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추가: 현재 공식적으로는 어떤 조치도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케스파컵 불판은 안 올라오는 것뿐 누구든지 당장이라도 까실 수 있습니다.)

(원래 인터넷에 글을 안 쓰려고 하는 편이라 가입 기간은 길지 않지만)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pgr이라는 사이트를 방문해 온 한 사람으로서, 유머 게시판에 오늘 올라온 케스파컵 관련 글에서 '그 사람들 이 글에는 조용하네'라고 여러 번 소환된 '그 사람들' 중 한 명으로서 또한 책임감을 느낀 바,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케스파컵/LCK 관련 공식 성명의 철회 또는 해당 성명에서 보이콧 관련 언급을 삭제하는 수정을 요청합니다.]

철회라 함은 공지에서 내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뜻합니다.
-- 해당 글에 운영 메시지를 달아주시는 정도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의 우려와는 달리) 저 한 명에게 그럴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며, 이 글을 계기로 토론을 통해 적절한 결론이 내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이러한 요청을 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다수 회원 여러분이 자신의 즐길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느끼시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해당 공식 성명의 내용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위 두 가지 이유로 인해 회원 간의 무익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해당 성명의 의도와는 정 반대의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위 첫째 이유로 언급한 '권리 침해'가 허상이라면 '공식 성명을 통한 보이콧' 또한 허상이기 때문에 애초에 그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입니다.





지금부터는 개인적인 소회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공식 성명 글은 매우 속 시원한 글이었고 저도 추천 버튼을 눌렀습니다만, 보이콧이라는 접근 방식에 대해서 내심 찬성은 하지 않았습니다. 전략적으로 효과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이제 와서 논의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니 넘어가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 글이 공식 성명이 되고, 기사화까지 된 후에 pgr에서 불판이 예전처럼 운영된다면 커뮤니티에서 웃음거리가 될뿐만 아니라 현 상황에 맞서는 팬들 전체의 동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모 원딜 선수의 그러든지 말든지 이응이응처럼 말이죠. (이견도 있었지만, 저는 불판이 pgr의 메인 이스포츠 액티비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커뮤니티에는 없는 유니크한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가입한 것도 불판 참여하려고 가입했습니다.)

사이트 전체에서 롤 언급 금지 같은 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압적인 조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불판을 끄는 것은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있는 최소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불판이 안 올라와서 놀랐습니다. 저와 의견을 같이하신 분들이나 제가 롤 관련 글마다 찾아다니며 분쟁을 일으키길 바라신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굳이 그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마지막 불판에 보이콧 동참을 요청드리는 제 댓글이 남아 있습니다만, 저는 최대한 예의를 지켜서 의견을 표현하려 했고, 딱 한 번만 말씀드리고 나서 불판이 계속 올라오면 할 수 없는 일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판을 올려주시고 난 후에 거기에 '하지 말자'는 댓글을 달면 불판 이모님의 노고에 누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미리 불판 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글=불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이콧 상황을 중계한다'는 편법으로 어쩌면 용인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규정 위반으로 벌점 10점이더군요. 게시판에 쌍욕을 2.5회 박아야 받을 수 있는 점수로 알고 있는데, 어쨌든 달게 받았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지웠습니다. 아무쪼록 다들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빌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