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에게는 긴 수명을 주고 대신 세계수를 수호하는 의무를 지게 했다."

"드워프는 뛰어난 손재주를 주고 사악한 지하의 괴신을 지상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성물을 지키는 의무를 주었다."

"그리고 인간에겐 뛰어난 적응력과 가능성을 주어 세계를 번성케하라 하셨지"

현자가 어린 학생 앞에서 가장 유명한 전설을 말했다.


"잠깐만요. 뛰어난 적응력이요? 적응력은 오크가 훨씬 뛰어나잖아요? 산맥, 사막, 극지방, 정글 가리지 않고 진화해서 살아요."

"그런 의미의 적응력이 아니란다.  인간이 퍼트린 무수한 후손을 보거라."

"아니요. 번식력은 스케이븐(쥐 수인)이 훨씬 뛰어나요!"

현자는 학생의 우둔함에 고개를 흔들며 양피지를 펼쳐 읊었다.


"하프오크"

"하프엘프"

"하프자이언트"

"용인"

"반인반신"

거침 없이 읽다가 현자는 잠시 멈칫했다.


"...켄타우로스"

"그리고 쥐 수인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