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5/14 18:26:43
Name 타임트래블
Subject [일반] 잔망스럽지만 진중한, 이은결 20주년 공연 후기
이은결이 20주년 공연을 국립극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아주 예전 코엑스에서 했던 마술박람회(?)에서 그의 무대를
보지 못한 게 내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그 아쉬움을 풀 수 있었습니다.

마리텔에서 보여지는 이은결의 모습은 잔망스럽다가 딱 어울립니다. 장난기 많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동네형이
동네 꼬꼬마들 골려먹는 것 같이 이은결의 퍼포먼스는 보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웃게 합니다.
이번 공연도 그런 이은결의 개성이 여기저기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관객들과 대화할 때나 마술 공연하는
순간 모두 유쾌하게 즐길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최근 몇년 간 봤던 여러 뮤지컬, 영화, 연극, 공연들 중에
적어도 유쾌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잔망스러움만 있는 공연은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자신이 걸어 온 길을 담담히 고백하는 수필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국립극장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이런 일들을 겪고 느끼고 했어요'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끊임없이 해온 노력들, 한 우물만 파 온 사람의
내공이랄까 감성이랄까 그런 것들이 전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마술사이면서 아무런 트릭없이 마술같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멋진 일루젼을 보여준 마지막 퍼포먼스는 공연 전체의 주제, 그가 지금 고민하는
어떤 지향점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여러 에피소드가 하나의 큰 주제 속에 엮여 있는 옴니버스식 연극을 보는 듯 했습니다. 유쾌하게 웃고
즐기는 속에 자신이 걸어온 길, 그 길에서 함께 했던, 하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가려는 길까지 차근차근
풀어낸 진중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공연은 지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순간의 예술이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신나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뽀돌이치킨
16/05/14 18:33
수정 아이콘
서울공연은 내일이 마지막이라던데 ㅠㅠ
못가본게 아쉽네요
16/05/14 18:59
수정 아이콘
마리텔 왕중왕전에서 보여줄 활약이 정말 기대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227 [일반] [스포주의] 곡성, 안산 [14] ZolaChobo5319 16/05/17 5319 9
65226 [일반] 직장인의 출근 시간과 편안함 간 상관관계(feat.월급도둑) [36] 고양사람7158 16/05/17 7158 5
65225 [일반] 2017년 WBC 1라운드 한국 개최 및 이모 저모 [42] 키스도사7297 16/05/17 7297 0
65224 [일반] [짤평] <팔로우> -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공포 영화 [12] 마스터충달6787 16/05/17 6787 2
65223 [일반] 오역인가? 잘된 번역인가?... [17] Neanderthal8088 16/05/17 8088 0
65222 [일반] [정치] 새누리당 상임전국위가 무산되었습니다 [106] 花樣年華10120 16/05/17 10120 2
65221 [일반] 지구의 온난화와 빙하기 [9] 모모스20138283 16/05/17 8283 7
65220 [일반] [KBO] 삼성 벨레스터 퇴출 [25] 웅즈5959 16/05/17 5959 1
65219 [일반] 방탄소년단/AOA/제시카의 뮤직비디오와 엠버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8] 효연덕후세우실4332 16/05/17 4332 0
65218 [일반]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상을 받았습니다... [60] Neanderthal10839 16/05/17 10839 6
65217 [일반] 10년전에 내가 쓴 글을 읽었다. [8] 삭제됨4633 16/05/17 4633 14
65216 [일반] 지속되는 태연 인스타 해킹시도 [25] 피아니시모12419 16/05/17 12419 0
65215 [일반] 걸그룹 최고의 안무가, 배윤정 단장 이야기 [37] Leeka11012 16/05/17 11012 0
65213 [일반] [야구] 2016프로야구 7주차 감상 [70] 이홍기7802 16/05/16 7802 0
65212 [일반] 이공계 병역특례가 2023년까지 폐지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385] Endless Rain18454 16/05/16 18454 0
65211 [일반] [KBL] FA 소속팀 우선협상이 완료되었습니다(최종 완료) [19] ll Apink ll5537 16/05/16 5537 0
65210 [일반] (스포 함유) 곡성 후속편을 생각해봤습니다. [32] flawless10755 16/05/16 10755 20
65209 [일반] 마지막 학생예비군의 추억. [7] 헥스밤5644 16/05/16 5644 8
65208 [일반] 독일 광고로 본 영어의 영향력... [32] Neanderthal9095 16/05/16 9095 2
65207 [일반] AOA 새앨범 전체 개인적인 단평 [17] 좋아요5133 16/05/16 5133 1
65206 [일반] 묘생역전을 기원합니다 - 이름조차 깨몽이인 예쁜 고양이의 부모를 찾습니다. [27] 날아가고 싶어.5293 16/05/16 5293 7
65205 [일반] [스포] 시빌 워 보고 왔습니다. [16] 王天君5947 16/05/16 5947 3
65204 [일반] [스포] 주토피아 보고 왔습니다. [3] 王天君4515 16/05/16 451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