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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29 01:06:00
Name 헤이즐넛커피
Subject [LOL] 7년 티원팬 입장에서 본 결승전
티원이 워낙 역사가 오래된 팀이고 팬덤이 크다보니 담원이 우승했는데도 티원 글이 더 많네요...
먼저 담원의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그렇지만 저도 티원팬인지라 티원에 대한 글을 적으렵니다.


탑솔러 칸나. 너무 잘했습니다.
작년의 솔킬머신이었지만 올해초 너무 부진했었죠.
친구들이 다들 칸나는 이제 답이 없고 우제만 바라봐야한다고 했지만,
저는 무조건 '칸나는 다시 폼이 오를거다. 칸나같이 1년동안 솔리드하게 탑클라스 찍은 사람은 반드시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칸나가 재기에 성공하면서 티원의 든든한 기둥이 되었습니다.
오늘 칸도 미친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개인적으론 칸나가 좀 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체정의 108갱에도 러브샷을 수차례 보여주기도 하고, 그라가스의 '칸'의 제이스 상대로 압승하는 모습도 보여줬으니까요.
(전 롤알못이라 반박시 님이 맞습니다.)


정글러 오너. 이 친구도 신인이라고 볼 수 없을만큼 너무 잘합니다.
스프링 때 데뷔하긴 했지만 몇 판하고 출전 못했고, 사실상 서머 1라운드 마지막에 데뷔한 거나 마찬가지죠.
세체정 포스의 캐니언 상대로 신인이 이정도 해줬다는 것에 너무 만족합니다.
게다가 어리잖아요? 앞으로 더 잘할 거라고 믿습니다.


원딜 테디/구마유시. 성장 위주에 후반을 보는 테디와 교전 참여를 잘하는 구마유시 둘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누구든 쓸 수 있을 것 같아 든든합니다.
개인적으로 테디를 참 좋아하지만, 테디가 등장할 때 자주 나오는 후반위주 눕롤은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6, 17년도까지는 그게 정석이었지만, 18년도 lck 팀들이 롤드컵에서 박살나고
19년도 lck 신입 그리핀, 담원이 보여준 막싸움메타가 시작되며 줄건줘가 잘 안 통하는 것 같습니다.
(이게 테디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테디가 출전해서 질 때마다 이런 패턴이라 좀 슬픕니다.)
그래도 전에는 진짜 눕기만 했었는데, 점차 테디가 교전지향적으로 바뀌고 있어서 행복회로 돌리는 중입니다.


서포터 케리아.
개인적으론 에포트를 더 좋아하지만, 샌박에서 행복하면 됐습니다.
케리아가 1년내내 참 솔리드하게 잘해줬죠. 케리아가 아니었으면 롤드컵 진출은 커녕 플옵도 못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는 내년에도 폼이 안 떨어질 것 같네요.


미드 페이커. 4경기의 4연 쓰로잉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괜찮습니다.
그런 실수는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가장 잘 알겠죠.

이번 4세트 실수보다 스프링 플옵에서 조이로 BDD 신드라에게 여유롭게 솔킬 따일 때가 더 절망스러웠습니다.
정말 페이커는 이제 쇼쵸디의 킬각을 보지 못하는 미드라이너가 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서머2라 + 포스트시즌 페이커를 봤을 땐 여전히 피지컬과 뇌지컬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네요.

페이커가 우승에 실패할 때마다 페이커는 더이상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을 보게 됩니다.
18 시즌이 그랬고, 19 롤드컵, 20 서머, 21 시즌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우승해왔지 않습니까?

15년도 삼성 갤럭시는 우승은 커녕 승강전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큐베는 최하급 탑솔러였고 다음 해에 앰비션이 영입되었지만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팀이었습니다. 그 팀이 16년도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고, 17년에는 롤드컵 우승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나요?

페이커 나이가 많다고요?
17년 롱주에 들어오기 전 LPL에서 아무것도 못한 칸이 lck에서 6번이나 우승할 줄 누가 알았습니까.
몇년간 우승 경력 없던 도인비가 롤드컵 우승할 줄 누가 알았습니까.

더 우승할 수 없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게 이해는 됩니다.
페이커가 요새 19 에포트 같은 느낌이 나거든요.
고점은 정말 높은데, 저점이 낮고 기복이 심한 느낌.
(오히려 요새 에포트가 저점도 높아졌고 기복이 줄었죠.)

경기 중 뜬금없이 잘리는 에포트가 너무 아쉬웠었는데, 요새 페이커가 딱 그래요.
이제 페이커가 잘리면 세금마냥 그런가보다 하게 될 정도에요.
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이해가 안되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줘 그게 좀 불안합니다.

대신 장점으로는 플레이메이킹이 있죠.
페이커만큼 사이드에서 잘 짤리는 미드도 없다고 보지만, 페이커만큼 로밍으로 팀에게 이득을 주는 미드도 없다고 봅니다.
유리할 때도 이렇게 던지는 미드가 없지만, 불리할 때도 존재감을 내며 슈퍼플레이하는 미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페이커의 줄타기는 동전 양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 자체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점은 본인이 해결하겠죠. 티원 팬인 이상 잘 해결하리라 믿어야죠.

댓글들 보면 쵸비나 쇼메같은 1티어 미드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다른 미드 구해서 뭐하게요.
오늘 우승한 쇼메이커가 티원온다고 티원이 무조건 우승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쇼메가 못한다는 건 아닙니다. 세체미 쇼메 화이팅~)
당장 LPL만 봐도 작년 롤드컵 슈퍼캐리 너구리가 지금 폼 말아먹었고, 타잔/바이퍼가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티원에는 티원에 어울리는 선수가 있어야지, 무조건 1티어 라이너를 산다고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쵸비나 쇼메는 자기팀에 남고 싶을 수 있는데 누구맘대로 얘는 이팀으로 와야한다, 쟤는 저팀으로 가야한다고 합니까.


티원이 져서 너무 슬프지만, 저는 티원의 롤드컵 우승도 바라보고 있습니다.
주변 친구 모두가 skt나 티원이 망했다고 할 때도 저 혼자 가능성 있다고 줄기차게 말한 사람이라 신뢰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 팬심은 아니고, 진짜 가능할 것 같아요.
전제조건은 페이커가 고점은 유지하되 저점을 높여 와야겠죠.

남들 2시즌동안 팀합 맞출 때, 혼자 반시즌 연습해서 준우승한 것만해도 감지덕지합니다.
반시즌해서 이정도면, 롤드컵까지 같이하면 더 잘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담원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티원 팬들은 다들 담원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담원이 작년에 우승 안 했으면 선발전 떨어질까 걱정해야하는데 감사합니다...)

티원 화이팅! 담원 화이팅! 젠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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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농원
21/08/29 01:2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져도 이정도인데 이겼으면 으음.
21/08/29 02: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때다 싶어서 튀어나와서 깎아내리는 사람들만 아니었더라면 으음.
유자농원
21/08/29 02:45
수정 아이콘
제가 특정타이밍에만 나타나서 특정내용의 댓글만 쓰진 않았습니다...
21/08/29 07:36
수정 아이콘
담원팬들이 승리를 만끽하는 글, 섬머스프링 소회 등등을 써도 됩니다
그걸 막는 사람 없어요
T1 응원글들을 2페이지로 밀어내도 아무도 뭐라고 안할겁니다
그러지말자
21/08/29 01:48
수정 아이콘
1세트 졌지만 그와중에 경기력이 심상찮음을 느꼈습니다.
혹시나 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지더라도 롤드컵을 기대할만한 경기력이었으니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이미 내심 패배를 각오해야할만큼 담원의 강함이 체감되었기에 방어기제가 작용한건지도 모릅니다만,
찬찬히 돌이켜봐도 기대보다 훨씬 잘해주었고 그래서 고맙고 대견한 선수들입니다.
아쉬움이 어찌 없겠습니까마는, 포텐은 충분하니 기세만 꺾이지 않고 롤드컵에서도 좋은 경기 펼쳐주길 바랍니다.

특히.. 이제 맡겨놓은 우승컵 찾으러온 수준의 압도적인 패자와는 거리가 멀지만,
너무나 일찍 goat를 확정지어버린 페이커에게 신선한 도전이, 후회없는 결전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pzfusiler
21/08/29 01:56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 2세트전 테디가 제일 아쉽죠.. 1경긴 몰라도 그판은 베인으로 캐리를 해줬어야합니다..

담원 조합이 베인으로 딜넣기 쉬운 조합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딜못할 정도였냐면 그건 또 절대 아니였죠..(애초에 막픽으로 베인 나온거 자체가 상대 조합보니 베인 할만하다란 견적이 나온거죠)

그리고 인게임내에서도 본대가 4대5 버틸동안 베인이 솔라인 먹는장면이 꽤 나왔는데 결과는..

괜히 강판당하고 구마유시가 나온게 아니라 봅니다.
pzfusiler
21/08/29 02:11
수정 아이콘
그리고 페이커는 오늘 할만큼 한거같은데 뭐이리 이상한 소리가 많은지 모르겠네요.. 단순하게만 봐도 13세트 잘함 2세트 그저그럼 4세트 역캐리

상2 중1 하1 정도라 보는데 중상정도는 되지않나요? 거기다 무대가 결승인데.. 여기서 고평가받는 쵸비나 고리같은 선수가 결승갔어도 이정도했을까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21/08/29 01:57
수정 아이콘
담원 팬이지만, 티원은 잘 싸웠습니다.
롤드컵에서의 티원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이번 LCK의 담티전들을 쭉 보면서 느낀 게 하나 있는데, 담원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구마유시가 나왔을 때의 티원이 훨씬 위협적이고 까다롭다고 느껴집니다. 그냥 제 느낌인데요, 테디의 티원은 그다지 담원이 질 것 같지 않은 플레이 스타일과 속도를 구사하는 반면, 구마유시가 있는 티원은 항상 담원 자체를 초중반부터 무섭게 압박한다고 느껴집니다. 구마유시를 담원이 영입해서 고스트 자리에 한번 앉혀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니까요.
교자만두
21/08/29 02:04
수정 아이콘
구마유시 전에없던 뉴타입 원딜같아요. 뭔가 설명이안되는데 이상하게 테디때랑은 상대팀들이 플레이가달라저요..
21/08/29 02:52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롤은 스포츠로 관전만하고 T1,담원 둘다 좋아하는팬인데 구케 조합으로 나올경우엔 초반부터 라인전 압박을 하는 상황이 나오다보니 정글도 그렇고 모든 라인이 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변수를 만들어내는것 같고 템포도 빨라지니 보는맛이 있어요 오브젝트 합류시에도 상대보다 한발 빠르게 협력후 한타에 개입해주는것도 그렇구요. 아직은 한참 이른 저의 뇌피셜이지만 고스트선수 상위호환이 될것 같은 느낌이고 최소 롤드컵은 원딜을 제외한 포지션은 더이상의 주전교체가 없을것 같으니 구마유시와의 합도 계속 맞추며 지금 스타일을 더 완성 시켰으면 합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우실줄 , 줄건줘 하던 시절. 정돈된 한타를 하는게 자주 나왔던걸 생각하면 지금은 저처럼 롤을 하는사람이 아니라 스포츠로서 보기만 사람을 위해서도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마치 LPL 상위권 팀들간의 느낌처럼요. (물론 LPL은 2년전에 비하면 IG가 힘이 꺾인 지금은 지나치게 교전위주의 경기보다 운영중심의 경기를 하는 양상도 늘어나는것 같지만요)

4셋트 페이커선수의 선택이 좀 아쉽긴 했어도 예전처럼 우실줄로 돌아가는 선택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롤드컵에서 담원, T1 팀이 최대한 높은곳까지 가서 만나기를 바라는 팬의 입장으로서 끄적여봤습니다
21/08/29 06:06
수정 아이콘
고스트 결승 플레이가 어마무시하던데.... 구마유시가 아쉬울 정도는 아니던데요.
Un Triste
21/08/29 09:2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워낙 상체 활약이 뛰어나서 조명이 많이 안된 부분들이 많아서 그렇지
상체에서 메이킹할때 움직임, 애쉬잡고 한타때마다 스킬피하고 딜넣는거 보세요
그냥 현 메타에서 원거리 딜러에게 주어진 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하는 선수입니다
21/08/29 10:19
수정 아이콘
아, 고스트가 못한다거나 아쉽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고스트는 현 담원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죠.
다만 올해의 담원 티원전을 보면서 구마유시가 특히 눈에 띄었고, 이 선수의 플레이 특성이 담원과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그렇습니다.
골드똥
21/08/29 10:14
수정 아이콘
맞아요. 비록 경기는 졌지만 남은 대회를 기대해볼 수 있을 만한 경기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잘 보완해서 달라진 모습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안필드원정출산
21/08/29 10:24
수정 아이콘
담원 입장에서 결승전 최고의 수확은 20서머 베릴이 돌아왔다인것 같습니다. 오늘 세라핀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플레이 미쳤어요.
버거킹맘터
21/08/29 13:20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 패하고나서 너무 아쉬워서 모든 커뮤니티를 일부러 안봤는데 역시나 같은 반응들이 많아 슬펐네요..
다행인건 어제 아쉬운 몇가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경기력이 괜찮았어서 롤드컵이 기대되네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
21/08/29 16:44
수정 아이콘
우승 못한건 아쉽지만.. T1이 우승했다면 반시즌만에 합맞춘 팀 + 신인 2명이 있는 팀한테 지는 LCK에 대한 걱정도 됐을거 같긴 합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T1은 한판이라도 판수를 늘리는게 좋아보입니다.
스크림도 많이 잡고, 선발전도 하면서.. 팀으로써 합을 맞추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페이커가 운영에 대한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콜 하면서 복수개의 선택지가 갑자기 주어졌을 때
짧은 시간 내에 팀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단계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오너선수가 출전해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02년생답게 메카닉 하나는 진짜 괴물입니다.
다만 아직 뛰어난 정글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고작 반시즌 뛴 정글러에게 할 말은 아닌거 같기도 합니만.. 크크
프로씬 적응이 제일 힘들다던 정글러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미친 재능이긴 합니다.
경기 수를 좀 늘려가며 잘 녹아든다면 더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발전에서는 커즈도 한번 테스트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7인로스터라 정글, 원딜을 2명씩 데려가는게 거의 기정사실화 된거라..
경기를 좀 뛴지 오래된 커즈선수도 기용해보는게 어떤가 싶네요.
55만루홈런
21/08/29 20:08
수정 아이콘
페이커의 쓰로잉을 보면서... 페이커로는 우승 못하겠다 생각은 들었네요 너무 쓰로잉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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