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경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뽀글이의 미사일 실험 이유는 대략 "나도 관심 좀 받자"인 것 같다. 국제사회가 이란에게 핵개발 포기의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제안하면서도 북한에는 그동안 무심했던 게 사실이다. 적절한 보상만 해주면 미사일 개발 포기하겠다는 건 줄창 북한이 주장하던 바였다. 미사일 실험 이후,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천명하고, MD 개발은 다시 힘을 얻게 됐다.

어찌 보면 짜고 치는 고스톱 같기도 하다. 북한이 MD 개발에 명분을 더해주었으니 미국은 향후 6자 회담을 통해서 은근슬쩍 경제적 보상을 해줄지도 모른다. 사실, MD가 완성되면 북한에 위협이 된다기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더 큰 위협이 된다. 중국이 미사일 실험을 반대한 이유도 어설픈 북한제 미사일 때문에 자기네 미사일이 무용지물 되는 게 싫었기 때문일 거다. (중국제 미사일도 구리기는 매한가지긴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MD가 구축되건 말건 별 차이가 없다. (MD가 작동하든 말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확실하게 뼈와 살이 분리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 실험은 잃는 것 없이 경제적 보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근사한 낚시질이 아니었을까 싶다. 성공하면 성공한대로 미사일 수출에 청신호이고, 실패하더라도 짜고 치는 고스톱은 계속될 수 있으니깐...

  여기서 뽀글이는 2차 한국전쟁은 없다고 강하게 믿고 있음에 틀림없다. 매번 북한이 벌이는 벼랑 끝 전술도 전쟁으로 판 자체가 깨지는 일은 없을 거란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에 묶여 있는 것도 호재고, 설사 미군이 북한을 박살내고 점령하더라도 이라크에서처럼 질척거릴 게 분명하다. 더군다나 중국이 코앞에 있는데, 3차 세계 대전을 각오하면서 북한을 치기도 찜찜하고, 한국과 일본에 꽤나 많은 돈을 투자해놓았는데 그거 다 날려가면서 전쟁을 일으키면,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순이익 남기기가 쉽지 않다. 이라크야 석유라도 있었지, 북한 점령해서 옥수수 따갈 건가.

걱정스러운 건 우리나라다. 뉴욕타임즈를 보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싶은데 "중국과 한국"이 떨떠름해한다...는 식으로 얘기한다. 중국과 한국을 세트로 묶어놓는 거, 은근히 불안하다. 참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북한, 중국과 같은 편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일본처럼 미국에다가 엉덩이 활짝 대주는 짓도 할 수 없고...처신 잘해야 할 타이밍인데, 잘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졸속으로 추진 중인 한미 FTA는 우리나라 버리기 아까운 나라라고 크게 외치는 제스쳐는 아닐런지...... 스타로 치면, 일본은 방어 잘 되어 있는 앞마당 멀티, 한국은 방어 허술한 몰래 멀티랄까... 그러면 자주국방하겠다는 얘기가 참 서글프게 들리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