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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20 16:05:16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금연禁煙, 아니, 인연忍煙일지
<이 글은 금연 성공후기가 아니며, 담배를 참아나가는 괴로운 과정에 대한 일지입니다.>

금연을 결심했습니다. 특별한 계기는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회사에 으레 찾아오는 금연클리닉에서 금연하시라는 인사 치레를 들은 것과.. 이번 연말부터 유럽처럼, 담배곽에 경고 사진 삽입이 의무화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저히 그때 담배곽을 집어들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금연 시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훈련병 시절에 한달 강제로 금연한 것 이외에는... 지금 생각하면 그때 아예 끊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됩니다. 이렇게 괴로울 줄 알았더라면. 이렇게 힘들 줄 알았더라면.

올해로 담배를 태운 지 햇수로 12년째가 됩니다. 평균 한갑 정도를 매일 태웠고, 술자리 등 사정에 따라서 담배 소비량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이제는 그만 피고 싶다. 한번 해보자. 특별한 계기는 없었습니다.

보건소 출장 금연클리닉에서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은 가져왔으나 쓰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냥 닥치고 끊어버리는 냉동 칠면조법이 단기 성공률은 낮지만 장기 성공률이 높다기에, 약물 그딴 거 없이 그냥 단칼에 안 피기로 했습니다. 갖고 있는 담배를 버리지도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제 의지력에 대한 시험이었죠.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금연 1일차>
담배를 안 태운 지 4시간, 5시간 넘어가는 이 시점이 첫번째 고역이었습니다. 머리가 계속 멍하고 생침이 계속 나옵니다. 머리속엔 담배 한모금 생각만 가득 찹니다. 손에 깍지를 끼고 버텼습니다.



금연을 하기로 하면서 관련정보를 이것저것 찾다가 나무위키에서 발견한 동영상인데, 시간 때우기에 굉장히 좋았습니다. 공감의 웃음도 지을 수 있었구요.

저라는 인간을 객관적으로 관찰해 본 결과, 딱 담배를 태워야 되는(?) 특정 시점들이 있습니다. 하스스톤에서 탈진전을 이겼을 때 or 졌을 때, 타이젬 바둑에서 장고할 때 or 이겼을 때, 회사에서 뭔가 Project 나 Event의 중요고비를 넘겼거나 해결했을 때, 밥을 먹고 나서, 커피숍에 가서 아메리노를 마시면서, 아침 첫 화장실에 가서, 자기 전에 이빨 닦고, 건물에서 나오면서 or 들어가기 전에... 기타 등등. 이미 생활의 일부라서, 그때 연기를 마시고 뱉지 않으면 뭔가 손이 배배 꼬이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것입니다.

미리 앞서 예측하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보아하니 곧 있으면 이런 상황이 올 것인데, 분명 나는 담배를 태우고 싶을 것이다. 그때 참는 것이 고비다... 이런 선제적 마인드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바둑과 하스스톤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당분간 안 하고 있습니다.(ㅡㅡ;)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질 않고 딱 한대, 한대 생각만 계속 맴돕니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다가 안되겠다 싶어 편의점에 가서 맥주와 소주를 사 왔습니다. 단번에 잠들도록 한꺼번에 때려 붓습니다. 원래 술 마시면 담배 생각이 더 나는데 그럴 정신도 없이 때려 부으니 그냥 잠이 오더군요. 그렇게 1일차를 보냈습니다.

<금연 2일차>
앞서의 루틴(?) 중에서 술 마신 다음날 일어나서 태우는 담배도 있습니다. 술 때문인지 하루 종일 머리가 띵하고 머릿속에는 한모금, 딱 한대 이딴 생각만 핑핑 돕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미치겠습니다.

술자리를 만들면 무조건 담배를 태우게 된다기에 동료들의 유혹도 마다하고 칼 퇴근했습니다. 평소 보고싶었던 영화를 봅니다. 제이슨 본 3부작 시리즈. 역시 재미있군요. 본 슈프리머시가 끝날 때쯤 되자 밤이 늦었습니다. 어제 남은 맥주와 소주를 섞어 다시 때려 붓습니다. 그리고 바로 잠듭니다. 술에 약한 것이 이럴 때는 좋군요.

<금연 3일차>
금연 후 맞는 첫 주말. 다행히 회사가 쉬는 날입니다. 처음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할 게 없으니 점점 더 괴로워집니다. 일부러 약속을 잡지 않았습니다. 다른 금연 후기를 보니 일부러 약속을 만들어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는데, 어차피 혼자 되는 순간은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 때를 위해 마음 단련을 독하게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집에서 영화를 보고 만화를 보며 과자를 까먹고, 맥주를 홀짝거리며 잉여로운 삶을 보냈습니다.

3일째 저녁 되는 날. 아직도 이 날이 생생하게 생각납니다. 최대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다리가 덜덜덜 떨리고 머리가 팽팽 돕니다. 누워서 뒹굴거리던 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도 모르게 담배곽과 라이터를 손에 쥐고 거실을 뱅뱅 돌기 시작했습니다. 피고 싶다. 피고 싶다. 안돼. 안돼. 뱅뱅. 뱅뱅. 거의 무의식중에 일어난 일이라 멈추지도 못했습니다. 거의 한 시간 넘게 거실을 뱅뱅 돌았습니다. 가만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거든요.

그 순간에 계속 생각했던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의 어떤 술자리 광경이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금연하고 있던 어떤 골초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담배를 피게 하겠다며 다른 친구들이 뻐끔대며 계속 유혹하고, 그 친구가 마침내 한 모금을 빨자 야 김XX 핀다! 하고 광란(..)의 소리를 지르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흡연자도 아니었지만.. 굉장히 그 광경이 한심;스러워 보였습니다.

"아니, 그깟 담배가 뭔데 저 난리야?"

저는 그랬었던 스무 살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새벽까지 거실을 계속 돌았습니다. 그깟 담배 가지고 난리 피우지 않기 위해.

<이후>
인제 담배가 생각나는 주기가 좀 줄었습니다. 금연 선배들의 수기를 읽어 보면 가장 힘든 고비는 넘겼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Event가 끝날 때마다, 입 안에 기름기가 남을 때마다 자꾸 생각이 나고 자꾸 손이 허전합니다. 지금은 한 2주 정도 된 것 같은데, 몇 개월씩 참았다가, 심지어 몇 년을 참았다가 무너진 선배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때마다 두렵고 겁이 납니다.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고 영원히 참는 것이라는, 오래된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계속, 그냥 닥치고 참아 볼 작정입니다. 단지 아무것도 모르던 스무 살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담배곽에 삭은 잇몸과 까만 폐를 보기 전에, 피지알의 흡연자 여러분들도 저와 같이 금연.. 아니, 인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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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16/06/20 16:11
수정 아이콘
제가, 그냥 안 피운지 1년 반 조금 지난 것 같네요.
중간에 술 진탕 먹고 몇 개피 피운 적이 있긴 합니다. 담배 피우는 꿈을 꿨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머리맡에 담배갑이...;;
그런적 말고는 담배를 손에도 안 대고 있긴 합니다.
하루 하루 지나갈수록 점점 잊혀져 갑니다. 농담으로라도, "에휴~ 담배들은 왜 피우나 몰라~?" 라고 중얼거리세요. 자기최면이 됩니다. ^^;
화이팅 하십쇼!!!
유유히
16/06/20 16:17
수정 아이콘
금연 선배님이시군요. 1년 반을 참으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크크크.
에휴. 담배들은 왜 태우나 몰라? 명심하겠습니다.
-안군-
16/06/20 16:20
수정 아이콘
아참, 흡연자 직장 동료 및 후배들이 있다면, "그딴걸 아직도 피고있냐? 끊어라 좀." 같은 멘트도 좋습니다.
분노와 질시의 눈총을 받음과 동시에, 근자감이 차오르면서, '이러다가 내가 다시 피면 엄청 쪽팔리겠지?' 같은 실드도 생깁니다.
유유히
16/06/20 16:28
수정 아이콘
그것은 조금 더 담배를 끊고 오래되면 시도하겠습니다. ^^;
바람이라
16/06/20 16:11
수정 아이콘
엄청난 의지를 가지고 계시네요
저는 흡연 10년 차인데 도저히 끊을 수가 없어서 힘드네요 ㅠㅠ
유유히
16/06/20 16:19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하잘것 없는 의지력을 가진 보통 저그...아니, 사람입니다. 가끔은 그냥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담배 피고 싶은 거 참기 게임. 길 가다가 보이는 모든 흡연자들은 제게 진 사람들입니다. 흐흐; 바람이라님도 저와 같이, 그냥 한번 참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힘들지만, 나름대로 성취감도 있습니다.
테란의횡제
16/06/20 16:25
수정 아이콘
존경스럽습니다! 혹시 끊고나서 몸에변화가 느껴지는게 있으신가요?
유유히
16/06/20 16:27
수정 아이콘
머리 한구석이 약간 띵합니다. 잠드는 데 술을 이용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금단증상의 일부인지 모르겠는데 4~5일째에 아주 심했다가 지금은 좀 나아졌습니다. 그 외에는 숨쉬기가 훨씬 편안해진 느낌입니다.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VinnyDaddy
16/06/20 16:30
수정 아이콘
고생하시네요.. 조금만 더 참으세요.
그러면 내가 지금까지 참은게 아까워서라도 안 피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도저히 맛이 없어서 안 피게 되는 단계가 올 겁니다.
경험상 1단계는 금연 2~3달쯤, 2단계는 1~2년쯤에 왔던 것 같네요..

그렇게 15년째 금연중입니다.
유유히
16/06/20 16:45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저도 그렇게 말할 날을 위해 참아 보렵니다.
모그리
16/06/20 16:36
수정 아이콘
흡연 15년차 하루에 두갑~두갑반씩 피우던 말그대로 개꼴초였는데 끊은지 4달정도 된거 같네요
의외로 너무 쉽게 끊어서 진작 끊을걸 왜 계속 피웠나 하는 생각이...^^;
유유히
16/06/20 16:45
수정 아이콘
그렇게 쉬운 금연이 저는 왜 이리 힘들까요..ㅠ
4달이 4년, 40년 되도록 응원 하겠습니다.
3C MANIA
16/06/20 16:55
수정 아이콘
저는 금연 약 9년차 인 것 같습니다. 30대 접어들면서 금연시작했고 이제 곧 40을 앞두고 있으니깐요.. 30대 들어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고 하면 그 중 하나가 금연입니다.
한번 배운 담배는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인내하며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저 또한 금연 10년이 코 앞이지만 정말 가끔씩 생각이 납니다. 단순히 니코틴 욕구가 피워올라 담배가 생각난다보다는 이성적으로 제어하기 힘든 특정 스트레스 상황하에서 그것을 탈피하고자 했던 과거의 습관과 기억들이 아직까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흡연욕구를 억제하는 거, 나아가 오랜시간 몸에 배인 생활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만 꼭 극복하셔서 금연실천하셨으면좋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운동(조깅)을 병행했던 것이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 자극과 동기부여를 계속 주시면서 하루하루 이겨나가신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품아키
16/06/20 16:57
수정 아이콘
아으 제목만봐도 땡기네요ㅠ
빠독이
16/06/20 17:02
수정 아이콘
전 안 피는데 어제 처음으로 1박2일 금연여행편 보는데 금연할 때 흡연 욕구가 엄청나더군요.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갈구하는 모습을 현실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1박2일 금연여행 보신 적 있으신가요?
유유히
16/06/20 17:49
수정 아이콘
금연하면서 소일거리 삼아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끝까지 담배를 참는 사람들은 동병상련의 아픔도 있고, 중간중간에 탈주해서 담배를 피우는 멤버들에게는 승리감도 느끼면서요. 흐흐.
박진호
16/06/20 17:10
수정 아이콘
일주일 이 후로는 절대적으로 심리적인 문제입니다. 니코틴 금단증상으로 인한 신체적인 문제는 모두 사라지거든요.
참는다는 생각보다 나는 원래 담배를 안 피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게 좋았습니다.
실제로도 담배 피기 전에 잘 먹고 잘 살았거든요.

그리고 담배를 피우던 시기가 그렇게 행복하고 좋았느냐, 담배를 피우면 막 뿅가게 좋고 그랬나 생각해보면 아니거든요.

환상입니다. 실제로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한 대 펴보면 막 엄청 좋고 그러지 않아요. 그래서 몇 대 더 피우다보면 다시 흡연이 시작되는거죠.
-안군-
16/06/20 17:20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딱 3주만 지나면 몸에서 담배기운(?)이 완전히 제거된걸 느끼죠.
예전에 입다가 세탁 안하고 쳐박아놨던 점퍼 같은걸 입으면, 담배 쩐내가 느껴질 정도로...
유유히
16/06/20 17:49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까지 담배를 참으면서 속으로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말은,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다." 인데.. 어찌 보면 현명한 거군요. 흐흐.
긍정_감사_겸손
16/06/20 18:23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쌩으로 금연했을때 일주일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2주차부터는 그저그랬죠.
16/06/20 17:22
수정 아이콘
예전 유게에서 본 자료중에 휴지로 코를 막고 담배를 피면 맛이 역하게 느껴져서 피던 분들도 바로 꺼버린다고 하던데요.
금연을 잘 이어가고 계신다면야 문제가 안되겠지만 혹시 너무 괴로우시면 저 방법을 써보시는건 어떨까요?
전 금연 8년차이고 6년정도 피다 끊었는데 피운 기간이 저보다 기신 만큼 저랑은 비교도 안되는 괴로움을 느끼고 계신거 같아 안타깝네요 화이팅입니다
16/06/20 17:33
수정 아이콘
끊은지 10년 조금넘었는데 한 5년간은 담배는 영원히 참는것이란 말이 공감갔었죠
지금은 담배 냄새 역해서 피해다닙니다. 입에 대는것도 상상하기 싫습니다.
충분히 생각조차 안나게 끊을수 있으니 끝까지 해보세요
16/06/20 18:2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깔끔 담백한 문체 좋네요. 그러고보니 저도 어느덧 흡연 15년차... 금연 48시간을 넘긴 적이 없었어요. ;;;
하루에 예닐곱 개비 피우는데... 이것 참 끊기 힘드네요. 부디 성공하셔서 가끔이라도 소식 남겨주시길. 몸의 변화라든가, 고비를 넘긴 일화라든가, 주위 반응이라든가, 노하우라든가... 여러가지 궁금하네요.
유유히
16/06/20 18:30
수정 아이콘
아직 성공한 입장은 아니지만.. 몸의 변화라고 한다면 다른 무엇보다, 언제나 입안에 맴돌던 씁쓸한 맛이 없어졌습니다. 이게 현재로선 가장 좋은 점입니다.

노하우랄 것도 딱히 없지만.. 빨대로 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뭔가 빨아들이는 행동이 정말 담배 생각을 줄여줍니다. 그 외에는 정말 미치겠을 때마다 빨대를 입에 물고 담배피는 것처럼 스읍 하, 스읍 하 하고 재 떠는 시늉하고 그랬습니다. 신기하게 좀 나아지는 듯 했습니다. (무의식중에 인체가 니코틴 들어오는 줄 알고 안도해서인지;;)

주위 반응은 뭐 니가 피나 끊으나 모르겠다 식으로 무관심합니다. 어찌 보면 부담 없이 시도하는 입장이라 더 나은 듯 합니다. 아직 성공이라 칭하기엔 멀었으니 더 시간 지난 후에 인연 후기 올려 보겠습니다. 흐흐.
긍정_감사_겸손
16/06/20 18:28
수정 아이콘
제가 금연에 성공 한 뒤 금연관련 글이나 댓글을 여러번 썼었는데
반드시 강조하는게 있습니다.
죽을만큼 힘들때 조차 죽었으면 죽었지 담배는 절대 안 필정도가 되려면 대체제가 있어야 됩니다.

전 담배끊은 직후는 커피(5~6잔) 와 껌 (하루 한통) 으로 겨우겨우 버텼는데,
껌때매 이빨 다망가지고 (치과가서 200만원 깨짐), 커피때매 속다베려서 병원가서 치료까지 받았죠..
이제 껌은 진짜 설레거나 긴장될때 한번씩만 씹고, 커피는 아예 끊었습니다.
그래도 힘들때는 뭐라도 대체제가 있어야 되겠더라고요. 바로 술입니다.

근데 이놈의 술을 담배 생각날때마다 집에서 혼자 매주처먹어서 알코올중독이 될뻔했네요.
지금은 술조차 참고있지만 지인들 만날땐 또 한번씩 먹어줘야해서..
담배는 어느시점 이후로 평생 끊을 수 있지만, 술이야말로 사회생활 때문에 영원히 끊을 수 없고 평생 절제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금연 성공 기원하며, 반드시 대체제를 찾으세요. 절제가 가능하다면 커피, 차, 껌, 술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위 댓글보니 유유히님의 대체제는 빨대로 물 마시기 이군요. 최고네요. 물만큼 좋은 담배 대체제는 아마 이세상에 없을 겁니다.
돌고래씨
16/06/20 19:30
수정 아이콘
힘든 결정을 하셨네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스스로 자랑스러울 선택일겁니다.
이미 많은 금연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셨네요. 저는 금연 1년차 입니다.
제경우 영화같은 미디어에서 담배를 맛깔나게 피는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또 같이 단배를 피던 친구를 만나도 담배생각이 나더군요. 이 또한 본문에서 설명한 루틴중 하나겠지요 크크
금연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죽을 때까지 참아 보렵니다
유유히
16/06/20 19:38
수정 아이콘
격하게 공감합니다. 사운드 강조해서 쫙 빨아들일때 불이 쫙 붙으면서 종이가 버석거리는 그소리가 정말 사람 환장하게 만들죠. 흐흐. 하지만 그것도 영화에서나 그렇다고 초탈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곡성을 봤는데 그렇게 맛깔나게 태우는걸 보고도 어째 안피고 견디고 있네요.
유리가면
16/06/20 19:37
수정 아이콘
하루 1.5갑+@ 10년 피다가 끊은지 5년(44개월)되었습니다.
쌩으로 끊기는 너무 힘들어서 보조제 사용했는데 패치는 피부트러블+큰 효과 못느낌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했고..
가장 효과가 좋았던건 금연껌이었던거 같네요

처음에 금연껌 씹었을때는 신세계를 보았었는데요... 이것도 몇시간 못갑니다.
근데 금연껌의 니코틴 함량도 높아서 계속 씹으면 죽을거 같고 무엇보다 가격이 담배에 비해 엄청 비싸서 돈 생각하면서 껌을 줄여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젤리 커피 일반껌 같은건 비만, 구강문제, 위장문제 등이 걱정돼서 아예 입에도 안댔구요..

처음 1주일 지나니 그다음부터는 수월했고 그 이후로는 담배 생각 안납니다.
그런데 담배피는 꿈은 만 2년이 지날때까지 계속 꾸더군요... ㅡㅡ

글에 적으신대로 몇일 고생한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참으셨으면 좋겠군요.
16/06/21 09:35
수정 아이콘
사랑니때매 일주일 반강제로 끊고있는데 헤비스모커임에도 불구하고 5일찬데 그럭저럭 버틸만하네요. 단지 시한부금연이라 날짜가 다가올수록 피고싶은 맘이 더 간절해집니다.. 저도 끊긴 끊어야 되는데 사실 습관적인부분이 어마어마해서 쉽진않을거 같네요. 마음속으로 응원합니다
유유히
16/06/21 10:10
수정 아이콘
응원 감사합니다. 꼭 성공하겠습니다.
하나의꿈
16/06/21 15:12
수정 아이콘
15년 폈는데 콜드 터키로 끊은지 6개월됬네요. 몸에 변화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원래 비염이있어서 숨이 잘 쉬어지는것도 모르겠구요. 살도 많이 쩌서 새로운 고민입니다. 모든 흡연자는 담배피는 루틴이 있죠. 그게 어떻게 보면 속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담배가 나를 지배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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