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부터 포켓몬스터 금은을 3ds 및 2ds로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어찌보면 에뮬레이터가 판을 쳤던 그 시절, 저도 에뮬을 사용했던 적이 있기에 이 금은 버전 구입은 일종의 속죄(?)였다고도 할 수 있죠.
물론 구입하면 환상의 포켓몬 세레비 코드를 주니까-도 한 몫 했지만.
여튼 이렇게 금은 버전을 구입해서 포켓몬을 키우면, 상위 버전으로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에 메리트는 상당합니다.
뭐 금은 버전의 메리트라면, 출신지가 성도지방으로 기록될 전설의 포켓몬 포획. 그리고 [규토리볼 노가다 가능] 정도라 할 수 있겠죠.
한동안은 규토리볼을 맘껏 쓰기 힘들었는데,(구하기 어렵게 하거나 구할 수 없게 만드니) 최소한 금은에 나오는 포켓몬들의 경우엔 합법적으로 노가다가 가능하게 됐죠. 볼 디자인에 신경 쓰는 사람들에겐 희소식.
그외에 메리트를 꼽는다면, 2세대인 금은 버전으로 정말 제대로 [통신 교환 및 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닌ds 두대 이상 가지고 있으면 합법적으로 정말 팬텀, 괴력몬, 후딘 같은 녀석들을 스토리몬으로 쓸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이런거 잘 몰랐던 당시 꼬맹이들 입장에선 금은버전의 콜로세움과 통신교환센터는 그냥 없는 셈 쳐야하는 기능이었는데, 이젠 정말 제대로 즐겨볼 수 있게 됐죠.
번역의 경우에는 그땐 그랬구나 싶은게 몇가지 있는데.
[적의 포켓몬]이라는 번역이 존재한다는 것에서 놀라움 하나.(그것도 야생 포켓몬한테..-_-))
[제기랄!]이라는 표현을 쓰는 npc가 있다는데 놀라움 둘.
npc 중 [영창]이라는 스님이 존재했던 것이 놀라움 셋.
이렇게 됩니다. 여러모로 좀 당시 번역이 거칠고 허술했구나-라는게 느껴지더군요.
스토리의 경우에는 당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리아코가 편하고, 치코리타의 경우에는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방어상성이 좋은 리아코가 돈 좀 모으면 골드시티에서 [냉동펀치]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엄청난 메리트.
반면에 치코리타는 첫 관장 비행, 두 번째 관장 벌레(심지어 보스몹인 스라크는 벌레/비행..-_-), 세 번째는 그 밀탱크, 네 번째는 고스터/[독] 등등
상성상 좀 비벼몰만한 곳이 정말 없다는게 확 오더군요. 첫 관장 잡기전에 레벨업하라고 마련해둔 것으로 보이는 모다피탑의 모다피들 역시 같은 풀에는 반감이라..-_-). 이런 애를 어떻게 쓸 생각했나 싶습니다.
반면에 이런 점을 염두하고(치코리타 유저들을 염두하고) 설계를 좀 해뒀구나 싶은 부분들도 보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첫 번째 마을에서 모다피를 잡으면 롱스톤으로 교환해주는 npc가 있던 것입니다.
롱스톤은 바위/땅 포켓몬인데, 상성상 초반 관장인 비행, 벌레, 노말타입 관장 모두에게 유리합니다.(돌떨구기 같은거 배워두면 스라크는 네배로 찢어버리는 롱스톤) 공격 상성과 방어 상성 모두 유리하기에 치코리타가 못해주는 것을 롱스톤으로 해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모다피탑에서 밤에 고오스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인데.
바로 저 밀탱크 파훼법 중 하나가 고오스 계열로 잡는다- 이것입니다.(암컷인 경우 효용이 두배! 애교부리기가 안 통하거든요)
앞선 포켓몬들 다 처리하고 고오스 계열로 저주 쓰면 얘가 뭐 아무리 우유를 마시고 애교를 부리고 구르기를 해도 결국은 사망테크입니다.
(동반자살-_- 느낌인데 플래시-최면술 콤보까지 넣어줄 수 있으면 저주 써도 밀탱크가 먼저 가더군요)
이 외에도
격투타입 체육관이 있는 섬에 전기 타입인 찌리리공을 교환해줄 npc가 있다거나(격투관장 보스몹이 물/격투인 강챙이라 이걸로 카운터하라는 것이겠죠)
격투타입 관장에게 승리->폭발펀치를 입수한 상태에서 강철타입 체육관 관장에게 도전(격투가 강철에 강함, 그중에서도 폭발 펀치는 강한 기술)
드래곤 타입 관장에게 도전하기 전에 얼음 체육관 관장 전 승리 이후 얼음동굴을 통과해야 함(얼음이 드래곤에게 강하니 드래곤 관장 카운터치려면 얼음 포켓몬 쓰라는)
등등
나름 여러모로 어려운 길을 선택한 유저에게 도움이 되는 장치들을 여러군데에 심어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색이 다른 포켓몬] 시스템의 프로모션용이었던 붉은 갸라도스...-_-))
(관동으로 가기로 했을 때, 관동 스토리의 핵심을 뭐로 잡을 것인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관동과 성도를 오고가는 리니어기차 재가동-이라는 컨셉을 잡은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적절한 것 같습니다. 한번 개통 해두면 성도와 관동 오고 가기도 쉬우니 일석이조)
스토리 해보면 확실히 지금해도 성도로 시작해 관동으로 끝나는 볼륨은 제법 스케일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당시 게임보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에선 최대한으로 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외려 이부분은 최근의 겜프릭이 반성해야 할 부분)
근데 또 해보면 생각보다 맵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그게 왜 그런가 했더니 이제는 요소요소에 '스프레이'를 잘 쓸수 있게 되서 그런 것 같더군요. 야생의 포켓몬 패스하고 쭉 달리면 의외로 도시와 도시간 거리가 정말 짧게 느껴지던.
그래서 풀숲, 동굴, 바다에서 야생 포켓몬이 자주 출몰했던 것이 맵이 작은 것을 보완하기 위해 그랬던 것이구나(배틀을 자주하고 때때로 핀치로 몰아 꽤 멀게 느껴지도록 만들려는 의도?)-라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풀베기, 파도타기, 괴력 같은 비전머신 쓰기 편하게 만들어둔 점, 포켓기어로 npc랑 전화하기&재대결 등 당시 기술로 참 혁신적인 요소를 많이 넣어뒀다는 것이 저의 감상. 특히 비전머신이 그나마 1세대보다 편해서 7세대에 몸이 익은 지금의 저도 그럭저럭 적응해서 한 것 같습니다.(같은 맥락에서 레드, 그린 버전은 버추얼 콘솔 정식 출시되도 제대로 못할 듯..-_-)
7세대가 여러모로 초기 세대와 인연을 강조하는 편이데, 이 당시의 마음으로 울트라썬-문을 잘 만들어줬길 바랍니다.
이제 출시까지 한 보름 정도 남았네요.
리뷰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