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표 인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올프로 투표 결과나 가끔 나오는 pog 투표 논쟁에 대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아래 의견들이 나오곤 합니다.

단순히 이 선수가 뽑히는 것이 맞냐를 넘어서
'이 사람은 왜 이 선수에게 투표했음?'
'저 사람은 왜 이 선수 올프로 안 줌?'
'이 사람은 왜 투표권이 있음?'
'저 사람 투표 대충 한 거 같은데(자기 마음에 안 든다는 뜻) 투표권 압수하셈'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투표 인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먼저 전문가에 대해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전문가로 지칭할 것인가에 대해 사람마다 의견이 모두 다릅니다.
lck 관련인을 전문가로 볼 것인지, 티어를 기준으로 전문가를 구분할 것인지, 선수 혹은 코치 경력을 통해 커리어로 전문가를 구분할 것인지, 모든 경기를 다 챙겨본 시청자라면 전문가라 칭할 수 있을 것인지 등 전문가의 기준에 대해선 사람들마다 다르게 둘 수 있습니다.

또한 그 기준을 명확히 세워 전문가를 엄선했다 가정합시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의 관점과 의견은 모두 다르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소수에 가까워질수록 전문가들 사이의 주 여론에 비해서도 오차가 발생할 확률이 커집니다.
당장 헌법을 수호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살펴봐도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항상 갈리는데 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선수 평가는 의견이 더 갈릴 수밖에 없고, 관계인이라는 가정하에 투표 인원이 다수에 가까워질 수록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균값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더 올라갑니다.
마지막으로 밴픽을 짜거나 경기를 뛰는 것은 허들이 비교적 높은 전문 분야지만 나온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전문성의 허들이 비교적 많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자단 투표와 같이 완벽하게 외부에서 보는 시선에 투표권을 주는 것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지금 lec처럼 올프로 100% 시청자 투표는 부정적이지만 5% 가량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2. 비밀투표

이 부분은 위 의견보다 더 반대가 심할 수도 있습니다.
해외 리그의 경우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특히 올프로 투표는 비밀투표여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거에서 비밀투표의 원칙이 지켜지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자신의 소신들을 눈치보지 않고 반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소신을 뚝심 있게 지키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끼리 사는 세상인 이상, 나의 의견이 만천하에 공개되며 특히 그 의견이 주 여론과 다를 경우 '나'의 소신을 굽혀질 일이 어쩔 수 없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고작 올프로 투표를 선거에 비유하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관점에 따라 더 심각한 문제로 여길 수 있습니다.
게임 분야는 어쩔 수 없이 그 어떤 분야보다도 인터넷 여론과 관련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투표 내용이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 커뮤니티에 박제가 되는데 과연 여론의 눈치를 보지않는 투표가 가능할지 의심이 됩니다.

투표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의 근거는 다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이익 집단이 '만들어진 스타'를 위해 올프로 및 pog 주작을 할 수 있다.
둘째, 소위 투표 '대충'하는 일을 감시한다.
셋째, 그냥 누가 누구 뽑았는지 보는 게 재미있으니깐.

여기에 대한 제 반박은 이렇습니다.
첫째, 선거가 비밀투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거 결과를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선관위가 제대로 감시할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핀 사건 이후 최근에 변호사들과 선수, 업계인들로 구성된 새 단체(이름은 기억 안 납니다)가 설립됐죠.
그런 단체의 역할이 저런 투표 과정의 공정성을 감사하는 것도 포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lck와 이스포츠, 게임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비밀 투표라고 해서 투표를 대충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할까요.
애초에 투표하는 사람들의 관점 및 기준, 생각은 모두 다르기 마련인데 '내' 생각과 많이 다르다고 해서 대충했다고 여기는 것이 더욱 논리성이 떨어집니다.
대충하는 사람이 진짜 있다고 해도 1번 의견처럼 투표 인원이 많아질수록 오차에 불과해집니다.
게다가 대충하는 사람들이 만약 있다고 해도 그건 누적될 시 협회가 심사를 통해 경고 및 탈락 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가 누구 뽑았는지 보는 게 재미있긴 합니다.
사실 스포츠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누가 누굴 뽑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도 하나의 분석 대상으로 볼 수 있고요.


여기까지가 올프로 및 pog 투표에 대하여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1, 2번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이것 말고도 올프로 및 pog에 대하여 다른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