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4/09 21:46:32
Name 삼화야젠지야
Subject [일반] 진격의 거인 명장면 꼽아보기 (수정됨)
일단 진격의 거인은, 명장면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탑3를 꼽기 어려울 정도에요. 누군가는 첫 초대형거인 등장, 누군가는 반전의 정체가 밝혀지는 지하실의 사진, 누군가는 땅고르기와 함대결전, 누군가는 유미르의 과거와 설득, 누군가는 엘빈의 마지막 연설, 혹은 카야와 가비의 레스토랑씬이나 좌표에서의 달리기 이야기를 꼽을겁니다.

아 맞다. 기억에 의존한 부분+유튜브가 많아서 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좋아하는 장면 둘을 예시로 들며 떠들어보겠습니다.

1. 라이너는 소위 거밍아웃 씬으로 맛이 가버린 캐릭터지만, 저는 라이너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진격의 거인이 1화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린 서사를 잘 보여주는 캐릭터라서 그랬죠.

라이너 : 그저 해야할 일을 할 뿐. [다만 계속 나아갈 뿐.] 그 수 밖에 없잖아. - 자살시도 직전 라이너의 회상
라이너 : 돌아갈 수 없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내게 남은건 그거 하나 뿐이야. - 거밍 아웃 직후 에렌의 회상

위에 두 대사는 에렌이 한 말이라고 생각해도 위화감이 없습니다. 에렌이 성장기에 라이너를 멘토로 삼았다는 것도 어렵잖게 알 수 있죠. 전자는 훈련병 시절 미카사를 따라가지 못해서 좌절하는 에렌에게 라이너가 건낸 조언입니다. 어떻게 하면 너나 미카사처럼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그가 뻔뻔스레도 저렇게 대답합니다. 첩자, 가족의 원수, 대량학살자 주제에 에렌에게 진심으로 공감해서 저런 조언을 저질러 버립니다.

그러나 '꼴찌(도베)'였던 라이너가 뼈저리게 절감했던, 그래서 더 진심 어린 격려였을 겁니다. 어쩌면 라이너가 정신적으로 무너진건, 자신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에렌을 도무지 섬의 악마로 치부하지 못한 나머지 공감하기 시작하면서 도달한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라이너 : 너, 너 뭐하러 여기까지 온거야. 에렌.
에렌 : 너와 같아.
라이너 : 뭐?
에렌 : 안 들렸어? [너와 같아. 어쩔 수 없었어], 라는 그거 말이야.

이사야마 하지메를 고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대조적 구도를 잘 쓰는 작가라는 점입니다. 서로 정 반대인, 그러나 거울에 비춘 물체의 상처럼 한 없이 닮은. 이 거울 구도를 뜬금 없이 튀어나온 캐릭터로 성립시키는 것도 아니고 작품 초반부부터 꾸준히 쌓은 인물들로 해냅니다.

에렌 : 빌리 타이거가 말하는대로 나는 나쁜 놈이야. 세계를 멸망시킬지도 몰라.
에렌 : 하지만 나에게도, 너희가 악당으로 보였어.
에렌 : 그 날, 벽이 부숴지고, 내 고향은 거인에게 유린당해, 눈 앞에서 엄마가 거인에게 잡아먹혔어.
에렌 : 어째서야 라이너. [왜 내 엄마는 거인에게 잡아먹힌거야?]
라이너 : ...그건, 우리가, 벽을 부쉈으니까.
에렌 : 왜 벽을 부순거지?
라이너 : 벽의 왕을 떠보고, 벽내로 침입해 정보를 모으기 위해
에렌 : 그 목적이란?
라이너 : 시조를 탈환하고....세계를 구하는 것...
에렌 : ...그래.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였다면, [어쩔 수 없었지.]

서로가 한 쪽 입장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티키타카는 이렇게 건조한 어조로 진행될 수 없었을겁니다. 흥분해서 서로를 힐난했을 겁니다. 하지만 라이너는 [벽 안]의 인류를 학살한 뒤 그들에게 공감해버렸고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에렌은 [섬 밖]의 인류에 공감해버린 상태에서 그들을 학살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에렌의 어쩔 수 없다는 한 쪽에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네. 이건 라이너를 위한 말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추한 자기변호입니다.

그리고 라이너는 여기에 동조해주지 않았습니다.

라이너 : 내가 전부 나쁜거야!! 네 엄마가 거인에게 먹힌건 [전부 내 탓이야!!!]
에렌 : ....
라이너 : 이젠 진절머리가 나...이런 내가....[나를 죽여줘...]
에렌 : ...역시. [너와 나는 같구나.]

개인적으로 보는 두 번째 같구나는 서로의 결단에 대한 부분이 아닙니다. 서로가 느끼는 죄책감에 대한 공감이에요.

라이너 : 분명, 여기 너무 오래 머물렀던 탓이야.
라이너 : 바보 같은 놈들에게 둘러쌓여서...실없는 일로 웃고 울지만 않았으면....
라이너 : 나는, 나는 이런 [어중간한, 쓰레기 새끼]가 되지는 않았을텐데...!!
라이너 : 이제 나로서는 뭐가 올바른 일인지 따위는 알 수 없어.
라이너 : 그저, 자신이 저지른 선택과 결과에 대해. 전사로서! 책임을 다할 뿐!!

에렌 : 나도 마찬가지였어 라이너. 나도 [어중간한 쓰레기자식이야.]

진격의 거인은 이렇게 호흡이 긴 빌드업을 통해 구도를 완성시키는게 많습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걸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죠.

저는 이런 연출을 좋아합니다. 작품 전반에 걸쳐 깔아둔 복선이 하나하나 쌓여서 반전 한 번에 빵 하고 터져나오는...



2. 극단적인 전개의 태반이 개연성을 부수고 이야기의 배를 전복시키는 이유는, 극단적일 수록 설정을 치밀하게 조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나? 그냥 이러면 안되나?]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몰입이 박살이 나기 때문입니다.

반면 독자들이 전후 사정을 지켜보고 어쩔 수 없다고 느끼게 된다면 극단적인만큼 이야기의 인상이 강렬해지는 만큼, '에렌의 행동이 어쩔 수 없다'는 전개에 필수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론 그 때문에 에렌의 행동을 부정하는 입장이 힘을 얻기 어려워집니다. 통칭 거벤져스는 그런 면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구도였죠.

작중에서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참 정석적으로, 또 치트키를 적극적으로 써서 해결하더라구요. 감탄스러웠습니다.

한지 : [학살은 안돼!!] 그걸 긍정할 이유가 있어도 괜찮을거 같냐!!!
한지 : 쟝의 말대로...에렌이 이렇게 된건 내 부족한 이상론 때문이야.
한지 : 이 섬에만 평화를 가져오면 그걸로 됐다. 그런 째째한 소리를 하는 녀석은...없을걸.

정석적입니다. 맞아요. 현대인이라면 학살도 된다 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습니다. 이 지경까지 와서 그런 소리야? 하고 무심코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 한국인 누구나의 마음속에 내재된 현대-유교꼰대 마인드가 즉각적으로 반박합니다. [이지경이고 뭐고 그걸 긍정해도 될거 같냐?] 그리고 한지도 바로 우리가 공유하는 상식을 대변합니다.

리바이 : [이봐 엘빈. 우리가 바친 심장은, 다른 사람의 심장을 짓밟기 위한거였냐?]

인물의 동기에 있어서, 죽은 동료의 유언은 일종의 치트키입니다. 드래곤 라자를 생각해보세요. 죽어가는 이가 남기는 한 마디는 한 삶을 통째로 좌지우지하기도 합니다.

리바이 : 아니야. 우리가 꿈꾼 거인이 없는 세상은, 바보 같을 정도로 꿈만 같은 세상이었잖아.
리바이 : 이런 어중간한 결과로....[그 녀석들의 심장하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하지만 치트키도 잘 쓰는 사람이 잘 쓰는거죠. 리바이의 대사는 참 맛있게 뽑혔습니다. 동료애가 강조되는 리바이가 왜 여기에 있을까를 깔끔하게 납득시키는 동시에 극초반 [조사병단]의 낭만에 대한 향수도 불러옵니다. 네. 조사병단은 치트키에요. 목숨을 낭비하는 멍청한 낭만주의자들,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라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 수 있는 바보들의 집단이잖아요.

그래서, 이 지경까지 와서도, 그리고 벽 안의 세계만 알고 있다가 죽어나간 이들이 실제로 어땠을지는 별개의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그래 그게 조사병단이지 하고 납득이 갑니다.

키스 샤디스 : 그들의 목적을 눈치채고....제자들의 성장에 가슴이 떨렸다.

전 조사병단장을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한층 더 강화해주기도 하구요. 조사병단은 그런 놈들이다.

리바이 : 야. 바보 안경.
한지 : 봐줘 리바이. 드디어 내 차례가 왔구나 하는 기분이야.
리바이 : ....
한지 : 지금 최고로 폼 잡고 싶은 기분이니까. 이대로 보내줘.
리바이 : ......
리바이 : [심장을 바쳐라.]
한지 : ..하하하!!! [네가 그 말하는건 처음 듣네!!]

하아....이 장면 역시, 이야기 전반에 걸쳐 위력을 곱절로 뻥튀기하는 방법 중 하나죠. 아껴둔걸 터트리기.


사실 이 두 장면은 탑3안에 들어가기 애매한 장면들이에요. 그저 작가의 역량을 설명하기 좋다 싶어서 예시로 들어서 꼽아봤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 진격거는 명대사가 참 많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아요. 종반부에 접어들어서는 거의 매 화 매 화가 명대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가비와 니콜로와 카야의 레스토랑씬, 가비가 걷어차이는 캠프파이어 씬에서 연거푸 감탄했습니다. 주제의식의 추가 한 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게 관리해주는 에피소드 삽입이 정말 뛰어나요.



3. 하지만 가장 좋았던 장면은 역시 좌표에서 지크와 아르민의 대담입니다.

지크 : 아직 이 세상에 물질 만이 존재하던 시절
지크 : 수 없이 많은 무언가가 사라지고 또 생겨났고, 이윽고 어떤 것이 살아남았다.
지크 : 그것을 생명이라 부른다.

지크 : 생명이 살아남은 이유는, 그게 늘어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크 : 늘어나기 위해 형태를 바꾸고, 진화한 끝에 지금의 우리에 이른다.
지크 : 보다 많이 보다, 넓게, 보다 풍요롭게
지크 : 즉 [태어난 이유는 늘어나는 것이다.]

지크 : 이 모래도, 돌맹이도 물도, 늘어나려고 하지는 않는다. 생명만이 오늘도 늘어나기 위해 필사적이야.
지크 : 죽음이나 종의 전멸은 늘어나는 것에 위반된다. 그렇기에 고통이라는 벌칙이 있고. 그 아이도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지크 : 더 강한, 커다란 육체를 원해서 거인의 몸을....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크 : 꼭 싸워야만 하나. 이겨야만 하는 이유는 뭐지.
지크 : 의외로...죽기 전에는 안심할지도 몰라.
지크 : 무슨 의미가 있는 지도 모르고 그저, 늘어나기 위해서
지크 : 어쩌면 조종된 것이었을지도 모르는 삶에서 해방되어서 이제야
지크 : ...자유로워졌다고.

아르민 : [...그 날, 해가 질 때. 언덕 위에 나무를 향해 셋이 달리기를 했어요.]

아르민 : 말을 꺼낸 에렌이 갑자기 달렸고, 미카사는 일부러 뒤로 따라붙었죠. 저는 당연히 꼴찌였고.

아르민 : [하지만...그 날은 바람이 미지근해서]
아르민 : [달리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고]
아르민 : [낙엽이 많이 떨어졌죠.]
아르민 : [그 때 어째선지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르민 : [나는 여기서 셋이 달리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게 아닐까 하고.]

아르민 : 비가 오는 날 방에서 책을 읽을 때
아르민 : 다람쥐가 내가 가져온 도토리를 먹을 때
아르민 : 모두와 시장거리를 걸을 때도....

아르민 : 이 아무것도 아닌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한게 아닐까 하고.
지크 : 어떻게..그걸(야구공)...
아르민 : 글쎄요. 하지만 저에게 이건(낙엽) 늘어나기 위한게 아닌데. 엄청나게 소중한 거에요.

지크 : 그래...네 말이 맞아
지크 : 그저 던지고. 받고.
지크 : 다시 던져. 그냥 그걸 반복할 뿐.
지크 : 아무런 의미도 없어. 하지만. 확실히.
지크 : 나는...계속 캐치볼을 할 수 있는걸로 충분했어.

지크 : 크사버씨. 안락사 계획은 실패했어.
지크 : 지금까지도, 우리의 계획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지크 : 하지만 난....

지크 : [당신과 캐치볼을 하기 위해서라면, 또 태어나도 괜찮을거 같아]

지크 : 이봐 리바이!! 여기야!!
지크 : 나를 만나고 싶었지!! 나는 만나기 싫었지만!!
지크 : ...
지크 : [날씨가 좋군]

지크 : 좀 더 빨리, 이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면..
지크 : ...뭐, 그렇게 죽여놓고서 그런 뻔뻔한...


사기꾼!! 감정선 사기꾼!!!

거인 올스타 대전이라는 요상한 상황에서? 그 몇몇이 시조를 거역하고? 아군으로 붙어서 시빌워를 찍는? 요상한? 개연성?인데?!!

그걸 그냥 납득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저건 이번 오프닝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후....진짜 잘 쓰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더욱 엔딩이 아쉽고요. 엔딩에서 굳이 에렌을 제로 레퀴엠 할 필요는 없었는데...그냥 에렌은 동료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진심으로 벽 외를 멸종시키려고 했고, 동료들의 자유의지를 짓밟기 싫어서 시조로 막지는 않았다 까지만 가도 충분했을텐데.....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쎌라비
22/04/09 21:54
수정 아이콘
저도 엄청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해요.저는 엘빈 스미스 죽는 장면을 제일 좋아합니다.
삼화야젠지야
22/04/09 21: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마지막으로 제가 진짜로 뽑는 탑5는...아 근데 너무 어렵네요.

1 나는 셋이 달리기 위해 태어난게 아닐까 하고.
2 일어나 아빠. 잊었어? 뭐하러 온건지.
3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맛있게 내 요리를 먹어줬어!!
4 너는 나와 같구나. 라이너.
5 기다렸지. 2000년동안 줄곧 누군가를

입니다. 크크크.
스덕선생
22/04/09 21:57
수정 아이콘
당시엔 진격의 거인 결말에 매우 실망했었고, 까는 댓글도 많이 달았었는데

이제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미 전개를 너무 넓힌 나머지 적당히 수습할만한 엔딩이 없었습니다.
개그만화에서 말하는 마지막 화에서 조x는게 명작의 조건 드립에 딱 들어맞는 사례죠.
삼화야젠지야
22/04/09 22:02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좀 반대입니다. 저는 엘렌이 동료를 위해 인류를 학살하는 쓰레기로 남아도 됐다고 생각해요. 작중 기나긴 빌드업으로 어쩔 수 없다에 대한 공감을 충분히 수집한 상태였고, 엘렌이 동료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서 자기 계획을 방해할 요소를 일부러 방치했다-조차 그렇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엘렌이니까요.]

그래서 엔딩은 엘렌은 '섬이 미래에 함락당할 미래까지 배제하기 위해 정말로 벽외인류를 멸종시킬 계획이었다'로 남겨두고 거벤져스가 그걸 저지했다로 끝나도 좋았으리라 봅니다. 사실, 제로레퀴엠도 수십억을 학살시키면서 했으면 제로레퀴엠이고 뭐고 역시 코기는 명불허전 병신이다 하고 끝났을거에요. 이 시점에서 제로레퀴엠한다고 딱히 덜 쓰레기일것도 아닙니다.

그저 건조하게 후일담을 늘어놓아도 좋았을거라고 봅니다. 유미르의 동기나 목적도 그저 맥거핀의 영역으로 남겨둬서 사람들이 추측하게끔 했으면 갓-작가 소리 들었을듯 크크
실제상황입니다
22/04/09 22:08
수정 아이콘
근데 거기까지 갔는데 땅고르기를 발동 안 시키는 것도 좀... 아니 솔직히 땅고르기 겁나 멋있잖아요 웅장하잖아요 크크크
저는 마지막 과정이 날림이어서 문제지 전개의 방향성 자체는 적절했다고 봅니다.
삼화야젠지야
22/04/09 22:10
수정 아이콘
음 아뇨 아뇨 땅고르기 발동해서 학살하고 멸종시키려고 하고 일행이 쫓아와서 비행장에서 저지한 원작 그대로 하되 제로 레퀴엠만 없었으면 무방했을거란 뜻입니다. 그냥 엔딩만 건조하게 후일담 위주로 하면 완벽했을듯.
실제상황입니다
22/04/09 22:23
수정 아이콘
[엘렌은 '섬이 미래에 함락당할 미래까지 배제하기 위해 정말로 벽외인류를 멸종시킬 계획이었다'로 남겨두고 거벤져스가 그걸 저지했다로 끝나도 좋았으리라 봅니다]가 그 이른바 레퀴엠 아닌가요? 실제로 그렇게 그냥 끝났구요. 아, 아니면 에렌이 일부러 져줬다는 뜻에서 레퀴엠이라는 것 같기도 한데...
삼화야젠지야
22/04/09 22:29
수정 아이콘
넵 일부러 져줬다를 의미한겁니다. [내가 악의 상징이 되어서 그걸 물리친 너희가 영웅이 된다]는 의도 자체가 개연성이 좋았던 작품의 엔딩으로는 무리수라고 보고요. 그냥 정말로 다 죽이려고 했는데 너희 자유의지는 존중해주고 싶어서 냅뒀는데 저지당해버렸네 정도면 좋았을텐데...
실제상황입니다
22/04/09 22:41
수정 아이콘
근데 저는 그 일부러 져줬다는 정황이 애매하게 처리됐다고 보거든요. 에렌은 분명 자기가 '선택'해서 동료들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그랬다는 듯이 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희 손에 막히는 결말을 모르고 있었어도"라고 말합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에렌은 일종의 어거스틴 시간론 속에서 세상을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그게 자기 본연의 선택인지 아니면 정해진 미래에 대한 수용의 태도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자기 엄마 죽였을 때도 그렇구요. 진격거는 결정론이고 사실상 자유 따위 존재하지 않거든요.
삼화야젠지야
22/04/09 23:03
수정 아이콘
저는 애매하지 않고 확실하게 에렌은 다 죽이려 했고 거벤져스는 막았다로 끝낸 다음 건조하게 후일담을 풀어냈으면 완결의 작품성이 훨씬 높았을거라고 봅니다. 애초에 완결이니 애매함 자체가 흠결이고.
실제상황입니다
22/04/09 21: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랑 겹치는 게 많네요. 1번이랑 3번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진격거의 자유관을 관통하는 장면이라 생각하고, 그와 관련해서 자게에 따로 글을 올려보기도 했었죠.

그래도 저는 에렌이 지크와 접촉에 성공해서 유미르의 공간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여태껏 봐왔던 만화 중에서 박진감으로 따지면 원탑 에피소드였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갤리어드가 희생하는 장면.

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fname=http%3A%2F%2Fcfile6.uf.tistory.com%2Fimage%2F992F87505F4662781B99BC

이 씬을 가장 가장 좋아합니다.
삼화야젠지야
22/04/09 22:03
수정 아이콘
저도 에렌과 라이너의 재회부터 빌리 타이버의 연설까지 휘몰아치는 전개와 시조와 짐승의 접촉부터 땅고르기까지 몰아치는 전개, 이 둘로 대표되는 전개력이 진격거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abc초콜릿
22/04/09 22:19
수정 아이콘
지켜봐줘 크서버씨 으아아아아!

패러디가 끝도없이 나오는 전설의 명장면
인민 프로듀서
22/04/09 23:16
수정 아이콘
내가 갑옷거인이고 얘가 초대형거인이야.
버드맨
22/04/10 12:08
수정 아이콘
저도 '거밍아웃' 이 잘못된 씬이고, 그를 통해서 라이너가 망가졌다는 것엔 공감을 못 하겠네요.
그만큼 라이너가 완전히 맛이 갔었고 에렌을 친구로 믿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천재적 연출이었다고 생각해요
삼화야젠지야
22/04/10 13:18
수정 아이콘
거밍아웃으로 망가진게 아니라 이전에 망가졌다는건 본문에도 같은 맥락의 글이 있으니 넘어가고, 그 시점에서 훅 하고 얘가 망가진 캐릭터라고 들어왔다는 뜻이죠. 그 전에 애가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는 암시를 좀 더 넣었으면 좋았을거라고 봅니다.
22/04/09 23:31
수정 아이콘
연출적인 충격으로는 거밍아웃이랑 지하실인데 가슴이 뛰는 건 엘빈의 마지막 연설이네요.
본문 장면도 진짜 좋았는데 이건 연설이랑 다르게 머리가 차가워졌습니다.그만큼 정말 뭐라 반응 못할 정도의 장면이었습니다.
쓰다보니 계속 생각나네요.히치도 생각나고 프록도 생각나요.장은 뭐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고요.
22/04/10 00:29
수정 아이콘
가장 소름이던 장면은 지하실 문열고 사진 보면서 세계관 확장되던 때였네요. 진짜 만신이었음
22/04/10 01:27
수정 아이콘
본문중에는
3번 살아가는 동안 소소한 행복 추억 아르민 대화씬 좋았고
3기 마지막 바다보면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하는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련하고 안타까운느낌

아쉬운점은 결말은 전 괜찮았고
에렌처럼 자유의 찾고싶었고 자유의 노예인줄알았는데
유미르가 사랑의 노예였다는게 실망이였습니다
뜬금
크랭크렁
22/04/10 02:00
수정 아이콘
1. 거밍아웃

나올 당시부터 좋아했습니다. 구석에서 아무 일 아닌듯 무심하게 밝히는 연출 보고 작가가 천재인가 싶었네요.

2. 라이너 입에 총 무는 씬

이 장면만이 아니라 라이너 시점에서의 과거사 전체가 숨막히듯 조여오는 기분이었네요.

3. 리바이 vs 짐승거인(피가 든 와인 이후)

(동료였던)거인 써는데 주저함이라곤 없는 리바이와 크서버씨 지켜봐줘!! 까지 소름이 돋습니다.



솔직히 3개만 뽑기가 아쉬울정도로 명장면이 더 많아서 몇개 더 거론해보면 리바이vs짐승거인 1차전이랑 엘빈이랑 아르민 누구를 살리느냐 씬도 명장면이였고 뭐.... 셀수없죠
22/04/10 02:46
수정 아이콘
결말의 급격한 해피 분위기를 좀 덜어내고, 에필로그의 냉소적 분위기를 반반 씩 섞었으면 어땠을까 해요. 시조 거인에도 좀더 제약을 넣어놔서 땅울림이 멈출 수 있는 이유를 좀더 보강했으면 좋겠구....어쨌든 결말하나로 매도당하기엔 그 전이 너무 뛰어난 만화입니다. 명장면은 굳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고요
삼화야젠지야
22/04/10 10:17
수정 아이콘
이번 애니 완결이 그런 식으로 잘 풀리면 21세기 최고의 애니로 뽑을겁니다 크크.
오우거
22/04/10 07:51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진격의 거인 명장면 유튜브 리액션이나 봐야 겠네요.
아라라기 코요미
22/04/10 10:07
수정 아이콘
엘빈 단장 죽으러 돌진하는 장면이요.
세계의 비밀을 얼마나 알고 싶었을까...
삼화야젠지야
22/04/10 10:16
수정 아이콘
병사여 분노하라, 병사여 외쳐라, 병사여 싸워라!!
22/04/10 11:53
수정 아이콘
전 엔딩 꽤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를 위해 학살자가 되어줘서 고마워"라는 대사만 없었으면 만족스러웠을 거라고 봅니다.
하마아저씨
22/04/10 12:04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대사만 아니였으면 이해가 충분히 되는 엔딩이였습니다. 그냥 “고마워 에렌” 했으면 함축적이고 더 좋았을텐데…
소믈리에
22/04/10 12:27
수정 아이콘
애니 완결 났나용
삼화야젠지야
22/04/10 13:13
수정 아이콘
파이널시즌, 파이널시즌 2쿨, 파이널시즌2를 지나 이제 파이널시즌2 2쿨이에요.
소믈리에
22/04/10 13:17
수정 아이콘
파이널시즌 부터 낚였는데 진짜 이것들잌크크크크크
삼화야젠지야
22/04/10 13:24
수정 아이콘
이거 어디에서 봤는데...아, 은혼...
22/04/10 13:16
수정 아이콘
내년 1월이 찐 마지막입니다.
소믈리에
22/04/10 13:17
수정 아이콘
이 집 낚시 잘하네!


파이널시즌2 2쿨 최종
파이널시즌2 2쿨 최종 파이널
파이널시즌2 2쿨 최종 파이널 찐막
파이널시즌2 2쿨 최종 파이널 찐막 진짜임

까지 나오진 않겠죠
그말싫
22/04/10 12:47
수정 아이콘
진짜로 소름 돋았던 장면만 뽑자면...

1) 좌표에서 에렌이 유미르를 뒤에서 안았을 때 유미르의 수천년의 분노가 터지는 그 표정

2) 앨빈이랑 조사병단 지크한테 반자이 어택하고 리바이가 짐승 써는 순간
삼화야젠지야
22/04/10 13:35
수정 아이콘
2번은 AMV 너무 잘 만든게 많아서 지금도 종종 보곤 합니다.
퀸일리
22/04/10 12:48
수정 아이콘
시즌 1만 예전에 보고 마지막 시즌 거의 막바지라길래 몰아보려고 최근에 시작했더니....아직 한쿨이 더남았다는 크크
정말 보면 볼수록 대단한 애니인 것 같네요
키모이맨
22/04/10 12:54
수정 아이콘
그야...재미있으니까
삼화야젠지야
22/04/10 13:34
수정 아이콘
그 장면 패러디 정말 많죠. 포켓몬 팬으로서 치명타인게 하나 있었는데...
BLΛCKPINK
22/04/10 13:07
수정 아이콘
엘디아인의 안락사…그것이 전 인류의 소원이라고
BLΛCKPINK
22/04/10 15:36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 많겠지만 비쥬얼적으로는 갤리어드가 호두까지 할 때였네요
또 하나로는 머플러를 들어줘서 고마워-그런거 얼마든지 줄어들게-알고 보니 그 거인은…,이 생각나네요
22/04/10 17:24
수정 아이콘
사진 등장, 엄마를 잡아먹은 거인의 정체..., 무지성 거인에 엘디아 복권파들의 얼굴이 겹쳤을때...
짐승거인 첫 등장, 엘빈의 마지막 희생,
유미르가 턱거인이 된 사연, 그리샤 예거의 과거 이야기, 키스 샤디스의 과거 이야기
예거형제, 글라이스 형제, 갤리어드형제 세 형제를 형제라는 한 에피소드에서 묶어낸것...

너무 재밌었습니다.
22/04/10 18:02
수정 아이콘
마침표를 우아하게 찍지는 못했지만 누가 뭐래도 위대한 경지에 이른 작품이라고 봅니다
삼화야젠지야
22/04/10 23:03
수정 아이콘
저도 굉장히 고평가합니다. 마침표만 잘 찍었으면 강연보다 더 고평가 했을텐데 흠...
위르겐클롭
22/04/10 18:48
수정 아이콘
1, 거밍아웃(이마! 꼬꼬댁!)
2. 리바이의 짐승거인 토벌(시즌3)
3. 유미르의 과거와 땅고르기 발동
아니아니
22/04/10 22:37
수정 아이콘
거밍아웃의 격을 알아보는 사람들을 참 좋아합니다.
22/04/11 01:47
수정 아이콘
저는 각종 반전이나 전투씬들보다도 에렌과 미카사 아르민 3인방이 어린 시절 회상하는 그 순간순간 장면들이 너무 찡하게 남더라구요.
아르민이 회상하는 저 장면도 그렇고요.
3인방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평화롭게 사는 평행세계가 있다면 좋겠습니다.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394 [일반] 진격의 거인 명장면 꼽아보기 [46] 삼화야젠지야10753 22/04/09 10753 11
95391 [일반] 하루키 에세이 -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독후감 [8] aDayInTheLife5456 22/04/09 5456 2
95389 [일반] 최근 즐겁게 본 만화들 (2) [22] Cand7991 22/04/09 7991 3
95388 [일반] [팝송] 조세프 샐뱃 새 앨범 "Islands" [3] 김치찌개4493 22/04/09 4493 0
95387 [일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가전 순위 [126] 똥꼬쪼으기23044 22/04/08 23044 6
95386 [일반]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9) [26] 공염불10558 22/04/08 10558 26
95382 [일반] [성경이야기]이스라엘 땅 분배 - 청약 1탄 [21] BK_Zju11559 22/04/07 11559 12
95381 [일반] <앰뷸런스> - 한결 같네, 어찌 되었건.(노스포 지향) [32] aDayInTheLife8273 22/04/07 8273 2
95380 [일반] 음식 사진과 전하는 최근의 안부 [37] 비싼치킨12429 22/04/07 12429 64
95379 [일반] 상하이 봉쇄 연장 [71] 맥스훼인19570 22/04/07 19570 9
95378 [일반] 『인간 실격』이 청년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유는? [31] 라울리스타13244 22/04/06 13244 9
95377 [일반] 난장판이 되어버린 쌍용차 인수전: KG그룹은 인수 검토만 [44] SAS Tony Parker 13914 22/04/06 13914 1
95376 [일반] [펌] [번역] 어떻게 경제 제재가 러시아를 죽이는가 [14] 판을흔들어라12376 22/04/06 12376 21
95375 [일반] 오늘로서 소송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39] BK_Zju16724 22/04/06 16724 23
95374 [일반] 40대 아재의 백수 이야기 - 2달 후 이야기 [32] 간옹손건미축8998 22/04/06 8998 20
95372 [일반] 보이스 피싱의 발전 - [엄마]로 전화가 온다면? [16] 42년모솔탈출한다9260 22/04/06 9260 2
95371 [일반]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8) [28] 공염불8874 22/04/06 8874 28
95370 [일반] 서울대공원 - 과천과학관 - 렛츠파크런 여행 [24] 그때가언제라도7427 22/04/05 7427 2
95369 [일반] 어쩌다 인생 첫 소개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37] 데브레첸10957 22/04/05 10957 12
95367 [일반] Hyena는 왜 혜나가 아니고 하이에나일까요? - 영어 y와 반모음 /j/ 이야기 [30] 계층방정10770 22/04/05 10770 15
95366 [일반]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7) [31] 공염불9485 22/04/05 9485 45
95365 [일반] 망글로 써 보는 게임회사 경험담(6) [13] 공염불8923 22/04/04 8923 29
95364 [일반] [추천] 바이럴에 낚여 보게 된 기괴한 상상력의 드라마 [23] 로각좁15020 22/04/04 1502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