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상이 발표된지는 좀 되었는데 관련 글은 아직 없고, 마침 MVP 탑5 명단이 발표되어 같이 올려봅니다.
루키 오브 더 스플릿: 페이크갓 (100T)
스프링에는 바이퍼라는 위력적인 신예가 있었습니다만 서머는 아무래도 경쟁이 좀 느슨했습니다. 스프링-서머의 차이인것도 있지만 북미의 유망주 팜이 한국, 중국, 유럽에 비해 메마른 영향도 있긴 하겠고요.
미드 문제 덕분에 어부지리로 썸데이의 자리를 꿰찬 페이크갓과, 리코리스의 부재중에 그럴듯하게 자리를 채웠던 쿠모의 대결이었습니다. 개인의 메카닉을 보면 쿠모쪽이 확실히 우위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쿠모가 LCS에서 단 4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기에, 기본적인 경기 출장 수 자체가 차이가 나서 페이크갓이 무난하게 신인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실력은 그저 그렇다는 느낌이 드는 선수지만, 아무튼 팀 상승세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을 지키며 1인분 해낸것은 맞긴 합니다. 솔랭 성적도 나쁘지 않고 나이도 어린 편이라(00년생) 내년에도 주전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썸데이는 간밤에 있었던 아카데미 리그 결승전에서 골든가디언스 아카데미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본인에게는 안타까운 한 해였습니다만 어쨌든 축하를..
코치 오브 더 스플릿: 카인 (TL)
TL의 정규시즌 1위를 수성해낸 카인 장누리 감독이 수상했습니다. 스프링 스플릿때 수상했던 래퍼드는 2위를 차지했고, CLG의 웰든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드라마틱한 영향력을 팀에 행사한 코치를 꼽으라면 래퍼드나 웰든이겠지만, 강팀을 꾸준히 강팀으로 유지시키는것도 어렵고 고된 일이기에 카인의 수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규시즌 동안 단 한 번의 연패도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위기가 없었고, 메타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된 성적을 냈습니다.
세계적인 강팀들과 비교했을때는 조금 뻔한 패턴의 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MSI에서는 그 IG를 꺾고 준우승을 차지했고, 리라에서도 유일하게 북미의 자존심을 지켜냈으니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국제대회에서조차 흠잡을 것이 없습니다. 꾸준히 좋은 팀을 만들어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LCS 2019 서머 올-프로팀
퍼스트팀: 임팩트(TL), 스벤스케런(C9), 젠슨(TL), 더블리프트(TL), 코어장전(TL)
세컨드팀: 리코리스(C9), 엑스미시(TL), 니스키(C9), 스틱세이(CLG), 바이오프로스트(CLG)
서드팀: 루인(CLG), 위길리(CLG), 비역슨(TSM), 코디선(CG), 제이잘(C9)
정글 빼고 TL의 4명 전원이 퍼스트팀을 차지했습니다. 그나마 그 정글도 스벤스케런이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엑스미시가 세컨팀으로 내려가는것이 이해할만 합니다. 액면 경기력으로 봤을때 TL의 경기력이 어나더 레벨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TL을 제외한 자리는 C9와 CLG가 사이좋게 나눠먹었고, 비역슨, 코디선 두 명의 선수만이 TOP3 팀을 제외한 팀의 선수로서 유이하게 서드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3대장팀 중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는 스니키와 PoE입니다. 스니키의 경우에는 벤치로 내려가기도 하면서 흔들렸던 스플릿이고, PoE의 경우에는 못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LCS에 워낙 쟁쟁한 미드들이 많았던 시즌이다 보니..
MVP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TOP10 명단이 먼저 발표되었었고 바로 어제 TOP5 명단이 나왔습니다.
MVP 6~10위 (순서 없이)
바이오프로스트(CLG), 크라운(옵틱), 프로겐(골든 가디언스), 니스키(C9), 엑스미시(TL)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미드라이너들인 크라운과 프로겐이 TOP10에 올랐습니다. 두 선수 모두 팀 성적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MVP를 두고 끝까지 경쟁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의 활약을 했습니다.
나머지 자리는 3대장 팀에서 한 명씩 채워졌습니다. 퍼스트팀 미드라이너인 젠슨이 정작 MVP 후보에는 들지도 못했는데, 잘해준 것은 맞지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크라운, 프로겐은 물론 니스키보다 작았던 시즌임은 분명합니다.
MVP TOP 5
코어장전(TL), 더블리프트(TL), 임팩트(TL), 스벤스케런(C9), 위길리(CLG)
MVP 경쟁은 간단히 TL 중 한 명 vs 스벤스케런의 2파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CLG가 호성적을 냈고 위길리가 그 중심에 서기는 했지만, 스벤보다 활약이 좋았던건 아니라 MVP까지 수상하기는 한 끗 부족해 보이고요.
다만 TOP5에 거론될 선수로 성장했다는것 자체가 기쁜 일이고 LCS를 이끌어갈 젊은 정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됩니다. 사실 위길리, 산토린이 97년생으로 타 리그와 비교하면 젊은 선수라고 말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엑스미시, 어메이징, 메테오스같은 선수들이 아직도 활개치는 리그가 LCS라..
코장은 백투백 MVP를 수상해도 부족함이 없는 선수이지만 이미 스프링때 수상하기도 했으니 다른 선수에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임팩트는 기존의 단단하고 우직한 느낌을 벗어던지고 아트록스, 제이스, 갱플 세 개의 픽을 필두로 상대를 숨도 못쉬게 압박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초반 라인전에서 이번 시즌 명백히 LCS 최고의 탑라이너였으며 라인전 이후의 모습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북미 롤판의 GOAT 더블리프트는 여전히 강합니다. 코장과의 2대2 라인전에서도 압도적이고 이후의 캐리 역할로서도 여전히 북미 최고의 원딜임을 보여줬습니다. 내년이 더블리프트의 롤 프로게이머 10년차가 되는 해인데, 기량을 보면 10년차가 문제가 아니라 11년차, 12년차는 거뜬히 채울 것 같습니다. 게이머를 넘어 인간으로서 존경심이 드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스벤스케런은 이번 시즌 완전히 만개한 모습을 보였고 C9를 멱살캐리해 2위에 앉혔습니다. 기가막힌 초반 동선으로 상대를 농락했고 주도권을 쥔 게임에서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에도 탁월했습니다. 여전히 카정에서나 교전에서나 무리하는 플레이들도 나오긴 했지만 폼이 좋다 보니 그것조차도 예전처럼 치명적인 피해로 굴러가는 장면이 적었습니다. (물론 국제대회까지 감안하면 불안한 느낌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MVP를 꼽자면 스벤이 받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LEC에 조금 더 관심이 가는 시즌이기도 했고 응원팀인 TSM의 모습이 영 실망스러워 이전만큼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재밌는 시즌이었고, 조금 들쭉날쭉한 경기도 있었지만 현 3대장인 TL-C9-CLG는 롤드컵에서의 모습이 기대되는 팀들이기도 합니다.
한국시간으로 내일과 모레 오전에 연이어 C9 vs CLG, TL vs CG의 플레이오프 4강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