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내용 스포 없습니다. 댓글로도 절대 피해주세요. 곡성보다 더욱 스포가 위험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구성에 있어서도 한마디 쉽게 더하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 지각을 달리할 것이기 때문에 절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보실 분들도 예고편 정도만 보시고 가길 추천드립니다. 모든 걸 회피하고 보는게 곡성보다 더 지향되는 영화입니다.

1.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조금 알게되고 지적 허영에 빠져 아카데미 수상작이나 칸 경쟁부문 영화를 보곤 했습니다. 그 과정중에 프랑스 영화의 특이성에 맞닥드렸을 때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일반적 한국식의 멜로는 미국발 로맨스소설 및 영화의 플롯 즉 내용과 템포를 가져왔고 그에 특이한 변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그것은 너무나 변주가 심합니다.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그 템포나 스토리에 당황스러워하게 됩니다.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거라 예시가 저열한데 한국의 인간중독 같은 경우는 제목이 기억 안나지만 이차대전 직전의 LN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1/4지점까지를 늘렸다고 생각될 정도로 느리고 친절합니다.

2. 아가씨도 비슷합니다. 씬 전환도 빠르고 내용 또한 의도적으로 입체화시켰습니다. 입체적이라고는 생각이 안들고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칸으로 제목에 칭한 유럽 특히 프랑스의 영화문법을 따온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친절한 복선 여지없이 들어맞는 전개 하지만 그 모두 후에 입체적으로 화합니다. 그래서 제목을 저리 달았습니다. 칸을 위한 한국식 영화라고. 일본의 잔인한 아름다움(영화에 나오는 표현)을 매개로.

3. 주인공은 이견없이 김민희. 미모도 커리어하이. 연기도 커리어하이. 누구나 인지하는 화차부터의 김민희의 질주는 아가씨에서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의 끝을 보여주는것같습니다. 맬로, 스릴러, 코미디, 에로까지. 부족함이 안느껴지네요. 그리고 태리도 뛰어납니다. 하지만 은교의 김고은처럼 영화의 구성을 위한 소모품으로 배우를 쓴 느낌이 강합니다. 하정우, 조진웅의 연기도 일품입니다. 다만 위에 언급된 모든 배우의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입니다. 나래이션이라도 뺐다면 조금 나았을테지요.
+그래서 캐릭터를 해석하는 재미가 없습니다.

4. 영화는 미장센을 위해 많은걸 희생합니다. 일단 배우가 미장센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나 의미 또한 미적 아름다움을 위해 꽤나 포기당합니다. 즉 불필요한 씬과 배경이 많아 근본적 플롯의 전개를 해칩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영화의 가치가 다양하다해도 그 근간이 되는 이야기는 오롯이 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쓰고싶은 말이었는데 쓰다가 잊어서 덧붙이면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서도 지적되다싶이 불필요할 정도로 여배우를 가혹하게 몰아붙였다고 보입니다. 친절하고 똑똑하게 줄거리내에서 소모당하지만 안그래도 충분합니다. 5.에서 쓴바처럼 이 영화는 과하게 친절하니까요.


5. 여러 시사평에도 보였던거 같은데 4.와 연계해서 들어낼 부분이 많다고 보이는데, 일단 뒤의 십분가량은 너무 친절합니다. 결말을 닫아도 너무 닫아서 보고나면 심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