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GAM (구 기가바이트 마린즈) 이적과 탬퍼링 이슈로 말 많았던 제로스가 6경기 출장 징계를 마치고 이번 주 VCS에 복귀했습니다. 복귀전이었던 팀 플래쉬와의 경기에서는 1:2로 패배했지만, 이어지는 로우키 이스포츠와의 경기에서는 2세트 모두 MVP를 수상하며 2:0 승리로 체면을 지켰습니다.
다만 제로스의 복귀가 마냥 환영받는 것만은 아닙니다. 제로스의 복귀 이전에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던 GAM 탑라이너 요시노의 경기력이 상당히 호평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팀 플래쉬전 패배 이후에는 '그냥 요시노가 나왔으면 이겼을 것이다' 라는 팬들의 날선 여론이 거셌다고 합니다. 경기를 보면 바텀 차이가 컸지, 딱히 제로스때문에 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요.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이 제로스 vs 요시노 주전 떡밥은 베트남 롤 커뮤니티에서 매우 핫하게 타올랐던 이슈라고 합니다. 경우가 좀 다르긴 하지만, 한국식으로 보자면 킹존에서 부상 중인 폰이 복귀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현이 그동안 잘해왔는데 하던대로 하자' vs '폰이 고점이 더 높은 선수인데 당연히 폰을 써야한다' 식의 논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그런 비판이 나오기 무섭게 바로 2연속 MVP를 쓸어담으며 팀에 귀중한 상위권 경쟁 승리를 안겼으니 난놈은 난놈이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슬슬 폼을 찾아가면 다시 베트남 최고 탑라이너의 지위는 금방 탈환할 것 같습니다. 밴픽을 통해서든 인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든, 유리한 구도가 한 번 잡히기만 하면 상대 탑 라이너를 숨도 못쉬게 압박하고 차이를 벌리는 역량 자체는 정말 탁월했습니다. MSI에서 그랬듯이, 국제무대 기준에서는 또 다르겠습니다만.
GAM은 현재 5승 3패를 기록하며, 선두권 팀들(대싱 버팔로와 팀 플래쉬, 모두 6승 2패)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승후보라고 말하기에는 대싱 버팔로도 아직 건재하고 팀 플래시의 전력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제로스와 리바이라는 최강의 원투펀치를 갖춘 것에 비하면 전력 자체가 압도적이진 않습니다.
미드라이너 출신의 Hieu3과 본래 원딜로 유명했던 슬레이가 각각 원딜, 서폿을 맡아 봇듀오로 호흡을 맞추는데, 상체 존재감에 비해 확실히 힘이 약합니다. 이런저런 비원딜 전략들도 열심히 꺼내는듯 하지만 결국 정통 원딜 싸움에서 밀린다면 한계가 있겠죠. 제로스의 성향상 리바이도 탑쪽을 어느 정도는 케어해줘야 하는 구도인데, 탑 케어와 바텀 케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 가느냐가 GAM의 남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텀이 버텨주고 + 차이 벌린 상체가 교전이나 합류에서 게임 터뜨리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고 실제로 로우키 이스포츠와의 경기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승리하기는 했습니다. 제로스 합류 전에도 대싱 버팔로를 꺾어봤던 팀인 만큼 기본 실력이 아예 없는 팀도 아니긴 합니다. 다만 팀 플래시 전에서 드러난 바텀 캐리력 차이는 너무 명확했기에 당분간은 같은 지적이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대싱 버팔로
라이조 - 멜리오다스(수하오) - 나울 - 빅코로 - 팔레트
팀 플래시
스타크(타우루스) - 이진 - 옵티머스 - 슬레이더 - CBL
GAM
제로스(요시노) - 리바이 - 키아야 - 히우3 - 슬레이
팀 플래시는 기존 EVOS, 스카이 게이밍의 주축 멤버들을 뽑아온 팀으로 선수 기량만 놓고 보면 제로스가 떠난 대싱 버팔로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캐리 라인인 옵티머스와 슬레이더는 스프링 스플릿때도 그랬지만 매우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한 박자 늦게 스타크가 팀에 합류했는데, 스타크와 옵티머스는 과거 17 기가바이트 마린즈를 리바이와 함께 이끌던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현재 성적이나 폼과 무관하게 여전히 가장 강해보이는 팀은 대싱 버팔로이지만, 지난 스프링에 비하면 경쟁팀들의 면모가 더 강하다고 느껴져 플레이오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여담이지만 베트남 선수들도 한국 랭크게임을 많이 돌리는것 같더군요. 아마 천상계 유저들이 가끔 마주치는 아이디 이상하고 소통 안 되는 동료들 중 상당수가 중국인이 아닌 베트남 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유튜브에 'rank Hàn'으로 검색하시면 베트남 선수들의 한국 랭크게임 영상들을 몇몇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최상위 티어 게임인 경우는 적고 대부분은 다이아1~그랜드마스터 사이이긴 하지만요. 대략 70~80핑 정도 환경에서 게임을 돌리는듯 합니다.
게임 판수는 다들 어마어마하더군요. 그 게임을 다 본인이 돌린건지 아니면 어둠의 경로로 취득하기 전의 계정 기록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슬레이더, 키아야, 제로스같은 선수들 모두 판수가 700~800판 정도 됩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제로스가 살짝 독특한;; 닉네임을 쓰고 있는데, 지금 쓰고있는 닉네임은 z3r0s 입니다. 본인이 알고 저런 닉네임을 지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