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라북도 임실군에서 식당·카페·PC방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임실은 육군 제35보병사단 본부가 위치한 곳이다. 임실 인구는 약 2만8000명인데, 이 지역에 주둔한 35사단과 제6탄약창 장병이 2000여명이다. 인구 10명 중 1명이 군인인 셈이다. 임실은 활발하게 소비 생활을 하는 청년층보다 50~70대 인구 비율이 2배 이상 높다. 자영업자가 외출·외박이나 휴가를 나온 장병 손님에 매출 일부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0년 봄 코로나19 확산세로 한동안 군인 외출과 휴가가 통제되면서 임실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었다. 지역경제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외출 통제가 풀리자 장병들은 지역 식당과 편의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지갑을 열었다. 폐업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은 군인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군인이 효자”, “지역경제의 젖줄”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소식이 화제를 모으자 네티즌들은 “임실군의 군인 우대 정책이 장병과 지역 소상공인이 모두 ‘윈윈’하는 효과를 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상품권 지급하고 문화생활·휴가차량 지원
임실군은 수년 전부터 지역 장병에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상품권인 임실사랑상품권 지급이 대표적이다. 임실군은 외출 나온 장병에게 임실군 모든 업소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 2000원권을 1인 기준 월 2매 지급한다. 35사단 수료식을 마친 훈련병에게는 5000원권을 준다. 사단 입소식이나 수료식 때는 여성단체협의회와 자원봉사센터가 군인 가족과 면회객 대상으로 음료를 제공하는 봉사활동도 한다.
장병들의 문화생활도 지원한다. 임실 군인은 작은별영화관 일반(2D)영화 관람권(6000원)을 반값인 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외출 나온 장병을 위해 영화 상영 시간대까지 맞췄다. 사단 수료식을 방문한 군 가족과 면회객을 위한 임실필봉농악 공연 관람 지원도 있다. 임실필봉농악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다. 수료식 때 면회 가족이 없는 신병에게는 따로 임실 관광 서비스와 식사를 제공한다. 신병뿐 아니라 모범 장병도 관내 관광지 순회와 임실 특산물인 치즈 체험, 119안전체험 등 다양한 관광·체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군인은 임실군생활체육공원·군민회관·문화체육센터 등 공공 체육시설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평일에 외출을 나오면 부대에서 시내까지 운행하는 무료 수송버스도 탈 수 있다. 임실군은 군인에 부당한 요금을 요구하는 택시나 숙박업소에 대한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군청 담당과도 군인 지원 서비스 책자에 표시하고 있다. 이른바 ‘군인 바가지 씌우기’를 막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