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전설과 괴담이 가득한 포켓몬스터 1세대.
개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이야기를 꼽으라면, 상트안느호 선착장에 숨겨진 트럭 밑에 환상의 포켓몬 뮤가 산다는 전설일 겁니다.
뭐, 실제로는 완전 뻥이었지만요.
생각해보면 환상의 포켓몬이 고작 트럭 밑에 깔려있을리가 없죠.
하지만 트럭은 실제로 상트안느호 선착장에 존재합니다.
뮤를 강제로 등장시키는 버그는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 트럭과는 아무 연관이 없죠.
아무튼 이 트럭이 여기 왜 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만...
기괴하게도, 1세대 발매 후 8년만에 나온 리메이크 작품 파이어레드/리프그린에 이 트럭이 그대로 옮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이야기를 전해듣고, 쓸데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확인해보지 못한 트럭이지만, 지금 와서야 못할 것도 없으니까요!
그리하여 저는 주섬주섬 준비물들을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준비물은 이렇습니다!
GBA 2대, 통신 케이블, 파이어레드와 리프그린 카트리지!
요즘 시대에 백라이트 액정이 달린 GBA 가격은 천정부지인터라, 통신이 가능한 GBA 호환기 Revo K101+ 를 이용했습니다.
이 트럭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파도타기를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상트안느호를 선착장에 머무르게 해야합니다.
하지만 상트안느호는 풀베기 비전머신을 얻고 나오면 그대로 출항해서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죠.
1세대 때는 비전머신을 얻은 후 배 안의 트레이너에게 패배해서 포켓몬 센터로 강제 이송될 경우 배가 남아 있었습니다만, 리메이크에서는 얄짤없이 배가 떠나버리기 때문에 방법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바로 GBA 2대로 통신교환을 하는거죠.
상트안느호를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풀베기 비전머신 때문입니다.
이 비전머신이 없으면 갈색시티 체육관에 못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풀베기 비전머신을 필드에서 사용할 권한을 주는 배지는 이전 도시인 블루시티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즉, 통신교환을 통해 이미 풀베기를 배운 포켓몬을 얻어오면 굳이 상트안느호에 들어가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이 가능하다는 맹점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클리어 했던 리프그린에 뚜벅초를 보내 풀베기를 익혔습니다.
겸사겸사 잉어킹도 보내서 갸라도스를 만들고 파도타기도 배워왔죠.
이제 이 두 친구를 기반으로, 평범하게 스토리를 진행하면 됩니다.
갈색시티에서 마티스를 상대하고, 돌산터널을 지나 보라타운으로.
포켓몬 타워 사건을 해결한 뒤, 무지개시티와 연분홍시티 체육관을 격파하면 준비완료입니다.
이제 파도타기를 필드에서 쓸 수 있게 된거죠.
갈색시티 선착장으로 가서, 선원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선착장 안으로 들어섭니다.
여기서 파도타기를 사용해 오른쪽으로 가보면...
선착장이 보이는군요!
그리고 그 전설의 트럭이 바로 이놈입니다.
20년만에 진상을 확인하니 감개무량하군요.
물론 딱히 트럭에 뭐가 있는 건 아니라서 할 수 있는 건 없지만요.
괴력을 써서 밀어봐도 밀리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게임프리크에서는 저처럼 이상한 짓을 좋아하는 괴짜들을 위해 선물 하나를 남겨뒀습니다.
이렇게 귀찮은 짓을 해서라도 트럭을 확인한 보답으로, 선착장 아랫쪽을 조사하면 용암전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궁금증도 해결됐겠다, 용암전병도 얻었으니 이득이네요!
잘 먹겠습니다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