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7/25 13:37:06
Name likepa
Subject [일반] 언급 되었던 자로서의 예의
아랫글에 일본 불매운동때문에 피해보는 사람들이 걱정된다는 글에서 언급하신 '잠깐 올라왔다가 사라진 글'의 주인입니다.
당시에 X대생 대나무숲의 글이 인상적이어서 올리고자 했는데, 이미 하루전에 게시판에서 아주 핫했던 글이란걸 바로 지적해주셔서
빠른 타이밍에 더 이상 부끄러울 일 없이 글을 삭제 하였죠.

아랫글에서 언급해주신 내용대로 여전히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힘들고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커뮤 보는 것도 제때 못해서 자꾸 늦발질을 하게 됩니다만.
닉네임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아랫글 올려주신 분이랑 여러 댓글에 많은 힘을 얻어 예의를 지키고자  글을 올립니다.

일어난 상황이 마치 천재지변 처럼 느껴집니다.
그저 전공이 일어일문학과였고,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환경이나 결국 내 인생을 바꾸는건 나 자신의 성실함과 노력이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으로 살다보니 주변에서 축하 받을 만한 이름난 일본 전자업체에 취업해서 나름 몇년간 차곡차곡 쌓아올린 커리어며 매출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걸 보니 한 동안 제정신이 아니었죠.
특정 어느 '집단' 하나를 콕 찝어 얘들의 잘못이라고 원망과 분노를 퍼부을 대상이 없다는 것도 힘든 점의 하나였습니다.

매일 밤 술에 취해 잠들다 주말에 6살짜리 아들의 "요즘에는 왜 자기전에 책 안 읽어줘?" 질문에 정신을 차리게 됐습니다.
망가는 지더라도 망가뜨리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가 힘들어지고 머지 않아 제가 속한 그룹이 정리 될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지만 이제는 그냥 덤덤하게 이 모든게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버티는 마음입니다.
언젠가는 괜찮아지고, 그런 일도 있었다는 무용담삼아 웃으며 얘기 하게 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덧 붙여 가장 큰 힘을 준 술자리에서의 친구의 한마디가 인상 깊어서 남겨봅니다.
"야!! 너는 그래도 머리숱이라도 많자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낙타샘
19/07/25 13:41
수정 아이콘
저도 일본쪽 매출이 절반인 곳에서 일하고 있어서 남일같지 않네요. 경쟁력 없으면 도태되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껄껄껄. 나랏님이 경쟁력을 조져 놓을지는 꿈에도 몰랐다만.
페스티
19/07/25 13:4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천재지변이 따로 없겠죠.. 잘 극복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이호철
19/07/25 13:4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인류모두면류
19/07/25 13:43
수정 아이콘
지금 순간들이 글쓴 분 삶에 있어서 한 순간의 해프닝으로 지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valewalker
19/07/25 13:43
수정 아이콘
친구분에게도 위로를..
꾸라의 숨결
19/07/25 13:46
수정 아이콘
머리숱이 많으시군요 그래도 또르륵....
가만히 손을 잡으
19/07/25 13:51
수정 아이콘
그간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면 무력감이 들죠.
힘내세요. 결국 다 지나갈 겁니다.
백년지기
19/07/25 13:53
수정 아이콘
응원합니다....
어떤 이들이겐 작은 희생정도로 치부될지도 모르죠. 한 40-50년 전즈음 우리네 아버님세대들의 희생처럼 말이죠.
그땐 그나마 눈에 보이는 성장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위로나 하면 볼썽사납지나 않을 것을..
19/07/25 13:57
수정 아이콘
하긴 머리숱..
마법거북이
19/07/25 13:57
수정 아이콘
그 글을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원망과 분노를 쏟을 대상이 없어 더욱 힘드시겠지요.
제가 도울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19/07/25 13:58
수정 아이콘
아들의 이야기가 뭉클해지네요....힘내세요
판콜에이
19/07/25 13:58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앞으로 잘될겁니다. 화이팅.
本田 仁美
19/07/25 13:59
수정 아이콘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일에서 "리갈하이"의 명장면으로 올라왔던게 생각나더군요.
세인트
19/07/25 14:04
수정 아이콘
부디 소시민들의 피해 없이 무탈히 잘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스테비아
19/07/25 14:04
수정 아이콘
사드로 제주도 관광객이 다 사라진 세상에서도 다들 여행하기 쾌적하다고 좋아하기만 했지 그 동네에 얼마나 큰 타격이 갈까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죠. 통제불가능한 변수가 정말 많은 대한민국입니다... 힘내세요.
홍승식
19/07/25 14:32
수정 아이콘
개인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외부요인은 너무 힘들죠.
힘내십시오.
스푸키바나나
19/07/25 15:08
수정 아이콘
마포구에 우후죽순처럼 사후면세점이 생겼다가 순식간에 망해가는걸 보고 참 무섭다 싶었는데,
이런일이 또 생기네요...참 안타깝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022 [일반] 퍼스트 어벤져 다시 보기 [53] 퀀텀리프11293 19/07/29 11293 3
82021 [일반] 잠식(蠶食)전략 [11] 성상우4906 19/07/29 4906 4
82020 [일반] (삼국지) 이릉 전투 (1) [45] 글곰13402 19/07/29 13402 41
82017 [일반] [일상글] 아버지, 그리고 가족여행 [24] Hammuzzi5407 19/07/29 5407 6
82016 [일반] [다큐] 러시아 다큐 "로마노프 왕조" 外 [14] aurelius7533 19/07/29 7533 0
82015 [일반] 저처럼 컴퓨터 8년이상 쓴사람 계신가요? [126] 허스키20903 19/07/28 20903 3
82014 [정치] 한국당 상태에 울부짖은 보수주류언론들 [97] 나디아 연대기18155 19/07/28 18155 2
82012 [일반] 브로콜리 너마저 <속물들> 감상문 [78] 229918 19/07/28 9918 17
82011 [일반] 배워서 남주네) 엑셀과 vba를 이용해 공정관리 시트 구현하기 - 0 [15] 산양9219 19/07/28 9219 9
82009 [일반] 무기의 시대(Age Of Weapon) [12] 성상우7857 19/07/28 7857 7
82008 [일반] 내겐 너무 어색한 그녀, 보람좌 [34] 꿀꿀꾸잉11578 19/07/28 11578 16
82007 [일반] 무신론자의 작은 불편함 [154] 공부맨11798 19/07/28 11798 10
82006 [정치] "2030의 한국당 비호감 심각한 수준" 한국당 내부서도 총선 필패 위기론 [143] 나디아 연대기16750 19/07/28 16750 3
82004 [정치] ‘20대 남성’ 담론은 정치의 문제인가 [140] 유소필위15761 19/07/27 15761 58
82003 [일반] 스핀라자 30억 vs 졸겐스마 24억 [43] 모모스201313664 19/07/27 13664 7
82002 [정치] 트럼프, WTO에 개도국 우대체계 시정압박…韓도 거론 [74] 나디아 연대기14021 19/07/27 14021 1
82001 [일반] 애플의 라이브 포토를 알고 계시나요? [41] KBNF12394 19/07/27 12394 1
82000 [일반] 마시고 죽자 [17] 醉翁之意不在酒7716 19/07/27 7716 6
81999 [일반] 차선을 선택하라 [22] 성상우7690 19/07/27 7690 5
81998 [정치] 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후지TV 서울지국을 항의방문했다 끌려나왔다고 합니다. [80] 진선미12364 19/07/27 12364 3
81997 [일반] 호날두 나쁜놈 [102] 及時雨21377 19/07/27 21377 117
81996 [정치] 오늘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발표되었습니다. [12] 독수리의습격11388 19/07/26 11388 5
81995 [일반] 경쟁하는 인물들 [22] 성상우6594 19/07/26 6594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