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2/29 14:55:31
Name 칭찬합시다.
File #1 punishment2.png (86.8 KB), Download : 90
Subject [일반]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수정됨)


반사회적 처벌(anti-social punishment)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무임승차자에 대한 사회적 압력인 친사회적 처벌과는 반대로  사회구성원들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선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행태를 말합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너 왜 착한 척해? 그럼 내가 뭐가 되냐?" "뭐?  저 사람을 돕기 위해 니가 나설테니 나도 도와달라고? 엿이나 먹어!" 같은 태도입니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런 행태가 나타나는 모습이 드물지만 부족적 관습이 남아 있는 곳이나 사회가 불안정한 곳에선 이런 행태가 여전히 나타납니다. 2008년 사이언스지에는 국가별 주요 도시 별 사회적 처벌에 관해 실험합니다. 연구에서는 각 도시의 참가자들에게 공공재 게임을 하도록하고 결과를 관찰합니다. 4명씩 짝지어진 참가자들은 20개의 토큰을 받고, 일부를 공공재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정체와 행태를 알지 못합니다.

총기부액이 모두 모이면 각 참가자들은 기부액의 40%씩을 나누어 받습니다. 누군가는 모든 수익을 기부하는 협력자의 모습을보일테고, 누군가는 기부를 전혀 하지 않는 무임승자를 하려할 것입니다.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 토큰을 내어 무임승차자를 벌할 수도 있고,(친사회적 처벌) 반대로 토큰을 내어 착한 행동을 한 협력자를 벌할 수도 있습니다.(반사회적 처벌) 각 도시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구소련 지역과 북아프리카, 아랍, 터키의 도시들이 낮은 친사회적 처벌과 높은 반사회적 처벌의 행태를 보입니다. 무스카트, 리야드, 민스크, 이스탄불 등의 도시입니다. 당시 경제위기에 있던 아테네 역시 비슷한 모습이 관찰됩니다. 모두 사회가 혼란스럽거나 부족주의적 전통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놀랍게도 한국의 서울 역시 반사회적 처벌이 강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보스턴이나 맬버른과 비교해서는 매우 높게 나타나며, 한국인들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 여기는 중국 청두보다도 훨씬 높게 나타납니다. 앞서 이야기한 이스탄불이나 민스크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연구에서는 시민협력의 규범이 약하고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변수가 반사회적 처벌의 높은 수치를 설명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다들 알다시피 사회적 자본이라 불리는 시민 간의 신뢰가 부족하고 법원의 판결 역시도 불신하니 이런 '후진적 행태'를 보이는구나, 역시 우리 한국이야!라고 한숨짓고 자조하기엔 뭔가 아쉽습니다. 연구에서는 이 실험을 계속해서 반복합니다. 그리고 추세를 지켜보죠.

처음에는 실험 국가 중 중간 수준, 서구국가들 중 꼴지 수준으로 서울시민들은 기부금액을 정합니다. 서로를 신뢰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횟수가 반복되고, 무임승차자가 처벌된다는 확신이 들자 한국인들은 점점 더 많은 토큰을 기부금으로 내놓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실험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인 20개 중 17개의 토큰을 기부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는 똑같이 반사회적 처벌 경향이 강한 아테네, 이스탄불, 리야드, 무스카트의 시민들이 라운드 횟수가 증가해도 기부액이 늘지 않고 횡보하던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인들의 타인에 대한 신뢰부족이나 "알빠노"라는 태도가 아랍국가들과는 달리 쉽게 해소될수도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제대로 된 처벌 원칙과 무임승차자, 악당이 처벌된다는 경험이 생긴다면 한국인들은 타인에게 누구보다도 너그러워질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사회는 이와는 거리가 먼 구조와 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시민사회의 사적자치영역은 매우 좁습니다. 국가는 형벌권을 독점할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류의 사적인 처벌을 금지합니다. 사실적시를 처벌하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는 평판이나 명예조차도 시민사회에서 다른 시민의 악행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형벌은 사회유해성이 큰 악행만을 규제하고 과태료나 범칙금은 유명무실합니다. 그러니 이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은 사적자치의 내에서 손가락질 받아야하나 국가는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것도 금지합니다. 사회의 무임승차자들은 규제되지 않고 사회적 자본을 좀먹습니다.

사적제재는 한국에서 금기시 되지만, 물리적 유형력의 행사가 아닌 평판과 명예의 하락은 국가가 관리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무임승차자의 행태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군중심리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비도덕적 행태에 대한 비난은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용인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지금보다 더 신뢰도 높은 사회에서 살 수 있고, 그럴 자격도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은때까치
24/02/29 14:59
수정 아이콘
이런 흥미로운 사회실험 너무 좋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크크크크
닉네임을바꾸다
24/02/29 15:02
수정 아이콘
마녀사냥인가...나중에 아님이 밝혀졌을때 책임을 또 아무도 안지죠...그만한 비례가치가 있으면야 모르긴한데...
24/02/29 15:03
수정 아이콘
사실적시는 좀 완화해주고 허위사실은 처벌을 더 강화하면 안될려나요...
닉네임을바꾸다
24/02/29 15:04
수정 아이콘
뭐 민사로 확실히 보낼 수 있으면 모르는데 우리나라는 형사전제없이 민사만으로 할 수 있는게...으음...
칭찬합시다.
24/02/29 15:04
수정 아이콘
허위사실이라면 계속 처벌해야죠
닉네임을바꾸다
24/02/29 15:04
수정 아이콘
허위사실을 가지고 사회가 마녀사냥을 한건데 누굴 처벌하죠 사회를?
끽해야 유포자와 몇명 특정된 사람밖에 처벌못할텐데요?
칭찬합시다.
24/02/29 15:06
수정 아이콘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마녀사냥을 한 거지 물리적 실체가 없는 사회라는 존재가 마녀사냥을 한 게 아니죠. 허위사실로 타인을 해한 개별 구성원들에 대해 처벌할 수 있잖아요
24/03/01 01:07
수정 아이콘
마녀사냥에서는 일단 처음 매단 사람이 처벌받아야 할 것이고
돌 던진 사람들은 금융으로 사죄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칭찬합시다.
24/02/29 15:03
수정 아이콘
저는 일반글 카테고리로 썼는데 정치 카테고리로 옮겨졌네요
칭찬합시다.
24/02/29 15: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납득이 안되어 제가 다시 일반으로 옮겼습니다.
24/02/29 15:04
수정 아이콘
어떻게 해야 한국인의 정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로 생각해봐도 되겠군요 크크
재밌습니다
24/02/29 15:33
수정 아이콘
근데 저 게임 룰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거죠
무임승차자가 누군지 몰라도 일정 인원이 토큰을 내면 알아서 처벌이 되는(?) 시스템인가요?
칭찬합시다.
24/02/29 15:36
수정 아이콘
누군가 처벌하겠다는 토큰을 하나 넣으면 무임승차자(혹 협력자)는 3개의 토큰을 잃습니다.
24/02/29 15:45
수정 아이콘
각 참가자가 토큰을 공공재에 기부하고 분배받는 한 라운드가 끝나면, 누가 얼마나 토큰을 기부했는지 공개됩니다. 그럼 각 참가자는 비밀리에 자신의 토큰 한개를 주최측에 지불해서 참가자 누군가의 토큰 세개를 몰수할 수 있습니다. 빼앗아서 내걸로 만드는게 아닙니다. 내가 토큰을 하나 내면, 내가 지정한 상대방도 토큰을 세개 주최측에게 내야합니다. 내가 지명한 상대방은 누가 나를 처벌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24/02/29 17:14
수정 아이콘
아 명단이 공개가 되는 거였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계층방정
24/02/29 15:33
수정 아이콘
시민사회의 사적자치영역이 좁은 게 국가가 강제하기 때문인지 국민이 원하기 때문인지 먼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4/02/29 15:35
수정 아이콘
아래 글과 함께 읽어봐야 하겠군요.

https://cdn.pgr21.com./humor/493477
김건희
24/02/29 15:37
수정 아이콘
오 재미있는 실험 결과네요...그래서 결론은 서로 칭찬하면 되는 건가요?? 크크 농담입니다.

확실히 각 민족, 사회, 국가별로 서로를 신뢰하는 정도가 다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각 구성원의 생물학적 차이 보다는,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화적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것 같고요.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의 수준이 올라가는 게, 각 구성원의 평균적인 삶의 질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24/02/29 15:43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추천
무냐고
24/02/29 15:44
수정 아이콘
같은 맥락으로 진상 사례를 인터넷에 올려 조리돌림하는것을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고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으니까요..

(와우는 안했지만)일종의 사사게 같은 느낌으로요?
24/02/29 16:02
수정 아이콘
멋진 통찰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로몬아돌
24/02/29 16:16
수정 아이콘
와~ 간만에 생각하게 만드는 글!!
24/02/29 16:36
수정 아이콘
안 그래도 우리 사회의 진상에 대한 대응책을 입법과 사법의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논할 필요가 있다는 글을 써보려고 마음먹고 있던 참인데, 정말 재미있고 유익한 글이 먼저 올라왔네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똑똑하고 도덕적 기준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초자아’가 강하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자제력도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고, 반면 스스로의 기준이 높아 남과 비교도 많이 하고 자책도 심한 편인 거고요. 독재를 민주화 운동으로 몰아낸 것이나 치안 수준이 높은 것도 그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압도적인 저출산율도 관계가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4/02/29 16:43
수정 아이콘
실질효용이 있다고 해도 그건 미시적관점일뿐 거시적으로 볼때는 원리원칙과 법이 형해화되지 않는게 더 중요하다..라는것도 충분히 납득가는말이지만
화딱지 나는 일들은 가까이있고 그 근본적인 가치를 지킴으로써 얻는 이득은 추상적이니 참.

찬성하고 말고를 떠나서 생각할거리가 있는 글이네요
소독용 에탄올
24/02/29 17:09
수정 아이콘
악당에 대한 처벌강화는 시민사회확대의 부수적인 결과에 가까울겁니다.

시민사회는 시민들이 모여서 형성한 국가와 개인 사이의 다양한 중간단위 단체들과 그 활동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발전해 나가는 영역입니다.
한국의 시민사회영역은 1950년대 전쟁, 1960년대 이후 민주화 이전까지는 쿠데타와 권위주의 정권, 민주화 이후로는 시장과 국가에 억눌려 왔습니다.

시민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단체들이 지향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단체(정당, 노조, 시민단체 등), 지역단위 공동체(아파트 입주자협의회. 시장 상인회 등), 친교 공동체(향우회, 동문회, 종친회, 종교단체 등)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단체들의 사적자치권이 강화되고 활동이 커지는게 시민사회 강화죠.

여기에 더해서 시민사회 확대를 위해서는 분권화와 다양성이 대표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도 합니다.
지방자치 확대, 정치영역의 대표성 확대, 결정과정의 개방성 확대 같은 일들이 시민사회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키워줍니다.
탑클라우드
24/02/29 17:14
수정 아이콘
사회적 신뢰가 얼마나 큰 자산인지를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인사를 많이 하는 사회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고맙다, 미안하다, 반갑다 등의 인사를 많이 하는 사회들은 확실히 평온하더라구요.
저는 이러한 인사를 '사람들이 스스로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라고 해석했고,
상호간의 인사 후 약간이라도 신뢰가 생기면, 그 이후로의 관계 형성 등이 굉장히 유려해지는 걸 느낍니다.
이선화
24/02/29 18:06
수정 아이콘
[사적제재라도 괜찮다] [저런 녀석은 사형시켜야 한다]... 는 류의 말에 대해서 법을 공부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더 나아가 법을 공부한 사람들은 이런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위 말해서 [못 배워서 그렇다]는 투로 대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떼법이라는 말이 가장 자주 사용되고, 교정하려고 하죠.

그런데 사적제재를 금지하고 비례를 엄격히 세워서 법을 집행하는 것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제도에 대한, 또는 사회에 대한 신뢰 자본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신뢰 자본은 분명히 유한한데, 사적제재나 엄벌주의에 대한 여론이 떠오르는 것은 (물론 깊은 생각 없는 말초적인 반응도 있겠습니다만) 신뢰 자본의 고갈의 징표가 아닐까 해요.

이 신뢰 자본이 완전히 고갈되면 결국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제도라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거고, 결국 부정적인 되먹임으로 공익은 끊임없이 급전직하 하지 않을지...
번개맞은씨앗
24/02/29 18:36
수정 아이콘
악당을 처벌하는게 아니라, [영웅을 처벌하는게 반사회적 처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집단주의에서는 남과 비교를 하여 비난을 하는 경향이 많다고 봅니다. 그것에 대한 반동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려는 경향이 있기 쉬운 거라 봅니다. 특별히 뛰어난 사람, 특별히 착한 사람을 처벌함으로써, 그들의 실력과 인격을 저하시키거나, 혹은 분풀이 즉 보복하는 게 반사회적 처벌이라 생각합니다. 그건 곧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고요. 실력과 인성은 친사회적인 것인데, 그걸 처벌하는 것이죠. 악당도 처벌하고 영웅도 처벌하면 평준화죠. 그 과정에서 악당과 영웅을 닮은 ‘특이한 사람’도 처벌할 것이고요. 그러면 그런 사회는 혁신이 이뤄지기 힘들겠지요.

로버트 새폴스키 <행동> 中

355p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사람들은 실험 조건에서 타인을 덜 돕는다. 경제 게임에서 덜 너그럽게 굴고, 덜 협동한다. 이 장 앞부분에서 집단 괴롭힘과 '반사회적 처벌', 즉 경제 게임에서 사람들이 속임수를 쓰는 참가자보다 지나치게 너그러운 참가자를 더 많이 처벌하는 현상에도 비교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현상에 대한 연구를 보면, 어떤 나라가 높은 불평등 수준 그리고/혹은 낮은 사회자본 수준을 갖고 있다면 그 나라 사람들은 집단 괴롭힘과 반사회적 처벌을 더 많이 했다.

(각주 : '반사회적 처벌'은 대체 어떤 현상일까? 일반적인 해석에 따르면, 누군가가 너그러운 행동을 함으로써 남들이 상대적으로 못된 사람처럼 만들고 너그러운 행동에 대한 기대치를 인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처벌하는 것을 뜻한다.)’

602p
‘충격적인 차이가 발생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내가 이전에는 행동경제학 문헌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용어였던 '반사회적 처벌'에 관한 대목이었다. 무임승차에 대한 처벌은 참가자가 자신보다 적게 출자하는 다른 참가자를(즉 이기적 행동을) 처벌하는 것이다. 한편, 반사회적 처벌은 참가자가 자신보다 더 많이 출자하는 다른 참가자를(즉 너그러운 행동을) 처벌하는 것이다.

이건 대체 무슨 심리일까? 해석: 지나치게 너그러운 사람에 대한 적대감은 그가 판돈을 올리는 바람에 곧 모두가(즉 자신도) 너그러워져야 한다는 기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데서 생긴다. 그러니 모두를 괴롭히는 인간을 처단해버리자. [이것은 착한 행동에 대해서 누군가를 벌주는 행위다.] 그런 정신나간 일탈이 표준이 되어서 나도 착한 행동으로 되갚으라는 압력을 느끼게 되면 어쩌난 말이야?

한쪽 극단에는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피험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 기묘한 반사회적 처벌을 거의 행하지 않았다. 반대쪽 충격적인 극단에는 오만과 그리스의 피험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기성에 대한 처벌보다 너그러움에 대한 처벌에 더 많은 비용을 썼다. 이것이 보스턴의 신학자들과 오만의 해적들을 비교한 실험도 아니었다. 피험자들은 모두 도시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었다.

그렇다면, 이 도시들은 어떤 점이 다를까? 연구자들은 핵심적인 상관관계를 하나 발견했다. 사회자본이 적은 국가일수록 반사회적 처벌 빈도가 높았던 것이다. 사람들의 도덕 체계에 너그러움은 벌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는 개념이 포함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않고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에서 살 때다.’

번역 문제인지, 상관관계라면서 인과관계로 말하고 있으니, 저는 여기에 거꾸로 주장하고 싶습니다.

A : ‘사회자본이 적은 국가일수록, 반사회적 처벌 빈도가 높았던 것이다.’
B : ‘반사회적 처벌 빈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사회자본이 적었던 것이다.’

어느 하나가 답이거나, 혹은 정반합을 하면 답이 나올 거라 봅니다.
칭찬합시다.
24/02/29 18:3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읽고 싶어서 위시리스트에 올려놨던 책이네요. 책이 읽을만한가요?!
번개맞은씨앗
24/02/29 19:44
수정 아이콘
네, 좋은 책이에요. 벽돌책이라 시간은 많이 필요해요. 보통 책 4권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칭찬합시다.
24/02/29 20: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시간 내어 읽어봐야겠어요
Your Star
24/02/29 18: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크랭크렁
24/02/29 19:15
수정 아이콘
이미 비도덕적인 사람들한테 충분히, 아니 과도하게 비난 하고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데요.
칭찬합시다.
24/02/29 20:02
수정 아이콘
강도는 불필요하게 강한데 외연이 너무 좁아보입니다. 비난 강도는 지금보다 더 줄이되 외연을 넓어야된다고 봐요
애플프리터
24/03/01 01:09
수정 아이콘
불법을 저지르고 있지만, 여러가지 방법으로 처벌받지 않는 사람도 많아서요. 대상이 비도덕적을 벗어나는 비난세상입니다.
그냥사람
24/03/01 01:31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인터넷 문화는 오히려 많이 친사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리지어서 너무 '완벽한 옳음'만을 찾음으로서 사람들의 삶을 많이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방향이 결국 우리가 가야 할 곳, 옳은 곳으로 향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점은 아직 사회가 우리가 아는 옳음을 행하기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또 글에서 이야기 하는 '사회적 불평등'이 너무나 심해지다보니 현실에서 이상찾으면 실제로 인생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잦아서 '호구' '어수룩한' 등등 착함과 순진함을 비하하는 경우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별개로 보스턴 같이 각각 학교별로 The median family income of a student가 15만불+ 찍히는 도시의 학생들이 다른 도시와 비교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미국내에서 주만 조금 옮겨도 아테네는 몰라도 평균아래로는 내려갈거라 예상합니다
지탄다 에루
24/03/01 07:2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4/03/01 08:46
수정 아이콘
시민 대다수가 악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오지 않을 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갤러리
24/03/01 12:34
수정 아이콘
글이 잘 이해가 안돼요.

"제대로 된 처벌 원칙과 무임승차자, 악당이 처벌된다는 경험이 생긴다면 한국인들은 타인에게 누구보다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이해가 가는데요, 그 다음 문단에 갑자기 '국가 형벌권이 아닌 사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게 왜 연결이 되는건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24/03/01 15:23
수정 아이콘
https://www.lesswrong.com/posts/X5RyaEDHNq5qutSHK/anti-social-punishment
https://www.umass.edu/preferen/You%20Must%20Read%20This/herrmann-thoni-gachter.pdf

저도 잘 이해가 안되서 원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원문의 해석에 따르면, 무임승차자들의 행동을 처벌을 통해 개선하려면 반사회적 처벌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반사회적 처벌이 횡행하는 사회에서는 무임승차자들도 처벌받지만 사회기여자들도 처벌받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처벌 받는다면 무임승차자들이 굳이 행동을 개선할 유인이 없는거죠. 그게 저 위 그림에서 무스카트, 이스탄불, 리야드, 아테네의 그래프가 횡보하고있는 이유입니다.

그럼 반사회적 처벌은 어떻게 해야 줄어드는가? 윗글에도 인용되어 있듯이, 시민협력적 규범 및 법치주의와 반사회적 처벌은 부의 상관관계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시민협력적 규범과 법치주의가 강화될수록 반사회적 처벌을 줄어든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처벌을 통해 무임승차자들의 행동을 개선하는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민협력적 규범과 법치주의를 강화해서 반사회적 처벌을 구축하는게 선결과제인 셈입니다.

그런데 윗글 쓰신 분 께서는 시민협력적 규범이나 법치주의의 강화와는 거리가 먼 사적제재(혹은 사적자치)를 강화함으로써 무임승차자들의 행동을 개선해야한다는, 인용하신 연구결과와는 정반대되는 독자적인 주장을 하고계시죠.
Quarterback
24/03/01 21:34
수정 아이콘
결론이 왜 사적제재라는 삼천포로 빠지는 걸까요? 결국은 글쓴이께서 사적제재가 필요하다고 믿으니 그렇게 보이는거겠죠.
24/03/03 20:03
수정 아이콘
총균쇠인가? 그런 책 보면 평등한 수렵채집사회에서는 너무 뛰어난 사냥꾼 등이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권력을 얻을까봐 일부러 비하하며 억누르는 문화가 있다던데, 그게 저런 건가 보네요. 사회기여자에 대한 처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79 [일반] 의사들은 얼마나 돈을 잘 벌까? [174] 헤이즐넛커피13393 24/03/06 13393 2
101078 [정치] 의사 사태 출구 전략 [178] 은달14224 24/03/06 14224 0
101077 [정치] 밑에 글 후속작 : 북한 김주애 정권 승계가 과연 가능할까요? [24] 보리야밥먹자8764 24/03/06 8764 0
101076 [일반] 잠이 오지 않는다. [36] 탈조루6183 24/03/06 6183 12
101074 [정치] 여론조사 vs 패널조사 데스매치 [120] 버들소리18743 24/03/05 18743 0
101073 [정치] 의사 대량 사직 사태 - 뒷감당은 우리 모두가 [265] 삭제됨23554 24/03/05 23554 0
101072 [일반] [역사]이걸 알아야 양자역학 이해됨 / 화학의 역사 ③원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31] Fig.18538 24/03/05 8538 19
101071 [일반] 타오바오...좋아하세요? [60] RKSEL13370 24/03/04 13370 35
101070 [정치] 세계 각국의 의사 파업 현황과 한국의 의료 현실 [183] 티라노15556 24/03/04 15556 0
101069 [정치] 북한의 김씨왕조 세습이 이제 끝이 보이는거 같은 이유 [61] 보리야밥먹자15081 24/03/04 15081 0
101068 [정치] 여의도 의사집회 구경 소감: 의사집단도 좌경화되는 것일까요? [56] 홍철11913 24/03/04 11913 0
101067 [일반] [전역] 다시 원점에서 [9] 무화6139 24/03/04 6139 17
101066 [일반] 모아보는 개신교 소식 [8] SAS Tony Parker 7126 24/03/04 7126 4
101065 [정치] 정부 “이탈 전공의 7000명 면허정지 절차 돌입…처분 불가역적” [356] 카루오스23811 24/03/04 23811 0
101064 [일반] 왜 청소년기에는 보통 사진 찍는것을 많이 거부할까요? [57] lexial11130 24/03/04 11130 0
101063 [일반]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12114 24/03/04 12114 6
101062 [일반] [뇌피셜주의] 빌린돈은 갚지마라 [135] 안군시대17325 24/03/03 17325 48
101061 [정치]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도편 - [25] DownTeamisDown10437 24/03/03 10437 0
101060 [정치] 하얼빈에서 시작된 3•1운동 [42] 체크카드10829 24/03/02 10829 0
101059 [일반] 좋아하는 JPOP 아티스트 셋 [19] 데갠8031 24/03/02 8031 1
101058 [일반] 환승연애 시즌2 과몰입 후에 적는 리뷰 [29] 하우스12188 24/03/01 12188 4
101057 [정치]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광역시편 - [24] DownTeamisDown12317 24/03/01 12317 0
101056 [일반]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42] 칭찬합시다.14908 24/02/29 14908 4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