이 모인 최고의 팀들이 모여 광안리 10만(?)의 전설도 만들었던 시기가 바로 그 시기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런 전성기를 만들었던 것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한가지가 바로 스타리그, MSL, 프로리그의 상보적 관계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승자 징크스의 스타리그, 본좌의 산실 MSL, (그렇게 만들어진 스타를 소비(?)하는) 프로리그.
  많은 분들이 개인리그를 당대 최강자를 뽑는 리그라고 칭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스타리그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쭈욱 당대의 최강자를 뽑기 위한 리그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기 MSL은 좀 더 최강자 뽑기에 가까웠지만.

  스타리그는 초창기 많은 대회들, 현재의 GSL과도 다른 독특한 특성을 몇가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엄재경 해설도 예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선 대회의 기간이 상당히 깁니다. 1주일에 하루 이틀 경기가 치뤄지고,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대회는, 지금 수많이 치뤄지는 스타크2 대회에서는 거의 찾기 힘든 형태인 것 같습니다.(제가 잘 모를 수도 있으니 틀리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이런 대회의 특성으로 1주일 한번씩만 시간을 내도 대회의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별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스토리작가인 엄재경을 해설로 하여 애초부터 대회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우승자 징크스라는 것이 있듯이 매번 다른 얼굴이 우승을 하는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리고 16강 리그제, 8강 분리형 다전제에서 보여지듯이 이변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방식으로 경기를 치루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기는 새로운 얼굴들을 엄재경 해설이 좋은 스토리로 포장을 하고.. 그런식으로 '스타'를 만들고 '스토리'를 만들어 '재미'를 주는 것이 스타리그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MSL은 조금 달랐습니다. 김동준, 이승원이라는 상당히 전문적인 해설을 필두로 초창기 더블엘리미네이션 체제는 최강자를 뽑는 데 좀 더 적합했고, 실재로도 2000년대 중반 MSL이 대중성을 위해 개혁을 하기 전까지 본좌는 거의 MSL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당연히 스타리그에서 덜 만족된 매니아 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며 이스포츠의 또 하나의 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프로리그는 비록 그런 기여는 별로 없었지만, 개인리그와는 달리 많은 선수들의 경기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재미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 나름 프로리그도 재밌게 봤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선수들에게 게임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주는 부분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월급은 프로리그를 통한 광고를 위해 들어온 기업들이 주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시스템이 상당히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통한 '스타'선수들의 등장, MSL을 통한 최강자 탄생 및 매니아 충족, 보다 풍성한 스토리, 프로리그를 통한 금전적 기반 확충.
  그리고 스타크2도 그렇게 가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통한 '스타'선수들의 등장, GSL을 통한 최강자 탄생 및 매니아 충족, 보다 풍성한 스토리, 프로리그를 통한 금전적 기반 확충.....

GSL을 조금 밖에 보지 못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GSL의 해설 및 많은 대회수 및 선발주자로서의 경험 축적 등은 충분히 스타크1에서의 MSL의 위치를 능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협회는 GSL을 스타크2 발전을 위한 하나의 축으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일정상 시간이 안되서 그렇다면, 섯부른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정말 '재미'있는 리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스타리그는 '재미', '대중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모든 프로스포츠는 매니아 층을 중심으로 시기나 상황별로 라이트한 팬층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흥망성쇠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흥하려면 라이트한 팬층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매니아 층들이 중심을 잡아줄 때 이 또한 더 확장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에서 GSL의 상황(인터넷TV, 선발주자, 전문적해설)은 MSL보다도 나은(MBC게임 지못미..) 훌륭한 한 축으로써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개인적인 판단이 그른 판단일 수도 있고, 협회도 각자의 사정 및 생각이 있기에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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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4 17:59
수정 아이콘
덜덜덜.. 논리에 빈틈이 없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잘 봤습니다.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
자유수호애국연대
12/08/24 18:04
수정 아이콘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종래 스1판의 전성기와는 다른 변수, 즉 '해외 E-sports시장의 활성화'라는 측면을 고려해주신다면 본문에서 언급하신 세가지 축 각각에게 과거보다 다양한 역할을 부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해외의 여러 대회주관사들 역시 새로운 축으로 간주해야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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