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21/05/20 14:51:10
Name 하얀마녀
File #1 e6c5fc078e5139f0f2db6cbd5788b9650e4a1b28.jpg (269.9 KB), Download : 61
출처 도탁스
Subject [서브컬쳐] 더파이팅 작가가 SNS에 올린 미우라 켄타로와의 일화 (수정됨)


사진은 미우라 켄타로군이 그려준 타카무라입니다.

(부고소식을 듣고)지금 많이 감정적인 상태에요. 추억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제가 만화를 처음으로 시작 할 때 스태프가 한 명도 없어서 곤란해하고 있었을 때 그가 저를 도와주러 왔습니다.
그는 열 여덟살이고 저는 열 아홉살이었어요.
모 대학 예술학부 학생이었던 그는 강의가 끝나고 한 손에 스케치북을 든 채 찾아왔습니다.

그가 그림을 얼마나 그릴 수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저는 제 그림을 보여준 뒤 이걸 따라서 그려보라고 말했습니다.
완성된 그림을 본 후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나이에 맞지 않은 그림이었습니다.
몇 점을 더 그려달라고 한 뒤에, 나는 이미 그에게 빠져버렸습니다.
아직 젊었던 우리들은 이내 그림을 멈추고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그가 들고 온 스케치북이 궁금해져서 그 안을 보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간담이 서늘하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기에는 요정이, 낙인이, 커다란 검을 든 그림자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굵은 선의 연필로 그려진 그것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이게 뭐야?'라는 질문에 그는
'머리 속에 있는 것들입니다. 실력을 키워서 그리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된건지. 이미 거기에는 베르세르크가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저의 첫 작품이 연재되기 시작했고 그와 거의 비슷하게 베르세르크가 발표됩니다.
그와 관련해서 고생을 좀 했다는 얘기도 좀 들었었지만 저는 확신하고 있었어요.
무조건 대박 날 만화가 시작된거라고.
그 겐타로군이 스스로 충분한 실력을 키웠다고 판단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시작한 연재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나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됐지요.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은 혼신의 장면들.
존경한다는 말 밖에 꺼낼 말이 없었습니다.


추억담은 이걸로 끝냅니다.
그와 만난 것은 그 때 뿐이었지만 이후에도 저에 대해서 신경써주셨던 걸로 알고있습니다.
저도 그와 인연이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멋대로 지껄여대서 미안하다 켄타로
나중에 마지막 회 읽으러 갈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양들의꿈
21/05/20 14:55
수정 아이콘
흑흑..
덴드로븀
21/05/20 14:57
수정 아이콘
베르세르크 정주행 하러갑니다 ㅜㅜ
파르릇
21/05/20 15:09
수정 아이콘
두번의 고통을 맞이하러 가시는군요 ㅠㅠㅠㅠ
깜디아
21/05/20 15:03
수정 아이콘
ㅠㅠ
지금 우리
21/05/20 15:06
수정 아이콘
모리카와 형..ㅠㅠ
파르릇
21/05/20 15:10
수정 아이콘
마모루가 저리 멋진 캐릭이었다니... ㅠㅠㅠㅠㅠ
웃어른공격
21/05/20 15:12
수정 아이콘
저 세상가서 편히 쉬려던 켄타로옹이 저걸보고 다시 펜을 잡으실지도...
김연아
21/05/20 15:12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은 정말 짠하고 감동적이네요.

하지만 어림없지

더 파이팅 완결은 언제 어떻게 낼 건데?????
아웅이
21/05/20 15:31
수정 아이콘
완튀 하려다 잡혀왔..
츠라빈스카야
21/05/20 15:37
수정 아이콘
마지막회 보러 가서 미우라한테만 보여준다거나..
류지나
21/05/20 15:24
수정 아이콘
더파이팅 지금 스토리가 너무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렸던데... 수습이 될런지.
성큼걸이
21/05/20 16:29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을 보니 저도 나중에 저승에서 베르세르크 완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1/05/20 17:46
수정 아이콘
마지막 줄이 마음을 쎄리네요
WeakandPowerless
21/05/20 18:07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울컥...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22848 [서브컬쳐] 의외로 서양에는 없는것 [38] Lord Be Goja9482 21/05/21 9482
422847 [기타] 던킨 도나쓰가 무료로 도넛을 뿌리는 이유.gif [26] 삭제됨9565 21/05/21 9565
422846 [유머] 제가... L입니다... [12] 유머게시판9551 21/05/21 9551
422845 [기타] 전원주택 그걸로 무슨 경험담이니 뭐니.. [9] Lord Be Goja9292 21/05/21 9292
422844 [동물&귀욤] 아 사진 찍기 싫다고오 [9] 길갈7261 21/05/21 7261
422843 [유머] (이미지 스압) '전원주택, 살아보니 이렇더라'.youtube [46] AKbizs10137 21/05/21 10137
422842 [유머] 야구 배트 모양 맥주컵.jpg [27] 손금불산입9466 21/05/21 9466
422841 [기타] 코로나 끝나면 가야할 첫번째 나라는? (feat. 러시아) [25] Cafe_Seokguram10987 21/05/21 10987
422840 [유머] 범죄를 유발하는 적절치 못한 옷차림.jpg [12] 삭제됨10861 21/05/21 10861
422839 [기타] 처음 한국 과자 먹어보는 미국인 엄마와 누나의 반응 (feat. 미국아재) [15] Cafe_Seokguram10501 21/05/21 10501
422838 [유머] 발연기 레전드.gif [7] 피잘모모9067 21/05/21 9067
422837 [기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한글화의 역군.jpg [15] Aqours9982 21/05/21 9982
422836 [유머] 실시간 재평가받는 모바일 바람의 나라.jpg [10] Aqours8466 21/05/21 8466
422835 [기타] 대만 방송에서 욱한 일본여자..jpg [10] Aqours10497 21/05/21 10497
422834 [LOL] 한 일본 스트리머가 페이커는 방송에서 자주 식빵을... [25] 소나10761 21/05/21 10761
422833 [동물&귀욤] 눈을 처음본 고양이 [3] 흰긴수염돌고래7112 21/05/21 7112
422832 [기타] 코스피 역대급 대 호황 [15] 추천12125 21/05/21 12125
422831 [LOL] 쿠로의 서포터 멸시 (울하 EP.2) [1] aDayInTheLife6324 21/05/21 6324
422830 [게임] 오버워치2 플레이화면 공개 [25] 추천7679 21/05/21 7679
422829 [유머] IQ별 직업과 미래.jpg [26] 삭제됨13035 21/05/21 13035
422828 [유머] 연애는 20대때 시작해도 늦음.jpg [39] 추천9987 21/05/21 9987
422827 [텍스트] 흙수저 애들이 노력을 안하는건 맞다...txt [101] 추천14983 21/05/21 14983
422826 [게임] MTG 자사 콜라보 D&D 카드 3장 공개 [12] 이호철4691 21/05/21 469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