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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6/01 01:25:51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삼국지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삼국지에는 많은 영웅들이 나옵니다. 연의 기준으로 정말 매력적인 제갈공명이나 많은 빠들을 가지고 있는
조조, 마상 쌍검술의 대가 유비 그리고 손제리에 최후의 승자 사마염까지 많은 등장인물과 3대대첩이라 일컬어
지는 관도대첩, 적벽대전, 이릉전투까지 정말 재밌는 이야기들입니다만......


요즘 꽃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고평릉 사변]에 꽃혔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크게 관심없어 하는 제갈량 사후
지루하지만 긴 삼국시대 이야기 중에 촉한의 멸망보다 더 매력있는 조씨에서 사마씨로 권력이 넘어가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일단 객관적인 설명(?)은 위키에 맡기고
https://mirror.enha.kr/wiki/%EA%B3%A0%ED%8F%89%EB%A6%89%20%EC%82%AC%EB%B3%80



희대의 간웅인 조조가 애써 잡아낸 권력을 통째로 뺏긴 사건이죠. 위나라 빠들은 조상을 유선 정도로 대우해주는 사태입니다.
제 관점에서 조상이 한 병크는 크게 3가지인데,

1. 강력한 정치 라이벌을 확실하게 숙청하지 못하고 얘매하게 견제만 했다.
2. 견제 해놓은거에 스스로 안도하고 너무 안일하게 행동했다. (환범이 계속해서 간언했으나 고평릉에 갈 때도 형제 누구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3. 목숨은 부지해준다는 사마의의 말을 믿고 인수를 가볍게 넘겼다.


일단 1번은 처음 견제랍시고 태위직을 주고 병권을 빼앗는것까진 굉장한 성공이었습니다만, 그 다음부터 행동이 너무 안일했다고 봅니다.
그 결과 조상 본인은 주 부대와 고립된 사태까지 갔는데, 여기서 결정적인 병크로 아무 저항없이 대장군인수를 넘기고 승산이 있는 싸움을
그냥 항복하는 행동을 저지르는데, 동서고금 통틀어서 [명분없는 쿠테타는 보복 쿠테타를 낳는법]인데 노련한 사마의가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는 약속을 지킬리가 있습니까? 후일 본인일가에게 큰 적 혹은 명분이 될게 자명한 조씨일가를 말살하는게 당연한거죠. 조상 일가는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말살당합니다. 일개 신하인 사마의가 황족인 조상을 처벌하는게 말이 됩니까? 황족을 처벌하는건 황제나 할 수 있는 일이죠.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순간, 사실상 위나라의 권력이 조씨에서 사마씨로 넘어가고 위나라는 사실상 끝장납니다.


참 이런 사태들을 보면서 고전이지만, 정치는 잔인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괜히 미적지근하게 건들면 후에
정치보복이나 당하게 되구요.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고 유방의 한나라가 오래 간것도 의리는 좀 없지만 한신 같은 공신을
쳐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시대에 100% 일치하진 않지만, 알게 모르게 더 치열한 정치판에서는 현대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과거처럼 대놓고 행하지는 않지만 직, 간접적으로 어느부분에서는 되레 더 치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요즘 기억나는건 MB의 정치보복도 있고......

정치는 약속만 믿고 행하는 기약없는 일종의 딜도 없고, 애매한 견제도 통하지 않고 확실하게 그리고 때로는 잔인하게 또한
저 같은 범인의 눈에는 의리도 없고 말도 안될정도로 잔인하게 진행되는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제사를 위해 '조상'만은 살려두자는
의견을 사마의가 들어줬나요? 그런 작은 명분을 위해 조상의 목숨을 살려두면 더 큰 위협이 생길게 분명한 일인걸요.
라는걸 요즘 삼국지를 다시 읽으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릴때는 제갈공명의 연의에서 나오는 활약이 재밌었는데 요즘은 외려
이런게 더 재밋네요. 크크크크

PS. 위나라는 하후씨나 그 외에 조씨등 황족들에게 권력 분배를 잘 안해줘서 너무 간단하게 권력을 뺏겼다고 들었는데, 사마씨의 진은
황족들에게 너무 많이 권력을 나눠져서 나라가 금시에 분열됐다고 들었습니다. 뭔가 참 어렵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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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LaRiON
14/06/01 01:32
수정 아이콘
사실 공명 사후는 영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삼국전투기를 보며 알아가는 중입니다.
연재시간만 잘 맞춰주면 이런 작품도 없는데...
14/06/01 02:08
수정 아이콘
현재도 과거도 친척은 그냥 피를 이어받은 '남'입니다. 이게 어느정도 선이 있고 개인차가 있긴 한데 대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이권과 권력이 개입되는 순간 형제고 뭐고 없죠.. 진나라가 순식간에 막장화 되는 스토리를 보면 참 기도 안차서..

위나라는 권력분배를 안해줬다기 보다는.... 그 권력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았던거라고 봐야죠.
조조,조비까지만 해도 다들 개국공신에 한가닥 하던 인물들이라 별 문제가 없었는데..
14/06/01 07:52
수정 아이콘
역시 조예가 다만 10년이라도 오래 살았어야....
14/06/01 08:12
수정 아이콘
진이 빨리 망한건 사마염 뒤를 이은 사마충 탓이 좀 컸죠. 병X이라서... 거기에 황후까지 인간쓰레기였으니.
하야로비
14/06/01 08:37
수정 아이콘
근데 사마염도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 공신들을 전혀 제어 못했죠.
거기다가 그런 지적 장애인(욕하는게 아니라 진짜 장애인)에게 황위를 물려준것 자체가 이미 심각하게 문제죠
14/06/01 12:06
수정 아이콘
가.....가가
쿨 그레이
14/06/01 12:56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약간 생각이 다른 게, 정치는 물론 피도 눈물도 없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만, 꼭 토사구팽 혹은 모가지 슥삭이 아니더라도 공신들을 정치에 참여 못 하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봅니다. 뭐, 그게 그거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슥삭하지 않고 나름 해피엔딩을 맞은 케이스가 후한 광무제와 송태조 조광윤 정도를 칠 수 있겠죠.

까놓고 말하면, 조상 이 양반은 12.12 쿠데타 당시 육본의 윤성민 등이 저질렀던 멍청한 실수를 한 거죠. 신사협정이라니, 배신과 밀약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그런 걸 어떻게 믿습니까. 그러니까 자기 모가지만 날아갔죠. 안 그래도 인기없는 정권이었는데.

위나라가 망한 것은 물론 외척의 힘이 너무 약했기 때문에 사마의 같은 공신들을 제어할 힘이 모자라서였기도 했습니다만, 조비와 조예가 너무 일찍 죽고 조진과 조휴가 외곽에서 싸우다 죽은 게 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비가 오래 살았거나 조진이 궁 내에서 사마의를 견제하기만 했어도 고평릉 사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뭐, 역사에 가정이란 없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진이 빠르게 막장 테크를 탄 것은 사마염 이 양반의 두 가지 큰 삽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지나치게 외척의 힘을 키운 것이고, 또 하나는 사마충에게 황제 자리를 물려준 거죠. 소위 팔왕의 난이라고 완전 개막장 사태가 벌어졌는데, 여남왕은 직접 난을 일으킨 건 아니라서 좀 억울한 케이스고, 초왕, 제왕, 조왕, 성도왕, 하간왕, 장사왕, 동해왕이 모조리 군사를 일으켜 서로가 서로를 모가지 슥삭한 게 팔왕의 난인데, 군사력을 키워 준 게 누구겠습니까? 여담으로 이들 사이가 8촌 내외였다는데, 지금이야 6촌도 멀다지만 당시 8촌은 정말 밥숟가락 함께하는 일가친척 아니겠습니까. 권력이란 게 이렇게 잔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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