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4/03/12 02:59:07
Name 저퀴
Subject [기타] 타이탄폴 리뷰
타이탄폴이 화제입니다. 각 리뷰마다 높은 점수를 내고 있지요. 물론 저도 타이탄폴을 재미있게 즐겼지만, 내심 아쉬움이 많이 컸던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개인적 취향과는 정 반대의 방향이라서 더더욱 아쉬웠고요. 

일단 스포일러가 될만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캠핑 등에 대해서 우려하는 바가 있긴 한데, 아직은 발매 초이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 몰입이 되지 않는 이야기

사실 타이탄폴의 배경이나 설정이 부족하진 않습니다. 꽤 양도 되고요. 그런데 그게 게임 내에서 효과적으로 묘사되는가의 문제인데,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심지어 캠페인 모드조차 내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몰입하지 못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게임 내에서 이러한 것들이 플레이어에게 잘 각인되는 시간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과 후 뿐입니다.

가뜩이나 호흡이 빠른 FPS에서 얼굴조차 마주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서로 아주 담담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뿐입니다. 플레이어 눈에는 그게 들어올 리도 없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캠페인 모드 자체가 굉장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각종 리뷰에선 캠페인에 대해서 연출이 좋다고 호평하는 내용도 많았는데, 저는 게임 시작 전에 투입되기 직전의 연출 말고는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어서 공감이 잘 가지 않더군요.


2. 최적화

최적화는 베타 테스트 때도 걱정한 바 있고, 큰 기대를 안 했습니다. 그리고 정식 출시 이후도 비슷합니다. 일단 타이탄폴이 심각할 정도로 그래픽 퍼포먼스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담백하면서도 화려한 연출도 좋았고요. 그런데 그걸 고려하더라도 잡아먹는 사양이 너무 높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배틀필드 4가 훨씬 원활하게 구동될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PC는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Xbox 쪽이 나아보일 정도였고요.

거기다가 50GB나 되는 용량도 단점인데, 이게 몽땅 다 필요한 용량이라면 이해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용량의 절반 이상이 내가 쓰지도 않을 언어+오디오 파일이라더군요. 이건 좀 개발사에서 알아서 정리를 해줬으면 합니다. 이에 대한 해명으로 저사양 유저를 위한 바라고 하던데, 애시당초 요구하는 사양만 봐도 저사양을 배려할 게임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서버 환경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자면, 일단 좋진 않습니다. 특히 멀티플레이 대전에서 양 진영의 균형을 정말 못 맞춥니다. 그래서 하다 보면 일방적인 결과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특히 저는 시작하자마자, 한참 레벨을 올려놓고, 온갖 장비를 해제한 유저들을 상대로 레벨 1 때 주어지는 기본 장비로만 한동안 플레이해야 할 정도였고요. 

마지막으로 이건 최적화라 보긴 어렵지만, 한글 폰트는 정말이지 2014년 출시작이라 믿겨지지 않습니다. 이는 엔진 문제가 있는 걸로 압니다만, 처음에 제 눈을 의심했을 정도였어요. 


3. 인공지능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게임의 흐름을 끊는 일동 공신입니다. 일부 맵에서 운이 좋으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인공지능 병사만 상대할 때가 있었는데, 아주 재미가 없어집니다. 여전히 점령 지점에서 혼자 돌격해오는 플레이어조차 제대로 못 막습니다. 더욱이 타이탄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경험치입니다. 전술적 활용은 찾아볼 수가 없어요.

그렇다 보니, 베타 테스트 때도 그랬지만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6 vs 6이란 환경이 굉장히 아쉽게 느껴집니다. 솔직히 말해서는 굳이 6 vs 6까지만 지원할 필요가 있나 싶어질 때가 많아요. 


4. 빈약한 양

계속 언급하는거지만, 캠페인 모드는 별도의 컨텐츠라 보기에 애매한 수준입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그것과 비교하시면 안 될 수준이고요. 결국 타이탄폴은 6 vs 6 멀티플레이 대전 정도가 전부인 게임입니다. 그런데 제일 아쉬운 점이 최신작치고는 컨텐츠 양이 상당히 부실합니다.

우선 게임의 핵심 소재인 타이탄은 종류가 있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나마 나만의 타이탄으로 꾸밀 수 있는 개조 시스템이 있느냐 하면은 그냥 보병처럼 장비만 정해주면 끝입니다.

보병도 장비의 종류 면에서는 여타 FPS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배틀필드4 같은 작품에 비하면 오히려 더 적고요. 그나마 맵은 15종류로 많다는게 위안이더군요. 또 번 카드는 컨텐츠 소모 속도를 늦추는데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거기다가 번 카드 자체도 딱히 재미있는 요소도 아니었고요. 

그러니 종합적으로 정리해보면 타이탄폴은 컨텐츠의 양이란 측면에서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특히 FPS 게임에 오래 몰입하기 어려우신 편이라면 처음 플레이 때부터 매력을 못 느끼신다면 정말 빠르게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5. 총평

재미가 없는 게임이라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분명히 한번 시작하면 몰입되어 할 요소가 충분한 게임입니다. 그러나 타이탄과 현란한 보병 간의 전투를 휼륭하게 구현했다 외의 요소들이 재미있었는가 하면은 그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개발진이 예전 인피니티 워드 시절에 만들었던 모던 워페어 시리즈를 생각하신다면, 최적화나 싱글 플레이 컨텐츠 면에서는 실망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속작에서 좀 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바이고, 당장 타이탄폴이 작년 발표 때부터 떠들썩하게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던만큼의 만족감을 받았는가 하면은 많이 아쉽더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양념게장
14/03/12 03:40
수정 아이콘
원래 그냥 멀티만 하겠다고 했었는데... 어찌어찌 캠페인이 구겨져 들어간게 더 신기한 게임...
지나가던한량
14/03/12 09:42
수정 아이콘
나름 새로운 캠페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부족한 면이 있나 봅니다.
14/03/12 22:16
수정 아이콘
좀 심하게 말해서, 멀티플레이 대전 시작하기 전에 NPC들 대사 넣었다고 캠페인 모드라고 우기는 수준이라 봅니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와 NPC 간의 상호 교류가 전혀 없다 보니, NPC는 떠들고, 나는 싸우니 기억에 남기 힘듭니다.
14/03/12 10:53
수정 아이콘
콜옵 고스트도 그렇고 이것도 64비티 전용이던데 윈도우 새로 깔아야 하나..ㅠㅠ
꿈꾸는드래곤
14/03/12 11:15
수정 아이콘
소규모 인원의 제작사다보니 부족한 점이 제법 눈에 띄나 봅니다. 캠페인은 좀 아쉬웠지만 멀티플레이가 워낙 대박이라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는 게임이네요.

6 VS 6 이 아쉽다는 분이 많은데 타이탄용 트랩같은 타이탄 대처수단이 더 늘어나지 않는 이상 밸런스상 인원수를 함부로 늘리기는 힘들겁니다. 지금도 타이탄이 한대라도 빠르게 뜨면 대처하기 어려운데 말이죠.
14/03/12 11:21
수정 아이콘
3번 빼고는 다 공감합니다.
인공지능 문제는 6v6이라는 인원수의 제한때문에 어쩔수없이 된게 아닌가 싶네요. 정식 오픈되고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베타때 핑 미친듯이 뛰는 방일때는 플레이어 피해서 도망다니면서 ai만 잡고 다녀도 크게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안받을 정도였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fps를 잘 못하는 사람한테도 나름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어쩔수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싱글플레이는 진짜 이따위로 만든게 납득이 안갑니다. 그제는 IMC를, 어제는 해방군 미션을 완료했는데 미션 관련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는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밌네요. 2단점프에 파쿠르가 더해져서 거의 날아다니다시피 움직일 수가 있는데다가 타이탄-보병의 전환 및 역할분담이 적절하게 되어있어서 타이탄을 타고다니건, 타이탄을 자동모드로 해놓고 상대 타이탄에 올라가서 근접으로 공격을 하건, 대 타이탄 무기로 치고빠지기를 하건, 대 타이탄 무기를 사용하는 상대편의 목을 꺾건간에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다는게 참 괜찮습니다.
다만 매칭은 진짜 답이 없는게 지금 사람들이 많이 하는 미션이 한번 팀이 잡히면 계속 그대로 가고 상대팀이 나가지않으면 계속 상대랑 해야되기 때문에 강한 팀이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나머지 미션동안은 학살모드로 변합니다. 또한 합이 맞는 팀의 경우에는 타이탄 소환시간을 어느정도 맞추고 한곳에 일제히 타이탄을 떨어트려서 뭉쳐서 다니는데 상대가 대처를 잘 못할 경우에는 이 상태에서 타이탕이 한두대 터지고 바로 게임이 끝날떄도 있습니다. 이렇게 끝나면 보통 게임 끝날때 점수가 150점 이상 차이가 나더라고요.
아무튼 완벽한 게임은 절대로 아니지만 게임 자체의 재미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양 팀다 저격없이 돌격하는, 정신없이 치고받는 서든어택 웨어하우스느낌도 나는데 정말 15분이 금방 지나갑니다. 결론은 추천!!! fps 멀미가 없고 로봇을 좋아하거나 라이트한 fps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해야하는 게임입니다
접니다
14/03/12 11:26
수정 아이콘
그쵸 겜 참 잘만든거 같아요 재미가 있으니 여기저기 입소문도 빨리 타는느낌이고
14/03/12 11:49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싱글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발표했었죠
그 후 유저들 반응보고 대충 구색맞추기용으로 만든 느낌이 납니다
오우거와 스트라이더를 캠페인 멀티 클리어후 언락되도록 해놨는데,
이렇게 만들거면 튜토리얼에 (간단한 배경 설명과 함께) 통합해두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14/03/12 22:20
수정 아이콘
일단 초심자야 AI 병사들만 잡으면서 익숙해질 수는 있겠죠. 그런데 어느 정도 적응을 끝내고, 점점 숙달된 유저들 입장에선 AI 병사가 흐름을 자주 끊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번 주도권을 잡은 쪽이 AI 병사들의 멍청한 인공지능 때문에 일찍 학살당하기 때문에, 역전이 잘 안 나오게 됩니다. 이건 따로 언급을 안 한 부분인데, 에필로그도 그렇고, 밸런스 상,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당하기 쉬운 게임이고요.

AI 병사의 역할은 잘 알고 있지만, 최소한 정면에서 달려올 때까지 아무런 행동도 안 하다가, 발치기에 맞아서 점수를 헌납하는 수준의 모습은 좀 과하다는거죠.
14/03/12 11:46
수정 아이콘
웹진 리뷰를 봐도 대부분 고평점을 주고 있지만 캠페인의 부재가 아쉽다고들 했죠
미니언의 경우는 딱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 파일럿을 찾아주기때문에 제 나름대로 유용하게 써먹고 있습니다
어차피 타이탄 건조용 제물이기도 하고 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3670 [기타] [스타1] 소닉 스타리그에 대해 [34] Duvet23370 14/03/17 23370 5
53668 [기타] 신작AOS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배트맨이 슈퍼맨을 갱킹하는 게임 [10] 이호철7448 14/03/17 7448 0
53665 [히어로즈]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바라는 점 [18] 피로링10291 14/03/17 10291 0
53661 [기타] [스타1] 김택용 선수 우승 축하합니다 2 [6] 바람과별10625 14/03/16 10625 8
53658 [기타] [워크3] 이제는 어중이떠중이만 남은 것 같습니다. [18] 삭제됨11084 14/03/15 11084 2
53656 [기타] [스타1] 김택용 선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74] 조윤희쨔응11174 14/03/15 11174 9
53653 [기타] 체계적인 아마추어 관리가 필요한 시점 [23] Quelzaram8474 14/03/15 8474 0
53646 [기타]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즐겨보자 - 게임 및 소설 [6] 영의21039 14/03/14 21039 4
53641 [기타] 어떤 인성교육인가? [30] 오색형광펜7907 14/03/14 7907 5
53639 [기타] 이스포츠가 대성공할수 있었던 이유 [125] Duvet10193 14/03/14 10193 6
53638 [히어로즈] 알파 테스트 정보가 공개되고 있습니다. [19] 저퀴9555 14/03/14 9555 0
53633 [기타] [스타1] Nal_rA 하이라이트 영상 [24] 자유형다람쥐6959 14/03/14 6959 4
53629 [기타] Twitch 방송을 보는중 혐한 광고를 봤습니다 [18] 하늘의 궤적13572 14/03/13 13572 0
53628 [기타] [스타1] 택신 그를 보는 마지막 오프라인이 다가오다. [21] 영웅과몽상가9598 14/03/13 9598 4
53625 [기타] 삼십대 유부남이 쓰는 콘솔(플삼)게임 순위와 소감 [35] 사과씨9531 14/03/13 9531 4
53624 [기타] SNS상 게임 페이지내에서 버젓히 불법배팅사이트 홍보... [16] BJ경진9299 14/03/13 9299 1
53617 [도타2] 위기의 버드 갱, 탈출구는 있는가? [3] Quelzaram8595 14/03/12 8595 0
53612 [기타] 타이탄폴 리뷰 [10] 저퀴6184 14/03/12 6184 0
53607 [기타] [WOW] 90레벨 캐릭터 업그레이드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출시에 대해 [56] 저퀴11215 14/03/11 11215 1
53601 [디아3] 2.0에서 좋아진 점들. [96] Leeka15571 14/03/09 15571 3
53600 [기타] 영웅전설 벽의궤적 후기입니다. (미리니름 없음.) [31] 비공개16539 14/03/08 16539 0
53596 [기타] [WOW]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개편 설명 - 체력과 힐러 [19] 저퀴7896 14/03/08 7896 0
53595 [기타] 10년 만에 킹덤언더파이어를 해봤습니다. 정말 재밌네요! [41] 해바라기13362 14/03/08 1336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