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0/08 00:48:06
Name Right
Subject [일반] 진실의 유용성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원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주작'에 대응되는 말이 '진실'이 아닌가 싶다. 남과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진실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거짓은 잠시동안 달콤할 수 있지만 우리는 길고 긴 삶을 살아야 하니까. 현실에 발을 딛고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싶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 진실이라는 개념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숫자로 표현되는 진실과 말로 표현되는 진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19년 10월 8일 서울의 평균온도는 XX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분이 우울하다. 못생겼다. 게임을 잘한다' 와 같이 말로 묘사해야 하는 것들은 객관적 진실을 분명하게 나타내기 어렵다. 누군가가 못생겼다는 것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분명한 진실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산다. '난 이성에게 인기가 없어. 난 무능력해. 난 죄인이야. 난 불행해.' 와 같이 누가 증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쌓여온 경험으로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낙인찍는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합리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이성을 사귀어 본 적이 없으니, 인기가 없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난 인기가 없는 사람이야'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진실일지 몰라도, 만약 그가 인기를 원한다면 그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그것의 '진실성'과 함께 '유용성'도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그것을 믿는 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말로 표현되는 진실에서는 명확한 진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진실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무능력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나에게 진실이라고 해보자. 이 생각은 '나는 00은 잘 못했지만 다른 것들은 잘해.' 혹은 '00은 지금 잘 못하지만 지금 계속 하다보면 잘할거야' 이런식으로 바꿀 수 있다. 또 '나는 매력이 없어'와 같은 생각은 '나는 항상 매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새롭게 시도하고 있어' 와 같이 바꿀 수 있다.

완전한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완벽한 진실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별로 적응적이지 않다. 진실이라는 것은 대부분 시시각각 변하고, 우리는 때로 그 안에 들어맞기도 하고, 비껴가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진실을 믿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자신 또는 타인에게 고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그것에 얽메여 살곤 한다. 이제는 그 진실이 나에게 얼마나 유용한지를 생각해보고 상황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10/08 03:2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항상 생각할 거리를 주셔서 감사해요.
19/10/08 15:0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3082 [일반] 점령 당한 실시간 검색어? [78] 삭제됨14322 19/10/11 14322 7
83081 [일반] 생애 첫차 구매기 [83] 건투를 빈다13534 19/10/11 13534 24
83080 [정치] 대구 경북 차세대 리더 1위 [39] 갈색이야기14668 19/10/11 14668 0
83079 [정치] 전쟁이 끝나자 트럼프가 사냥개를 삶아먹다. [86] 오리공작17408 19/10/11 17408 0
83078 [일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스리랑카전 직관 다녀왔습니다. [7] 광개토태왕10718 19/10/11 10718 1
83077 [일반] 코리안 조커 장대호 [27] Inevitable15711 19/10/11 15711 50
83076 [정치] 법무부 "기소 이후 사건도 공소사실 공개 금지" [132] 공휴일15181 19/10/10 15181 0
83075 [일반] 나는 왜 유재석 먹방에 빠졌는가 [26] 10월9일한글날12507 19/10/10 12507 10
83074 [일반] 정부는 자유로운 한국어 번역을 허락 하라! [45] 캣리스11315 19/10/10 11315 10
83073 [일반] (삼국지) 정욱, 누가 나이를 핑계 삼는가 [67] 글곰10650 19/10/10 10650 48
83072 [정치] 언론, 검찰 vs 유시민 구도를 만든 10월 9일자 알릴레오 인터뷰 [127] 아찌빠18713 19/10/10 18713 0
83070 [일반] [통계] 통계청 자료로 보는 인구절벽 [150] aurelius13820 19/10/10 13820 4
83069 [일반] 층간소음에 미쳐버려 탑층으로 이사한 후기입니다. [66] goEngland23552 19/10/10 23552 1
83068 [일반] 이번에는 귀가 뚫릴까? (영어학습 유튜브 채널 소개) [8] 바다로9248 19/10/10 9248 3
83067 [일반] 한글날 한글로된 방송사로고를 보니 LG트윈스가 이겨서 재밌다. [12] 캠릿브지대핳생9907 19/10/10 9907 2
83066 [일반] 만원의 행복 [25] CoMbI COLa10899 19/10/10 10899 25
83065 [정치]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리얼미터 10월 2주차 주중조사 결과 [242] Alan_Baxter23144 19/10/10 23144 0
83063 [일반] [재미있는 전쟁사] 사령관의 전사(戰死) [26] 류지나9274 19/10/09 9274 10
83062 [일반]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7] 及時雨8291 19/10/09 8291 17
83061 [정치] 아버지에게 던지는 네 가지 질문 [3] 공휴일6824 19/10/09 6824 0
83060 [일반] 아이폰 11 시리즈의 국내 출고가가 발표되었습니다. [114] Leeka15042 19/10/09 15042 0
83059 [정치] '조국 의혹 언론보도' 불신 59.3% vs 신뢰 36.5% [142] ArcanumToss19810 19/10/09 19810 0
83058 [일반] EBS 스페이스 공감 1163회 - 한글날 특집 노래가 된 문장들 [8] 가스불을깜빡했다7643 19/10/09 7643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