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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6 23:44:09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9) 봉기
자 사브라 샤틸라 학살은 아직도 이슬람권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는데 쓰이는 주 래퍼토리 중 하나입니다. 그럼 그 이후 이슬람권은 팔레스타인을 하하호호 도와줬을까요?

천만에요.

1985년 5월 19일 사브라 샤틸라만이 아니라 부르즈 알 바라즈네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외곽에 반팔레스타인 민병대 세력이 캠프를 포위합니다. 이 반 팔레스타인 민병대는 주로 레바논 공산당 주류, 시리아 지원 받는 시아파 무슬림 민병대, 레바논 정규군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건 이런 행동에 반 아라파트 세력인 파타 알 인티파다, 아스 사이카등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끼리 격렬한 전투를 벌였고 이 전투는 주로 레바논군 시아파 6여단과 마론파 8여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는 87년 4월까지 이어집니다. 핍박받는 팔레스타인 형제들을 위한다며 이스라엘을 물어뜯다가도 정작 어느정도 물어뜯었다 싶으면 이스라엘 못지 않게 팔레스타인 형제들의 피를 탐하는 괴물들은 그들 주변의 시리아, 레바논 무슬림들이었습니다. 자 이 "수용소 전쟁"의 결과 총 사망자는 3천781명, 부상자는 6천787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 사망자 중 2천여명이 팔레스타인 인이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명부 등록이 안되있어서 그나마 확인된 사망자만 2천여명이지 이 명부 등록이 안되있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사브라 샤틸라 학살보다 더하죠. 그나마 이스라엘은 배후조종이라도 해서 직접 손에 피는 안묻혔지 시리아와 레바논 시아파들은 본인들 손에 직접 피를 묻혀가며 죽였고, 반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인들은 본인들의 형제 자매를 직접 죽였습니다. 이러면서 이스라엘을 비난한다는게(그렇다고 이스라엘이 잘했다는건 아닙니다.)더 어처구니가 없는거죠.

아라파트와 PLO는 겨우겨우 목숨만 건져 튀니지로 도피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들을 가만 놔둘 생각이 없었습니다. 1985년 10월 1일 아침 튀니지의 스도 튀니스로 간 PLO본부에 이스라엘 공군 F-15전폭기가 폭격을 가해 60명 이상이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아직 아라파트가 일어나기 전이라고 생각해 아라파트까지 죽이려는 공습이었지만 아라파트는 아침 운동을 나간 상황이라 겨우 공습을 피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91년까지 이어진 PLO의 튀니스 생활은 그들을 절망에 빠뜨리기엔 충분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거리가 먼데다가 독립활동의 효율성도 떨어졌고,베이루트를 비롯한 중동 현지의 PLO 대중활동 역시도 크게 둔화 및 감소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 역시 자신들이 버려졌고 이제는 자신들은 종말을 맞을거라는 인식마저 팽배해 집니다. 이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6일 전쟁 이후 가자와 웨스트뱅크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이 지역에 살던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노동시장을 개방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할수 있는 일은 이스라엘 인들이 기피하던 비숙련, 반숙련 노동직이나 일용직만 할수 있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 내에서도 대학 졸업을 한 고학력 노동자들이 있었지만 대졸자 8명 중 1명만이 학위 관련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수준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본인들이 생각하는 "유화책"외에도 채찍을 듭니다.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는 땅을 빼앗은 다음 한 지역에 몰아넣고 농업과 건물 신축의 제한 및 토지 할당 제한을 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85년 당시 국방장관이던 이츠하크 라빈은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를 뿌리뽑기 위해 불온분자에 대한 추방책까지 동원해가며 탄압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이 몰아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주시켜 경제를 통합시켜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시킵니다. 당장 웨스트뱅크만 하더라도 84년 3만5천명의 이스라엘 정착민이 있었는데 4년만인 88년에는 6만4천명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할 정도였고, 이제 90년대 중반에는 13만명에 도달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은 실업자가 된 엘리트들이 밀집화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교육에 종사하며 이스라엘 정부과 사람들에 대한 적대심과 전투성을 키우는데 기름을 붓는 행동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PLO같은 무장단체들의 테러리즘 외에도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이스라엘 시민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86년 12월 4일 비르자이트 대학의 가자 지구 출신 학생 두명이 캠퍼스 내에서 이스라엘 군인의 총격에 사망하고 체포, 구금한 청소년들을 조직적으로 구타한 뒤 테러혐의자들과 친 팔레스타인 활동가 250명을 가자지구 외곽 안사르 11이라 부르는 4개 군사 구금 시설에 가두는 정책을 시작합니다. 여기에 칸 유니스에서 남학생이 추격해오는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며 불이 지펴지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안사르 11에서 수감자를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이스라엘군 론 탈 중위가 러시아워에 걸린 사이 총격 살해되었으며, 이스라엘은 감옥에서 탈출한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운동이라는 무장단체 용의자 7명을 매복 공격해 살해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불이 활활 타기 시작한 것은 17세 여학생 인타사르 알 아타르가 데이르 알 발라의 학교 운동장에서 이스라엘 정착민인 시몬 이프라가 쏜 총에 등을 맞아 죽었고, 시몬 이프라는 어떠한 위협도 느끼지 않고 재미로 아타르를 죽였음에도 이스라엘 법원이 그를 무죄방면하면서 불이 점차 번져나가죠. 여기에 이스라엘은 이스라엘대로 열이 받아 있었는데 이 사건이 난 뒤로 이스라엘 사업가가 가자지구에서 물건을 사다가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비롯해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테러가 횡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이러던 와중 결국 이 화약더미가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87년 12월 8일 이스라엘 군 전차 수송 트레일러가 에레즈 검문소에서 사고를 일으켰는데 이 사고로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캠프에서 출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탄 차량이 휘말려 4명이 죽고 7명이 중상을 입게됩니다. 그런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사고가 얼마 전 있었던 이스라엘 사업가 흉기 피살사건의 보복이라는 소문을 믿고 다음날 가자지구를 순찰하는 순찰차에 휘발유 폭탄을 던지는 것으로 봉기를 시작합니다. 습격당한 순찰부대는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해 시위대 중 1명이 죽고 16명이 부상당합니다. 팔레스타인 명망가들과 이스라엘 활동가들이 이런 유혈사태를 중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대감이 극에 달했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군은 서로간의 공격행위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쓰레기와 돌, 불타는 타이어로 이스라엘 군의 캠프 진입을 저지했고, 이스라엘 군과 민간인 할것 없이 휘발유 폭탄과 돌을 던져댔으며 이스라엘 버스, 은행, 이스라엘 군용 차량에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군 대로 법과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그대로 밀고 들어가 무차별로 엮어다가 수감했고, 반항하는 사람들은 곤봉,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실탄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유혈진압해댔습니다.

분노한 팔레스타인 인들은 동 예루살렘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휘발유 폭탄을 던졌고, 이러한 행동은 이스라엘에게 강경진압을 정당화 하는 이유만 제공해 줄 분이었습니다. 특히나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많은 수가 직업이 없이 분노가 쌓여있던 터라 이런 시위에 적극적으로 휘발유 폭탄과 돌을 던지는 행위에 선두에 서서 피해가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이츠하크 라빈 당시 국방장관은 일단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면 엮어놓고 시작했고, "힘, 힘, 구타"라는 방식의 진압방식을 써서 웨스트뱅크의 대학들이 폐쇄되고 24시간 통금만 무려 1600회를 내릴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식수, 전기, 연료 공급까지 끊고아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철거해버리거나 주민들을 바깥으로 내몰았고 나무를 뿌리뽑고 농산물 판매도 금지시켰으며 납세 거부, 철시, 불복종으로 대이스라엘 투쟁방식을 선택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납세 거부시 재산 몰수 및 면허 압수, 신차세 부과, 돌을 던지는 행위를 한 사람이 소속된 가족은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는 연좌제까지 써가며 강경한 진압책을 사용합니다.

이 일이 바로 아랍어로 봉기, 반란, 각성을 뜻하는 제 1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입니다. 1차 인티파다는 공식적으로는 87년 12월 8일부터 93년 9월 13일까지 이어졌는데 다른 의견은 오슬로 2차 협정이 이뤄진 95년까지 이어졌다고 보는 쪽도 있습니다. 6년간의 인티파다 기간 동안 이스라엘 군은 1천162명에서 1천204명을 살해했고 이중 241명은 어린이였으며 최소 5만 7천에서 최대 12만 명이 체포되었죠, 특히 가자지구의 경우 인티파다 기간 동안 6만706명이 총격, 구타, 최루탄 사격으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스라엘은 2백명이 죽고 1700명의 군인, 1400명의 민간인이 부상당했고, 이스라엘은 90년까지 네게브의 크치옷 교도소에 인타파다 참가자들을 구금했는데 그 숫자는 가자지구와 웨스트 뱅크의 16세 이상 남성들 50명중에 1명 꼴이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기관의 대표자들도 몽땅 잡아다가 체포했는데 가자 지구의 변호사들이 구금된 사람들을 면회하지 못하자 이를 항의하는 파업을 벌이자 이 변호사들의 협회 부회장을 재판도 없이 6개월간 구금했으며 가자 의료협회 회장과 여성노동위 위원들도 비슷한 처분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비극적인것은 인티파다 기간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동족이자 형제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인티파다 기간동안 이스라엘의 폭압적 진압책이 가중되자 멀리 떨어져 있던 PLO는 좌절감에 휩싸여 있었고 이 좌절감을 해소할 방법으로 이스라엘에 협력한 "혐의자"들을 죽이는 것을 선택한 것이죠. PLO는 블랙팬서스와 레드이글스 같은 특수작전대를 파견해 이스라엘 협력자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는데 AP통신은 771명, 이스라엘 군은 942명이 같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살해당했다고 발표합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행동에 강력한 규탄을 가하려고 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607호와 608호 결의안을 통과시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추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유엔 총회 역시 이스라엘을 비난했지만 이스라엘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89년 2월 17일 유엔 안보리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행동에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들었지만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스라엘은 90년 10월 14일에 벌어진 유대인 순례자들이 통곡의 벽에서 테러 공격을 당했다는 이유를 들어 안보리 결의안 672호 이행을 거부했고 이스라엘의 폭력행위를 조사할 유엔 대표단 입국을 거부해버립니다.

여기에 "아랍 형제"들은 이러한 인티파다를 오히려 위험한 행동으로 봤습니다. 요르단은 국내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런 인티파다에 대한 대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웨스트뱅크와의 행정, 재정 관계를 완전히 끊고 웨스트뱅크와는 거리를 둡니다. 시리아나 이집트 역시 비슷한 행동이었고 아랍연맹은 이란-이라크 전쟁에 더 관심이 있었지 팔레스타인 "떨거지"들이 죽는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 야세르 아라파트와 PLO는 이중 타격을 받고 노선 변경을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격동의 1990년대가 도래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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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고나
23/11/17 04:19
수정 아이콘
plo가 자기 무덤을 파는 걸프전이 이제 등장할 때군요.

이스라엘 공군이 벌인 plo본부 공습은 작전 자체만 치면 정말 역대급으로 대단한 공습이긴 합니다. 공습에 참가하는 전투기들이 레이더에서 피하기 위해 급유기 두 대 사이에 숨어서 날아가는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해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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