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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6/13 20:00:15
Name Respublica
Subject [정치] 선거 차악론 비판
선거라는 행위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여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자를 선출하는 행위입니다.
선출자들을 투표하는데 있어서 '차악을 선택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고 이러한 원칙에 따라 대표자를 선택합니다.
'선거는 차악을 선출하는 행위'라는 명제 '선거 차악론'이 가진 문제들을 조명하고 대안적인 사고를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
1. '차악'이라는 단어에서 정치인들의 '사악함'을 부각시키며 피선출자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을 우선적으로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해 피선출자, 더 나아가 투표행위에 대한 실망 혹은 반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이러한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각 후보에 대한 상세한 분석보다는 단순한 감정에 이끌려 선택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2. '선거 차악론'의 대전제는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명제다. 후보들의 다양성은 이로 인해 당파성 + 도덕성 두가지로 환원당하며, 이는 투표 과정에서 정책목표들보다는 당파에 더욱 집중하도록 한다.
3. 선거는 사람을 선출하는 행위이기에 후보자에 대한 도덕적 평가는 그의 정책사업에 대한 신뢰도, 적합도를 판단하는 요소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도덕성과 당파에만 집중하는 것은 네거티브 전략으로써 번질 가능성이 크다. 후보자간의 (혹은 상대 당의) 흠결을 비교하여 공격하고 상대 후보자의 도덕열위를 드러내고 상대우위를 취하고자 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4. 이런 진흙탕 속에서 당선된 자들은 개성을 상실하고 후보자들의 공약과 신념, 추구하는 사회상들은 단지 당파성과 도덕성으로 환원된 채로 남는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실제로 원했던 것들과는 다른 것들이 이루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5. 선거는 단순히 사람만을 뽑는 행위가 아니다. 후보자의 신념, 공약, 당의 정강, 정책 등등 다양한 것들을 포함하는 '국정이라고 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행위이다. 우리는 어떤 상품을 선택할 때, 덜 흠이 있는 것을 찾기보다는,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가 선택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값비싼 '투표권'이라는 자원을 각자의 환경과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최선의 상품을 선택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20대의 이준석 돌풍 현상을 보며, 많은 20대들이 이준석을 '차악'으로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투표할 수 있는 최선에 투표했다고 생각됩니다. 투표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가는 시기임을 실감하며 짧게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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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3 20:12
수정 아이콘
그 이전에도 있었겠지만 사실 제가 모르는 부분이고
제가 처음 차악론(?)을 본 건 17대 대선(이명박이 승리한 그 대선)이었습니다.
정동영은 여야 지지자 모두가 한숨쉬는 사람이었고(..) 다만 이명박만은 안된다가 상당했죠 저도 거기에 동조했었고 (사실 지금도 이명박은 정말 싫음..)
재입대
21/06/13 23:07
수정 아이콘
이명박이 서울시장 하다가 대선당선할 당시 군머에 있었는데 그때 군머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서울사는 사람들 지지가 엄청나더군요
서울에서 온 애들이 선거홍보하고 다녔습니다 군대안에서요 크크크 저는 그냥 강원도 촌놈 애송이었는데 주변에 당시 새누리? 그쪽 꼰머들이 많은데다가 한나라당-새누리당 이름도 가물가물한데..워낙 나도는 소문이 흉흉한 당이라 정치 개뿔도 모르면서도 반새누리당이었습니다만 그때 서울출신 군인들 호응이 워낙 뜨거웠다는거 하나는 기억 나네요
21/06/13 20:44
수정 아이콘
본인의 선택을 합리화하고, 상대의 선택을 비난하지 않는 척 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쓰는 표현이라 느낀 적이 많습니다. 자신의 선택이 차악이라고 하는건, 상대의 선택이 최악이라는 말을 돌려서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StayAway
21/06/13 20:59
수정 아이콘
지난 대통령들을 보세요
최선? 최악? 차선? 차악? 투표 당시에는 알기 힘든것이고 대부분 결과론일 뿐입니다.
각자 그때그때 본인에 판단에 맞는 선택을 하면 되고,
과하게 비난할것도 없고 억지로 실드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평가하면 됩니다.

이준석도 이미 경력이 10년이 넘은 기성 정치인입니다.
지지자들의 과도한 의미부여는 정치인이 망가지는 이유가 됩니다.
이부키
21/06/13 22:50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차악론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지나고 봐야 답이 나오더군요.
21/06/13 21:04
수정 아이콘
글쎄요 이준석이 새로 등장한 정치인이면 모를까, 제가 설령 뽑게되어도 무조건 차악일수밖에
더파이팅
21/06/13 21: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차악론, 정치공학적, 그자찍 모두 정부 지지자들 입에서 주로 나오는 말들이죠. 현정부 실드 치기 위해서요. 지금은 뭐 이미 실드 치기에는 선 넘었고 박근혜랑 동급 취급 받으니 쏙 들어가서 요즘 많이는 안 보이네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1/06/13 21:34
수정 아이콘
차악론이 무슨 실드니 뭐니해서 생겨난 개념이 아닙니다. 선거 역사가 수십년이 되고 갖가지 개념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차악론도 예전부터 있던 개념이죠. 본문의 차악론 비판 역시 그때도 있던 거고요. 2000년대에도 나오던 말입니다.
SkyClouD
21/06/13 21:40
수정 아이콘
젊은 분 같은데, 현 정부 운운할 것 없이 투표로 대표를 뽑기 시작한 이후로 차악론은 단 한번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민주주의 자체가 늘 최선을 뽑는다면서 차악을 뽑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제도입니다.
10년째학부생
21/06/13 21:41
수정 아이콘
선택적 차악론이니까 문제죠. 2번 차악론을 스스로 부정하던 케이스가 기억나는데 1) 국민의당 리즈시절 , 2) 이재명 vs 남경필 경기도지사 가 생각나네요.
더파이팅
21/06/13 21:44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차악론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유독 많이 사용 되던 상황을 따져보라는 겁니다.
가장 최근으로는 문재인 정부 실드 치기 위한 지지자들의 명분으로 주로 쓰였죠. 그 외에 케이스 있으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 이전으로는 이명박 시절 경제만 살리면 되니까 버전이 있었네요.
SkyClouD
21/06/13 21:52
수정 아이콘
그거야 대한민국에서 차악론은 늘 독재정권과 그 후계에 대해서 '걔들보다는 낫다' 라고 쓰여왔으니까요.
'우리가 무능하거나 돈이 없을 지도 모르지만 걔들보단 낫습니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죠.
윗분은 선택적 차악론 이야기 하시는데, 최악은 이미 있으니까 차악론을 들이미는겁니다.
유독 많이 사용되는게 아니라 그게 당연한거죠. DJ나 YS때도 그랬어요. 심지어 보통사람 그분도 차악론을 쓰셨습니다.
그 이전에요? 군부정권과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사람들입니다. 차악이 아니라 악에 맞서는 집단에 가깝죠.

한국을 떠나서 말하면 현 프랑스 여당이 차악론을 들이밀고 있죠. '그래서 르펜 뽑을거야?'
아니면 일본 자민당도 있네요. '그래도 후쿠시마 사태를 일으킨 애들보단 우리가 낫잖아?'
농담같지만 실제로 저렇게 홍보합니다. 웃기고 있죠.
Janzisuka
21/06/13 21:42
수정 아이콘
차악론은..유구한 역사가 크크
저만해도 차악으로 (아니 정동영은 좀 그랬어) 이명박뽑고 문재인뽑고 했는걸요
차악을 뽑는다는것도 김영삼시절부터 듣던건데…그때 안계셨거나 관심없으샸나봅니당
더치커피
21/06/13 21:38
수정 아이콘
어차피 유의미한 대선 후보는 사실상 2명뿐이고 그 중 덜 싫은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죠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1/06/13 21:45
수정 아이콘
최선의 인물이 곧 최고의 인물인건 아니니, 어차피 더 나은 사람 혹은 덜 싫은 사람을 뽑는 거니까요. 최선이든 차악이든 어차피 같은 의미죠. 정치인의 신뢰도가 한없이 낮으니 최선보단 차악이라고 하는거고요.
Respublica
21/06/13 23:26
수정 아이콘
네 사실 최선이 최고는 아니기에, 최선이든 차악이든 거기서 거기인 말이긴 합니다. 다만, 관점을 바꾸자는 이야기입니다. 차악보다 최선을 선택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다른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또한 정치인과 그 공약을 하나의 상품으로 여기고 주어진 자원에서 최선을 선택한다는 생각으로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써본 글입니다.
양파폭탄
21/06/13 21:54
수정 아이콘
차악론이 재밌는게 콘크리트층은 언제 어느때나 상대진영을 최악이라 주장하죠
최선은 없다고 비웃는건 덤
Respublica
21/06/14 09:00
수정 아이콘
핵심을 짚어주셨네요.
퀀텀리프
21/06/13 22:46
수정 아이콘
최선이라기엔 대체로 미흡하니 차악이라고 하는거
21/06/14 00: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차악이라 말하게 된 이유는 나중에 최악이 되어도 변명하기 편하기 때문이죠
Final exam
21/06/14 01:41
수정 아이콘
차악은 언제나 주어진 선택지중 최선이라는 말과 같았죠.
다만 선거프레임이 항상 네거티브에 집중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환멸을 느껴 투표에 참여를 하지 않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그나마 투표에 참여하게 하는 단어가 차악이 아닌가 싶습니다.
Respublica
21/06/14 01:48
수정 아이콘
차악이라는 단어가 네거티브에 집중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선이란 단어는 타 후보군과 대비하여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 비전에 관해 토론 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보자들 스스로가 생각하기이 차악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지가 되어야 하니까요.
차악이란 단어는 단지 상대를 도덕적 폄하의 대상으로 보게 되지만요.
Final exam
21/06/14 01:55
수정 아이콘
네거티브는 선거전에서 없애려야 없앨 수가 없습니다.
이는 만국공통,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먹히기만 하면 이보다 효과적인 공격이 있을 수가 없지요.
저도 최선이란 말을 앞에 두고는 싶지만 네거티브가 만연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저게 최선이라고? 안하고 말지.'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네거티브나고 차악 났지, 차악나고 네거티브 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Respublica
21/06/14 08:04
수정 아이콘
네. 네거티브 -> 차악론의 진행 방향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네거티브 -> 차악론 -> 네거티브라는 양성 피드백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생각하고, 후자에 집중한 글입니다.
21/06/14 03:15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 지금 이준석 돌풍은 대체재가 없어서 일어난 것이라 차악이란 말이 꼭 틀리진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진보측에서도 헛소리 그만하고 문정권 비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두되었으면 이준석의 인기가 지금처럼 높진 않았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궁금해지네요..
후마니무스
21/06/14 07:00
수정 아이콘
네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다만 이준석은 30대 중후반입니다.
37이니까요 한국나이로.
21/06/14 12:43
수정 아이콘
둘 다 싫다는 사람에게 그럼 차악이라도 뽑으라는게 차악론 아닌가요…
안뽑아서 투표율이 낮아지면 투표율 낮은 계층은 정치인들이 거들떠도 안보니, 둘 다 싫으면 그나마 덜 싫은 사람을 뽑아라… 로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좋아서 뽑는거면 차악론이 아니죠.
그말싫
21/06/14 13:17
수정 아이콘
최선=차악, 차악=최선일수도 있는 거라, 큰 의미없는 워딩이라고 생각합니다.
ioi(아이오아이)
21/06/14 18:46
수정 아이콘
차악론이 주로 사용되는 건 기권표, 투표율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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