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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8/28 16:11:16
Name 플레스트린
Subject [일반] (스포있음)인싸 애니 스파이X패밀리 + 원작 + 극장판까지 모조리 감상후기 2 (수정됨)
https://cdn.pgr21.com./freedom/102169

여기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 코드 화이트가 몇달 전쯤 나왔었죠. 극장판 보기 전에 제가 나무위키로 스파이 패밀리 덕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쩌다 극장판의 나무위키 평가도 보게 되었는데요. 대충 무난하다, 그냥저냥 볼만한데 좀 유치하다 정도의 평이더군요.

왜 전형적인 일본 장편 애니 극장판 있지 않습니까. 극장에 원피스, 나루토 극장판 같은거 걸리면 팬 아니고선 절대 흥미 안가잖아요. 옛날엔 드래곤볼 극장판이 그랬고요. 독자적인 영화로서의 가치는 딱히 없고 원작 스토리에 비하면 재미도 그저 그렇기 때문에요. 간혹가다 우수한 영화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극장판 한 15개쯤 양산하면 그 중에 2개는 수작이고 나머지는 영 그저 그렇다 싶은 정도에 그치죠.

직접 보고 나니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도 딱 그랬습니다. 그냥 부속품, 소품, 곁다리, 사이드킥에 그치고 있어요.

전 여기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고액의 제작비와 엄청난 작화 품질을 가지고 만드는 대형 작품인데 왜 이렇게 감독들이 야심이 없는지 의심이 됩니다. 왜 TV 애니보다 재미없고 무난하고 평범하기만 한 양산품으로 만족하는 것일까요?

뇌피셜로 추리해 보았는데요. TV 애니메이션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정사인 반면, 극장판은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펼치기 때문에 자연히 사이드킥이 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장판에서 너무 나가면 원작의 설정이나 전개를 훼손시키기 때문에 적당히 무난하고 안전한 선 안에서 놀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하고요. 근데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 TV 애니의 극장판들은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생각이 그치질 않는군요. TV 애니 에피소드 정도로는 재미를 주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을 보고 따져 보니 정말 TV 애니보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애니판의 장편 에피소드인 유람선편을 편집해서 극장판으로 만들면 훨씬 재밌었을 것 같아요.

구성도 거의 똑같거든요? 초반부 신기한 환경을 보여주면서 이것저것 체험하고 아냐가 신나게 뛰어노는 전반부 -> 시리어스한 전개 끝에 클라이맥스 -> 행복한 가족의 해후로 마무리 라는 구성인데 극장판이 모든 게 열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는 스파이 패밀리와 아냐 팬이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재밌게 뛰어놀기만 하면 딴 거 다 망해도 볼 가치가 있는데요. 그러나 저같은 팬이 아니면 굳이 평점 5점짜리 양산형 극장판을 볼 이유가 전혀 없지요.

여기까지는 스포가 없는 전반적인 인상만 평해 보았고요. 아래 점선 친 구간부터는 스포 언급하며 집요하게 이것저것 장문으로 깔 것이기 때문에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에 흥미가 없으신 분들은 여기까지만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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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패밀리 극장판의 핵심 서스펜스를 간략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포져 가족이 학교 디저트 실습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메레메레라는 디저트를 먹으러 프리지스라는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그 나라에는 스나이델 대령이라는 인물이 전쟁 획책 음모를 꾸미고 있었음.]

[프리지스에 입국한 뒤 아냐는 기차에서 모험놀이를 하다가 초콜릿을 발견하고 먹어버리는데 그 안에는 대령이 노리는 마이크로 필름이 있었음. 대령의 군사집단이 아냐를 거대 비행선으로 납치하고 포져 가족은 아냐를 구하러 비행선에 잠입. 전투가 벌어짐.]

원래 시놉시스라는게 요약하면 다 비슷비슷하지요. 이 얘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핵심인데요.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이 그저 그런 타임킬링 작품이란 평가를 듣는 것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1. 숙제 수준인 핵심 위기

대령의 음모는 너무 건성으로 묘사됩니다. 왜 대령이 비행선을 몰고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지 좀 더 설명해야 합니다. 아냐의 납치만이 진짜 관객의 동기부여로 작용할 뿐, 비행선 음모는 딱히 와닿지 않아요.

대령의 음모가 뭔지 복선을 깔고 대령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연결이 되어야 해요. 그 이유가 악당같든 아니든 간에 이유가 있고 그럴듯 해야 극단적 행동이 합리적으로 보일 것 아니겠습니까. 영화 더 록에서 에드 해리스가 신념이 있고 대의명분을 가지고 테러를 벌이기 때문에 영화가 볼 맛이 나잖아요. 영화가 에드 해리스의 동기에 딱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도 않았고 깔끔하게 보여줄 것만 딱 보여줬음에도 영화 전체의 몰입도가 확 살아났습니다. 더 록의 악당이 그냥 돈 벌려고 깽판치는 거였으면 그림이 아무리 스펙타클해도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본 극장판이 그 수준입니다. 그냥 악당이 필름을 가지고 싶어서 납치를 감행하고 악행을 저지른다는 단면적인 내용만 묘사되지요. 그런 건 관객이 한 눈에 동기와 위기를 알아볼 수 있게 간명하고 쉽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마이크로 필름이 악당에게 넘어가면 어떤 위기가 발생하는지, 그게 비행선 음모와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비행선 위기가 왜 일어나는 거고 그 뒤 왜 전쟁이 일어난다는 건지, 전쟁은 왜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적당적당히 B급 액션 영화에서 쓰일 법한 흔한 위기 그림을 안일하게 늘어놓고 있는데요. 거기에 동기부여와 몰입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습니다. 숙제에 그치고 있어서 사실상 맥거핀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물론 원작도 진지하기만 한 냉전 에스피오나지물 같은 건 아니고 스파이의 대중적 이미지를 이용한 대중 활극이지요. 음모나 스파이 첩보를 너무 무겁게 접근하지 않았고 주인공들의 일상이나 착각 소동 같은게 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래도 원작은 동물 폭탄 에피소드에서 나오는 조직 보스 같은 애들을 묘사할 때, '아 쟤는 우익이구나. 1차대전 세르비아에서도 저런 정신나간 민족주의자들이 있었지. 이 동네도 맛간 전쟁 찬미자 애송이들 있을 법해' 같은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는 묘사 정도는 하고 있어요. 작가가 자료조사를 충실히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본 극장판의 대령 묘사는 대단히 붕 떠 있습니다.

그 부분이 대단히 어영부영이기 때문에 대령이 설득력, 위기감 있는 악당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TV 애니판에 흔히 나올 법한 악당 A 엑스트라에서 그치고 있습니다. 리얼리티가 완전히 소실되어 있어요.

감독이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원작을 귀여운 아냐가 나와서 가족들과 꽁냥꽁냥하고 대충 개그나 치는 작품으로 이해한 거 아닐까요?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 어차피 첩보 위기는 적당히 양념만 치면 되니 대충 돌아가게끔 숙제만 대충 해놓고 때운다는 발상에 그칠 수 있거든요.

본 극장판에서 비행선이 대공포를 발사하고 화염에 불타는 장면, 화염 한가운데서 요르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의 작화적 완성도와 스케일은 대단히 박력 있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비행선이 불타야 하는 이유가 어영부영하기 때문에 스케일이 스케일답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서사적 짜릿함이 있어야 아름다운 그림에도 더욱 더 압도될 수 있거든요.

초반 프리지스 관광 장면에서 간접적으로 이 나라의 위기를 알려주면 좋았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관광지에서 아냐가 기뻐하지만 그 이면에 독재 치하에서 감시, 검열이 횡행한다거나, 전쟁 분위기가 감돈다는 묘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그 부분에서 너무 유머를 잃고 진지해질 필요도 없어요. 공항 입국 도중 잠깐잠깐 숙련된 첩보원인 로이드만 캐치할 수 있는 간접적인 분위기 묘사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분위기가 삼엄하건 말건 아냐는 얼마든지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것이죠. 초반 관광지에서의 즐거운 시간 묘사를 너무 단면적으로 낭비한 감이 있습니다. 작품이 깊이감을 가지려면 한 가지 소재로 두, 세가지 입체적 측면을 담아야 합니다.

그게 성립해야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 같이 고유한 가치를 가진 극장판이 됩니다. 그런 시도를 안 하면 대충 관객 평점 6.1점정도 되는 흔해빠진 영화에 그치죠. 본 영화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처럼요. 아니 그런 시도를 한다 해도 7점짜리 작품 만들기도 힘든 게 창작인데 본 극장판은 너무 안일합니다. 원작의 곁다리 떨거지로 쏟아져나오는 부속품 수준의 흔한 양산형 극장판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나마 대령이 포져 일가가 식사하는 식당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장면이 약간의 분위기 묘사로 작용하는데요. 솔직히 진짜 전쟁이나 군부독재로 인한 위기감 조성보다는 대령을 너무 옹졸한 소인배로 보이게 만들고 억지스럽게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 부분을 보고 관객이 느끼는 감정은 무섭고 삼엄하다기보단 황당하고 바보같다는 느낌일 것입니다. 일본 이세계물마냥요.

감독이 좀 뭘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묘사가 그럴듯해지려면 한국식 군부독재 맛을 좀 봤어야 해요. 그 거지같은 기분을 애니 열심히 그리던 일본 도련님 감독이 어찌 알겠습니까. 토미노 요시유키가 요즘 일본 애니메이터들은 애니를 보고 애니를 만들기 때문에 애들이 현실을 모르고 좀 떨어진다고 깐 이유가 납득이 됩니다.


2. 너무 우연에 의존하는 전개

스파이 패밀리는 만화적이고 유쾌한 과장이 이루어지는 세계관이라 운빨 우연이 아주 안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나 본 극장판은 좀 심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본 극장판의 후반부에 로이드는 방독면을 쓴 대령의 독가스 공격으로 결정적 위기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때 아냐가 굴러떨어지다 우연히 계기판에 박치기해서 창문이 모두 열리는데요. 덕분에 핵심 위기인 독가스가 다 빠져나가 무력화 되버린다는 것은 우연이 지나칩니다.

TV판의 여객선 사건에서 발생한 아냐의 라이징 호프 시전(아냐가 라이징 호프랴는 기술명을 외치며 어머니에게 무기를 던지자 운빨로 알살범들이 미끄러져 몰살당함) 아이디어를 재탕한 게 명백한데요.

TV판의 해당 부분은 이미 요르의 핵심 위기가 거의 해소된 시점이었고, 적들이 잔챙이었기에 유쾌하게 시청자가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중요하진 않은 부가적 장면이라 우연에 의존한 유머가 성립했던 것입니다. 반대로 애니에서 요르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실력자 칼잡이가 아냐의 운빨로 죽어버렸다면 시청자는 웃으면서도 뭔가 좀 아니다싶은 느낌을 크게 받았을 것입니다.

원작에서 아냐가 뭔가 시도할 때마다 우연이 작용해서 운빨 대성공이 일어난다는 패턴이 있었으면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원작에서도 그런 패턴은 자주 반복되지는 않았고 어쩌다 한 두번 나온 것 같네요. 오히려 아냐가 우연에 의존하고 날로 먹으려 들면 시험 폭망같은 냉혹한 결과가 따라오는 편 아니었나요?

원작은 착각물적 면모를 일부 띄지만 그 착각의 주요 패턴은 인물들의 정체나 거짓말,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인물들의 능력 구현은 착각이 아니라 다 진짜였습니다.

좀 더 개연성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아냐가 굴러떨어지다가 계기판에 부딪혀서 뭔가 작용이 일어날 수는 있어요.

여기서 아냐가 부딪힌다 -> 아냐가 갖힌 방의 하부 개폐문 같은 것이 열린 것을 확인한다 -> 난데없이 열린 구멍으로 떨어질 뻔 한 아냐가 이거 되겠다 싶어 이것저것 계기판 버튼을 다 눌러버린 끝에 창문 대개방이 일어났다는 패턴이면 좀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최초 사건만 우연일 뿐, 우연 발생 후의 뒤의 전개는 아나가 주도해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높은 확률로 위기 해소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냐가 아무 버튼이나 막 눌러본다는 건 캐릭터적으로 할 법한 일이기도 하고요. 거기에 주인공 3인방 중 1인으로서 활약거리를 쥐어주는 셈이기도 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원작에서 아냐가 매번 사고치다 납치만 당하는 트러블메이커였으면 매력도가 좀 떨어졌을 거예요. 아냐가 수동적인 미션 목표가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이것저것 도움을 주기 때문에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서사의 큰 축으로 작용하는 것이거든요.

아무튼 다음 장면에선 창문이 모조리 열려서 독가스 위기에서 탈출한 로이드가 대령으로 변장해서 1대1 대결을 벌이게 되죠. 부하들은 혼란에 빠지고요. 둘 다 대령의 모습이니 누가 대령인지 알아채지 못하게 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습니다. 충분히 핵심 위기를 해소할 법한 아이디어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만화적 세계관이라도 로이드가 무슨 폴리모프 마법처럼 순식간에 변신하는 건 문제입니다. 마술 수준의 변장술은 로이드가 자주 보여주는 기술이지만 결코 몇초 만에 변장한 적은 없습니다. 미리 변장한 상태로 나타났을 뿐이죠. 극장판에서도 로이드가 섬광탄을 사용하거나 잠시 은폐한 사이에 라텍스 변장도구를 사용했다는 식으로 최소한의 개연성은 준비해야 했습니다.

본 극장판이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런 엉터리 개연성 때문일 겁니다. 애니, 특히 원작 만화는 적당히 만화적 과장을 할 뿐이지 유치하다는 인상은 절대 없거든요.


3. 대충대충 안일한 개연성

아냐가 납치된 후 로이드는 아냐를 구하기 위해 군용기를 구해서 이륙합니다. 요르는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몰래 군용기에 올라타고요. 그 뒤 후반부에 비행선 내 폭발과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지요.

대령 관련 위기가 다 해소된 뒤 비행선 조종실에서 가족 3인이 전부 만납니다. 요르는 가족이 함께 만나고 싶어서 로이드의 비행기에 몰래 탔다고 변명하지요.

... 이 부분은 감독과 각본가가 원작에 대한 이해도와 존중이 너무 떨어집니다.

비행선에서 3인이 만나는 장면은 애니판의 동물 폭탄 에피소드에서 위기가 해소되고 3명이 마주치는 장면의 재탕인데요. 그 장면은 3명이 마주쳐도 전혀 의심하지 않을 법한 길거리에서 재회했기 때문에 말이 되게 돌아갔어요. 그래서 얼렁뚱땅 변명을 해도 서로 순진하게 속을 수 있었던 거지요.

하지만 극장판에서 그걸 안일하게 재탕한다고요? 대화재가 일어난 비행선에서 로이드와 요르가 만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한 겁니까?

감독 질이 좀 떨어집니다. 상술했듯 TV 애니보다 극장판의 질이 여러모로 덜 떨어졌습니다. 혹시 장편 애니 시리즈의 극장판 감독 자리는 2군급 신인을 갖다박는 마이너리그일까요? 한국 영화와 드라마계의 은근한 차이마냥 좀 급 차이가 나는 거 아닐까요? 지브리나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류의 오리지널작을 제외한 원작 있는 극장판 계열은 격이 좀 떨어지는가? 라는 의심이 진지하게 생겼습니다.

이런 멍청한 전개 때문에 로이드도 바보가 되어 버렸습니다. 작중 로이드는 모든 사건과 요인을 가볍게 보지 않고 신중하게 가능성을 추론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폭발과 총격전이 일어난, 지극히 위험한 군인들이 가득한 비행선에 민간인인 줄만 알고 있는 요르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대강 넘긴다고요? 게다가 로이드의 비행기에 어쩌다 올라탔다가 여기로 왔다는 변명을 듣고 '그런가?' 하고 대충 넘기는 게 말이 됩니까.

이건 절대 불가능한 전개입니다. 로이드의 비행선은 대공포화를 격렬하게 피하다가 거이 들이박듯이 하며 날개가 잘려나간 끝에 강제 동체 착륙했습니다. 시청 공무원 요르가 잘려나가 격하게 충돌하는 비행기 동체 안에서 멀쩡히 살아남아 비행선에 올라타는 게 말이 됩니까. 게다가 강풍이 휘몰아치는 상공에서, 위험한 적들이 가득한 상황인데 요르가 비행선 최선두까지 아무 트러블 없이 접근하는게 가능한 일인가요?

로이드가 이걸 두고 평범한 민간인인 요르가 어떻게 여길 왔는가? 왜 멀쩡한가에 대한 아무 의심을 하지 않는게 가능합니까. 캐릭터적으로도 요르가 자기가 대공포화를 피해가며 갖다박은 비행기에 탔다는 사실을 듣고선, 로이드가 요르 걱정을 하지 않고 대충 넘기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이건 명백한 인물 행동논리의 핍진성 파괴입니다.

만화 원작에서 유쾌한 전개로 서로의 정체를 어영부영 착각하고 넘어가는 것 처럼 보이는 건 아냐 같은 주인공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서로를 위기 상황에서 아예 마주치지도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원작에서 어머니의 정체가 들킬 뻔할 때마다 아냐의 걱정이 웃기고 귀엽게 표현되곤 했지요. 그러나 유심히 본 팬들은 그 안에서 아냐의 감정적 트라우마,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인 진심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원작은 만화적이고 과장된 전개로 가득하지만 이런 부분들까지 얼렁뚱땅 대강 넘어가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거기다 원작에서 주인공들은 절대 본인들의 능력을 발휘한 상태에서 만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과정에서의 오해와 착각, 그리고 정체를 숨기기 위한 노력과 감정적 흔들림은 원작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그 때문에 원작에서도 3인이 함께 능력을 드러내고 싸우는 에피소드가 나오기 힘들 정도로 전개 난이도가 까다로운 부분이예요. 주인공 셋이 서로 합심해서 협력하면 여러모로 굉장한 시너지가 날 텐데 그 부분을 활용하기 어려워 아직도 못 나온 전개란 말이죠.

원작은 엉터리같고 황당하며 웃긴 에피소드가 가득하지만 그 와중에도 은근히 스파이물로서 선을 지키려고 애쓰는 작품이었어요. 스파이물이라는 컨셉의 외피만을 갖다 쓰는게 아닌 것입니다. 첩보의 리얼리티는 만화적이지만 인물들의 감정 묘사와 고민을 통해서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그려내고 있었어요.

근데 감독이 그 부분을 너무 우습게 여기고 적당히 가족 3인이 만나는 전개로 대충 안일하게 때워 버렸습니다. 원작에서 3인이 위기 속에서 마주한 뒤 의심쩍어하며 고민하는 전개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핵심 후반 클라이맥스일텐데요. 이걸 함부로 등장시켜 훼손시켜 버린 것처럼 느껴져요.

극장판이 뭐 디지몬 극장판마냥 대단히 의미있는 내용을 다룬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양산형 소모품 급 질에서 끝났는데 안일한 전개로 일관하다가 원작의 원동력이 될 소재까지 맘대로 해먹어 버렸으니 좀 불쾌합니다. 감독이 자신만의 야심찬 의도가 있어 원작과 좀 길이 달라졌다면 모를까 성의가 없어서 이 꼴이 났으니 화가 안 나겠나요.


훨씬 설득력 있는 전개는 가족을 절대 만나게 하지 않고, 끝까지 정체를 숨기는 전개를 가져가 라스트 서스펜스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져 보죠. 우선 비행선에 로이드와 요르가 잠입하는 논리는 전부 개판 그 자체입니다. 거대한 폭발이자 구멍입니다. 요르에게 자신이 의사라고 밝힌 로이드가 왜 군용기를 몰줄 알아서 비행기에 잠입 가능했는지, 격렬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요르가 납득하는 부분은 절대 말이 안 됩니다. 요르가 아무리 순진할지언정 절대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예요. 게다가 요르는 의사가 군인들 우글거리는 적지에 가겠다는데 왜 "위험하지 않을까요?" 같은 대사 한마디 없이 로이드를 떠나보낸 걸까요.

원작은 유쾌하고 엉뚱한 이야기이지 유치하고 말도 안 되는 내용이 아니었지요. 원작은 개그와 리얼리티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선을 지키는 작품입니다. 극장판이 원작을 너무 이해 못하고 함부로 대하고 있어 화날 뿐이네요. 원작이라면 이런 멍청한 상황 자체가 애초에 안 나왔습니다. 극장판의 서사적 질이 낮고 유치하니 이 부분은 그냥 포기합시다.

물론 원작이라고 해서 항상 엄밀한 개연성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니긴 하죠. 원작에서 요르와 로이드가 미술품 때문에 적들에게 쫒기는 장면과 개연성을 비교해 볼 수 있겠는데요. 원작에서도 해당 부분은 상당히 개연성이 파괴되어 있긴 합니다. 로이드는 주변인들의 전투력을 한 눈에 감지하는 인물인데요. 그런 로이드가 요르의 강력한 발차기를 보고 그려려니 하는 부분을 따지고 보면 개연성이 좀 그렇죠.

그러나 원작의 해당 장면 자체가 진지한 서스펜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관객이 웃고 넘기게끔 흘러갈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적들 자체가 잔챙이였고 로이드가 시원시원하게 줘패고 있었거든요. 여기에 로이드가 적들을 두고 자길 스토킹하는 정신병자들이고 자기는 정신과 의사로서 최첨단 구타 치료 중이라고 우기는 황당한 개그가 펼쳐지는데요. 그 와중에 두 사람이 갑자기 결혼을 결심하고 수류탄 링을 반지로 대신한다는 급발진 초전개가 이뤄짐으로서 개연성 따위 개나 주는 얼렁뚱땅 전개가 성립한 것입니다. 해당 장면이 끝내주는 폭발력의 명장면이지만 진지한 리얼리티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단 것이죠.

그런데 극장판의 비행선 잠입 시퀀스는 아냐가 납치당하고 로이드가 군용기를 가동함으로서 극의 성격 자체가 일상 개그물에서 진지한 액션으로 완전히 바뀐 부분이었습니다.

그나마 극장판 후반부 추락하는 비행선을 몰아 도심 충돌을 막는 장면에서 약간 이 부분을 신경쓰긴 했지요. 요르가 어떻게 로이드가 비행선을 몰 수 있는지 물어보자, 대학 아르바이트로 비행선을 몰아봤다고 변명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 대사는 애초에 로이드가 요르를 뒤로 하고 군용기를 몰고 아냐를 구하러 갈 때 나왔어야 했어요.

그러나 어쨌든 로이드는 군용기를 몰고 잠입한다는 사실을 얼렁뚱땅 대충 저질 전개로나마 요르에게 확인시켰습니다. 이 상황에서 요르는 민간인으로서 비행선에 존재하는 설득력이 가장 떨어집니다. 아냐와 로이드를 발견한 요르는 '로이드가 날 보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의심하면 어떡하지?' 를 생각했을 것이고 격렬하게 피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요르는 몰래 로이드를 피해서 비행기에서 탈출하려 애썼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무심한 표정으로 '이게 무슨 소리지' 하고 갸우뚱해하는 로이드를 대비시키며 마지막 소소한 서스펜스를 형성할 수 있었을 거예요.


4. 소재 재탕

극장판이 오리지널리티를 띄지 않고 자꾸 TV 애니와 비슷한 소재와 플롯을 가져가니 짜증납니다. 무슨 어른제국의 역습처럼 고유한 주제의식을 가지길 바라는 것 까진 절대 아니지만 극장판은 원작에선 못봤던 극장판만의 볼 거리가 있어야죠. TV판을 베끼면 어쩌자는 겁니까.

극장판 초반부에서 요르가 질투, 의심하다가 로이드가 두 손을 잡아주자 부끄러워서 로이드를 두들겨 패서 날려버리는 패턴을 재활용한 건 정말 좀 아닙니다. 극장판의 관람차 사건은 TV 애니의 술집 에피소드와 전개가 너무 똑같습니다.

극장판은 극장판만의 스케일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극장판 내부에서 인물들의 고유하고 유니크한 드라마가 있어야 합니다. 도라에몽 TV 에피소드에서는 소소한 동네 소동을 다루지만 극장판에서는 우주전쟁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야 길디 긴 2시간짜리의 독립된 영화감이 되지요.

TV 애니의 에피소드는 상대적으로 소소하고 20분에 담기 적합한 것입니다. 그걸 왜 좀 더 중량감 있는 얘기를 해야 할 극장판에서 우려먹을까요. 불륜 의심 에피소드와 비행선 위기가 완전히 따로 놀잖아요. 너무 게으릅니다.

온화한 요르가 자꾸 로이드를 패는게 캐릭터성과도 맞는지 모르겠어요. TV 애니 에피소드에서 요르는 남편과 직장도 같은데다 남편과 자꾸 얽히고 집까지 찾아온 피오나였기에 그녀를 크게 의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탓에 술에 취해서 그 여자가 누구냐고 로이드에게 집요하게 캐물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크게 마음이 동요했기에 술에 크게 취했고요. 그 상태에서 로이드가 상황 수습하겠다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난데없이 느끼하게 유혹하니 수치심 속에 감정적 극한에 치달아서 로이드를 날려버리게 된 것이죠.

그러나 극장판 불륜 의심의 배경이 되는 사건은 단지 지나가는 여자와 로이드의 접촉 목격일 뿐이었습니다. 거기에 이미 요르는 이전에 로이드를 한 번 패버렸고 술에 취해서 사고치는 걸 후회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록 술을 먹고 기억을 잃긴 했으나 로이드에게 끔찍한 혹덩이가 달린 걸 봤고 전후사정을 전해들었다는 서술이 명백히 있어요.

그런데 똑같은 짓을 또 한다고요? 거기다 펀치 맞고 날아간 로이드가 빙글빙글 돌아서 착지하고 박수받는 패턴을 또 재탕하기까지 하네요. 게다가 그 뒤 로이드는 그냥 쿨하게 그려려니 한다고요. 무슨 러브코미디에서 맨날 츤데레 여캐한테 얻어맞는 캐릭터 같은 반응이잖아요. TV판 에피소드에서 로이드는 얻어맞고 크게 동요했었는데요.

연애감정이 부끄러우니 지구 밖으로 날려버린다는 만화적 과장 패턴인데요. 란마 2분의 1이나 러브히나 같은 일본식 러브코미디의 클리셰인데 활용이 좀 나빠요.  

물론 원작에서도 이 클리셰를 2번 활용하긴 해서 이걸 정말 국밥 패턴화해서 쓰면 안되는 건가 긴가밍가한 부분이 있긴 해요. 그러나 다시 생각해봐도 극장판에서 부끄러우니 날려버린다는 패턴을 게으르게 반복하니 선을 좀 넘는다는 결론입니다. 설령 원작이라 할지언정 신규 연애 에피소드에서 이 국밥패턴을 써먹는다면 좀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일본 러브코미디 여주인공은 부끄럽다 싶으면 남주를 패고 남주도 관성적으로 얻어맞고 넘기기 때문에 쟤네는 원래 그런애구나 하고 납득이 됩니다. 그런데 요르가 평상시에 폭력을 남용하는 캐릭터가 아니고 로이드도 요르의 폭력에 익숙한 캐릭터는 전혀 아니지 않습니까. 원작에서 매번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흔한 패턴이 아니지 싶어요. 원작에서는 유리 브라이어의 방문 에피소드 빌드업을 거쳐서, 술집 장면에서 딱 한 번 드라마틱하게 일어난 이벤트이기에 효과도 컸는데요. 극장판이 흔한 패턴마냥 안일하게 남용하니 부작용이 너무 심합니다.

극장판 관람차 장면에서 로이드가 TV 애니에서마냥 대놓고 느끼하게 유혹한 것까지도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요르는 이미 로이드 폭행을 해놓고 후회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보다 감정적 위기가 훨씬 덜한 상황에서 훨씬 덜한 자극이 들어왔는데 똑같은 패턴 반응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감독이나 각본가가 TV 애니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적당히 베껴서 재탕했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사소한 일상 장면에서는 패턴 반복 개그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장판의 해당 장면은 요르가 불륜 오해 소동을 겪은 뒤 연애 감정을 인식할 까 말까 하는, 나름 진지한 관계 묘사의 끝을 마무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안일한 재탕이라 시청자로서 크게 와닿은 건 없고 알맹이를 느낀 것도 없지만 어쨌든 영화의 초중반부 핵심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런데다 가벼운 패턴 개그를 남발해서 때우면 안 됩니다.

로이드 폭행 사건이 한 번 일어났으면 두 사람간의 다음 연애 서스펜스 사건은 자꾸 패턴을 재탕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5. 유치함

디저트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서 디저트 재료를 모으기 위한 소동을 벌이는 도입부 대목이나, 작중 마이크로 필름이 장 속에 있는 아냐가 악당들의 위협 때문에 응가를 참는 부분, 그 도중에 응가의 신의 환상을 보는 대목 등등 극장판은 좀 유치한 대목이 많습니다. 저는 유치하다고 나쁘게 생각하진 않지만 관객들에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요소더군요.

사실 짱구 같은 만화의 극장판에서는 디저트를 찾으러 대모험을 떠나는 전개가 합리적인데요. 스파이 패밀리는 그것보단 조금 더 리얼한 척을 하기 때문에 더 유치함이 부각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제가 정말 불편한 건 핍진성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유치한 세계관이라도 그 세계관 내의 논리는 제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원작에선 안 그랬던 캐릭터들의 행동거지나 사고 수준이 3번, 4번 항목에서처럼 나사가 풀려 버린 게 짜증났지요. 극장판의 로이드나 요르는 진짜 그 캐릭터들 같지 않고 흉내내는 껍데기 같이 느껴졌습니다. 캐릭터 이해도와 구현력이 미약했어요.

드래곤볼 슈퍼의 오공이나 역전재판 후기작의 나루호도를 보는 원작 팬의 불쾌감에 비유하면 살짝 비슷할까 싶네요. 뭐 본 극장판이 일상 장면에서마저 캐릭터 구현이 딸렸단 건 아니고 캐릭터 행동의 개연성이 필요한 장면에서 원작에 크게 못 미쳤다는 얘기지만요.



이렇게 집요하게 까서 제가 이 극장판을 망작으로 폄하한다는 오해를 하실 분이 계실 수 있으신데요. 전 여전히 별점 2개나 2개 반, 평점 5~6 정도의 전형적인 평작, 그냥저냥 볼 만한 영화로 생각합니다.

근데 단점이 좀 큰 거죠. 개연성이 심하게 엉터리라서 유치하게 보일 가능성이 큰데 개연성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지 않습니까. 생각없이 대충 재밌게 보려면 그렇게까지 못 봐줄 수준의 영화는 아니니 평점 5점인거죠.

평소에 개연성에 저처럼 민감하신 분들은 굳이 안 보셔도 되고요. 스파이 패밀리를 대중적 인싸 애니로 재밌게 보신 분들은 얼마든지 팬 무비로 보셔도 되는 작품입니다. 저도 그냥 아냐가 뛰어노는 맛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팬으로서 여전히 마음 속으로 이 극장판이 용납은 안 되긴 하네요. 기왕 만들거 7점짜리, 별 세개짜리로만 무난하게 만들어주면 어디 덧나나요? 그렇게들 재능이 없나?

아니 tv 애니 시리즈는 헌터헌터, 바람의 검심 감독같은 베테랑 써놓고 왜 극장판은 어디서 굴러먹다 온지 모를 듣도보도 못한 사람 쓰는 건지 같은 투덜거림이 샘솟습니다. 그나마 각본가는 경력이 빵빵한 사람이던데 감독이 역적인건지 각본가가 역적인건지 물고를 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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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6:36
수정 아이콘
극장판에서 명작이 나오려면 역시 작품 스스로 짬이 좀 차야...
플레스트린
24/08/28 16:45
수정 아이콘
그게 가능하려면 스파이 패밀리가 코난이나 도라에몽같은 장수 시리즈가 되야 하는데, 그 벽은 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케로로 같은 한때 인기 폭발하던 작품도 결국 짱구나 도라에몽의 넘을 수 없는 벽은 못 넘듯이...
24/08/28 17:16
수정 아이콘
3~4기 정도 버티면 애니팀이랑 작가랑 소통하고 방향성도 잡히고 하면서 기점작이 뜨기는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원작도 어떤 만화인지 잘 모르겠어서(...)
24/08/28 17:01
수정 아이콘
저 이작품 극장에서 영화 몰아보는 김에 봤는데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랑 패왕별희 사이에 보니 환기가 되서 재밌게 봤네요 크크
플레스트린
24/08/28 17:07
수정 아이콘
그쵸. 시리즈 고유의 유쾌한 매력은 어디 가지 않으니까요.
24/08/29 01:09
수정 아이콘
" 왜 이렇게 감독들이 야심이 없는지"

애초에 일본 영화계에서 감독 포지션은 우리나라 감독들처럼 주도권을 쥔 힘있는 포지션이 아닙니다.
그냥 제작위원회가 슈퍼 갑이고 감독도 그냥 거기 끌려가는 월급쟁이 A일 뿐이에요
플레스트린
24/08/29 01: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근데 TV 애니시리즈도 다 제작위원회 체제로 만들지 않나요. 다 목줄매인 직장인인건 마찬가지일텐데 극장판들이 유독 무난하고 평범한 느낌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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