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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28 05:28:08
Name 서큐버스
Subject [일반] 비가 내리고, 잠은 못들고... 우울한 밤
한 달 전, 조금은 당황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집은 다세대 주거용 건물이고, 2~3층에 각 3세대. 4층엔 2세대가 거주할 수 있습니다.
2-3층엔 원룸,미니투룸,투룸 / 4층엔 원룸, 주인세대용 3룸이 있는
요즘 많이 지어지는 그런 부류의 건물입니다.

작년 9월경 타층에 거주하는 세입자분께서 집을 나가기로 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하시더군요.
당시에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그 말을 하신 지 2주 정도 후에 그분이 이사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전, 걱정을 접고 있었는데

한 달 전 즈음에 현관에 A4지로 쪽지가 적혀있더군요.
적으신 분은 이사하셨던 세입자분이었고, 여전히 보증금을 받지 못했으며 법원 강제 집행을 신청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건물주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전화기는 꺼져있더군요.

건물주는 제가 입주 후에도 건물을 지속해서 올리는 그런 부류의 사업을 하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전 그 정도 재산이 있으면 저한테까지 피해는 오지 않을 것이로 생각했지만, 명의가 다르면 그 돈을 받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글을 적으신 그 세입자분과 통화결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고
그제 드디어 법원에서 경매절차 중 시작인 부동산 현황조사가 오셨더군요.
주말까지 등본과 계약서 사본을 첨부해서 법원에 제출하라는 서류를 주고 가셨습니다.

어제, 계약서를 복사해 놓았고, 오늘 아침에 주민센터에 가서 등본을 떼고 법원에 갈 생각입니다.

이제 3년 된 건물이지만, 집이 지어질 때보다 시세가 한참 떨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 4세대가 살고 있고, 임차권 등기 설정이 된 집은 2군데 총 6개의 세대에 배당이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전화주신 세입자는 저는 그나마 소액임차인으로 분류되어서 반정도 (보증금 4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게 어디냐? 자기는 돈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주인세대에 거주하시는 분은 돈을 다 날릴수 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솔직히 이사는 제가 제일 빨랐습니다.
하지만, 건물주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받는 것을 기다려달라고 하더군요.
사실 제가 입주했을 때, 우리 집만 완공이 된 상태였고 다른 집은 아직 공사중이였습니다.
제가 이사 후 2주가 지나서야 그나마 공사가 완료되었고, 그다음엔 구청에 신고 해서 허가가 떨어져야 전입신고가 된다고 해서
약 3주후에나 전입신고/확정일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문제라면, 건물주가 당시에 입주한 모든 세대에 저렇게 말해버려서
확정일자가 다 같다는 게 문제지요.

참 순진하기도 했습니다. 그 확정일자 받은 날 바로 전날이
건물주가 건물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을 날짜더군요.

처음 독립해서 세입자가 된 지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게 이렇게 큰 문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부모님께 아직 말도 못 드렸고, 드릴 수도 없겠지요.

살아생전 제가 법원에 갈 일은 없다고 느꼈는데, 이런 일로 법원에 가게 되어서 조금 우울하네요.
비도 오는데 잠도 안 오고...
근 한 달 동안 불면증에, 돈 걱정이 하루 생활 중에 몇 번이고 제 뇌리를 엄습한답니다.

그냥, 넋두리 같은 거에요.
어딘가에 하소연 하고 싶은데, 그런 곳도 없어서....
조금이라도 편해질까 싶어서 글을 쓰긴 했는데
오히려 읽으시는 분들께 불편함만 드리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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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베군
16/04/28 08:17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전에 딱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서류로만 이루어 지는 긴 법정공방에 전세금을 좀 잃었습니다
경매넘어가기진 집주인이 그러다라고요
넌 돈몇푼이라도 건지지 난 길거리 나 앉게 생겼다고 고래고래 발악을 하더라구요 하하하하
격지 않으셨어도 되는 고생을 하시겠네요
확정일자같은 실수는 잊어 버리라고 해도 계속 계속 머리속을 맴돌겠지요
당분간 욕보실꺼같습니다
힘네세요

변호사는 상당비가 따로 있기도하고 사실 그닥 도움될꺼도 없습니다
법무사 사무실 여기저기 여쭤 보세요
그러다 생기는 공통적인 부분은 확실히 처리하시고
가끔 서류작업도 도와주시는 분도 있고 그랬어요
예전 일이라 이런게 도움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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