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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10/04 19:10:21
Name akizora
Subject [정치] 태평양전쟁 이후부터의 일본 정치의 기조, 그리고 일본 극우화의 근원에 대하여 (수정됨)
Ⅰ. 서론

전후(Post-War) 일본 정치와 현대 일본 정치가 보여주는 흐름에 대해 관심이 많았음. 특히 일본이 1945년의 패망으로 전전 일본의 구시대적 정치에선 일정 부분 탈피 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일본이 이상하게도 급격한 우경화를 보여주는 까닭에 대한 그 맥락에 대해 항상 궁금증을 가졌고 이번 조사를 해보기로 함. 일본 정치 관련 도서를 통해 주로 탐구함.



Ⅱ. 탐구 내용

1. 전후 일본 사회의 변동


1945년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항복 선언을 한 후 전쟁의 상대국인 미국은 적성국 일본의 신속하고 영구적인 무장 해제를 위해 일본에 점령군으로 진주한다. 이때 연합군 최고 사령부(SCAP/GHQ)가 일본의 행정을 지배한다. 당시 일본의 내각은 존재하였으나, 실질적인 실력자는 당시 미군정 이다. GHQ는 일본 제국 시절의 전범을 처벌하고, 일본을 다시는 전쟁 불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였고, 일본 사회를 억압하던 비민주적인 정책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개조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하지만 이처럼 GHQ는 막강한 존재였으나, 일본 황실은 그대로 유지하게 하였고, 덴노의 상징성도 유지했다. 또한 전쟁 범죄의 지시자인 쇼와 천황에 대한 사법적 처리가 없었다는 사실은, 현대 일본 정치가 가지는 모순점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평가도 일정 부분 받고 있다. 미군정은 일본에 신헌법을 만드는 것을 가장 우선하였는데, 이로 인해 1946년 일본국 헌법(평화헌법)이 성립하게 된다.


2. 냉전의 심화와 미국의 대일외교 전략의 변화 

일본을 다시는 전쟁 불가능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미국의 기조는 얼마가지 못했다. 소비에트 연방의 한반도 38도 이북에서의 점령과, 중국 대륙에서의 국민당군의 참패는 미국에게 있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패권 상실을 의미했고, 당시 유럽에서 시작된 냉전의 분위기는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을 국익의 최우선으로 인식하게 영향을 미쳤다. 또한 미국은 소련의 3차 대전 도발이 임박했다는 막연한 위기론 때문에 소련이 원하는 한반도 입지를 일정정도 인정하고 이는 ‘애치슨 라인‘에서 한반도가 제외되는 결과를 맞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일본의 경제 재건과 재무장을 서둘렀다. 특히 미국은 초기의 일본에서 우파 세력들의 견제를 위해 사회주의를 일정 용인했지만, 사회주의자들을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좌익 관련자들의 공직에서의 추방, 공민권 제한을 실시했다. 그리고 우파 정치인들이 폭력단을 동원해 좌익 단체들을 탄압하는 것을 용인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의 일본에 대한 대외 정책 변화는 역코스(Reverse Course)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미국은 일본을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 시켜준다. 또한 같은 날 미일 안전보장 조약이 근처 미군 부대에서 체결된다. 이 역시 일본 점령군으로 파견된 부대에서 체결했다는 점을 들어, 일본이 완전한 독립국이 아니라 미국에 종속된 국가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또한 미국은 오키나와를 동아시아의 군사 거점화를 위한 목적으로 1972년 까지 지배하였다. 이 과정에서 오키나와인 들의 일본 본토에 대한 반감등이 고조되었고, 특히 히로히토 천황이 미국의 오키나와 지배를 용인 혹인 요구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오키나와의 독립문제는 현재 일본에서 뜨거운 화두로 남아있다.


3. 일본 정치의 변동 - 자민당을 중심으로
  
전후 일본 보수 세력은 55년 체제의 성립으로, 자유민주당(LDP)가 사실상 일당 체제가 됨으로써 일본 사회의 주류가 된다. 하지만 이 시기의 일본의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미국에 의존한 안보를 추구함으로써 일본의 평화주의 노선을 견지해 나가면서 경제 성장을 도모하였다. 특히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비핵 3원칙을 발표함으로써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 시기의 일본은 고도성장을 이룩하였고,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전 세계에 일본의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70년대의 록히드 사건, 그리고 자민당의 부정부패 문제는 1988년 리쿠르트 사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사건에서 당시 일본 수상이었거, 정치계 막후 실력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를 비롯한 다케시타 노보루, 아베 신타로(현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부. 당시 차기 일본 수상으로 인정받음)와 같은 자민당의 거물 정치인들이 탈당과 몰락을 거치며 일본 정치에서 자민당의 지지세가 하락하게 되었다. 결국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진 나머지 소선거구제 선거제, 파벌 정치 개혁이 단행되었다. 하지만 파벌 정치 개혁은 2000년대 들어오히려 일본 정치를 퇴행 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민당을 무너뜨리겠다’를 내건 고이즈미 총리가 자민당 총재가 되어 수상이 된 후, 그동안은 없었던 총재의 자객 공천(전략 공천)과 자기 사람 앉히기를 통해 전통적 자민당 기조에 반하는 정책들은 펼쳤기 때문이다. 집권중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우정청 민영화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이때 현 일본총리 아베 신조가 고이즈미의 관방장관이 되었고, 자민당의 우경화는 시작되었다.  


4. 현대 일본 자민당 아베 체제와 일본 정치의 미래
  
아베 신조 총리와 자민당은, 앞서 말했던 다양한 내부 변화들을 통해 온건한 시장 자유주의 정당에서 보수주의 정당으로 바뀌었다. 특히 아베 총리는 개인적으로도 그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의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극우적인 성향을 띠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베가 고등학교 시절 당시 1960년은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가 단행하려고 했던 안보조약 개정 때문에 정국이 혼란스러웠는데, 교사가 안보조약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아베가 교사와 벌인 설전이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그의 극우적인 성향은 유명하다. 또한 아베는 헌법이 공포된 ‘문화의 날’을 ‘메이지의 날’로 바꾸자고 하는 것처럼 전후 일본 제국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되찾기를 염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아베의 성향을 대변하는 여러 우익 세력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 회의이다. 일본 회의는 아름다운 일본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요, 국가(기미가요) 국기(히노마루)의 법제화,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애국심 교육 강조를 주장하고 있다. 단체는 새로운 헌법의 제정을 피력하는데, 그들은 현재의 평화헌법이 ‘강요된 헌법’이라고 인식하며, 전후 일본이 독립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점령국인 미국에 의해 며칠 만에 졸속적으로 제정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일본 극우 세력들의 ‘강요된 헌법’론은 고이즈미 총리의 등장으로 자민당 내 자리 잡게 되었고, 현재 아베 신조로 대변되는 일본 우익세력의 기본 전제가 되었다고 보인다. 아베 총리는 현재 일본의 교전권을 부인하는 평화헌법의 완전한 개정 대신, 일부 조항 첨가를 통해 역할을 대신하려고 한다. 또한 현재 의회의 의석수로는 헌법 개정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고 있고, 자민당에 대항하는 야당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로 분열을 거듭하면서 지지세가 약하다. 그리고 일본의 재무장화는 미국 워싱턴의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은 정치권 인사들의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하지만 다음 달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는 북미간의 관계 변화에 따라 기존 자민당 체제에 대항하는 변화가 예상되기도 하는 만큼, 앞으로의 일본 정치는 7월 참의원 선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보인다.



Ⅲ. 결론

이번 탐구 조사를 통해 현대 일본 정치의 변화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특히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로 인해 일본의 내부 정치적 환경도 달라져왔고, 현재까지고 많은 부분에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 일본 정치에 대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생각을 가져왔고 정치 외교학과 진학을 목표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학과에 반드시 진학해서 더욱 심층적 연구들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도 된 것 같다. 또한 평소 ‘동아시아사’를 수능 탐구 과목으로 삼고 공부를 하고 있는 저로써, 역사를 바탕으로, 21세기 급변하는 세계적 질서 하에서 더욱 중요시 되는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 간의 관계, 특히 한일 관계의 협력 관계 증진을 위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면서 공부에 대한 의지도 살리게 되는 긍정적인 활동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차후에 기회가 있다면 미일동맹이 지니는 외교적 의미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    


『참고 문헌』
길윤형, 『아베는 누구인가』, 돌베게, 2017.
마고사키 우케루,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메디치미디어, 2013
마고사키 우케루, 『보수의 공모자들』, 메디치미디어, 2014
남기정 등 『일본 정치의 구조 변동과 보수화』, 박문사, 2017
정창석 『만들어진 신의 나라』, 이학사, 2014
아오키 오사무 『아베 삼대』, 서해문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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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안다녀!
20/10/04 20: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와... 맨날 평범(?)하게 석박 논문만 보다가 오랜만에 색다른 기분 받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0/04 20: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영광입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일본정치와 국제정치 관련해서 색다른 시선(?)의 글을 올려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blood eagle
20/10/04 23:22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에도 이런 주제로 작문과제를 내주나요? 상당히 흥미롭네요.

본론으로, 일본의 우경화의 시작을 언제부터 봐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이즈미 총리를 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령 총리시절 당시 개인자격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반보씩 간보면서 들이밀었거든요. 지금와서는 의원들 단체참배가 거의 일상화된거보면 기조라는게 생각보다 빨리 변한다 생각합니다.

전후 냉전체제로 과거사에 대한 처벌의 실패와 그로인해 과거의 군국주의 세력의 사회 기득권 유지, 버블 붕괴 이후 우경화 가속화 같은걸 보면 대한민국과 정말 많이 닮아있죠. 또다른 차원의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해도 믿을만큼. 보수계열에서 자민당을 벤치마킹 하려던 이유가 다 있다고 생각되네요.
20/10/07 14:15
수정 아이콘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세계사 과목에 자유주제 탐구라는 수행평가에서 작성한 글 입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고3이니까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데, 저는 특히 일본에 관심이 많아서 작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아마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탈원전 주장때문인것 같네요. 하지만 말씀하신바와 같이 고이즈미 총리시절부터가 극우의 시작이 되었다고 저도 보고있습니다. 그리고 고이즈미가 자민당의 기존 파벌들을 제치고 자객공천으로 자기사람들을 심는 방식을 도입한 총리이죠.

저번인가요, 자유한국당 시절 아베총리의 리더십을 배우겠다고 국회에서 무슨 포럼을 연적이 있었던것 같은데, 아마도 대한민국의 보수파 정치인들의 롤모델이 일본의 자유민주당이 아닐까 싶네요. 한국도 지금같은 경제 기조로 가다보면 버블이 올 수도 있고, 그에 준하는 경제 위기가 찾아온다면, 일본처럼 되는것은 한 순간도 아니라고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펠릭스30세(무직)
20/10/06 21:03
수정 아이콘
제 대학때 리포트 수준으로 쓰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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