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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8 19:43:32
Name 은솔아빠
Subject [기타] 우리 대표팀은 잘하고 있는 겁니다..
어제 경기 종료후 예상했던대로 많은 비난이 여기 저기 보이네요..

밑에 어느 분의 글에도 있습니다만..분명한 건 우리가 아르헨보다는 '한 수 아래'였다는 겁니다. 저부터도 반성하고 있지만..그리스전을 보고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듯 합니다.

이번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하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남아공이 탑시드인 A조에 들어가기를 바랬지만 아르헨-나이지리아가 한 조에 속하게 되면서 남은 팀들중 그나마 해 볼 만한 그리스에 위안을 삼았었습니다.

얼마전 94 미국 월드컵 국대 감독이던 김호 감독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나네요.

아직 조진호는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준이 아니라 생각해서 내보내지 않았는데 볼리비아전이 끝난 후 조진호를 왜 쓰지 않느냐는 비난(여론)에 밀려 내보냈다..월드컵을 마치고 다시는 여론에 휘둘리지 말자고 다짐했다..당시 수석코치가 허정무 현 감독이고 내가 고민하던 것을 옆에서 봤으니 잘 할 것이다..(기사 링크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4047005)

오범석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특히 오범석의 부친때문에 말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만..지금 국가대표팀 주축인 박지성, 이영표를 발굴한 허정무 감독입니다. 지금 오범석에 대한 말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허정무가 명지대 감독과 바둑두다 뽑아주었다'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대표팀 내부 사정과 선수에 대하여는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최선의 선택을 하였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 결과론적인 얘기입니다만..차두리 선발내보내고 풀 타임을 뛰게 하고 어제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스페인전에서 좋은 활약을 한 오범석을 왜 쓰지 않았는가?'라는 얘기가 분명 나왔을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우리는 분명 아르헨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었고..그리스나 나이지리아보다 아르헨을 이길 가능성이 더 낮은 팀이었습니다. 우리는 무난히 조별 예선을 통과해서 16강 이상을 바라보는 팀이 아니라 조별 예선 통과가 목표인 팀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팀이었던 겁니다. 즉, 처음부터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에 대하여는 '지면 안된다'였지만 아르헨에 대하여는 '질 수도 있다'였다는 것이었고 아직까지는 우리 예상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히딩크가 감독 부임하고 '오대영'감독이라는 비난을 받을때를 생각해 봅니다. 당시 '선수 테스트는 그만하고 빨리 베스트 11을 확정해서 집중 훈련하라'는 얘기가 있었죠..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식한(?) 얘기이고 그런 말을 꺼내는 사람조차 없죠..수시로 모였다 흩어지는 현 국가대표 체계에서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예전 7~80년대 국가대표 모아놓고 두세달 합숙 시키던 시절이나 가능한 얘기죠..또 몇년동안 한국 축구를 보던 사람도 아닌데 많은 경기를 보고 많은 선수를 테스트해 보는 것이 필요한데 11명만 가지고 훈련하라니..(지금 생각해보니 개그네요)

그리고 히딩크 감독이 그립다는 얘기들도 많은데..지금 히딩크가 감독해도 그런 성적 나오기 힘듭니다. 2002 월드컵 당시에는 해외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선수 차출에 K리그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던 상황이었지만..지금은 선수 차출에 대한 갈등이 얼마나 많습니까..물론 그 당시와 비교하여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많이 올라왔습니다. 해외파도 많아 졌구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히딩크가 감독을 맡더라도 그 때 만큼의 성적이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염기훈 선수가 비난을 많이 받고 있지만 이 부분은 허감독의 인터뷰 때문에 증폭된 부분이 있습니다. 허감독이 염기훈에게 왔던 찬스를 언급했던 것은 '그 찬스를 살렸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것이다'라는 의도였을 것인데 '그 찬스를 날려서 우리가 졌다'는 것으로 해석되어 감독은 책임을 선수에게 돌리는 모양새가 되었고 염기훈 선수는 패배의 원흉으로 몰리고 있네요.

이동국 투입 부분은 나이지리아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가 합니다.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릴 필요가 있으니까요. 교체 카드 한장이 남았는데 왜 안정환은 투입하지 않았느냐..안정환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닐 수도 있고..허감독은 추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 듯 합니다.

박주영..독일 월드컵때의 박주영도 여론에 밀려 아드보카트가 내보냈다 생각합니다..아시아지역예선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지만..박주영은 94월드컵때의 조진호가 아니었나 싶네요. 스위스전때 박주영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에 급급했고 센데로스의 골의 빌미가 되는 반칙을 범했던 선수이기도 하지요..하지만 그 경험이 박주영이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고 지금은 부동의 국대 공격수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98 월드컵때 네덜란드에 패하고 '벨기에전은 젊은 선수 위주로 경험을 쌓게 하겠다'라고 발언했다가 현지에서 경질된 차범근 감독을 생각케 합니다..그리고 박주영 자책골을 이정수의 골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던데..상황이 많이 틀리지요. 앞선수에 가려 갑자기 공이 나타난 상황은 같습니다만 이정수는 순방향이고 박주영은 역방향이었습니다..또 이정수는 이미 쇄도하여 점프를 하는 등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박주영은 준비도 안되어 있었고..

사실 해외에서 보는 우리 팀은 박지성 원맨팀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메시를 못 막기도 했지만 아르헨은 메시만 막으면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지만 우리는 박지성만 막으면 이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팀이죠. 하지만 어제 이청용의 골로 '아 이청용이란 선수도 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나이지리아전을 통해 '어? 박주영이란 선수도 있네!'라는 생각도 들게 해 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어제 우리는 운이 없었습니다. 이과인의 두번째 골도 정성룡이 잘 막았지만 다시 메시에게 갔고..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볼이 (오프사이드 여부를 떠나서)하필 이과인 정면으로 가다니..하지만 우리 운은 키핑해뒀다 생각합니다. 키핑해둔 운은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조별 경기나 2라운드 진출한다면 16강 이상에서 꺼내 쓰면 됩니다!!

우리 대표팀은 잘하고 있습니다. 16강 진출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고, 앞으로는 우리가 속한 조가 우리가 속함으로써 '죽음의 조'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좋은 경기력으로 조별리그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을 치러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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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Vgoodtogosir
10/06/18 19:50
수정 아이콘
팀 스포츠는 팀으로서 이긴거고 팀으로서 진거라고 생각하렵니다.

염기훈, 오범석 선수가 잘못한 점이 많긴 하지만 어제는 흥분한 김에 맹목적으로 심한 말까지 하면서 까서 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어쨌든 '대한민국 국가대표' 라는 한 팀으로 뛰고 있는 거니까 누구 하나의 잘, 잘못이 아닌 팀으로서의 결과라는걸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는 나이지리아(퇴장+부상2)도, 한국(자책골,오프사이드불인정..)도 참 불운했는데 다음 경기인 불운 매치에서는 누구의 불운이 더 심한지 드러나겠네요.

본선 진출하고도 초반 5대회는 무승하다 시피 한 멕시코 등을 봤을 때, 우리나라도 이 정도면 정말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2년 이전에야 우리나라는 승점셔틀이거나 도깨비 역할을 하더라도 겨우 비기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우승후보권인 최강국이 아닌 이상 이길 수도 있다는 객관적 기대를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팀이니까요.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루꾸
10/06/18 19:5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잘하고 있습니다. 16강 올라갈 확률도 어느때보다 높고.. 좋습니다.
실수카고
10/06/18 19:59
수정 아이콘
사실 1-2 정도로만 졌어도, 역대 최고로 잘하고 있네. 원정 16강 첫 진출이 눈앞이다, 이런 분위기가 대세일 텐데 조금 아쉽네요 ^^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0-1로 지나 0-10으로 지나 진 건 똑같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4-1이라는 스코어가 주는 체감의 위력이 대단한가 봅니다. 운이나 전술적인 요소가 조금 안 따라준 부분도 있기에, 그 점수가 우리의 실력을 무조건 다 드러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다음주 수요일에 16강에 오르게 되면 까이꺼 다 지난 얘기로 또 묻히리라고 봐요~ 대한민국 화이팅!!
10/06/18 20:02
수정 아이콘
멀리 볼 것도 없이 내일 일본이 왕창 깨지면 묻힐 거 같습니다.
로벤, 스네이더 , 페르시 , 쿠이트 믿는다.
드랍쉽도잡는
10/06/18 20:04
수정 아이콘
두 경기를 치뤘는데 확실히 발전한 한국 축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술적인 모습에서 더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라...
그것만 빼면 정말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오범석 선수를 뭐라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 스페인 전 때도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었기에 본문에서 사용된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10/06/18 20:18
수정 아이콘
염기훈선수가 이렇게나 비난을 받는건 아마 그동안 축적된게 이번 찬스를 놓침과 동시에 한번에 군중들의 심리가 폭발해버린 것같네요. 사실 그런 골찬스를 놓치는건 축구를 a매치만 보는;;; 저같은 문외한도 많이 보던 경우라..
Shearer1
10/06/18 21:10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 지금 너무 잘하고 있죠 몇몇 아쉬움이야 언제 어느때나 있던 거고 어제도 사실 4:1로 실신당한게 불합이라하라고 말할수있는 경기력을 보여줬구요 거기다가 지금은 다른국가의 경기까지 우리나라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니 좀 더 지켜보고 응원 해줬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전의 전반적인 경기력에도 만족합니다.(스코어는 불만족이지만요;;)
romanson
10/06/18 23:28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 괜찮은 성적이고 16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저 또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
어제의 경기는 졌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졌냐는게 문제가 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어제 경기는 확실히 아쉬운 모습이 많았지요
이세준
10/06/18 23:55
수정 아이콘
대표팀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지만 인터뷰는 영 눈쌀이 찌푸려지더군요.

기자: 게임이 왜 안 풀렸나고 생각하시나요?
허정무 감독: 염기훈 선수가 좋은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기자: 수비는 어떤 면이 문제였다고 생각하시나요?
허정무 감독: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듣는건지 마는건지...
10/06/19 01:44
수정 아이콘
한국은 원래 4개국 중 전력이 4위, 좋게 봐줘도 3위 정도로 평가되던 팀입니다.
근데 지금 두 경기하고 조 2위입니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우리보다 더 암울합니다.
이건 월드컵 뚜껑을 열기 전의 평가와 비교했을 때 사실상 최상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2006 때도 두 경기 치르고 2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현재는 그 때보다도 상황이 훨씬 좋습니다.
우리 대표팀 지금 잘 하고 있습니다. 모든 평가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고 나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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