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7/12 01:24:58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428160958
Subject [일반] <랑종> - 좋든 나쁘든, 한 시간 반의 롤러코스터(스포) (수정됨)
랑종의 유료시사회(라 쓰고 편법 개봉이라 읽...나?)를 보고 왔습니다. 유료 시사회의 거의 막차를 타고 본 셈이네요.


랑종의 최대 강점은 몰입감에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 영화인데, 몰아치는 느낌이 강합니다. 일단 이야기 전개가 끊임없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계속해서 변해가는 구조를 띄고 있어요. 이야기를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만, 이 기괴하고 불쾌한 느낌이 오히려 후반부에서 약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개쫄보인걸 감안했을때, 후반부가 무섭긴 했지만, 새롭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거든요.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한 시간 정도의 준비 단계를 거쳐서 1시간 반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제공할만한 공포와 기괴함이 충분히 들어있지만, 한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는 더 이상 공포스럽거나 기괴하긴 힘든 시간이기도 하거든요. 공포 영화 팬분들이라면 이런 기괴함이나 공포성은 어쩌면 익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이 영화는 <곡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갑작스레 닥친 한 가족의 비극과 초월적 존재, 그리고 의문과 의심을 품게 만드는, 그리고 끝끝내 어떤 운명에 순응하게 되는 이 영화는 어쩌면 <곡성>의 반대편 입장에서 만들어 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나홍진 감독은 일광의 방향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초기 원안이었다고 밝히기도 했죠.)

다만 <곡성>에 비해서 생각할 거리, 이야기할 거리는 비교적 약해졌습니다. 어쩌면 이 부분과 공포 영화 장르에서의 방향성이 유사하다는 점이 이 영화의 평가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리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곡성>에 비해서 지나치게 직선적이고, 현혹보다는 뚝심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론이 이미 다양한 파운드 푸티지,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지점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의구심과 믿음 사이에서 의심하는 자에게 증거를, 불안한 자에게 믿음을 묻고, 끝끝내 실패하는 결말을 보여줬던 <곡성>에 비해서 기괴함과 말초적 공포는 증가했을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변화무쌍했던 공포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한 시간 반의 롤러코스터를 타게 만드는 집중도와 몰입감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p.s. 제가 개-쫄보인 걸 인정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 영화, 무시무시했습니다. 후덜덜... 공포 영화 내성이 없거나 낮은 분들은 못볼듯. 반대로 공포 영화 팬이라면 오히려 후반부의 흐름은 익숙한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hm5117340
21/07/12 02: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몰입감이 곡성에 비해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특히나 초중반 빌드업이후 상황은 꽤 예측가능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후반부는 걍 파운드푸티지 공포연출 전시회죠 시각적으로는 잘만들었는데 붙은 이야기는 약하거나 클리셰적이고 자극적인 피칠갑만 몰아칩니다. 제 생각엔 나홍진감독이 곡성을 시나리오 작업할땐 이걸 호러물이든 오컬트물이든 특정장르적인 시각을 염두해두고 쓰진 않았을거 같은데 랑종은 초기부터 공포영화 장르물로 얼추 가정하고 작업한거 같아요 아닐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게 곡성을 보고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최대의 약점이 됐습니다
영화는 `곡성을 보고 모티브로 삼아 태국에서 만든 공포영화` 이 이상을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못만들었다고는 안하는데 그냥 적당히 잘만든 `공포영화` 였습니다 제일 아쉬운 지점이죠
aDayInTheLife
21/07/12 06:05
수정 아이콘
확실히 그 곡성의 무시무시하던 몰입감에 비해서 많이 부족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쓰려다 만거긴 한데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척 하지만 꽤나 영화적인 장면들이 들었거든요. 어느 순간 이게 살짝 몰입감을 덜어내게 만드는 순간들이 되더라고요.
AaronJudge99
21/07/12 06:58
수정 아이콘
일반인입니다.
컨저링 기절할뻔했고 곤지암도 덜덜 떨었습니다
음......곡성 인상깊게 봐서 보려가려고 했는데 맞지 않는 선택인걸까요.....
aDayInTheLife
21/07/12 08:15
수정 아이콘
음.. 저처럼 덜덜 떨면서 보실듯…
암드맨
21/07/12 08:20
수정 아이콘
그 점프 스퀘어 인가 하는건 심한가요?
전 분위기로 조지는건 정말 잘 보는데, 점프 스퀘어는 극혐+약점 이라서...
aDayInTheLife
21/07/12 08:37
수정 아이콘
점프 스케어 한 두 장면 있습니다. 음… 근데 꽤 임팩트가 크긴 해요.
21/07/12 08:41
수정 아이콘
감독의 전작 셔터가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 공포영화라고 생각해서 크게 기대는 안되더라고요.
aDayInTheLife
21/07/12 08:43
수정 아이콘
공포물로는 무섭긴 한데 특별한건 있나? 싶더라고요.
신류진
21/07/12 09:16
수정 아이콘
어쩔수없이 와이프의 강압에 의해서 보러가야하는 개쫄보입니다...

참고로 식스센스도 너무 무서웠고, 장화홍련은 보다가 옥수수 떨어뜨렸습니다... 괜찮을까요?...
aDayInTheLife
21/07/12 09:36
수정 아이콘
점프 스케어가 아주 많지는 않은데 분위기랑 기괴함+잔인함으로 조지는 영화라…
요한슨
21/07/12 11:14
수정 아이콘
점프스케어같은 연출을 극혐하고 특유의 음산함과 공포를 아예 못버티는 사람인데

반대로 고어나 잔인하고 징그럽고 역겨운건 환장해서...호스텔이나 휴먼센터피트 같은건 바로 밥한공기 뚝딱이거든요.

이런 제 입장에서도 과연 볼만할 영화일까요? 예매할지 말지 지금도 계속 고민중입니다.
aDayInTheLife
21/07/12 11:16
수정 아이콘
음… 공포 영화에 내성이 있다면 오히려 아쉬움이 크고 아니라면 공포스러우실거 같은데, 음울하고 음산한 분위기가 별로라면 추천 드리고 싶진 않네요. 막 되게 고어하고 잔인한 분위기라기엔 쪼금 아쉬운 정도라 생각해서욬
기술적트레이더
21/07/15 17:49
수정 아이콘
음산한 분위기가 커요. 잔인 역겨움 이런거 약합니다
21/07/12 13:01
수정 아이콘
여친이랑 개봉일날 보러가는데 혹시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나요?
여친은 공포물 좋아하는데 제가 개쫄보라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aDayInTheLife
21/07/12 13:12
수정 아이콘
조금 나오긴 합니다. 불쾌하고 찝찝함이 메인이기도 하구요.
스카우루스
21/07/12 20:56
수정 아이콘
나무 밑 기도에서 이어지는 중반부의 미쟝센과 차오르는 두려움은 참 잘 설계한거 같은데 그걸 터트려야할 후반부가 많이 아쉬웠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선악이 모호한 초자연적 존재들을 기대했는데...
aDayInTheLife
21/07/12 21:17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부분이 현혹되지 말라던 곡성의 후반부와 같았죠.
후반부가 무섭긴 했는데 관습적 마무리에 가깝기는 했다고 생각해요.
기술적트레이더
21/07/15 17:48
수정 아이콘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소재도 괜찮고 나름 무섭고 돈과 시간 아깝지 않았습니다.
aDayInTheLife
21/07/15 18:39
수정 아이콘
조금 더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을거 같긴 해요. 무섭긴 엄청 무서웠습니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3207 [정치]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진행될 것인가? [29] 토니토니쵸파12770 21/09/01 12770 0
93206 [일반] 배달대행 이야기 [18] 문약10793 21/09/01 10793 4
93205 [정치] 8월 30일 - DP 흥행 군 난감, 9월 1일 공군서 전기드릴로... [23] 키토16716 21/09/01 16716 0
93204 [일반] 핵연료 재활용 기술, 미국승인을 받다 (+ 정책브리핑, 사실관계 업데이트) [50] 나주꿀17816 21/09/01 17816 15
93203 [일반] ??? : 이제 종강할 때 됐지 아 크크 [26] 피잘모모13046 21/09/01 13046 10
93202 [일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 생각보다 신선한데? (약스포) [99] aDayInTheLife16145 21/09/01 16145 8
93201 [정치] '조'와'국', 오늘도 싸움은 계속된다 [76] 나주꿀19788 21/09/01 19788 0
93200 [정치] 국힘 선관위, ‘역선택 룰’ 도입 및 토론 축소 움직임 [93] 아츠푸19437 21/08/31 19437 0
93199 [일반] 만화가 열전(5) 청춘과 사랑의 노래, 들리나요? 응답하라 아다치 미츠루 상편 [42] 라쇼25219 21/08/31 25219 6
93198 [정치] 허경영과 손잡은 국힘 안상수 "이재명보다 훨씬 현실적" [41] 계피말고시나몬15728 21/08/31 15728 0
93197 [일반] 내일부터 한국 무비자 입국이 열립니다 [20] 여기17215 21/08/31 17215 0
93196 [일반] 웹소설을 추천합니다. [38] wlsak14781 21/08/31 14781 3
93195 [일반] 번역] 할리우드의 일본애니 실사판은 왜 그토록 구린가 [71] 나주꿀18647 21/08/31 18647 6
93194 [일반] 넷플릭스 DP를 보고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25] 뮤지컬사랑해14536 21/08/31 14536 14
93193 [일반] 모카포트를 아십니까 [66] 마카롱14309 21/08/31 14309 8
93192 [정치] 대부업 프리미어 리그 출범... [196] 카미트리아30054 21/08/31 30054 0
93191 [일반] 오픈마켓서 휴대폰 싸게 못 산다… 시장점검 칼빼든 방통위 [50] 취준공룡죠르디20812 21/08/31 20812 5
93190 [일반] 성인들의 진정한 스릴러 - 완벽한 타인 [37] 술라 펠릭스14016 21/08/31 14016 11
93189 [일반] [토막글]미국 CLASS A/B 주식을 통해보는 WWE 소유 상황 [8] kien.11941 21/08/30 11941 0
93188 [일반] 청소하던 장화 신고 족발 손질… 점주 “中 직원이 협박하려 연출” [75] 쁘띠도원17989 21/08/30 17989 6
93187 [일반] 민지야 부탁해~ [32] 김낙원14469 21/08/30 14469 2
93186 [일반] 사냥 성공률 95퍼센트, 창공의 포식자가 곧 하늘을 덮으리니 [64] 나주꿀16647 21/08/30 16647 64
93185 [일반] 중국 파워 셧다운제 시행(미성년자 주3시간 게임제) [96] 맥스훼인16539 21/08/30 1653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