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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13 23:23:36
Name 황무지
Subject <십대 팬덤은 음악협회의 봉인가?> 오마이뉴스 기사입니다.

<십대 팬덤은 음악협회의 봉인가?>
연말 음악관련 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기보 기자[email protected]

연말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음악관련 상(賞)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그 상들이 과연 음악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상의 목적이 혹시 상을 주는 사람에게 이득을 가져다주기 위함이 아닌지 냉정하게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음반협회와 일간스포츠가 공동주최하는 골든디스크상을 보자면, 선정기준을 음반판매량 60%, ARS인기투표 20%, 심사위원평가 20%라고 밝히고 있다. 수많은 장르의 대중음악에 대해 "공정한 심사위원"이 있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넘어가더라도, 음반협회 자신이 매월 분기별로 발표하는 음반판매량 집계는 단순히 회원사들의 형식적 발표를 종합한 것에 불과하다. 계산대에서 음반이 판매될 때마다 중앙서버로 입력되는 미국의 "사운드스캔" 같은 공정한 집계와는 공신력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정말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것은 ARS인기투표이다. "언니,오빠들에게는 골든디스크 수상의 영광을!"이라는 카피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투표는 십대를 대상으로 하는 건당 300원의 "유료"투표이다. 중복투표가 가능하게 되어 있으며, 페이지에 크게 노출되어있는 1위 신화, 2위 JTL, 3위 강타 등의 투표화면은 팬들간의 출혈경쟁을 조장한다.



실제로 교실과 인터넷에는 투표를 독려하는 쪽지가 돌아다닌다. 툭하면 서로에 대한 욕설이 불거진다. 광고에 대한 저항력으로 볼 때 가장 크게 동요되는 층은 초등학생 팬들일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투표에 대한 경품광고까지 보고 나면 이 상이 과연 무엇을 위한 상인지 의심스러우며 그 밑의 '후원-문화관광부'라는 문구는 경악스럽다. 음반협회는 과연 이런 시스템이 상의 어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까. 설마 상의 공신력은 아닐 것이다.

또 하나 의문이 드는 것은 상을 받는 가수와 상을 주는 음반협회가 사실상 동일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음반협회는 음반제작사가 회원이고, 가수들은 그 음반사에서 키워낸 가수들이다. 음반사가 가수를 키우고 십대들한테 팔고, 다시 그 음반을 가지고 음반사가 가수에게 수상하는 음악상? 그리고 십대는 거기에 다시 유료투표를 한다. 저명한 음악잡지가 투명한 음반판매량을 가지고 수여하는 외국의 음악상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골든디스크만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Mnet에서 주관하는 뮤직비디오 페스티벌은 팬들이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하는 한 무료투표이다. 하루 한번의 투표제한은 매일 한번씩 투표해달라는 요청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모바일 투표상을 걸어놓은 건당 900원의 유료투표는 정말 음악산업 관계자가 음악팬들을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 상은 16개 부문이라는 방대한 규모이며 도대체 왜 이렇게 나뉘어야하는 지는 투표페이지를 열어보는 순간 알 수 있다. 모든 팬클럽을 세밀하게 갈라놓고 더욱더 많은 경쟁을 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댄스그룹에서 남자, 여자, 혼성, 신인을 갈라놓는 치밀함에 이르면 실소가 나올 뿐이다.

감독상 투표에서는 국내 뮤직비디오 제작시장의 협소함을 보여주려했던 것인지 후보 5명이 국내의 거의 모든 수십 개의 뮤직비디오를 갈라서 제작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차라리 골든뮤직비디오상을 만들어서 올해 제일 많이 제품을 수주 받은 감독에게 상을 주고 끝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우리의 십대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고, 주말이면 가요순위 프로그램에 맞춰 유료투표다이얼을 눌러대고, 그 가수 팬덤의 복장을 맞춰 입고, 주경기장에서 다른 팬들과 치열한 응원경쟁을 하면서, 자신의 기이한 정체성을 찾는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그런데 그런 부정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서 상업적인 이득을 얻는 것은 음반회사와 방송국의 "어른들" 이다. 음반회사와 미디어는 합동으로 십대 팬덤간의 무한경쟁을 유도하고, 십대들은 심지어 팬클럽까지 기획사에게 돈을 내고 가입해야하고, 소비자로서의 권리는 무시당한 채 동원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연례행사처럼 어느 순간 십대 팬덤은 광신적인 현상으로 도마 위에 올려진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십대들이 음반협회의 "봉"일수는 없다. 대중음악의 객체일 수도 없다. 언젠가는 그들도 성장할 것이고, 언젠가는 이런 껍데기뿐인 행사에 대해서 그들 스스로 거부하고 나설 것이다. 대중음악의 창조적인 원천은 음반회사와 미디어가 아니라 뮤지션과 팬들이다. 십대의 호주머니를 자금 삼아 벌어지는, 상을 주는 사람을 위한 각종 연말 음악상들. 이제 제발 자성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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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문희준' 군이 골든 디스크상 '록'부문 1위를 달리고 있군요. 후후.
02/11/13 23:26
수정 아이콘
헉.. ㅜ.ㅜ. 우리음악계 너무 슬픈 현실이군요.. M군이 1위라니..

솔직히 말도 안됩니다.. 음악한 경력이나 그 음악을 들어보면

엄청난 대선배들의 음악에 비하면 볼것두 없는 음악이 ㅜ.ㅜ.

한국록은 이대로 죽어나가는건가..
02/11/13 23:28
수정 아이콘
켁..록부문에 후보는 클릭비하고 '문희준'밖에 없나요??
02/11/13 23:30
수정 아이콘
ㅜ.ㅜ. 그건 상이 아니라 누구 팬이 더많나두 아니구.. 김종서나

김경호 같은 사람을 올려나야지.. 에휴.. 한숨..
가라뫼
02/11/13 23:31
수정 아이콘
최소 경호행님 완규행님은 있어야하는거 아닌가요.. 구색도 못갖춘 록부분 후보들이군요.. 클릭비와 문희준이라.. 하하.....
어리버리
02/11/13 23:33
수정 아이콘
거기서 문군이 1등 먹는다고 락씬이 바뀌거나 나뻐지는건 절대 아닙니다...

골든디스크는 단지 제도권안의 한계지워진 음악들끼리 지네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일뿐입니다...

그런 바보 같은 행사에 신경끄시고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 사주시고 라이브 한번 직접 가주시는게 더 한국 락씬,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괜히 짜고치는 고스톱에 끼어들어서 아쉬어할 필요가 어디있습니까...
02/11/13 23:53
수정 아이콘
록부문 후보에 체리필터랑 사계절 행님들이랑 완규행님..

또 윤밴 부활 자우림 등등도 있는것 같은데요..
02/11/14 00:02
수정 아이콘
음악적 성취도와 무관한 음악상이야 늘 있어왔지만..
공정한 기준은 포기한다 쳐도,
상을 내세워 10 대 팬들의 돈을 빨아먹는 이건, 정말 너무하군요.
인기투표도 아니고 '음반협회' 씩이나 되는 명함을 내걸고 하는 짓이...
대단합니다. 어떤 썩은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이번 대상의 이름은 '최다모금상' 이로군요. 크하.
02/11/14 00:35
수정 아이콘
- 어리버리님 말씀에 동감하며.
이곳에서 아마 어떤 게이머 비판 글을 올리면 여기 많은 분들은 '그만하고 당신 좋아하는 게이머 응원이나 해라' 그러실 줄로 생각합니다.(삭제를 당할지도 모르지만..--;) 마찬가지입니다. 문희준 백날천날 씹어대봐야 바뀌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박완규가 문희준보다 노래잘하는거 세상이 다 알아봐야 문희준이 박완규보다 판장사를 5배, 10배 하면 골든디스크 상은 문희준이 받을겁니다.(그리고 선정기준에서 진심으로 삽질인 ARS 빼고서라도 문희준이 받아야 하는게 맞습니다.) 결론은 그겁니다. 억울하고 마음에 안들면 직접 뛰어들어서 판사고, 공연 가고 해서 바꿔나가야 됩니다. 서태지 노래가사대로 욕만하며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어봐야 아무것도 안됩니다. 가요계뿐만 아니라 어느 바닥이든지...
02/11/14 00:45
수정 아이콘
pgr 랭킹에도 ARS 투표를 도입하면 PGR21 운영비를 보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황무지
그런데, 이 기사의 요지는... 시상식을 이용해서, '청소년들'을 이용해서 돈 긁어모으는 방송국과 기획사라는 거...죠...
어쩌면..."문희준이 록 부문 1위를 했다"는 사실에 분개한 '네티즌'들도
방송사의 돈벌이에 도움이 되는 것일지도...
02/11/14 12:40
수정 아이콘
10대 여학생들 문군과 강군 겁나게 억수로 좋아하고 열광하더군요... ㅡㅡ;;
성냥팔이~에서 강군이 나오죠... 그걸보고 가수협회에서 립싱크가수는 뺀다는 말이 있어서 강군은 빠지겠다고... 농담을 했었던 적이 있거든요... (물론 전 진심으로 빠지길 원하고 있죠...) 그날 전 맞아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그 살기등등한 눈빛하며 안색도 싹~ 바뀌고... 흐미... 무셔라... ㅡㅡ;;
그애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 지 알고 있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상 횡설수설이었습니다... (ㅡㅡ)(_ _)(ㅡㅡ)
02/11/14 12:58
수정 아이콘
후... 문군이 1등이라... 안그래도 서서히 침몰되어가고 있는 한국락에 기름뿌리고 불 짚히는 꼴이군요...
이젠 머 연말에 시상같은거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인기좋은~[그것도 10대열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인기댄스그룹들]
가수들은 후보? 하 . 후보라는 말도 무색하죠
암튼 무조건 타는거 아닌가요?
이젠 이런 식상한 시상 .. 제발 바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재수생스타
02/11/14 13:24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저는 가요대상 이따위는 안보고 NHK하는 홍백가합전을 보지용^^; 하긴 문군이 상타도 뭐신경안씁니다.시상식이 형편없는게 하루이틀입니까? 그런 형편없는 시상식에 딴 사람이 타는게 이상하지요. 그런 상은 문군이 딱 적합하지요. 전 m모케이블 티비에서 시상부문 나누는것 보고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를 알수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슨기준인지 참................
02/11/14 15:47
수정 아이콘
제발 문군이 이땅에서 없어지길 기도합니다..ㅡㅡ
참아주려고 해도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화가나서 참기 힘들죠~~
justice1126
02/11/14 16:36
수정 아이콘
피지알 이 특이한 점은 이런 댓글들이 올라와도 "우리 희준오빠 욕하지마" "너희들이 희준오빠 음악을 알아?" 식의 댓글이 안 올라온다는 거.. ^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
후루꾸
02/11/14 19:07
수정 아이콘
10대팬들 음악협회의 봉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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