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3/24 11:16:27
Name Dončić
Subject [일반]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파묘를 봤습니다.
근데 해외에서 봐서 천만 안에 카운트는 안될겁니다.

뭐 제 개인적인 감상평은 큰 장르안에 속한 장르라도 두 장르를 때려넣으면 맛이 없다 정도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사바하 봤을 때 진짜 감동했었는데 매니악 하긴 하다 생각했어서 차라리 명확하게 깔끔한 파묘가 흥행이 좋을 만 하다 싶기도 하고, 이도현 배우가 어우... 흥행해야겠더라구요. 멋있었어요.

뭐 제 반응보다 적고 싶었던건 해외에서 외국인들이 파묘를 봤을 때 어땠는가 입니다.

제가 파묘를 본 곳은 동남아에 있는 이슬람 국가입니다.
이 나라 극장에는 항상 호러/오컬트 영화가 걸려있습니다.
영화라는 장르 자체가 국가 사이즈에 비해 인기가 있는 건 아닌 느낌입니다. 영화표가 평균 수입에 비해 비싸거든요.
약간 한국에서 뮤지컬 보는 느낌 정도의 비용입니다.

이제부터는 장면 반응에 따라 스포가 있으니 스포 주의입니다.


-------------------------------------






1. 풍수지리와 풍수사 이야기 나올 때 이해를 잘 못한다.- 아시아는 다 풍수지리 관련 이해가 될 줄 알았는데, 왜 파묘를 해야하고 이장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대사가 설명해줘도 살짝 아 그런갑다 까지가 끝인 느낌이었습니다. 첫 다른 집안 이장하는 씬에서 같이 묻은 물건 몰래 훔치는 개그씬을 상당히 진지하게 봐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2. 굿 장면에 상당히 놀란 모습 - 근데 이건 아무래도 이슬람 국가인데 돼지띠에 돼지 가져다놓고 칼질하고 피바르는 퍼포먼스 때문인 듯합니다.김고은 배우의 열연에 굿이라는 생경한 장면이 합쳐지니 굉장히 인상깊겠다 싶었습니다.

3. 이 영화의 전반부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친일파 이야기.

김재철 배우가 선조의 악령에 빙의되어 탁자 위에 서서 일제 시대 징발 선동하는 대사를 하는 씬에서 한국인들은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이 나라 사람들은 그게 개그씬이라고 생각했는지 막 웃다가 대사 말미에 일제라는 말이 자막으로 나오는 순간 싹 조용해지더라구요.
이 나라도 독립한 나라입니다.
아무래도 황국이니 뭐니하면서 일제라는 이야기 안나올 때까진 한국의 어떤 과거 국가 가지고 개그치나 했을수도 있습니다만 그게 갑자기 매국노 가문으로 이어지기 시작하자 극장 분위기가 상당히 진지해졌습니다.

4. 비명이 많은 씬

비명이 가장 많이 나온 씬은 아무래도 이도현 배우 배 뚫리는 씬이었고, 그 다음은 사무라이가 은어 생으로 뜯어먹는 씬이었습니다.
김고은 배우쪽이 도깨비놀이하는 씬에서 이도현 배우가 갑자기 입열고 대화에 끼었을 때도 왁하고 놀라는 사람 많았고, 어느 쪽 문을 열어야하는지 몰아가는 장면에서도 비명이 꽤 있었습니다. 스님이 이도현 배우 위에서 가위누르는 장면이 스님 목 굴러오는 것보다 비명이 큰건 의외였습니다.막판 최민식 배우 씬도 비명은 적었구요.

그리고 다른 의미로 정말 소리가 컸던 씬은 이도현 배우 첫 장면입니다.
한류배우 되세요. 포텐 충분합니다..

5. 기순애 키츠네는 이 나라에선 이해 못합니다.
애초에 자막이 키츠네로 나왔거든요. 저게 왜 반전인지 이해가 안될만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오컬트/저주 이런걸 즐기는(?) 나라답게 장르적인 거부감은 없어보였고, 오히려 훨씬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한 씬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느낌이었네요. 가장 그로테스크하게 반응한 장면이 굿하는 씬이었던게 포인트.



대충 해외에서 한국영화를 보니 재밌었습니다만, 뭔가 최근의 한국 문화가 아니라 한국의 과거, 언어적 말장난등을 이해해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나라는 오컬트물이 흥하니 나름 재밌게 본 듯한 리액션들이 보여서 좋았네요.


이상으로 천만에 카운트 안되는 관객의 파묘 후기 전달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안군시대
24/03/24 11:29
수정 아이콘
동남아 이슬람국가면, 라마단때 양 잡아다놓고 산 채로 목 따서 제사하는 것도 사람들이 보고 그럴텐데, 그로테스크한거에 반응하는 것도 재밌군요 흐흐..
Dončić
24/03/24 11:3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돼지가 낯선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린비
24/03/24 11:32
수정 아이콘
Ki-sun-ae
Kitsune
뭐 이런거 하면 더 어렵다고봤으려나..
Dončić
24/03/24 11:35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키츠네도 외국어고 기순애도 외국어라 번역하면서 고민이 많이 될 수밖에 없겠더라구요
탑클라우드
24/03/24 11:36
수정 아이콘
저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인 주제에 파묘를 대만에서 봤는데,
극장 전반적으로 매우 한산했던 반면에, 파묘는 그래도 좌석이 절반 이상 차 있더라구요.
관객 반응도 예상보다 긍정적인 느낌이었고 흥미로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대만도 일본의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지만, 일본에 대해 우리보다 훨씬 호의적이라고 알고 있고,
실제로 일본과 유사한 느낌을 받는 구석이 사회 이곳 저곳에 많던데,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했을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일본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에서도 파묘가 흥행하고 있던데,
각 나라의 국민들이 어떤 감상을 갖는지 비교해보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Dončić
24/03/25 08:49
수정 아이콘
여기에선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독립운동으로 상대한 나라가 일본이 아니다보니 그런가싶어요
及時雨
24/03/24 12:20
수정 아이콘
인도네시아는 참 주술이 아직도 살아숨쉬는 나라 같아서 신기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방법 : 재차의에 두꾼 나왔던게 기억나네요.
Dončić
24/03/25 08:50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주술을 아직도 믿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보입니다. 크크
MovingIsLiving
24/03/24 16:18
수정 아이콘
인도네시아에서 6개월 살다 왔는데 귀신/심령/공포 영화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무서워하면서도 또 그걸 즐기는 것 같았어요.
Dončić
24/03/25 08:51
수정 아이콘
귀신을 있다고 믿다보니 조금 더 잘 즐기는 경향이 있나봅니다. 저희는 판타지인데 여기선 드라마느낌
아침노을
24/03/24 17:14
수정 아이콘
예전에 요괴와 퇴마 주술에 관련한 자료를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야 전문가 얘기로는 동남아시아 특히 섬 지역에 유독 퇴마와 주술이 발달했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울창한 밀림과 폐쇄된 섬이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한 미지의 공포가 뿌리깊게 박혀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Dončić
24/03/25 08:54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밀림과 습한 환경에서 주는 분위기가 진짜 뭐라도 나올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거든요. 그리고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없는 발열이나 급사가 많기도 하구요,
신성로마제국
24/03/24 18:28
수정 아이콘
이도현 전역 후에 꽃길이겠네요
Dončić
24/03/25 08:55
수정 아이콘
꽃길을 걷고 있어야하는데 군인인게 아쉬울 타이밍이죠
가위바위보
24/03/25 03:42
수정 아이콘
거긴 라마단 기간이어도 정상 상영 하나보네요... 이 나라의 어떤 영화관은 한달간 상영 일정이 없기도 하고, 어떤 영화관은 정상영업을 하긴 하는데 가족영화(쿵푸팬더4, 아가일, 밥말리, 듄2, 덩키, 포란) 위주로만 보여줘요.

작년에 한국영화 645 를 잠시 걸어놔서 신기하긴 했는데 파묘는 배급 안해줄듯 합니다. 오늘자 커밍순엔 없네요
Dončić
24/03/25 08:56
수정 아이콘
제가 라마단 시작 바로 전에 보고 후기를 늦게 올렸습니다.
근데 여긴 사시사철 이런 영화라 큰 차이가 있나 싶긴합니다.
이브라77
24/03/27 14:12
수정 아이콘
사바하는너무재밌게봤는데 파묘는최악이였네요 전곡성도별로였는데 곡성보다더별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91 [일반]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14290 24/03/27 14290 4
101190 [일반]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60] Dresden16847 24/03/27 16847 3
101188 [일반]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5535 24/03/26 15535 0
101187 [일반]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9724 24/03/26 9724 5
101186 [일반]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52] 록타이트14377 24/03/26 14377 10
10118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시흥의 일곱째 딸, 안산 [3] 계층방정24306 24/03/26 24306 8
101184 [일반]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12663 24/03/26 12663 20
101183 [일반]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9] 대장햄토리12401 24/03/25 12401 2
101182 [일반]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8941 24/03/25 8941 5
101181 [일반]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10742 24/03/25 10742 72
101179 [일반]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12425 24/03/25 12425 7
101177 [일반]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13537 24/03/24 13537 2
101175 [일반]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11083 24/03/24 11083 8
101174 [일반]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7457 24/03/24 7457 4
101173 [일반]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11805 24/03/23 11805 110
101172 [일반] 모스크바 콘서트장에서 대규모 총격테러 발생 [36] 복타르15311 24/03/23 15311 0
101170 [일반] 대한민국은 도덕사회이다. [58] 사람되고싶다14300 24/03/22 14300 30
101168 [일반] 올해 서울광장서 6월 1일 시민 책읽기 행사 예정 [46] 라이언 덕후12517 24/03/21 12517 1
101167 [일반] 러닝시 두가지만 조심해도 덜 아프게 뛸수 있다.JPG [43] insane16249 24/03/21 16249 18
101166 [일반] 이번에 바뀐 성범죄 대법원 판례 논란 [94] 실제상황입니다15878 24/03/21 15878 9
101164 [일반] 이건 피지알러들을 위한 애니인가..?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감상(스포 조금?) [28] 대장햄토리9418 24/03/21 9418 3
101163 [일반] 박노자가 말하는 남한이 사라진 가상 현대사 [102] 버들소리14434 24/03/20 14434 2
101162 [일반] 참으로 안 '이지'했던 LE SSERAFIM 'EASY'를 촬영해 봤습니다. :) [14] 메존일각7734 24/03/20 7734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