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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1/16 12:37:45
Name 로드펄~
Subject 20대 80의 사회와 게임, 그리고 게이머
이 주제에 대해 피지알에 글을 쓸려고 옛날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에서야 조금 글을 쓸 여유가 생겼네요.

20대 80의 사회. 97년이후 IMF시기에 나왔던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에서 저는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제가 아는데로 간략히 말씀드리면, 일단 세계화와 정보화 사회에서 식량을 비롯한 각종 자연자원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회적부에 대한 20%의 소수 독점은 더욱 강화되고 나머지 80%는 더욱 빈곤해진다는 그런 것이지요.

여기서 과연 80의 사람들이 그들의 궁핍한 삶에 대해 저항하게 될 것인데 그것을 어떻게 20의 사람들이 통제/제어하느냐 부분에서 나왔던 얘기가 게임이죠. 요즘 게임들은 전략시뮬레이션은 약간 덜하나 RPG류들은 정말 게임에 몰두하는 게이머들의 실제자아와 사이버상의 자아를 구분하기도 힘들고 그들 게이머의 생활과 관심사는 거의 모두 사이버상의 자신의 분신에게 맞추어져 있죠. 이런 점들은 옛날부터 제기된 3s정책과도 동일한데, 요즘의 게임들의 추세와 앞으로 개발되어 나올 게임들은 더더욱 게임에 몰두하게 만들면서 80의 사람들을 사이버상에 머물게 하면서 실생황에서는 컵라면이나 빵부스러기에 허기를 떼우게 되고 그런 무기력하고 빈곤한 자신의 삶에 대한 보상을 사이버상의 자아로 보상받으로 하게 됨으로서 현실문제에 대한 그런들의 저항을 제어/통제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때 먼 미래 얘기정도로 생각을 하였지만, 제 자신의 경우를 되돌아보아도 이런 일이 전혀 비현실적인 미래전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99년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2000년 디아블로 2002년 워크래트3이라는 일련의 블리자드에 게임을 하면서 정도의 차이는 다소 있으나 실제로 2-3일을 피시방에서 아예 기거하며 밤새 게임을 하면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웠고, 디아블로 상의 자신의 캐릭과 아이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였고 현실의 내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려도 없었죠.

그런데 과연 그런 것들이 예정된, 아니 도래할지도 모르는 우리의 미래라고 하여도 언제나 미래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에서 미리 자각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변할 수 있다고 봅니다. 피지알에 계신 많은 분들에게서 우리의 게임이 미래사회에 아니 현재 지금부터 그런 사회적 모순의 억제 도구라고 하여도 이를 자각하고 바꿔나갈 의지를 보았습니다. 결국엔 우리 스스로가 게임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균형감각으로 게임을 단순히 하나의 문화적 유희로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로 만들어 나가야 겠지요.

앞으로 나오게 될 게임들은 더더욱 우리를 현실이 아닌 사이버상에 빠져들게 만들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때 빠져들게 되더라도, 언제나 다시금 현실의 자아의 발전을 위해 돌아올 의지가 있습니다.

로드펄~
덧) 게임, 게임문화, 게이머를 너무나 사랑하기에 우리의 게임이 다른 이에 의해 우리를 억누르는 도구가 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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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16 14:47
수정 아이콘
사이버 게임도 물론 재미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 있는 게임은 리얼 월드 아니겠습니까^^ GG 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해서 멋진 엔딩 구경해야죠.
푸른절벽
02/11/16 23:51
수정 아이콘
책에서 언급된 티티테인먼트 (tittytainment) 에 대한 말씀같으네요.
엄마젖을 의미하는 속어인 티쯔(ti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의 합성어라지요. 2:8 가르마가 아닌 2:8의 사회에서 다수의 사람들의
좌절감과 분노의 느낌을 진정시켜줄 아편과 같은 기막힌 오락거리와
적당한 먹거리.....그리고 그중에서 게임.........

많은 생각들이 님의 글을 읽으면서 떠오릅니다.
그책이 애초에 의도한바는 그러한 암울한 미래에대한 단순한 예언만은
아니겠지요. '세계화'의 주창자들(금융자본,정치가들,다국적기업이나
대기업.군수업자,,,,) 의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나하나 폭로함과 동시에
우리의 현실적 대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솔직히 그 현실적 대안 이라는 부분에 오면 저는 딱 제자리에서
스톱할수 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문제의식은 함께 하지만, 그 구체적인 대안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그 문제의식을 극단까지 고민할 용기나 지적성실성이 있는지
솔직히 제 자신이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이건 참 유황불처럼 코끝이
매캥캥하고 눈이 찌릿찌릿하고 머리가 벙벙해져서 참 피하고만 싶고
애써 모른척 하고 싶은 그런 문제입니다. 또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이것또한 우리와 너무도 복잡다단하게 연기적으로 얽힌 문제라,
참 힘드네요. 휴~~(잘 모르겠다는 소릴 이렇게 복잡하게 하네요.^^)

하지만 님의 말씀을 믿고 싶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를 현실이 아닌 사이버상에 빠져들게 만들지도 모르는 그러나
우리는 한때 빠져들게 되더라도. 언제나 다시금 현실의 자아의 발전을
위해 돌아올 의지가 있습니다. ' 라는 말을........
그리고 그 의지로 우리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게임문화를 성숙시킬수
있기를 님의 결론에서 기대해봅니다. 결국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람만이 희망이기에.....저 또한 그 사람의 희망됨을 믿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로드펄님 ~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좋은글
자주 써주시길~ 님 언제나 gl yo !!
coolasice
02/11/17 19:19
수정 아이콘
20:80은 세계어...한국은 10:90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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