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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17:14
90년대에는 지상파 뉴스에서 대놓고 어린이 청소년들이 훌륭한 한식을 먹지 않고 나쁜 서양음식만 먹는다 세상 망조다 이러던 시대였으니까요
지금 보면 초등학생을 해물탕집 데려가서 이 좋은거 왜 안먹니 이러고 있는데 어처구니가 없음
23/12/07 17:17
저는 아침에는 무조건 국을 먹어야해서 크게 한솥 끓이고 소분해서 얼려두고 먹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침식사는 거른 적이 없어서 6시만 되면 배가 고파서 깨는데 아침의 그 허기진 배 속으로 뜨끈한 국을 흘려 보낼 때의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정직하게 무와 소고기만 넣어 맑게 끓인 소고기뭇국 거기에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함을 추가한 매운소고기뭇국 무, 소고기, 대파와 구운 두부를 숭덩숭덩 썰어넣어 오래도록 진하게 끓여낸 탕국 새우젓으로 감칠맛 돌게 간을 한 시원한 콩나물국 거기에 신김치를 듬뿍 넣어 업그레이드 한 김칫국 불린 북어포를 찢어 넣고 감자까지 썰어 넣어 약간 걸죽하게 끓인 북어국 참기름에 먼저 소고기를 달달 볶고 거기에 불린 미역을 넣어 다시 달달 볶고는 물을 부어 끓인 정석 소고기미역국 고추기름 진하게 내고 고사리에 우거지 아낌없이 넣고 소고기도 큼직하게 넣어 끓인 육개장 다른 조미료 필요 없이 소금간만 살짝하고 본 재료 하나의 맛만 살린 백합탕 이도저도 없을 때는 끓는 물에 육수코인 하나 넣고 대파 숭숭 썰고 계란 하나 풀어 넣고 휘휘 저어 순식간에 끓여내는 계란국 저도 정말 국을 사랑합니다. 더 정확히는 아침의 국을 사랑합니다.
23/12/07 17:19
글쓴이의 감정에 대한 비판이 나올것까지 충분히 내재화시켜서 쓴 글이라고 보면 얻어가는게 더 많겠죠
꿈보다 해몽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어차피 저 사람 비웃는다고 뭐 달라지는게 없지요. 내 기분만 나빠질 뿐.
23/12/07 17:27
저는 너무 오래되서 저게 있었는지 희미하고..
30대들은 확실히 볼수있던 그정도시기 수필이라고 하네요.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70502 찾아보니 01년에 중학교과서에 실렸으니 정말 그렇군요
23/12/07 17:29
만화 식객과 비슷한 감수성이지요. 저는 식객을 늦게 봐서 "좀 올드한 감성이네"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식객 만화가 연재되던 그 당시에도 이미 낡은 감수성이였다는 이야기가...
23/12/07 17:38
한우 양지, 사태와 조선간장으로 끓인 시원하고도 진득한 서울, 경기도식 쇠고기 뭇국에 통후추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뿌린 뒤 씨장이나 진장 반숟갈 넣어 간맞추고, 쌀밥 한공기 탁 말은 다음에 잘 익은 서울식 배추김치에 홍메기전과 새우전 몇점, 방앗간에서 뽑아온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무쳐서 매콤하면서 고소하고 단단한 텍스쳐의 한치 젓갈 곁들이면서 매실향, 배향 뿜뿜하고 새콤달콤하면서 입에 감기는 느낌 주는 전통 청주 몇잔 같이하면 밤에 잠이 참 잘오던데요.
아 국밥이랑 술땡긴드아...
23/12/07 17:47
저 시절 감성은 시대보정해야죠. 요즘도 저런 소리를 하면 그냥 틀린 소리라고 하겠습니다만, 저 글 나왔을 시기가 한참 전이었을테니까 뭐;;;
23/12/07 18:05
근데 예전에 본 글인데 어떤 의사 분? 이 찌개류 먹을 때 국물은 몸에 안 좋으니까 건더기만 먹고 버리라던데...
저도 막상 버리기 힘들어서 다 마십니다...
23/12/07 18:09
차 원리주의자 분들에 의하면 찻잎이 들어가지 않으면 차가 아닙니다.메밀부터 당근까지 뭔 이파리나 뿌리를 넣건 찻잎이 없으면 그건 탕이라고 불러야한다며 호두* 잣 *아몬드차를 보며 흥분하시더라구여
소고기없는 미역국 = 미역탕 참치와 돼지고기없는 김치국..어 이건 원래없네 = 김치탕 ?!
23/12/07 18:13
아무래도 수십년 전에 쓰여진거라
예전 감성이 있죠 방망이 깎는 노인도 그렇고 감안해서 봐야하지않을까 싶긴해요 크크
23/12/07 21:38
"방망이 깎는 노인"은 지금 읽어도 그 주제에 공감이 갑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제대로 된 물건이 나온다'라는 주제는 지금도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저 글은 시대착오적입니다. 저도 국을 좋아하긴 하지만, 취향에 불과한 입맛을 가지고 서구화가 되어서 인내심이 없고 고집이 세다는 주장은..? 게다가 당시 작가의 아이들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일 아직 어린이라면 어린 자식들의 단점을 대중들에게 다 밝히는 건 아동학대죠.
23/12/07 18:33
국물류랑 김치 굳이 안 찾는 편이긴 한데
겨울엔 뜨끈한 국물이 땡기죠 어머니표 육개장 좋아하는데 손이 많이 가는걸 아니 끓여달라는 못하고 생일상에 미역국대신 받아먹고 있네요
23/12/07 18:38
저땐 문화식민주의라고 온 난리를 쳤는데
이젠 어릴때 치킨피자햄버거 먹던세대들이 주류 3040이되니 그런말 싹 사라졌죠. 제가알기론 전장연 수장도 저런 운동하다가 시들해지니 딴곳으로 간걸로 아는
23/12/07 19:11
어렸을때 탕, 국 싫어했던 아이들이 20살되고나서 쏘주마시기 시작하면 국밥충이 되어가죠 크크크크크 그냥 나이대에 자주 찾는 음식들이 있는것같습니다.
23/12/07 21:29
황교익씨가 했던 말중에 나름대로 납득이 가는 말이 있는데요
맛이란건 사회적인 인식이 중요한것이고 사람들끼리 둘러앉아 같은 음식을 먹으며 맛있다고 칭찬하는 일련의 과정을 어렸을때부터 겪어서 그 사람의 입맛이 결정된다는 주장인데요 제가 어렸을때 안좋은 경험이 있어서 김치를 평생 싫어합니다 크크크 실제로 먹으면 맛있다고는 느끼지만 먹고싶지 않습니다. 김치전 김치찌개 등등 다 좋아하지만 그냥 김치는 먹고싶지가 않아요 이게 PTSD같은거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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