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배 MBC 게임 팀리그 결승전에서 유일하게 2연승을 올린 박용욱의 활약에 힘입어 SK텔레콤 'T1'이 '슈마GO'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양팀은 팀배틀 방식의 대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팀배틀이란 각 팀 선수들이 1대 1로 대결을 벌여 이긴 선수는 계속해서 다음 선수와 대전을 하는 방식이다.
먼저 승기를 잡은 쪽은 슈마GO였다. 최근 월드사이버게임즈(WCG) 한국 예선에서 우승하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전상욱이 프로게이머 랭킹 1위 최연성을 꺾고 앞서나간 것. 전상욱은 배럭보다 커맨드센터를 먼저 건설하는 도박성 플레이를 펼치며, 앞선 물량으로 '지지'(GG·게임포기)를 받아냈다.
이후 김성제(T1)가 전상욱을 물리치고, 다시 박태민(GO)이 김성제를, 임요환(T1)이 박태민을 물리치는 등 양팀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2대 2 상황에서 양팀은 주장 서지훈(GO)과 임요환을 내보내면서 배수진을 쳤다. 첫 경기와 같은 맵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임요환은 1경기에서 전상욱이 썼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2 커맨드센터 후 배럭과 벙커로 황급히 방어를 하는 임요환을 놀라게 한 것은 서지훈의 시즈탱크였다. 최연성이 벌처로 전상욱의 입구를 조였던 것과 달리, 서지훈은 사거리가 긴 시즈탱크를 몰고 온 것. 이 상황에서 적잖이 피해를 입은 임요환은 시즈탱크로 맞대응하며 초반위기는 넘겼으나, 레이스와 시즈탱크, 벌처 조합으로 나선 서지훈에게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로서 분위기가 슈마GO로 급선회하는 듯 했으나, SK텔레콤T1엔 '숨겨둔 병기' 박용욱이 있었다. 박용욱은 드래곤과 함께 질럿을 셔틀에 태워 떨구는 플레이로 서지훈의 앞마당 멀티를 무력화시켰다. 이어 캐리어를 동반한 러시를 통해 골리앗으로 방어에 나선 서지훈을 강타, 지지를 받아냈다.
박용욱은 마지막 이재훈(GO)과 프로토스끼리의 대결에서도 앞선 경기운영 능력과 유닛 콘트롤을 보여주며 승리를 낚아내, 팀의 우승을 주도했다.
시상식에서 박용욱은 "팀 리그는 역시 마지막이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며 "우리 팀 이름을 T1에서 '플토1'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여유를 보였다.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T1은 1천500만원의 상금과 2천만원 상당의 투싼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2위에는 슈마GO, 3위에는 KTF매직앤스가 각각 올랐으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특별상은 서지훈에게 돌아갔다.
한편 29일 열리는 MBC 게임 스타리그 결승에서는 SK텔레콤T1의 최연성과 박용욱이 격돌을 벌일 예정. 박용욱이 팀리그 결승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어가며, 최연성을 잡고 전성기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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