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4/10 15:43:37
Name Reignwolf
File #1 스크린샷_2024_04_10_153831.png (1.39 MB), Download : 708
Subject [일반] [약스포] 기생수: 더 그레이 감상평 (수정됨)



안녕하세요.

저는 기생수 만화의 대략적인 설정과 주인공을 알고 있지만, 원작을 결말까지 완주하지 않았으며 적들의 세세한 인물 설정이나 전투력을 인식하고 있거나 기생수 작가의 팬은 아닌 그냥 어렴풋이 기생수라는 이름을 익히 들어보기만 했던 시청자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제가 알고 있는, 익히 들어왔던 기생수의 고어성 연출은 전반적으로 줄기 쳐내듯이 배제를 한 것 같습니다. 그나마도 내러티브를 위한 설정이 아니라면 신체절단 장면 자체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기생수가 인간을 살해하는 액션의 대부분도 밀치거나 후려쳐서 인간들이 내동댕이 쳐지는 장면이거나 촉수로 찌르는 연출들을 빠르게 넘겨 인간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주는 장면들입니다.

두 세 줄기의 촉수들이 팔방으로 날아다니며 인간의 사지를 분해하는 모습은 작중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추천받은 작품들 대부분을 초반 전개에서 못 버티고 나가떨어지는 성향(무빙 2화 런, 카지노 1화 런)인데 기생수: 더 그레이는 그렇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짧으면 짧은 6화 안에서 내러티브를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는 양상으로 장면들이 연출이 되어 있으며 거의 모든 장면에서 제가 의식하기로는 모든 과거 회상 씬들은 최소한으로- 하지만, 설득력을 가지고 현재의 사건 속으로 연결고리를 던집니다.

약간이나마 거슬린다는 부분이라면 이정현님이 맡은 캐릭터의 과도해 보이는 설정이 부담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이런 신경질적인 분위기의 캐릭터가 필요했을까요? 이정현님의 연기 문제라기보다 캐릭터 설정의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솔직히 이 캐릭터의 성격은 굳이 이렇지 않았어도 될 거 같아요. 특공대 보스의 비주얼은 유지하고 오히려 많이 과묵하거나 기계적인 어조로 연출하는 캐릭터를 만들었어도 됐을 것 같았습니다. 이정현배우는 캐릭터에 철저하게 맞는 연기를 한 걸로 느껴지지만 캐릭터 자체가 문제이다라는 결론입니다 저는. 

그 외의 캐릭터들은 주인공부터 시작하여 조력자들, 빌런들 어느하나 할 것없이 흠잡을 데가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정말 이 모든 캐릭터들의 설정들도 내러티브와 단기간 유격전 같은 전개를 위하여 철저하게 다이어트화한 재료들입니다.

작중에서 보이는 세계관을 까먹을만하면 언급해주는 이유는 기생수 유니버스를 위한 포석으로도 보여집니다. 저는 무조건적으로 다회차의 시리즈를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6화 안에 정말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콤팩트하게 담아낸 느낌이 있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고어성 연출이 철저하게 간략화되어 그런지 기생수 원작의 분위기는 덜했습니다. 이야기를 위해서 많이 희생한 느낌이에요.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키모이맨
24/04/10 15:50
수정 아이콘
이정현이 왜 그런식으로 캐릭터를 연기했는지는 잘 알겠습니다
극중 내용상 반쯤 미쳐야 오히려 정상인 상황이니까 그런건데
근데 그 결과물이 크크 방향성이 좀 엇나가지않았나
혹은 연기 디렉팅을 잘못한걸수도 있고
Reignwolf
24/04/10 15:55
수정 아이콘
캐릭터 묘사에 할애해야하는 시간과 분량을 해당 캐릭터의 대사로 빠르게 넘기기 위하여 일부러 신경질적인 캐릭터로 만든 느낌이 있기도 합니다.
근데 그렇더라도 좀 과한 느낌이 있어요. 차라리 정반대 성격으로 만들고 과거씬을 더 추가하는 게 드라마 퀄리티를 좀 더 올리는 방법이지 않았을가 싶어요.
24/04/10 15:5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일본 실사영화배우들 보면 거의 이정현처럼 연기합니다
어쩌면 일본실사영화 오마주일지도
Reignwolf
24/04/10 15:59
수정 아이콘
놀라운 사실이군요...
마리오30년
24/04/10 16:10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정현 연기의 문제라기보다는 캐릭터의 과도한 설정이 문제였다는 점에 동감합니다. 특히 브리핑 장면에서 버티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캐스팅 자체도 미스였어요. 체구도 너무 작고 가냘픈 여배우가 산탄총 들고 카리스마 있어보이는 척하니 너무 오글거렸습니다. 그외에는 그래도 연상호 감독 연출작중에는 기대이상이었어요
할수있습니다
24/04/10 16:15
수정 아이콘
이정현 캐릭터는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디렉팅 방향을 감독이 정해놓고 그거에 맞춘거겠죠. 오리지날 캐릭터에 가까운 캐릭터이다 보니 연출,극본을 담당한 연상호 감독의 몫이겠죠.(극중 남편사정때문에 방향을 저리 잡았나싶어요)
24/04/10 17:52
수정 아이콘
이정현의 캐릭터는 초반에 디렉팅 문제인지 약간 보기 힘든 과도한 연기, 후반으로 가면 그래도 괜찮아지는게 약간 연상호 감독의 전작 지옥의 화살촉 수장도 생각나더군요.
자가타이칸
24/04/10 17:54
수정 아이콘
이번 넷플 기생수 관련 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왜 자꾸 원작 만화랑 비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계관만 같은 세계관이고 이야기 내용은 전혀 다른데... 드라마 자체의 작품성은 별개로 원작 몰라도 되지 않나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4/04/10 18:02
수정 아이콘
음 저같은 경우 원작 만화를 소싯적에 전권 소유하며 꽤나 많이 읽어서.. 거의 20년전이긴 하네요. 그만큼 아재들에게는 꽤나 소구점이 있는 ip라…

그래서 원작 생각해봤을 때 전 좋았습니다. 원작 세계관이나 설정에서 많이 벗어났으면 실망했을거여요
지탄다 에루
24/04/10 20:10
수정 아이콘
그 일본 실사영화스러운 연기를 잘 한 것도 확실히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4/04/10 20: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연상호 감독님 작품에 대해 그렇게 호평하지는 않았는데 이 작품은 너무 좋네요. 보면서 6화 너무 짧지 않나 싶었는데 마무리도 깔끔했어요. 기생수 원작 광팬에게 최고의 엔딩까지! 유일한 아쉬움은 목사 캐릭터가 설득력이 좀...
24/04/10 20:55
수정 아이콘
진짜 엔딩 최고였습니다 크크크
24/04/10 20:56
수정 아이콘
누워서 보다가 일본어 대사 나오는 순간 저도 모르게 일어나지더군요 크크크
고무장이
24/04/10 22:11
수정 아이콘
원작 만화책도 못 본 기생수 알 못인 저는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넷플에서 기생수 원작 애니메이션도 다 보고 봤는데
'더 그레이'가 더 취향에 맞더라고요. 안 늘어지고 적당한 압축률로 이야기를 꾸욱 눌러 담았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원작 애니메이션이 맘에 들진 않았지만 원작을 보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HalfDead
24/04/10 22:40
수정 아이콘
이정현은 전 오히려 중간에 컨셉이 좀 차분해진게 더 별로더군요. 뭔가 기 빠진 느낌
목사도 좀 카리스마랄까 메인빌런치고 너무 약하지 않았나 싶고

결론은 왜 악평이 많았는지 이해는 가는데 의아할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24/04/11 00:17
수정 아이콘
감독 피셜로는 의도된 거라고 하더군요 사냥개와 연계되는...
24/04/11 00:26
수정 아이콘
6편까지 그래도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봤네요
짐바르도
24/04/11 07:30
수정 아이콘
기생수 싸우는 장면 볼 때마다 상모 돌리는 거 생각났다는...
빼사스
24/04/12 03:17
수정 아이콘
무빙을 런하셨다니. 무빙 8-11화는 앞뒤편 신경 쓰지 마시고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24/04/12 09:33
수정 아이콘
엔딩 최고였습니다
24/04/13 09:41
수정 아이콘
엔딩....이게 밑그림이라니..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64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암각문을 고친 여행자는 누구인가 (1) [4] meson10833 24/04/11 10833 3
101263 [일반] 이제는 한반도 통일을 아예 포기해버린듯한 북한 [110] 보리야밥먹자21120 24/04/11 21120 4
101262 [일반] 창작과 시샘.(잡담) [4] aDayInTheLife8549 24/04/10 8549 1
101261 [일반] 읽을 신문과 기사를 정하는 기준 [10] 오후2시9348 24/04/10 9348 8
101260 [일반] 자동차 전용도로에 승객 내려준 택시기사 징역형 [46] VictoryFood12812 24/04/10 12812 5
101258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7) 시흥의 아홉째 딸, 서초 [5] 계층방정22351 24/04/10 22351 7
101256 [일반] [약스포] 기생수: 더 그레이 감상평 [21] Reignwolf7903 24/04/10 7903 2
101255 [일반] 저희 취미는 연기(더빙)입니다. [7] Neuromancer7875 24/04/10 7875 11
101254 [일반] 알리익스프레스발 CPU 대란. 여러분은 무사하십니까 [58] SAS Tony Parker 15143 24/04/10 15143 3
101253 [일반] [뻘소리] 언어에 대한 느낌? [40] 사람되고싶다9140 24/04/09 9140 13
101252 [일반] 삼성 갤럭시 One UI 음성인식 ( Speech to text ) 을 이용한 글쓰기 [44] 겨울삼각형10427 24/04/09 10427 5
101250 [일반] 일식이 진행중입니다.(종료) [11] Dowhatyoucan't11889 24/04/09 11889 0
101249 [일반] 동방프로젝트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한국에서 열립니다 [20] Regentag10115 24/04/08 10115 0
101248 [일반] 뉴욕타임스 2.25. 일자 기사 번역(화성탐사 모의 실험) [4] 오후2시10506 24/04/08 10506 5
101247 [일반] 루머: 갤럭시 Z 폴드 FE, 갤럭시 Z 플립 FE 스냅드래곤 7s Gen 2 탑재 [42] SAS Tony Parker 13681 24/04/08 13681 1
101246 [일반] 인류의 미래를 여는 PGR러! [30] 隱患12632 24/04/07 12632 3
101244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나늬의 의미 [4] meson10280 24/04/07 10280 1
101243 [일반] 2000년대 이전의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 [54] Story12319 24/04/07 12319 16
101241 [일반] [스포]기생수 더 그레이 간단 후기 [30] Thirsha15220 24/04/06 15220 2
101240 [일반] 웹소설 추천 - 배드 본 블러드 (1부 완결) [10] 냉면냉면11244 24/04/06 11244 5
101239 [일반] 로컬 룰이란게 무섭구나... [119] 공기청정기16539 24/04/06 16539 3
101238 [일반] 슬램덩크 이후 최고의 스포츠 만화-가비지타임 [28] lasd24111849 24/04/06 11849 12
101237 [일반] F-4 팬텀II 전투기는 올해 6월 우리 공군에서 완전히 퇴역합니다 [35] Regentag11994 24/04/06 11994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