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게임대회 구상...스타2 출시되면 복귀도 가능
2005/09/27-15:07
“은퇴 직후 사업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비전도 찾았습니다”
은퇴 이후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국내 1호 프로게이머 신주영(본명 박창준, 29)이 말문을 열었다.
신주영은 지난 24일 본지 기자를 만나 “현재 운영중인 PC방에서 게임대회를 개최해 능력 있는 게이머를 프로게이머로 키울 것”이라며 은퇴 이후 구상한 포부를 조심스레 밝혔다.
신주영은 은퇴 직후, 후진양성과 PC방 사업을 전개할 마음을 먹고 친구의 소개로 만난 김 모씨와 함께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에 자신의 이름을 건 PC방을 지난 7월 오픈했다.
신주영이 돌연 사업에 나선 이유는 간단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현역으로 뛰기 보다는 사업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전수할 후배를 찾는다는 것. 현역 시절 받았던 사랑을 고스란히 후배 게이머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신주영은 분기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회를 개최하고 분기별 우승자들을 모아 연말 결산 대회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또 이를 통해 배출된 우승자는 자신이 직접 지도해 능력 있는 프로게이머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제 막 실행 단계에 옮긴 터라 수정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능력 있는 후배를 키울 생각에 사업하는 어려움도 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로서의 꿈은 완전히 접은 것일까? 다시 프로게이머로 복귀할 뜻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신주영은 “현재는 후진양성 및 사업에만 몰두할 계획”이라며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다면 프로게이머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주영은 현재 스타크래프트 외에 스페셜포스를 즐기고 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만 즐기는 줄 알았더니 “퀘이크, 레인보우식스 등의 1인칭 액션 게임도 많이 즐겼다”며 “퀘이크4의 출시를 기대한다”고 밝혀 1인칭 액션 게임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신주영은 1대1로 붙어 크게 패한 적이 없을 정도로 스페셜포스도 잘한다고 한다. 함께 PC방을 운영중인 김 사장은 “원래 게임하던 친구라 게임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신주영은 최근 불어 닥친 e스포츠 열풍에 대해 “e스포츠 태동에 기여한 사람으로서 흐뭇하다”는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난 9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로게이머란 직업을 만들고 활동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프로게임 자체가 크게 성장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내심 흐뭇한 것.
“전국민의 사랑 속에 무럭무럭 커온 e스포츠가 IT 대한민국의 큰 버팀목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편, 신주영은 지난 98년 12월 블리자드사가 주최한 세계 게임 대회인 스타크래프트 래더 토너먼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해 국내 1호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또 국내 선수 최초로 미국의 PGL(프로게이머리그)에 등록돼 활동했다. 이외에 '신주영의 스타크래프트 무작정 따라하기'란 책을 펴내 약 1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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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최승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