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6/06 08:52:37
Name 흰긴수염돌고래
Subject [일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후기
(특별한 스포일러는 없지만 나는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시면 피해가시는걸 추천합니다!)

저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모든 스파이더맨 영화 중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 후속작인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도 매우 고대하고 있었고 개봉하자마자 후다닥 보고 왔습니다(사실 저번주 말에 개봉했지만 좋은 자리를 예매하는데 실패해서 흑흑...)

현재 평단과 관객들 양쪽에 모두 대단히 호평 받고 있는데 저 역시 굉장히 재밌게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시기전에 알고 가면 좋을 것들을 몇가지 깔고가자면

1. 뉴 유니버스는 마일즈가 온전히 주인공이었고 그웬 스파이더, 피터 B 파커 등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들이 조연으로서 활약하는 팀업 무비였다면 2편은 마일스와 그웬이 더블 주인공으로 활약합니다. 아마 두 캐릭터의 스크린 타임은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웬  쪽에 좀 더 무게가 쏠려 있다고 느꼈어요.

2. 아실 분들은 다 아실텐데 이번 영화는 뉴 유니버스처럼 자기 완결성이 있는 작품이 아니라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 엔드 게임처럼 처음부터 둘로 나눠서 개봉하는 연속된 시리즈의 전편입니다. 즉 서사가 영화내에서 완성되지 않고 To be continued..로 끝나요.

3. 카메오, 패러디, 이스터에그의 향연입니다.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의 스파이더맨들이나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심지어 멀티버스를 소재로한, 마블이나 스파이더맨과 전혀 다른 영화까지 나와요.

4. 뉴 유니버스의 주제가 leap of faith로 대변되는 소년의 성장이라면 2편은 가족애를 바탕으로 깔면서 훨씬 무거운 주제를 다룹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피니티 워의 타노스가 떠오를 정도로요.

그럼 이제 좋았던 점들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1. CG, 액션, 아트가 정말 환상적입니다. 뉴 유니버스의 영상미도 정말 걸출했는데 2편은 그걸 초월한 느낌이예요. 중력과 구도를 가지고 놀면서 미국 코믹스의 질감과 색감을 3D로 이보다 더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연출로 점철 되어있습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아트웍을 동시에 다루면서 녹여내는 곡예도 여전히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어요. 속도감, 중력감(?), 박진감을 가지고 놉니다. 컷신이나 효과음을 직접 삽입하는 이용한 만화적 나레이션도 청출어람.

2. 음악과 음향의 사용도 좋습니다. 뉴 유니버스의 Sun flower에 맞먹는 삽입곡들이 적절히 사용되고 만화적이면서도 적당히 과장된 음향효과도 훌륭하게 활용됩니다.

3. 드라마와 유머, 액션의 배분이 좋습니다. 유머의 질과 타율이 높고 액션은 위에서 말했듯 정말 훌륭한데 액션의 완급이 훌륭해서 체한다거나 과하다는 느낌이 안듭니다. 중간 중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드라마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좀 아쉬운 구석이 없지는 않으나 비중을 적당히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결점이 없는 영화냐? 하면 그렇지는 않네요.

아쉬운 점을 꼽자면(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작품은 2부작 시리즈의 1편입니다. 따라서 이야기가 한편으로 완성되지 않고 다음 편으로 바톤을 넘겨요. 그런데 인피니트 워나 제국의 역습과 같은 다른 명작 시리즈물와 비교했을 때 마무리가 살짝 아쉽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인피니트 워는 아직도 회자되는 강렬한 결말, 안티 클라이맥스로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제국의 역습 역시 강렬한 클리프행어가 있었는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결말이 그만한 충격을 주거나 위기감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2. 마찬가지로 2부작의 1편을 전제로 만들어진 영화다보니 흔히 말하는 '깔아두기' 영화의 속성이 강해서 깔아두기성 드라마나 설명 장면이 제법 나옵니다. 3편에서 여기서 깔아둔걸로 폭발시킬거야 하는 의도의 드라마나 배경설정 장면들이요. 거슬릴 정도는 아닌데 좀 아쉽다 정도?

3. 빌런과 조역들의 매력이 뉴 유니버스에 살짝 못미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정확히는 1편의 주조연을 포함해 워낙에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배분된 시간이 한정되어있고 조연들의 캐릭터성이 완전히 발산될 기회가 모자랐다고 봐야하는데 뉴 유니버스의 킹핀, 메이 고모, 프라울러, 옥타비아누스 등이 워낙 주옥같은 인물들이었다보니 조금 비교가 됩니다. 그래도 3편에서 이들의 활약이 폭발할거라는 암시를 충분히 주고 끝나서 기대는 돼요.

전반적으로 약간 트집을 많이 잡긴 했는데 정말 좋은 영화고 영화, 특히 IMAX나 돌비에서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영상미에 집중한다면 IMAX, 음향에 집중한다면 돌비예요.

별점은 8.5/10 주고 싶습니다.(뉴 유니버스는 9/10) 아마 3편의 완성도가 더 높게 나오면 9점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블랙잭
23/06/06 09:41
수정 아이콘
엄청나게 기대를 많이 했고 기대를 충족시켜준 무비였습니다. 다만 2부작이다보니 서사에 많이 투자를 해서 분위기가 고조 되어 가는중에 끝나더라구요. 스토리 진행이 느려서 좀 지루한 부분도 있다보니 타이트 하게 해서 3시간 정도로 한편에 마무리했음 좋았을거 같은데 .. 그부분만 좀 아쉽네요. 애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영상미의 정점이라 생각합니다.
울리히케슬러
23/06/06 09:53
수정 아이콘
기대치가 엄청올라가는군요
Valorant
23/06/06 13:11
수정 아이콘
이게 두 번째 영화이고 이어지는 스토리의 전반부라는거지요?
전편 안봤는데 감안하고 볼만한가요?
흰긴수염돌고래
23/06/06 13:28
수정 아이콘
1편을 안보면 스토리 이해가 어려우실거라 1편 감상을 권해드려요. 아직 한국 개봉까지 시간이 좀 있고 1편도 정말 훌륭합니다
raindraw
23/06/07 15:13
수정 아이콘
2편과 상관없이 1편 보시길 추천합니다. 1편을 역대 스파이더맨 영화들 중 최상위권으로 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구요.
2편이 매우 기대되네요.
Valorant
23/06/07 16:46
수정 아이콘
^^ 감사합니다. 설레네요.
산밑의왕
23/06/06 14:04
수정 아이콘
엔드게임도 그렇고 이번 분노의 질주나 미션임파서블도 다 1,2부던데 요새 트렌드인가 싶네요.
레이미드
23/06/07 11:45
수정 아이콘
시사회로 보신 건가요..? 아니면 외국에 거주하셔서 이미 개봉한 작품을 한국에서보다 먼저 보신 건가요?
한국 개봉은 6월 21일로 나오는데 엄청 빨리 보셨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흰긴수염돌고래
23/06/07 12:27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는 조금 빨리 개봉했네요
及時雨
23/06/07 15:56
수정 아이콘
이번에도 피터 파커 나오나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953 [일반] 아이가 요즘 열이 자주 나요 (면역 부채와 열 관리 팁) [62] Timeless13722 23/06/10 13722 39
98952 [일반] 이사 떡을 돌리고 받은 것 [6] 두괴즐12030 23/06/10 12030 16
98949 [일반] 태양이 우주 짱 아니었어? (에세이) [42] 두괴즐11172 23/06/09 11172 15
98948 [일반] 사고는 벤츠가 냈는데 내 차 보험료만 할증....7월부터 `억울한 할증` 사라진다 [92] VictoryFood16938 23/06/08 16938 4
98947 [일반] 174cm 100kg 고도비만에서 바디프로필까지 (속옷사진 있음 주의) [78] 정공법18460 23/06/08 18460 61
98946 [일반] 분당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사고 [51] 시린비17904 23/06/08 17904 0
98945 [일반] 산불 연기에 휩쌓인 뉴욕 [22] 흰긴수염돌고래16194 23/06/08 16194 1
98944 [일반] 겸손한 2만 5천불 돌파 - 2011년 [47] 쿠릭16883 23/06/07 16883 7
98943 [일반]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따라갈수 있을까요? [131] 마르키아르19844 23/06/07 19844 4
98942 [일반] 디아블로 4 출시 기념 QHD,FHD 견적 [123] SAS Tony Parker 15240 23/06/07 15240 10
98940 [일반]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 즐겁긴 한데... [35] aDayInTheLife10148 23/06/06 10148 2
98938 [일반] [팝송] 엘리 굴딩 새 앨범 "Higher Than Heaven" [6] 김치찌개6063 23/06/06 6063 2
98937 [일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후기 [10] 흰긴수염돌고래11377 23/06/06 11377 3
98936 [일반]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 아쉬운 연비.(약 스포) [21] aDayInTheLife7438 23/06/06 7438 0
98933 [일반] 범죄혐의로 살펴보는 범죄도시 시리즈별 빌런(스포 유) [46] Croove10784 23/06/05 10784 1
98932 [일반] 샤오미 tv스틱을 와이파이가 아닌 이더넷으로 연결해보자 [12] 아델라이데11365 23/06/05 11365 7
98930 [일반] 층간소음의 가해자이자 피해자 (일상 에세이) [38] 두괴즐12028 23/06/04 12028 19
98926 [일반] 응급실 뺑뺑이 현실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170] 지하생활자14049 23/06/04 14049 0
98925 [일반] [팝송] 플라이 바이 미드나잇 새 앨범 "Fictional IIIustrations" [2] 김치찌개6306 23/06/04 6306 0
98923 [일반] 오랫동안 기다린 컴퓨터 조립(컴퓨터 구입 희망하는 분을 위한 간단 팁) [21] 함초롬14516 23/06/03 14516 2
98920 [일반] 젠슨황:우리는 게이머를 잊지 않았음 진짜임. 잊지 않을거임 [44] SAS Tony Parker 15147 23/06/02 15147 0
98919 [일반] 케이팝의 시대에 서태지 신곡을 기다리는 팬심 (음악 에세이) [52] 두괴즐10513 23/06/02 10513 16
98918 [일반] 말 많은 인어공주 감상평(대량의 스포). [178] 제라그17599 23/06/02 17599 2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