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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3 14:47:15
Name 오색형광펜
Subject [기타] 룰 브레이커 : 룰 부수기 싸움의 결말
저는 언젠가 이 게시판에서 '친목도 전략의 한 종류다'라는 주제로

'머리싸움만 보려면 퀴즈쇼나 포커게임을 보세요' 라고 쓴적이 있습니다.

너무 친목질을 나쁘게만 보지 말아달라는 의도였습니다.


이번 화를 보니 뭐 이건.. 대단하네요.

이미 친목/비친목의 틀 내에서 설명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참가자들이 응당히 지켜야 할 중요한 선을 넘었고,

그 결과, 이번 화는 '진흙탕 X싸움' 정도로 봅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요?

저는 이 프로그램의 부제인 '룰 브레이커'라는 말에서 이유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많은 스릴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신, 사기, 통수는 중요한 전개요소중 하나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요소는 잘 쓰일 경우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죠.

배신을 배신으로 받고, 사기치고, 역이용당하고 그런거 말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부제가 '룰 브레이커'가 되었을 때 저는 그런 종류의 Breaking을 상상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웬걸?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렸죠.

1화에서 임변은 게임 내적 룰보다 연합을 중요시합니다. 숲들갓은 분노의 함성과 함께 탈락해버리죠.

숲들갓의 전략이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뭔가 이 프로그램이 묘하게 꼬여간다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장면입니다.

왜 게임의 룰 이외의 것을 찾아다니는가?


매 게임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흑화 조유영도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두희에게 배신을 제대로 당하고, 임변과 임요환의 빠른 태세전환에 멘붕한 뒤,

데스매치에서 절친 다혜언니를 제 손으로 묻고 올라옵니다. 심지어 그 데스매치는 이번 시즌2에 몇 없는 개인전이었죠.

저라도 이렇게 생각하기 쉬울 거 같습니다.

'아~ 이거 뭐 막 배신해도 되고 그런 게임인거야? 오케이 알았어!'

그리고 흑화한 조유영은 모든 룰을 송두리째 무시하면서 다혜언니의 복수를 꾀하는 다크히어로의 길을 걷는다...는 해석이죠.

물론 제 소설입니다.


그런데 조유영씨 개인의 심경변화가 뭐 어찌되었던 간에 상관없이 이 프로그램은 예능입니다.

시청률로 광고팔아서 먹고사는 프로그램인거죠.

시청자가 예상하는 범주 내의 룰 브레이킹과 모든걸 다 부숴버리는 현재의 파천황적 룰 브레이킹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게임내의 룰을 숙지하고 그것을 차근차근 이용하고 성장하다가 상대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방식,

시작부터 룰 따위 엿바꿔먹으라고 하고 절도와 무책임한 거짓말, 머릿수로 밀어부치는 방식.

어떤게 예능 프로그램에 적합합니까? 어떤 것이 시청자가 예상하고 기대하는 바였습니까?

여기가 논란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자 그럼 이런 상황에 대해, 프로그램의 총 책임을 맡은 PD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여러 인터뷰등에 의해 PD는 '문제가 없다' 라는 판정을 내린 모양입니다만,

저는 솔직히 제작진들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봅니다.

공들여서 보드게임회사와 함께 만들었던 메인매치가 우습게 썰려나가는 꼬락서니를 보고 있노라면, 저같으면 피눈물이 날겁니다.

그리고 솔직히 PD된 입장에서 출연자 보호해줘야지 어떡합니까.

저는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고싶습니다.



요약 : 룰이 있어야 스포츠고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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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ncentz
14/01/13 14:51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저치들은 스포츠와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 되죠. 네이밍부터 지니어스 게임이라고 지어놓고 흥보를 그따구로 한건 시청자들에 대한 사기가 아니냐고 따지고싶지만, 어쨌거나 저는 pd의 의도를 존중합니다. 억지로 눌러 참으면서라도 지니어스는 계속 볼것같아요. 사실 방향성 자체를 시청자들이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점만 빼면 저는 지니어스에서 보여지고 있는 점들이 나름 맘에 듭니다. 조금 혼란스럽긴 하지만요.

그것과 별개로 과연 시즌3가 열리더라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진 모르겠습니다. 자기 밑바닥에 있는 검은걸 모두 여과없이 내놔야 하는데요.
14/01/13 14:53
수정 아이콘
그래서 유머로 지갤에는 이번 사태 최고 피해자를 '보드게임 회사'라고 올리기도 하더군요.

게임하라고 머리 싸매서 메인매치 만들어 놨더니 7분 방송!??
휀 라디엔트
14/01/13 14:56
수정 아이콘
저도 흑화 조유영 씨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편입니다.
저도 3화를 처음에는 낄낄대면서 봤지만 이쯤까지 온 상황에서 조유영씨 입장으로 다시한번 보니 조유영씨의 흑화에 정말로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몰랐는데 여자 두명(그것도 가장친한 언니)을 한쪽구석에 몰아놓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면서 나머지 사람들이 서로 포인트를 나눠먹고 있는 턴이 서너턴이 지나가더군요.
아마 그때 조유영씨는 자신을 보면서 낄낄대는 사람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있었을껍니다.
자신이 지옥에서 돌아오면 어떻게든 돌려주고 싶었을 테니까요

거기에 덧붙여 PD가 뭔가 컨트롤을 못하고 있다는 것에도 공감은 합니다만, 굳이 신분증이란 수단을 마련해둔 상황을 전제한다면 신분증으로 게임의 변수를 만들어보려는 제작진의 의도도 처음부터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게 절도 -> 한사람의 게임배제 -> 멘붕 크리티컬로 이어지는 현실이 될줄은 누구도 몰랐겠죠.
시네라스
14/01/13 15:03
수정 아이콘
홍진호-이두희 처럼 신분증 거래를 바탕으로 한 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실행하려고도 했었구요. 거기에 2중 교환을 통한 배신, 정치 이런게 주 목적이었겠죠 극단적으로는 가넷을 통한 양도 정도구요. 신분증 2중 교환 같은게 나왔으면 메인매치가 정말 재미있었을 겁니다. 근데 이미 4화에서 거래에 대한 룰브레이킹이 이뤄진 상황에서 절도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의미가 없어졌죠.
대청마루
14/01/13 15:02
수정 아이콘
연예인들은 인지도 쌓기가 중요하니 노홍철 김구라급의 유명한 연예인이 아니고 이상민이나 조유영처럼 상금이 필요하거나 인지도 낮고 현재 딱히 고정프로그램이 없어 이름 알려지는게 필요한 B급 C급 연예인들은 충분히 나오려고 할겁니다. 문제는 일반인들인데 2부는 딱 봐도 방송인들이랑 PD가 작정하고 연예인 우승시키려고 비연예인들을 도구로 취급하는게 보여서 나오려고 할지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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