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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11/01 17:55:42
Name ipa
Subject [LOL] 간만에 각 잡고 한 번 울어보려고 했었다


젠지와 EDG의 4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말 양해 바랍니다.



1. 팀플레이에서의 신뢰란

첫 직장에서 사수가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마음이 약하고 수다를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사수라기보다는 형 같은 느낌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괜히 불쌍해보이고 챙겨주고 싶은 부류의 사람이 있지 않은가. 거기에 엉뚱하고 자학적인 개그를 잘 치는 유머 감각이 있었다. 나는 그를 인간적으로 좋아했었다. 
다른 한 명은 일에 미친 놈이었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이었다. 나는 우리 사무실의 대표를 별로 존경하지 않았는데, 그는 진심으로 그에게 깍듯했고 충성스러웠다. 나는 그를 매우 싫어했고 비슷한 사회 초년기에 있던 친구들에게 그의 험담을 하고 다녔었다. 

신입이었던 나는 주로 그 둘과 번갈아가며 일을 했다. 첫번째 사수는 나를 많이 칭찬했다. 내 결과물을 보면서 '1년차인데도 자기보다 낫다'고 감탄해주었고, 야근하고 있으면 뭔가 먹을 걸 사서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렇게 기운을 북돋워주거나 먹을 걸 사다주고는 중요한 미팅 전날, 최종본을 확인도 안해주고 먼저 퇴근해버리곤 했다. 그래도 딱히 그를 원망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두 번째 사수에게 칭찬을 들어본 건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스스로 칭찬한 게 아니라 누가 잘했다고 하더라, 라고 전한 것이 전부였다. 혼내기는 더럽게 많이 혼냈다. 구강구조 때문인지 평소에도 말할 때 침을 많이 튀겼는데 혼낼 때는 한층 가열차게 튀겼다. 밥을 사 준 적도 당연히 없었다. 어차피 밤샘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동기들이랑 밥 먹으러 사무실 바로 앞의 식당에 갔는데, 지금 밥 먹을 때냐고 당장 들어오라고 지랄을 해서 한 숟가락 뜨고 사무실로 들어갔던 일도 두어 번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의 결과는 반대였다. 두 번째 사수와 했던 일은 모두 결과가 좋았다. 예상이 매우 비관적이었던 일도 기적같이 성공했다. 반면, 첫번째 사수와 했던 일은 고객들 앞에서 예기치 못한 창피를 당하거나 결과를 낙관했던 건도 끝이 좋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지금은 그 이유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요는, 호감과 신뢰는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첫번째 사수를 좋아했지만 신뢰하지 않았다. 두 번째 사수는 싫어했지만 신뢰했다. 
한 팀이 되어 무언가 구체적인 목적을 이루어야 할 때, 서로에 대한 호감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호감은 생각보다 간단한 과정으로 생성된다. 그냥 인물이 호감상이거나, 나와 나이가 같거나 고향이 같거나 학교가 같거나 취미가 같거나 뭐 여튼 공유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어도 만들어진다. 그보다 더 간단하게는, 보통 내가 상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잘해주면 상대도 웬만하면 나에게 호감을 가지게 마련이다. 

신뢰는 생성되기 어렵다. 물론 신뢰 역시 말투와 인상 같은 즉각적인 요인으로 얻어지기도 한다. 다만 함께 중요한 공동 목적을 위한 팀플레이를 할 때, 그것도 상당히 오랜 기간 계속해야 할 경우의 신뢰라면 약간 결이 다르다. 내가 상대를 신뢰한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신뢰해주지도 않는다. 신뢰는 증명을 통해 쌓아가야 하는 것이다. 증명이 반복될수록 신뢰는 두터워진다. 

다시 사수 얘기로 돌아가면, 나는 두 번째 사수가 있는 회식 자리는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지만,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첫번째 사수가 아닌 두 번째 사수가 이끄는 팀에 들어가고 싶어했다. 그는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고, 그와 함께 일할 때는 그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그냥 신뢰함으로써 내가 고민해야 할 시간과 스트레스를 세이브했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영역에서 종종 호감과 신뢰는 혼동되곤 한다. 하지만 공동의 목적이 구체적일수록, 그 목적이 성공과 실패가 명확히 나뉘는 영역에 있을수록, 공동 수행자들에 대한 호감과 신뢰 역시 명확히 구분된다. 그리고 호감보다는 신뢰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가끔은 신뢰의 손상이 종국에는 호감도에도 흠집을 내곤한다.



2. 담원의 양대인과 티원의 페이커


양대인은 담원에서의 성공을 통해 롤판에서 "증명"한 코치였다. 하지만 티원에서의 성과는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양감독에게 주어진 증명의 시간이 부족했는지, 혹은 애초에 양감독이 자신의 방식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토양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당연히 뇌피셜이지만, 티원에서 양대인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신뢰를 획득하는데 성공한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가 떠나온 담원에는 여전히 그에 대한 신뢰가 남아있었다. 일단 복귀가 가능했었다는 것부터. 그리고 이후 담원의 전력과 전략이 모두 눈에 보일 정도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에서도. 

티원이라는 팀 내에는 오랜 기간 증명을 통해 신뢰를 쌓아온 존재가 이미 있었다. 당연히 뇌피셜이지만, 페이커는 티원이라는 팀의 게임 운영과 전략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매우 큰 비중을 맡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페이커가 순수한 피지컬적 기량의 측면에서 솔로라이너로서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팀 멤버 대부분이 경력이 상당히 짧은 신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 감독 경질이라는 큰 내홍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티원은 미드라이너가 그렇게나 중요하다는 이 시기에 막강한 조직력을 보이며 팀을 롤드컵 4강에 안착시켰다. 

담원의 선수들, 티원 다른 멤버들의 기여도를 평가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문득 떠오른 생각 쪼가리를 나의 단편적인 경험에 끼워맞춘 똥글을 한 번 싸보고 싶었을 뿐이다. 

어떤 영역에서든 신뢰하는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를 신뢰하며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안락한지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갑자기 이세계에 던져져 재래시장 장보기 미션을 받았는데 옆에 엄마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신뢰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을 때, 병사 역할을 하는 조연들조차 역량의 고점을 발휘할 수 있다. 누적된 op gg 전적이 우리 미드가 대리기사거나 부캐임을 확인해줄 때, 나는 모든 생각과 채팅을 멈추고 미드가 찍는 핑에 몸을 맡길 수 있다. 하지만 '나 본캐 다이아임'이라는 채팅만으로는 그런 신뢰가 생성되지 않는다. 우리 엄마가 이세계에서조차 나의 절대적 신뢰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 역시 30여년간 누적된 삼시세끼의 밥상으로 꾸준히 증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신뢰를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해보니까 니 말이 맞더라"는 반복된 경험이다. 

해보니까 양대인 분석관 말이 맞더라, 해보니까 상혁이형 말이 맞더라. 
그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담원과 티원의 성적에는 그 경험에 의한 신뢰의 지분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3. 비디디는 언제쯤 나를 울려줄까


젠지가 롤드컵을 우승하면 비디디는 분명 펑펑 울 것 같았다. 그러면 나도 간만에 한 번 같이 울어줘야겠다 마음 먹었다. 
킹존에서 우승하고 울었을 때는 이미 세체찔 쿠로의 눈물을 본 이후라 별 감흥이 없었다. 그냥 "쫌 우네" 딱 그 정도.
사실 우승할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기대컨 말고 진정한 의미의 기대 자체도. 그래도 결승 진출은 해주었으면 했다. 그것만 해줘도 코끝은 찡할 것 같았다.

락스 팬 - 롱주/킹존 팬 - KT 팬의 테크를 탄 나는 비디디에게 호감이 있다. 하지만 신뢰는..... 별로 없다. 
킹존 시절부터 해달라면 해주고 요새는 해달라고 하기 전에 알아서 해주기도 하는 비디디지만, 그런 식의 '슈퍼플레이'는 롤드컵 우승을 가져다 줄 만큼 안정적으로 반복되기 어려운 요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비디디에 대한 신뢰보다도, 젠지라는 팀에 대한 반전된 신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 신뢰는 배신한 적도 별로 없다. 
단지 선수들 개개인의 체급과 재능 자체가 티원보다 낮은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롤알못이라서, 비디디에 대한 호감 때문에 젠지 선수들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요인을 평가절하하여 프레임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팀 운영과 전략과 코칭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어차피 똥글이니 싸던 거 시원하게 마저 싸자. 젠지라는 팀에서는 신뢰가 보이지 않는다. 
구심점이 있고, 믿는 구석이 있는 팀에서 보이는 확신이 보이지 않는다. 해보니까 00말이 맞았잖아, 해보자. 하는 인상이 없다. 심지어 다른 어떤 팀보다도 하던 걸 반복해서 하는데도. 그보다 더 답답한 건 문제점조차 반복적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의 챔프폭 문제, 시야 문제, 팀 조합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하는 중반의 운영 문제, 밴픽 문제가, 양상조차도 원패턴으로 반복된다. 

신뢰는 반복된 성공에 기초하여 형성된다. 당연히 뇌피셜이지만, 젠지라는 팀에 신뢰가 보이지 않는 것은 성공의 반복 자체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해보니까 맞았잖아, 의 경험이 누적되지를 않는 거 아닐까. 아니, 해보기는 할까. 그냥 해보는 거 말고, 진짜로 체계적으로 분석적으로 뭘 해보는 거. 예컨대 반복되는 시야 문제 같은 거. 선수에게 '시야 좀 신경쓰자' 하고 툭 던지는 거 말고, 진짜로 데이터와 샘플을 가지고 온갖 방법으로 연구해서 그 결과값을 공유하고 훈련시키는 거. 그런 거 해봤을까. 챔피언 폭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먼저 메타를 찾고 한 발 앞서 꿀챔을 발굴해서 선수들에게 장착시키는 거. 그런 거 해봤을까. 
우리 모두의 잘못이야, 너는 최고의 원딜이야,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자, 이런 공허한 독려 말고, '1년차가 이 정도면 나보다 낫네' 하는 공치사와 야식거리 던져주고 동문회 가버리는 옛날 사수 같은 그런 코칭 말고. 


하도 젠지 클래식, 젠지 클래식 하니까 젠지 선수들도 클래식 음악도 좀 듣고 그러지 않을까.
보성아, 헨델의 Lascia ch'io pianga 라는 노래를 알고 있니.
형 울고 싶다. 좀 울게 해주라.




ps.
음주가 감면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알지만, 낮술 한 잔 했음을 밝힌다. 젠지 팬 아니고 KT팬이라는 것도. 젠지 팬분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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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노 나나세
21/11/01 18:06
수정 아이콘
남들 탱크로 중무장하고 대포 펑펑 쏘대는 와중에

홀로 칼과 방패로 LCK 2시드로 롤드컵 4강까지 온 젠지는

진짜 다른 의미로 경외심 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픽밴은 항상 구려서 상대보다 코인수는 모자르고

운영은 개판이라 거의 불리한 구도로 한타가 벌어지는데도

진짜 개개인의 손가락과 슈퍼플레이로 여기까지 왔다는게 대단하다고 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타를 창조한 14삼화와 향로메타의 꿀을 극한까지 빤 17삼갤이 전신인데도 21년에 가장 메타에 뒤쳐진 팀이라는게 신기할 따름
21/11/01 18:15
수정 아이콘
젠지의 중심이 룰러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룰러중심의 운영을 하게되는게 아닐까싶긴합니다.
그게 메타랑 잘 부합하면 잘나가는거고 메타랑 잘안맞으면 운영이 뒤쳐지는 느낌을 주는거같습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21/11/01 18:17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경험에 빗댄 좋은 글만큼 멋지게 쓰지는 못했지만 저도 댓글에서 비슷한 말은 썼습니다. 이 팀은 좋은 [팀]이 아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팀이 만들어진다고 굳게 믿거든요. 젠지가 좋은 팀이 아닌건 그런 믿음이 없기 때문이죠
올해는다르다
21/11/01 18:20
수정 아이콘
어린아이가 할머니 집에 있을 때는 가리는거 없이 다 잘먹다가 부모 집에 와서는 인스턴트만 편식하면, 그건 어린아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가 요리를 못하는거죠.

라스칼? 대단한 명장도 아니고 그냥 히라이 밑에서도 모든 밴픽을 다 짬처리할 수 있던 선수였어요.
클리드? JDG 시절 그레이브즈 같은 캐리형 정글로 주목받았고 SKT에서 모든 갱킹형 정글까지 다뤘고요.
비디디? 갈리오 탈리야 같은 로밍형 미드로 시작해서 야라가스같은 극단적 인파이터에 제라스 같은 사파픽까지 모든 미드를 잘 쓰는 선수고.
룰러? 스킬챔 평타챔 사거리 긴챔 짧은챔 뚜벅이 이동기 많은 챔 안가리고 다 쓰던 선수였고
라이프? 처음에는 세트 그라가스 자르반 등으로 눈에 통통 튀는 센스를 보여주던 선수였어요.

이 선수들 데리고 2년 동안 한거? 젠지 클래식 원툴 그것도 갈수록 불협화음이 더 심해지는.

원래 없었던 문제를 만들었고, 그걸 모두가 알게 되고 나서도 절대 못고쳐서 이지경까지 2년간 끌고온 팀 수뇌가 정말 반성해야합니다.
히라이 손대영하고 같은 줄에 엮인것도 진짜 고평가 된거에요. 전혀 동격이 아님.
아이군
21/11/01 20:39
수정 아이콘
LCK 에서 운영을 가장 못하는 팀 이러면 사람마다 대답이 갈릴거지만,

현재 모든 프로팀을 통틀어서 체급대비 운영을 가장 못하는 팀이라면 100퍼센트 젠지라고 봅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1/11/01 20:45
수정 아이콘
비디디하면 제드였는데... 한번은 보고싶군요 크크
21/11/01 18:26
수정 아이콘
IPA 추천해주세요 구스 IPA 좋아합니다...


그리고 젠지는 운영적으로 서로에 대해 신뢰가 없는 거 아닌가 싶어요. 1년 반을 했는데도.... 이게 근본 원인이 뭔지, 근본 원인을 알아도 해결할 수 있는지 애매하다...는 게 제일 슬픈 듯.
21/11/01 18:45
수정 아이콘
서울 브루어리 ,비어바나, 크래프트 브로스, 칠홉스 브루잉, 안동맥주
국내 양조장 중에 IPA 맛있게 먹었던 곳입니다.

편의점으로 가시면 CU에 가끔 있는 라구니타스 데이타임(3캔 만원), GS에 가끔 있는 펑크 IPA(355ml 3캔 만원) 정도랑 구스가 좋고, 코스트코에 커클랜드 IPA가 355ml 24캔 3.7만원으로 갓성비를 보여줍니다. 다만 너무 많아서 문제...
21/11/01 20:41
수정 아이콘
3캔 만원이 생각보다 많네요. 추천 감사합니당!
지구 최후의 밤
21/11/01 21:12
수정 아이콘
진라면 맥주 맛있어요
저도 편견이 있었는데 맛있습니다

윗댓글의 라구니타스도 맛있고
전통의 스컬핀도 좋습니다.
쿼터파운더치즈
21/11/01 18:36
수정 아이콘
글 왜이리 잘 읽히죠 크크..
잘 봤습니다
깻잎튀김
21/11/01 18:49
수정 아이콘
젠지의 가슴에는 뜨거운 눈물이 잠들어 있다.
잠들어 있다.
그림자명사수
21/11/01 18:56
수정 아이콘
글을 굉장히 잘 쓰셨는데 "음주가 감면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건 왜일까요...
젠지 그리 응원하는 팀은 아닌데 비디디는 꼭 한번 월즈 들었으면 좋겠네요
황제의마린
21/11/01 18:59
수정 아이콘
진짜 젠지는 어떻게보면 참 대단하죠

밴픽도 못해
운영도 못해

근데 체급만으로 월즈 4강이야

? 이런 팀이 또 있었나;
티모대위
21/11/01 19:04
수정 아이콘
CJ가 사라진 뒤로 몇년이 지난 지금, 제 소원은 하나밖에 안 남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1/11/01 19: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어쩌다보니 해외여행을 맴버들 모아서 몇번 갔었는데 가장 즐거웠던 여행은 여행의 목적에 관련된 지식이 풍부한 연장자가 이끄는 여행이었고, 가장 거지 같았던 여행은 친구들끼리만 간 여행이었습니다.

전자는 그 사람이 엄청 꼰대짓도 하고 무리한 일정 강행도 하고 이랬지만 그 사람의 정보에 대한 신뢰가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에 여행 중에 조금 투덜거릴 지언정 여행에서 하고자 했던 목적을 대부분 이뤘는데 후자는 아침에 깨우는 것조차도 싸우게 되더군요. '아 나 피곤해 죽겠는데 거기 꼭 가야돼?' 라던가 하는 소리가 무조건 나와요. 전자의 그 사람이 아침에 깨우면 투덜 거리면서도 당장은 다들 따랐는데 말이죠.

짧은 기간만 같이 지내는 여행 조차도 이런데 장기간 같이 합숙하면서 손 발을 맞추고 경기를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 일지는 상상도 안갑니다.

사족인데 이제와서 보면 프로스트는 클템에 대한 신뢰가 다들 있기는 했었구나, 그러니까 그정도로 굴러갈 수 있었던 거였구나 싶네요 크크
21/11/01 23:37
수정 아이콘
와 마지막 프로스트 얘기 듣고 무릎을 탁! 크크 한타 할 때 되면 귀신같이..
다시마두장
21/11/02 02:05
수정 아이콘
크크 그렇네요. 구심점 없는 팀의 정확한 반례가 프로스트와 클템이군요.
파란무테
21/11/02 19:42
수정 아이콘
그러놔! 10년후!
개고생한 친구들과의 여행이
더 추억에 남는다는 크크
21/11/03 13:27
수정 아이콘
놀랍게도 맴버 중 두명끼리는 친구에서 지인 수준으로 관계 격하, 저는 가끔 그 때 관련 악몽 꿉니다...
루체시
21/11/01 20:02
수정 아이콘
중반부분까지 정말 공감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젠지 얘기를 하실줄 알았는데 비디디 얘기가 나와서 놀랐네요.
저는 올인을 보면서 젠지 팀원들 사이에 신뢰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친구들일지는 몰라도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지는 못하는 그런 사이요. 그래서 호감은 있지만 신뢰를 하지 못하고, 일의 결과가 최상은 아닌 그런게 아닐까요. 신뢰할 수 있는 코치 또는 팀원이 들어오길 바라봅니다.
21/11/01 20:19
수정 아이콘
CJ의 마지막 유산 비디디,고스트
데뷔 첫시즌 강등으로 시작해 평가가 바닥을 쳤으나 지금은 둘 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네요.
비디디도 게임 잘보는 평가 좋은 코치진 밑에서 뛰는거 한 번 보고 싶긴합니다.
유자농원
21/11/01 20:28
수정 아이콘
이것이 글빨
人在江湖身不由己
21/11/01 20: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등급 저지방 우유
21/11/01 21:04
수정 아이콘
이 아저씨 글 좀 치는데?? 너무 재밌잖어....


본문 흐름에 편승해서 댓글 달아봅니다
너무 잘 읽히는데요??
자주 써주세요!!
추천 두 번 못누르는게 아쉽습니당
인증됨
21/11/01 21:07
수정 아이콘
계약이 1년 남은 룰러(지금의 폼 + 프차)를 대체할 원딜을 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론 클리드 비디디 룰러 계약기간 남은거 그대로 써먹으면서 탑에 올인해서 대형탑솔러를 데려오면 뭔가 좀 나머지 구성원의 부담도 덜 하지 않을지...
룰러가 고집이 쎄다 룰러때문에 망한거다란 소리도 조금씩 나오는거 같은데 그래도 아직 라인전 하는거 보면 충분히 괜찮아보이고... 이건 그냥 삼갤때부터 이어져온 최수범사단?과 아예 연결고리를 끊고 새로운 감코진과 함께 룰러의 발언권도 다른 선수와 동등해지는 재편성정도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라스칼은 아마도 젠지를 떠날거 같지만 아직 반지원정대 핵심은 1년 남았으니 새로운 감코진과 탑에 돈바르는 프런트를 기대해봅니다. 라이프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잘할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신인도 아니고... 뭔가 기대치 대비 고점이 낮은 느낌...
21/11/01 21:30
수정 아이콘
젠지에게 굳이 if를 붙이자면, 친구라고 주저하지 말고 게임에는 개싸움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불만은 있는 것 같은데 친구라고 말은 못하고 게임에서는 신뢰하지 못하는 부분이 드러나버리고 게임은 지고.
라이프 선수도 형들이라고 주저하지 말고 갔다 박아버리고 본인 목소리도 내보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구요.
각자 찢어져서 승리를 위한 플랜을 만들고 이뤄내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면 왠지 다들 더 좋은 결과와 더 나은 평을 받을 선수들 같습니다.
운영도 밴픽도 아닌 체급의 젠지 얘기만으로 2년동안 lck 내 3등이내, 20월즈는 8강 21월즈 4강 올 선수들이면,
각자 빛날 수 있는 곳에 가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군요.

그나저나 첫줄부터 글이 잘 읽혀서 바로 추천했습니다 흐흐
포프의대모험
21/11/01 22:08
수정 아이콘
카오스할때는 오더를 누가하냐가 팀클래스를 갈랐었는데
롤은 다인오더니 콜없는한타니 헤드의 중요성이 내려간 느낌이었어요

근데 젠지는 지방방송을 끄고 폭군처럼 팀을 주도할 대가리가 누구보다 필요했다고 생각되네요
서대원
21/11/01 23: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벌점 4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잡식토끼
21/11/01 23:23
수정 아이콘
아마 피지알 오래 전부터 오시던 분은 이런 글 읽으러 오시는 걸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예전엔 이런 본문 같은 글이 많아서 참 좋았는데 최근엔 이런 댓글이 많아서 참 슬프네요..
척척석사
21/11/01 23:49
수정 아이콘
가입하고 이제 얼마 안 지났다고 자게에 글 써 주셔놓고 다짜고짜 시비부터 거시면 어떡해요..
21/11/02 00:05
수정 아이콘
21/11/02 00:40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전자의 경우로 댓글을 쓰신 것 같네요. 본인 일기장에 적으셔도 됐었을 것 같은데.
HighlandPark
21/11/02 00:57
수정 아이콘
캬 작성글 4에 댓글 1인데 첫댓글부터 벌점 박고 시작하다니 대단하네요 크크
세인트
21/11/02 09:33
수정 아이콘
일하느라 못봤는데 (이분 자게글만 봤었습니다) 댓글 뭐라고 달았나요? 말하기 그러면 쪽지도 괜찮습니다
척척석사
21/11/08 11:38
수정 아이콘
저기 밑에 자기가 벌점먹은 댓글 또달아놨어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1/11/02 12:08
수정 아이콘
댓댓만봐도
흐음...
원 댓은 어땟는지 상상도 안되지만 상상 안하고 싶네요
중간에 자게 링크글 슬쩍 보고 왔는데
[우리는 그걸 규칙이라고 하기로 했어요]가 확 와닿습니다

갠적으론 2개월 유예 더 늘리고 싶어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1/11/02 12:32
수정 아이콘
2개월 유예기간 늘리고 싶다고 댓 달았다가
피쟐 생활하면서 댓글에 대한 태클로 쪽지를 다 받아보네요

이런 태도가 고인물화시킨다고 하네요

...더더욱 유예기간을 늘리고 싶습니다

참...이거 회원 저격 사유니까 벌점은 달게 받겠습니다
서대원
21/11/03 19:11
수정 아이콘
(벌점 3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마두장
21/11/02 01:38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실 저도 4강까지 온 젠지를 보고 만약 결승까지 가면 무지성으로 응원하겠다고 맘먹고 있었는데 결과가 안타깝게 됐습니다.
훌륭한 리더가 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젠지를 보며 한번 더 느꼈네요.
서지훈'카리스
21/11/02 03:26
수정 아이콘
저는 고작 작은 파트 리더를 하면서도 사람을 이끌고 신뢰를 받는게 참 어렵더라구요. 싫은 소리하는것도 어렵고 제가 모범이 되는 그런 것고 어렵고
젠지 올인을 보면서 저는 문제에 대한 해답 아니 아이디어도 없었습니다.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만드는 건 오히려 가능하지만
깨진 그릇을 붙이는 건 정말 어렵기 때문인 것 같아요
Daybreak
21/11/02 08:35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인게임보이스 종종 틀어주는거 들어보기만해도 구심점이없다는게 강하게 느껴졌어요. 물론 우리가 듣는 인게임보이스가 중요한 한타장면이나 경기의 승패가 갈리는 장면이 대부분이라 선수들이 흥분하는것도 있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담원이나 티원같은 팀보이스에는 질서가 숨겨져있는데 젠지는 그러지못한경우가 많은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절치부심해서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요.
코돈빈
21/11/02 11: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팀이라는게 참 기묘하죠.

데프트 = 루시안 됨 (데프트는 실력은 떨어져도 챔프폭 자체가 개박살나는 편은 아님)
비스타 = 룰루 됨 (실전에서 보여줬음)
한화생명 봇듀오 = 루시안 안됨(비스타가 이니시 다하는팀이라 나미시키면 게임이 안굴러감), 룰루 안됨(마찬가지)

근데 젠지는 이런게 많아도 너무 많죠...예를 들어 룰러가 직스고수고 비디디가 트페르블랑고수여도 '젠지의 바텀과 미드'는 직스 트페 르블랑 못뽑습니다.
비디디가 2ㅡ3인 적군와해하고 슈퍼토스해야 게임이 굴러가는 구조 = 트블랑/미드ad 불가
팀구조상 미드ad불가 + 탑 ad빡딜챔 안됨 = 봇직스 불가
서대원
21/11/08 02:56
수정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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