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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8/27 17:37:37
Name 닉언급금지
Subject [일반] [눈마새/피마새] 두 새 시리즈에서 사람 종족의 의미
피를 마시는 새의 정발본에는 연재본에 없는 서장(?)과 종장(?)이 붙어있습니다.
종장은 뭐 용인 라세가 자신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용인을 찾아 제거하는 이야기인데
그 서장에 해당하는 부분은 나가와 레콘에 대한 두리뭉술한 주술사비스무리한 양반의 전승담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출판할 때 왜 굳이 이 부분이 기나긴 피를 마시는 새의 앞부분에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냥 넘어갔었더랬습니다.
이후 글은 피마새를 읽다가 왜 저 글이 서장인지 생각하다가 나온 망상에 대한 글입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이 두 이야기에는 공통적으로
네 종족이 사람을 구성합니다. 아, 엄밀히 말하면 잊혀진/사라진 한 종족과 남은 네 종족이 사람을 구성하죠.

빛의 종족이라고만 알려진 두억시니를 남긴 종족과
나가
도깨비
레콘
그리고
인간입니다.
그러니까 나가는 사람이지만 인간은 아니고 인간은 사람이지만 도깨비가 아니고 도깨비는 사람이지만 레콘이 아니고 레콘은 사람이지만 나가가 아닌... 뭐 그런 겁니다.

익히 알려져있다시피 피를 마시는 새의 내용의 주요한 이야기 골자나 개념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로부터 기인합니다. 인류의 미래를 기술로 예지해내고 그 미래를 어떤 확정적인 형태로 만들기 위해 남긴 유산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형태를 이영도스럽게 꼬아놨죠.

뭐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읽다보니 어느날 문득
레콘은 화약
도깨비는 원자력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연히 이어지는 생각은 그럼 인간이나 나가는?
그래서 어차피 잉여력 충만한 저이니 잉여력넘치는 생각을해보자...라는 심정으로 잉여스러운 생각을 정리를 해봤습니다.

빛의 종족//두억시니
선사시대의 인류입니다, 이제는 사라져버려서 정확히 어떤 존재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말그대로 역사 이전의 인류이니까요.
가끔 피라미드마냥 어마무시한 유적을 남겼으니 유적을 남길만한 능력이 있겠거니 하지만...
그들의 흔적인 두억시니와 하늘치를 통해 그들을 미루어 짐작할 따름입니다.
이영도씨 소설에서 늘 등장하는 잊혀진/사라진 종족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레콘
철기-화약 시대의 인류입니다.
레콘 자체가 '붉은 화약'의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는 폭발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만
성향상 뭉쳐낼 수가 없습니다.
뭉쳐내기 위해 필요한 '물'을, 화약이니까 젖을 수 있어서, 본연적으로 두려워하니까요.
원시 시대의 사회형태를 띄고 있는 것도 그래서 입니다
영웅의 시대이지만 아직은 개인의 시대가 아니기에 레콘은 극도의 개인주의자가 됩니다.
모든 레콘은 영웅 후보군 0순위니까요 심지어 덜떨어져 보이는 뭄토조차도요.
레콘의 숙원은 세상과 개인을 부딫혀서 세상을 바꾸거든요.

도깨비
농경-원자력 시대의 인류입니다.
도깨비 자체가 '강력의 수준'에서 불을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평화주의자이지만 내적으로는...
개인이 파괴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 따져본다면 4 종족 중 최고의 능력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개인화된 사회가 아닌 집단화된 사회를 가졌기에 집단의 규율을 따르기에
매우 점잖은 종족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피'에 대한 공포는 설명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패스

나가
미래 시대의 인류입니다.
클리니컬 이모탈리티를 확보하고 있고, 동시대인들은 아무리 얘를 써도 얻을 수 없는 근거리 통신 능력 니름과
다른 종족들이라도 해석할 수 있는 초장거리 통신 능력 뱀단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에는 초고층의 건물을 만들어 놓습니다.
미래시대의 인류이기에 과거의 인류들인 레콘, 도깨비, 인간에 대해 인간이 여타 동물들을 바라보는 관점 정도로 바라봅니다
극도의 수목애호가인 이유는 이영도 식의 비틀기입니다, 환경파시스트에 대한.

인간
현재 시대의 인류입니다.
시대구분상인 고대 중세 근대 현재의 현재가 아니라
지금 이순간을 사는 현재를 사는 인류들입니다.
그렇기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신을 모시게 되는 것이죠.

눈마새는 이런 인류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보여주는 100m 달리기였고
피마새는 이런 인류들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변해야하는가를 보여주는 1000km 행군이었던 거라고
마음껏 오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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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2/08/27 17:56
수정 아이콘
그런거조차 없었으면 도깨비들에게 다 조져질거라 벨런스?
아니면 역시 핵하면 MAD죠 상호확증파괴...
22/08/27 18:16
수정 아이콘
나가가 미래의 인류라는 해석은 굉장히 일리가 있네요.
의문의 기술력과 치유력이 있지만 순식간에 죽을 수 있는, 환경에 취약한 종족이니...
추가로 빛의종족=초고대문명, 레콘=신화시대의 인류, 도깨비=현대의 인류, 인간=현재의 인류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웃집개발자
22/08/27 18:21
수정 아이콘
오 요즘 안그래도 쉴때마다 눈마새 정주행중인데 나가에 대한 해석은 굉장히 좋네요..
파란무테
22/08/27 18:28
수정 아이콘
제가 눈마새 피마새 아직 못 읽어봤는데, 속편이 더 없다해도 충분히 그 자체로 최고의 반열에 드는 작품인가요?
유료도로당
22/08/27 18:35
수정 아이콘
네. 심지어 눈마새-피마새 조차도 연결되는 속편 개념은 아니고, 각각이 독립적인 작품입니다. (같은 세계관을 다루고, 시간적으로 피마새가 더 뒤쪽 시간을 다루고 있을 뿐이지요) 세계관 속에 [네 마리 형제 새] 라는 개념이 있어서 나머지 두 개 더 내놓으라고 팬들이 아우성치는것일뿐, 애초에 4부작으로 기획된 작품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피마새는 호불호를 탈 수 있는데 눈마새는 그 자체로 최고의 작품이라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valewalker
22/08/27 18:44
수정 아이콘
대부분 눈마새를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하고 저도 그 점에 동의하는 편인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피마새를 더 좋아했습니다. 기나긴 분량을 버티고 나온 결말 뽕맛때문인지...
비슷한 이유로 일본의 사운드 노벨 쓰르라미 울적에vs괭이갈매기 울적에 에서도 괭갈이 취향이더군요.
유료도로당
22/08/27 19:04
수정 아이콘
저도 물론 좋아합니다만... 좀 너무 길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크크
펠릭스
22/08/27 18:46
수정 아이콘
역덕에 밀덕 입장에서는 피마새를 훨씬 더 많이 읽었더랬지요.

안그래도 다시 피마새 읽고 있는데 확실히 재미있네요. 몇번째 읽는지 모르겠지만.
자급률
22/08/27 19:16
수정 아이콘
눈마새도 좋긴 했는데 끝은 좀 작위적이지 않았나 싶기도합니다. 대전쟁을 일으킨 모략가였다가, 갑자기 다름을 인정할 권리를 신들에게 고백하면서 PC의 화신으로 캐변하고 죽은 세리스마라던가...
22/08/28 00:38
수정 아이콘
약간 댓글흐름과는 무관한데, 글흐름이랑 이어서 질문하나 드리자면 유료도로당에 대한 해석이 혹시있으신지요? 눈마새글이 파진김에 여쭙습니다.. 어딘가 그런 멘트 쓰신게 있다면 전달해주셔도 좋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폴라리스랩소디를 가장 인상깊게 봤는데, 눈마새도 명작이라 생각하긴 하지만 아직도 유료도로당이 자꾸 뭐랄까.. 너무 심오해요.
폴라를 언급한 이유는 복수라는 개념을 글 전체에 아주 시원하고 일관되게 언급하고 있어서 깔끔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는데 눈마피마 시리즈는 열받아서 2번 봤는데(개인적인것이긴 하지만 한번 본 책 잘 안읽는 습성이라) 유료도로당이 분명 어떤 장치로서의 역할을 하는것 같은데 볼때마다 묘하게 달라져서 기분나쁘게 마무리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제 생각은 글 전체의 어떤 중심이나 균형의 수호자 역할이 아닐까 정도로 정리하고 마무리했는데, 종종 빌런 같기도하고 아니면 이게 중심인가? 싶기도하고 크크.. 암튼 고견을 여쭙습니다
Blackballad
22/08/28 12: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지나가는 제 3자입니다만, 제 의견으로 말씀드리자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문적 법과 규칙'의 형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료도로당은 극연왕 시기에 생겼으며, 자기들이 뚫은 도로들의 통행료 징수와 정비 등을 맡았는데,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중앙의 행정력이 지방에 확고하게 미치게 되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극연왕은 작중 비중으로나 묘사로나 아라짓의 국력 최정점기 중흥군주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후로는 내리막 이야기밖에 없으니까), 한국사 시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저런 중흥군주들의 대표적인 업적이 지방통치체제 완비와 율령의 선포죠.

법전으로 치환해 이해할 수 있는 요금표가 실제로 작중에 등장하기도 했고, 이것의 적용범위가 타종족은 물론이고 무려 그 두억시니까지 들어갑니다. 적용자 자신의 입으로도 신조차도 뺏긴 이들이니 뭘 더 받을 수 없다면서도, 절대로 공짜로 통행하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사모에게 대납을 받고서야 통행시켜 주죠. 이들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북부 전체의 패자라고 할 만 했던 주퀘도 사르마크에게도 통행료를 기어이 받아냈던 이들이니만큼, 유료도로당이 상징하는 '법과 규칙'이 상하따질 것 없이 보편적용되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고, 두억시니들을 사모가 대신 통과시켜주는 장면은 법의 유연성과 더불어 작중 여러번 등장하는 '왕=눈물을 마시는 새'의 개념과 이후 전개를 미리 보여주는 복선으로 볼 수 있지요. 사모와 22금군 이야기는 조금만 달리 보면 전형적인 국왕의 친위세력 형성 포장 미담 아니겠습니까? 크크크

이런 부분이 직접적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이야기는 주퀘도 사르마크와 관련한 파트겠지요. 기존 법을 철폐하고 새 법과 새로운 행정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새로 권위를 획득한 권력자로서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지만, 반대자들에게 결집할 명분을 주며 시도했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실패한 독재자'가 되어 위신을 어마어마하게 깎아먹습니다. 첫 문단 내용이 괜히 업적 취급인 것이 아니고, 괜히 몇 대씩 걸려가며 하는 게 아니지요.
주퀘도는 그것을 너무 일찍 시도했어요. 자만심으로요. 그가 나가들의 힘을 빌어서 도로당을 박살내고 나서 갑자기 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강렬한 현자타임을 보이는 이유도 이렇게 보면 잘 설명됩니다. 본인은 이미 죽어서 영만 남아 군령자 몸속에 있는데 이제와서 이래봤자 본인이 '가장 성공적이었던 제왕병자'란 평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동원한 수단도 나가들이라는 이종족, 그것도 여신의 힘을 써제끼고 있는 상태의 나가들로서 그냥 반칙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항우가 귀신이 되어서 지금 현대에 와서 누구한테 빙의한 상태로 유방 후손들한테 총질해서 다 죽여버리는 식으로 유씨 가문을 멸문시키는데 성공한들, 하고 나서 좋아할까요?

피마새 초반에 지멘과 아실의 도주극에 유료도로당이 얽혀 있는 것도 끝나고 나서 보면 이유가 나름 있지요. 이라세오날은 결국 황제로서의 자격에 당초부터 하자가 있었으니까요. 피마새 시점에서는 눈마새에서 유료도로당이 상징하던 개념이 좀 분화되어서 여러 형태로 다르게 등장하는데 이 씬은 가장 눈마새 시점과 가까운 의미로 보고 있습니다.

눈마새에서 등장한 당주가 인간의 신의 후손으로 보늬라는 이름을 가졌지요. 법은 사회 질서의 기초로서 그 사회 내부의 모든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법이 없는 무질서한 상태보다 법에 따라 통치되는 사회가 일반적으로 선호되지만, 법에 의해 피해나 손해를 겪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두의 호감을 사지는 못합니다. 작중 등장한 보늬라는 개념에 꽤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해요.
22/08/28 13:33
수정 아이콘
사실 전체적인 스토리에 집중하느라 유료도로당을 따로 역사적 맥락까지 따져본 적은 없었는데 구체적으로 정리해주시니 확실히 좀 관계가 뚜렷해지네요. 굳이 상징하는 개념으로 표현하자면 '법전' 정도로 치환하고 보고 계신 것이고 그 논리를 말씀해주셨는데 상당부분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간지러운 부분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다만, 사람마다 갖는 법에 대한 무게나 인식이 다를 수 있을것 같고, 제가 작중에 느낀 유료도로당을 '법전'으로 두고 보면 뭐랄까 서부시대의 법전과 같은 느낌으로 이해되긴 합니다. 무법자들의 시대에 뭔가 우린 상관없는 룰인데 저들과 관련있을때만 적용되어 매우 귀찮은, 근데 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오늘날의 법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보니 갈증이 조금 남는건 사실입니다.. 킹치만 정리해주신 역사적 사실은 즐겁고 재미있게 잘 봤네요 흐흐 다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눈마새를 당근에서 찾아야할까봐요.. 정성어린 답글 감사합니다!
Blackballad
22/08/28 15:12
수정 아이콘
'법전' 보다는, '성문화된 법에 의해 이루어지는 통치와 행정=법치주의'로 이해하시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법전 자체는 요금표로 나왔다고 보셔야 되겠고..

그리고 오늘날의 개념과는 좀 다른거 같다고 느끼셨다면 정확하게 보신 겁니다. 눈마새 작중 시점에서는 아라짓 왕국이 왕의 실종으로 멸망하고 나서 시간이 오래 지나 마립간들같은 지방 군벌이나 제왕병자들 같은 소규모 독립군벌만 난립하는 난세거든요. 그나마 제일 낫다는 규리하조차 여러 의문점을 품고 있어 지방군벌 대빵 정도가 한계인 판이라, 북부 전체를 아우르는 권위는 명백하게 부재해 있고 그를 대체할 수 있을 대체재조차 마땅히 보이지 않습니다. 괄하이드가 대사원에서 케이건이 나섰을 때 거의 즉각적으로 열광하고 이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안건인 사모의 즉위에 별 이견없이 찬성했던 건 이 부분을 내심 체감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어차피 규리하는 안 되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그 근본이 이미 멸망한 국가의 권위에 있는 '법치주의'도 당연히 힘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길 막고 통행료를 삥 뜯어가는 강도랑 구분이 어려워지죠. 그나마 판타지니까 대군을 끌고 온 죽음의 거장이든 두억시니든 상관없이 집행하는 엄정함이 유지가 되어서 그나마 남은 명분들을 잃지 않았을 뿐입니다.

피마새에서는 이 역할이 사라말 아이솔이라는 캐릭터에 좀 더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물론, 사라말 말고도 나타나는 경우는 그 외에도 있고, 반대로 사라말 본인도 순수하게 법치주의의 화신격 캐릭터는 아닙니다). 초반부의 파델 미호린이라는 연쇄살인범을 도로당과 연계하에 처리한 에피소드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이쪽은 아라짓 제국이라는 대권위가 나름 자리를 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과 좀 더 유사합니다. 최후반부의 그 간지가 홍수처럼 흘러내리는 장면은 특히 더 그렇지요. 저희는 불과 몇 년 전에 그 어떤 판타지에서 등장하는 것보다 강력한 주문을 현실에서 직접 목격하지 않았나요?
22/08/28 21:10
수정 아이콘
'법전' 정의는 제가 용어를 잘못썼네요. 말씀해주신 '법치주의' 정도로 치환해서 생각해보았고, 제가 인식한 현대적 '법치주의'와 차이가 있는 설정을 이해한거라면 말씀해주신 설명이 유료도로당의 장치적 역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질문을 드린 취지는 책을 읽는 동안 유료도로당은 '아 저것들 뭐 자꾸 한번씩 나와서 돈내라고 하고, 주인공은 아닌데 마치 성동일 아저씨 마냥 중요할때는 꼭 나와서 뭔가 역할을 하고있네?' 정도였는데, 각 종족을 세대별 인류로 구분짓는 분류로 정의해보니 제 개인적으로 몇가지 의문이었던 종족의 설명이 해소되는 기분이라서, 유료도로당 닉을 쓰시는 분을 보니 문득? 궁금해져 가볍게 드린 질문이었는데, 마치 눈마새사전을 보는듯한 설명에 감탄하고 돌아갑니다.
너무 슬픈것은 제 눈마새력의 부족으로 괄하이드가 케이건이 나섰을때 왜 열광했지? 기억이 나질 않고, 파델 미호린은 누군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심각한 상태이므로.. 설명해주신 것들을 충분히 체득하지 못하게 됨이 아쉽기도하고 죄송스러울 정도네요.
말씀 주신 내용중에 가장 즐거웠던 내용은, 두억시니에게도 돈을 내라는 그 억척스러운 설정과 끝끝내 도로를 보수하고 길을 내는 그 묵묵함이 소위 '법의 가치를 지키고자하는 양심의 목소리'로 치환했을 때 꽤 감동적으로 해석되었다는 것 입니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다이나믹했던 일련의 현실을 떠올리니 더욱 감동적인 장면이 되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유료도로당
22/08/28 20:20
수정 아이콘
닉은 달고 있지만 조예가 깊지는 않아서 말씀드릴게 많지는 않을것같습니다.. 크크 그런데 위에 다른분께서 엄청 길게 이미 달아주셨네요.

저는 조금 더 단순한 관점에서.. 눈마새 세계관은 (스포일러)의 존재때문에 현재 천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사회의 변화가 멈추어있는 상황인데요, 작중에서 이를 암시하는 설정이 여러가지 있지만 (천년간 언어가 변하지 않아 남북 소통이 가능한 상황과 고대 아라짓어 존재의 모순 등) 천년이 넘는 기간동안 시구리아트의 험준한 통로를 지켜오면서 묵묵히 통행료를 받고 있는 유료도로당의 존재가 눈마새에서 가장 중요한 그 설정을 표상하는 대표적인 설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는 길을 준비한다'라는 모토 하에 고대 왕에게도 '인간 성인남성 은편 10닢'이라는 멘트를 날리고 주퀘도 사르마크의 공격도 아무런 무리없이 한 자리에서 막아내며 자발적인 의지로 규정을 수호하고 머무르는것 같지만, 사실 그조차 외부의 힘에 대해 강제로 정체된 사회의 한 일각이었던것이죠. 이는 피마새 시점에서 유료도로당도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변화함으로 인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두번째는 통행료만 내면 모두를 보호해주어야한다는 대원칙의 변화에 대한 논쟁을 통해 도덕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것 같습니다. 파라말 아이솔이 과거 연쇄살인범을 유료도로에서 처리했던 일화에서부터, 게라임과 시오크 부자의 토론을 통해서 이런 내용들이 많이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
22/08/28 21:18
수정 아이콘
겸손하게 적어주셨지만, 대원칙의 변화와 도덕률이라는 개념으로 치환해보니 상당히 많은 내용들이 선명해지네요.
정답은 없겠지만, 영도형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의미로 유료도로당이 역할을 하고 메시지를 주고 있었는지 짧은 문장과 사례를 떠올리며 즐겁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윗분도 시대마다 변해가는 법치주의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도덕률 까지.. 이거 무슨 판타지 소설 하나에 이정도 해석기법을 동원해야 하는지 매우 의문스럽고 신나는 주말 저녁입니다.
그냥 드래곤타고 대마법사 되어서 1급 마법으로 다 때려부수면 그만인 이 판타지세계에 대한 정돈된 해석과 코멘트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두 분 덕분에 저는 눈/피마새를 다시 정독해야 될 것 같네요.
닉언급금지
22/08/29 11:04
수정 아이콘
유료도로당은 '경계를 만드는 사람들'라고 생각합니다. 유료도로는 그 경계이구요. 도로는 물론 물리적으로 떨어진 두 공간을 잇는 역할을 하지만 그럼으로써 두 공간의 분리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치천제 라세는 도로왕을 '선 위의 왕'이라고 한정지음으로써 그 경계의 확산을 막고자했다고 생각합니다. 치천제는 인간의 통합을 원하지 분리를 원하지는 않으니까요.
눈마새에서 유료도로당을 가장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사모 페이가 세리스마의 대척점에서 모두의 다름을 인정하며 그 차이로 인한 곤궁에 차별없이 눈물을 흘려주는 존재였음을 떠올려보면 어느 정도 억지는 아닌 생각이라고 위안삼고 있습니다. 주퀘도는 그 경계를 짓는 상식 위에 자신을 자리잡으려는 제왕병자였고 유료도로당의 대답은 잘 알려진대로 '은편 10닢" 게시판에 글로 남길 만큼 정리된 생각이 아닌지라 죄송합니다.
22/08/29 15:45
수정 아이콘
역설적인 표현으로 느껴지는데 그 역설과 모순이 동시에 나타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경계를 만들지만 그 목적이 분리가 아닌 연결에 있다고 설명해주셨고 굉장히 흥미롭게 읽힙니다. 법치주의나 도덕률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 도덕이 허용하는 범위까지 선을 긋는 것이 법이고 그것의 목적은 사람간의 구분/구별이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함에 있으니까요. 결국 같이 잘 살기 위해 선을 그어 분리하고 또 이어주는것이 유료도로당의 핵심가치라고 한다면 상당히 짜릿하게 글이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valewalker
22/08/27 18:38
수정 아이콘
둘다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제 인생 판타지소설 goat에요.
22/08/27 20:00
수정 아이콘
이영도 작품은 반열에 안 드는 게 드물죠.
가장 유명한 것은 D/R
가장 빵도스러운 것은 폴랩
가장 대작인 것은 피마새
가장 내세울 만한 것은 눈마새
이렇게 됩니다.
다만 피마새는 빌드업이 오래 걸리긴 합니다.
22/08/27 18: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흥미롭네요. 도깨비를 원자력 시대의 인류로 본다면 피에 대한 공포는 핵(정확하게는 상호확증 파괴)에 대한 공포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기에 모두가 평화주의자지만 외부 세력의 잘못된 개입이나 꼭지 돌아갈 일이 생기면 그냥 쾅!

물론 도깨비는 불저항 만렙이라 피해 안 입지만 그런 사소한 건 잊어버리자고요. 그리고 본인들이 내성이라도 주변의 모든 것이 내성은 아니니 크크
10년째학부생
22/08/27 19:30
수정 아이콘
이거 보고 함봐볼라고 찾아보니까 한권에 팔천원씩해서 안볼랬는데 리디셀렉트에 이영도거 다있네요 한달무료 개이덕
파프리카
22/08/27 20:05
수정 아이콘
100m 달리기, 1000kg 행군 비유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크크
파란무테
22/08/28 00:50
수정 아이콘
100kg행군도 아니고
1000kg면 죽어요크크
파프리카
22/08/28 11:51
수정 아이콘
헉.. 천 kg 크크크크크 레콘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슬란드직관러
22/08/27 23:38
수정 아이콘
헉헉 추천
Daniel Plainview
22/08/29 12:05
수정 아이콘
작중 도깨비가 힘을 발휘한 것은 두 번 (페시론 섬, 무슨 계곡) 으로 나오는데 이도 핵무기라고 보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연상케 하네요.
페스티
22/08/30 09:35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곱씹을 거리가 은근 많은... 개인적으로 눈마새를 NC같은 큰 국내 회사가 콘솔 게임으로 만들었으면 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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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7208 31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4253 3
103315 [정치] 6인 체제 최종 결정 불가? 심판정족수 문제 [4] 키르히아이스999 24/12/27 999 0
103314 [일반] [강스포주의] 오징어게임2 감상평 [31] 신사동사신1847 24/12/27 1847 0
103313 [일반] [2024년 결산]뭘 해도 올해보단 나아지겠지 [19] SAS Tony Parker 2796 24/12/26 2796 21
103312 [정치] "뭐?? 박정희 동상 불침번"‥'열통 터진' 대구 공무원들 [26] will7111 24/12/26 7111 0
103311 [일반] [책후기] 작은땅의 야수들, [3] v.Serum1434 24/12/26 1434 3
103310 [일반] 잊지 말아야 할 얼굴들…2024년 신상공개 범죄자 9인 [36] 덴드로븀6054 24/12/26 6054 2
103309 [정치] 한덕수 권한대행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거부 [281] 매번같은21665 24/12/26 21665 0
103308 [정치] 부정선거에 대한 생각입니다 [99] 육돌이6991 24/12/26 6991 0
103307 [정치] “김용현, 윤석열에 계엄건의전 한덕수에게 사전보고했다” [50] 빼사스9031 24/12/26 9031 0
103306 [일반] 삼성 S24로 아주 유용했던 출장(진행중) [41] 겨울삼각형7527 24/12/25 7527 9
103305 [일반] 한국의 국산 LLM과 전략 [28] 깃털달린뱀7257 24/12/25 7257 10
103304 [정치] 대통령 지지율도 오르고 있는데 왜 사과라는 바보짓으로 다시 떨어뜨리려 하냐 [174] 키르히아이스17328 24/12/25 17328 0
103303 [일반] <하얼빈> - 묵직하게 내려앉은.(약스포) [42] aDayInTheLife4470 24/12/25 4470 4
103302 [정치] 외국인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의 비상계엄 [43] Dango7843 24/12/25 7843 0
103301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1. 41-59편 정리 [1] 계층방정1000 24/12/25 1000 1
103300 [정치] 국힘 김대식 "헌재의 최종 심판 전까지 '내란' 표현 함부로 쓰지 말아야" [71] 카린9984 24/12/25 9984 0
103299 [정치] 무당도 찾아가는 점집 [53] 어강됴리9976 24/12/25 9976 0
103298 [일반] 요즘 가볍게 보는 웹소설 3개(시리즈) [26] VictoryFood4214 24/12/25 4214 1
103297 [일반] 2024년 12월 24일. 사랑하는 우리 첫째 반려견 사랑이가 소풍을 떠났습니다. [15] Fairy.marie3003 24/12/25 30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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