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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06 17:54:35
Name 위버멘쉬
Subject [일반] 모모하고 김희철 열애설 보고 생각나서 쓰는 ssul .txt

옛날에 자취할 때였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 새로 식당이 하나 생겼더라구요. 저는 새로 뭔가 나오면 하나씩 먹어보는 얼리어답+소믈리에 타입이라,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약간 카페처럼 깔끔한 느낌인데 메뉴가 부대찌개, 된장찌개, 제육 3개 밖에 없더라구요. 된장찌개를 주문했는데 고깃집에서 주는 그냥 밍숭맹숭한 국물이 아니라 완전 진국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생각보다 어려 보이시던데 직접 주방도 지휘하고 홀에 서빙도 돌보셔서 약간 신뢰가 가더라구요. 메뉴 생각하기 귀찮을때 종종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혼밥을 하러 갔더니 사장님이 안계시고 여자 알바생이 주문을 받더라구요. 평소처럼 된장찌개를 주문하려고 알바분과 눈을 딱 마주치는 순간 저는 뻑이 가고 말았슴니다. 아나운서 준비생이나 승무원을 연상시키는 단아하면서도 공부 잘할거처럼 생긴 타입의 알바생이었슴니다. 단정하게 빗어 올린 머리에 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는데 사극 같은데 보면 나오는 의녀 캐릭터 느낌도 나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주말에 친구4명이서 같이 간적도 있었는데 알바하시는분 미녀 린정? 하니까 린정 또 린정 하면서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오는 이모티콘처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엄지를 척 올리더군요.

그후로 주 3~4회 정도 혼밥하러 갔습니다. 식당 밖에서 카운터쪽을 살피고 알바생이 있으면 가고 없으면 집에서 라면먹고 그랬습니다. 어느날 장을 보려고 마트쪽으로 걸어가는데 몇미터 앞 건물에서 그분이 딱! 나오시더라구요. 가까운 곳에는 배달도 해줬는데 배달 다녀오시는지 앞치마를 하고 계시더군요. 혹시라도 이쪽을 봐주지 않을까, 몇 미터 간격을 두고 졸졸 따라갔습니다. 식당 쪽으로 걸어가는데 맞은편 길에서 누가 알바생 곁으로 웃으며 다가 오더군요. 그 식당 사장님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젊으셔서 알바생이랑 친한가보네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사장님이 알바생에게 입술을 쭉 내미니까 알바생이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살피더니 입을 쬮 맞추더라구요. 뭔가 현실이 아닌것 같은 장면에 돌덩이가 심장 위로 쿵 떨어진거 같은 느낌이 들면서 저는 그대로 석고상이 되어버렸슴니다. 알바분은  부끄부끄한 표정으로 사장님 어깨를 몇대 때리고는 둘이서 키득키득 웃더군요.

그날 집에 가서 울었슴니다. 그리고 그 식당에 다시는 안갔슴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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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9/08/06 17:56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흑흑
세인트
19/08/06 17:56
수정 아이콘
앗...아아... ㅠㅠ
아침밥스팸
19/08/06 18:01
수정 아이콘
엌 크크크크 왜 눈물이 나지? 크크크크크
19/08/06 18:02
수정 아이콘
편-안
집으로돌아가야해
19/08/06 18:04
수정 아이콘
모모랜드 김희철 슬픕니다.
페스티
19/08/06 18:06
수정 아이콘
부부였을지도..
위버멘쉬
19/08/06 18:10
수정 아이콘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정답인거 같아요...흑
19/08/06 18:07
수정 아이콘
조조, 카이사르: 더 끌리지 않나?
우리는 하나의 빛
19/08/06 18:09
수정 아이콘
화.. 화, 화이팅..
세츠나
19/08/06 18:11
수정 아이콘
울 것까지야...
명란이
19/08/06 18:11
수정 아이콘
크-으~
19/08/06 18:21
수정 아이콘
그식당어딥니까 불매해서 혼내주자ㅠ
19/08/06 18:22
수정 아이콘
댓글수에 필적하는 추천수...
냉면과열무
19/08/06 18:25
수정 아이콘
이거 머지 크크크크크크크크
재미있는 글 잘 봤슴니다
19/08/06 18:26
수정 아이콘
부부였을 것 같은데 나이 차가 많이 나 보였나요? 크크
파란무테
19/08/06 18:26
수정 아이콘
이건 추천이지!
19/08/06 18:40
수정 아이콘
흑흑 감동실화...
19/08/06 18:45
수정 아이콘
기승전결이 매끄럽고 편안하고 좋습니다!
19/08/06 18:46
수정 아이콘
말없이 추천 누르고 갑니다 흑흑
방과후티타임
19/08/06 18:53
수정 아이콘
깔끔하네요
해맑은 전사
19/08/06 18:58
수정 아이콘
남자를 울리다니...
아무 것도 안했지만 큰 잘못했네요.
19/08/06 19:00
수정 아이콘
이래야 피지알이지
태연­
19/08/06 19:32
수정 아이콘
77ㅓㅡ억
채원아리
19/08/06 19:35
수정 아이콘
위버멘쉬님 힘내세요
19/08/06 19:4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9/08/06 19:58
수정 아이콘
쬬: 유부녀라.....흥미롭군요
19/08/06 20:21
수정 아이콘
아앗...
chax5959
19/08/06 20:14
수정 아이콘
그거 님께서 보고있는거 다 알면서 놀릴려고 그런거예요 ㅠㅠ
19/08/06 20:20
수정 아이콘
사장님의 전략에 당하셨군요 크크크
자연스러운
19/08/07 00:24
수정 아이콘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예요. 때끼. 부부라는 억측은??!!
19/08/07 03:26
수정 아이콘
나쁜사람들. 추천수보소...크크
카푸스틴
19/08/07 07:38
수정 아이콘
어제 과음해서 속이 안좋았는데 일어나자마자 좋은 글 읽고 편안해졌습니다
걸스데이민아
19/08/07 07:57
수정 아이콘
새벽부터 출근해서 기분이 울적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19/08/07 10:46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공지로 올려야 합니다
은솔율
19/08/07 11:45
수정 아이콘
이것들이 어디서 밥을 팔아!! 크크크
김연아
19/08/07 18:02
수정 아이콘
명-문
Thanatos.OIOF7I
19/08/08 01:15
수정 아이콘
오모시로이 손님이 있다.
평범한소시민
19/08/08 12:28
수정 아이콘
급 기분 좋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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