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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6/13 16:55:57
Name Apatheia
Subject [잡담] 사랑한다면, 프로토스처럼.
사랑한다면 프로토스처럼

작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길 일이다.

남의 것보다 맷집 세고 성능 좋지만

배로 비싸고 배로 서플이 드는 질럿을 다루듯

내 사랑이 남들보다 튼튼할 것을 과신하지 말고

내 마음이 남들보다 오래갈 것을 과욕하지 말고

마인밭을 뚫고 하드코어 러쉬를 하듯

찬찬히, 사려깊게 움직일 일이다.



사랑한다면 프로토스처럼

항상 곁에 있을 일이다.

가지런히 늘어선 파일런 곁에만 건물이 내려앉듯

그 외의 땅은 아무리 넓어도 건물이 소환되지 않듯...

그 사람이 언제 어디에 있건

항상 그 옆이야말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언제나 그 곁에 있는 마음으로 살아갈 일이다.



사랑한다면 프로토스처럼

절반의 실드와 절반의 체력을 쌓을 일이다.

설령 그로 인해 내가 상처받을 때

너무나 깊고 아파 차마 추스르고 일어설 수도 없을만큼 다치지 않게

마음의 절반 쯤은 넉넉한 곳에 미리 피신시키고

절반의 마음만 다칠 일이며

절반의 마음만 아파할 일이다.

실드란 버려두어도 어차피 다시 차는 것,

왜 내게 아픔을 주느냐고 칭얼대지 말고

미처 깎이지 않은 절반의 체력으로 그를 보듬고

깎여나간 실드는 스스로 차오르기를 조용히 기다릴 일이다.

사랑한다면, 프로토스처럼.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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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13 17:24
수정 아이콘
남편한테 컴퓨터 뺏기고 이제 들어왔는데 아파님의 프로토스가 올라와 있네요.같은 프로토스를 보고도 느끼는 것이 사뭇 다르네요.저는 단번에 본진을 강타하는 아비터 리콜 같은것을 보고
사랑도 이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느끼곤 했는데...
아파테이아님 감동 왕창 먹고 갑니다. 꾸벅
02/06/13 17:39
수정 아이콘
역시 아파님 글은 대단;;
처음님 글과 아파님 글 다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나네요 ^__^
02/06/13 18:36
수정 아이콘
저처럼 급한 사람은 아파테이아님 홈 가서 보고 오죠... ^^
박영선님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사랑한다면 저그처럼이란 글의 내용도 좋더군요... ^^
02/06/13 18:55
수정 아이콘
와우~~!!!
오늘 부산은 그리 덥지는 않지만, 복잡한 서면의 L백화점에서 수많은 사람들 틈에 부대끼다가, 집에 들어 와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바다가 기다리고 있군요. ^^ 시원하고 좋습니다.
근데 직접 뵌 아파테이아님은, 오래 전에 제가 좋아했던 '도나 서머' 란 가수를 연상 시키시던데, 그 가수 열정적이고 음색이 시원시원 고음이 기가 막혔죠. 색상은 의외로 언제나 파스텔이군요. 아파님의 깊이를 모르겠습니다. ^^
Apatheia
02/06/13 18:57
수정 아이콘
도나 서머 라고 하면 풀몬티에 삽입됐던 Hot Stuff란 디스코곡 부른 그 가수 말씀하시는 건가요? ^^;
02/06/13 19:21
수정 아이콘
네~~ ^^ (그런데, 혹시 그 가수 싫어... 불쾌하게 생각하신다면... 얼른 멘트 삭제할께요. 안절부절...)
제가 연상되던 느낌은, 목소리였어요. 아파님의 목소리가 어딘가... 사람을 끌어 당기는... 그때 전 순간 도나서머가 떠 올랐더랬어요.
항즐이
02/06/13 19:27
수정 아이콘
World Best Starcraft Fan. Apatheia.
The Stable Spirit of Loving Game, Gamers and the People
Apatheia
02/06/13 19:41
수정 아이콘
엥 그럴리가요 p.p님... 저야 그저 영광이지요 ^^;
Juliana Icy
02/06/14 09:20
수정 아이콘
어머낫 ^0^
이렇게 빨리 프로토스처럼을 읽을 수 있게 되다니..
실드얘기가 가슴에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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