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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23 10:12:15
Name par333k
Subject [기타] 게임 못한다 소릴 듣고 참으면 남자가 아니지-1
남자는 멍청이다. 이 명제는 분명 참이다. 적어도 내가 남성이라는 표본으로 따지자면 그렇다.
고교를 갓 졸업한 시절, 우리는 몇 가지 친구에게 지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가령, '나는 동정 졸업했지 짜샤'라든가, 야, 너는 서울 10대대학 밖이냐? 몰랐지~~라든가. 하지만 전자는 증명할 도리가 없고(어떤 아이들은 인터넷에 에로한 수영복 사진을 올려두고 인체 조형 투시를 통해 생물학적 지식을 물어 진실을 밝히려고 하였으나 그것은 첨단 IT시대의 야동이 보급된 세대에게는 난이도를 따지기도 민망한 초보자 코스임에 틀림없었다.) 후자는 민감한 사안이었다.




그렇다면 보통 '누가 더 쎈가'라는 이야기도 나올 법 한데, 갓 스물언저리의 남자들에게 있어서 '강함'을 재는것은 좀 유치한 일이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누가 짱이네, 누가 더 쎄네 하던 아이들은 억지로 '그런건 사내에게 중요한게 아니지.'라며 샹크스적 쿨한 간지를 뿜으려 애썼지만, 실제로 그네들의 무력은 엄백호나 샹크스에게 시비를 털던 산적 1 정도쯤이니까 우스울 뿐이다. 결국 우리는 재수, 혹은 대학입학 직전에 친구들사이에서 절대 질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바로 '겜 못하는 소리는 못 참아'였다.




당시만 해도 고3 수능이 끝나면 학교는 3교시정도, 영화관람센터로 변하고는 했는데 우리반은 유독 스타리그를 즐겨봤다. 우리때는 '스타'와 '카오스'가 공존하고, 그 사이에 틈새시장으로 서든어택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서든어택은 반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자가 있었으니 그는 곧 황모씨라는 체구가 작은 친구였다. 그는 정말 어이가 없을 만큼 서든어택을 잘 했는데, 당시 서든어택 전체랭킹의 700위인가 하는 '랭커' 였으니 말 다했다 싶다. (이 친구의 위에 700명이 있다는 사실도 내겐 신세계였다.) 아무튼 이 친구와 피시방에 가면 남들 다 소총들때 권총쥐고 37킬 10데스 같은 스코어를 찍는 괴물이다보니 서든어택은 자연스레 우리의 '경쟁종목'에서는 빠져있었다. 바키아빠같은 압도적인 최강자, 그는 경외의 대상이며 또한 '우리편'으로 만들고 싶었던 제갈량급 삼고초려가 필요한 사람이기도 했다.




카오스의 경우, 5:5게임이다보니 구멍이 워낙 컸다. 게다가 스타에 비해서 경험자가 적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들만의 리그로 존재했다. 카오스는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가 워낙 큰 데다  지금의 롤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멘붕을 시키는 키보드 배틀의 숙련을 요구했던 게임이었다. 반 친구끼리 같은 팀이 된다 해도 까이기 시작하면 분쇄기에 들어간 명세표마냥 멘탈이 갈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카오스가 몇몇 아이들의 우정을 단 40여분만에 전생에 칼부림으로 맞선 오다 노부나가와 다케다 신겐 급 원수로, 혹은 못하는 친구가 잘하는 친구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체험하게 하기도 하는 그런 게임이다보니 자연스레 반 내에서 일부세력권을 넓히지 못한 채 유지되고 있었다.





가장 다수의 아이들, 그리고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종목은 바로 스타였다. 당시 스타리그는 딱 06-07시즌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06-07시즌이란 스타리그에 있어서 무안단물 임요환 이후 가장 크게 폭발한 시즌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다들 스타를 적당히 해 본적은 있어도 진짜 잘하는 사람은 없었고 끽해야 iccup D-C사이의 사람들끼리 투닥거리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각자 무슨토스,무슨테란 ,무슨저그 같은 별명을 붙이며 서로를 평가했는데, 때때로 '넌 내한테 안되' 소리를 들으면 바로 피시방 직행이었다. 스타크래프트의 강함은 곧 사내의 자존심이었다. 여자를 아는건 증명할 수 없고, 대학입학여부는 우리를 평등하게 바라보지 않게 했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아주 깔끔했다.위너 테익스 올-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면 상대의 본진에 점 하나 남기지 말라.






나 역시 이러한 전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금 생각하면 아주 사소한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을만한 일이었다. 사건 전날, 친구와 나는 '피파온라인'이라는 변방의 게임을 심심풀이삼아 했고, 그 옆에서 스타를 하던 친구는 나의 승전보를 다음날 학교에서 소문을 내었다. 문제는 거기서 진 친구가 '게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는데, 그러한 소문을 참지 못하고 멱살을 잡으며 일기토를 신청한 것이다. 주먹질로 번질 뻔한 우리의 고함소리와 분노는 이내 친구들의 중재로 적당한 전장을 맞이하게되었다. '야, 스타로 붙어 XX'.






스무명이 넘는 고등학생들의 비장한 얼굴. 피시방 사장님께 문자로 스무명정도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였다. 학교에 있는 세 시간동안 양 진영으로 갈린 우린 각종 전략을 준비했다. '죽어도 질 수 없다. 는 마음은 서로에게 강렬히 자리하고 있었는데, 내가 운동이나 공부나 돈 뭐 이런건 몰라도 겜 못한다 소리 들으면 못참는다는 어린 남자의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룰은 아주 심플했다. 5판해서 3판이기는 놈의 승리. 맵은 로템, 아카디아3, 파이썬. 세가지 중 각자 번갈아가며 원하는 전장을 고를 수 있음. 마지막 전장은 '파이썬'으로. 그리고, 서로 약 열명씩 붙은 친구들중, 패배자는 승자그룹의 겜방비를 전액 부담하는것.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았다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비장한 각오를 품고 피시방에 들어섰다. 열명의 겜방비를 대충 계산하면 3만원이 넘는 돈이 깨질것이다. 그리고 그 돈보다도 커다란 불명예. 겨우내내 패배자로서 살아야 한다는 그 굴욕. 당장에 몇 시간뒤 누가 비릿한 웃음으로 겜도 못하는 빙구시키 너도 나름 쫌 했지만 나한텐 안되~ 라고 말할 승자의 권한! 그 쾌락! 서로 같은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패배를 맞이하느니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말할 만큼 우리는 진지하게 피시방에 앉아 세팅을 시작했다. 다른 친구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흥미진진하게 관전을 하거나, 알아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필살의 가위바위보는 나의 패배였다.





첫 전장은 그 애가 고른 로스트-템플. 잊혀진 사원이라고 번역되는 '테란을 위한 전장'이었다. 나의 주 종족은 저그였고, 그 친구는 테란이었으니 당연한 선택이다. 로스트템플(이하 로템) 에서는 중앙지역이 다양한 건물 때문에 넓은 전장을 활용하기가 까다롭고, 앞마당 입구가 좁거나 언덕과 붙어있어 테란의 수비가 용이한 전장이었다. 더구나 드랍십을 이용한 언덕탱크와 터렛-벙커를 통한 공중유닛 분쇄, 커맨드센터 띄우기를 통한 섬 멀티의 편의성등은 저그에게 여러가지 선택지를 요구했다. 동실력이라면 분명 저그가 테란을 잡기 매우 까다로운 전장이었다.





다만 그 때 스타리그와 프로리그에서는 '유일한 저그'가 모든 테란을 잡아먹는 시대였다. 즉, 비록 저그가 힘든 전장이라 할 지라도 저그가 테란을 잡을 무기는 충분히 벼려져있었고 난 그것을 충실하게 실행할 수 있다면 승산은 있었다. 저그의 삼신기- 3해처리, 레어트라이던트, 디파일러는 테란들에게 있어서 공포 그 자체였는데, 그들이 테란 제국의 역사를 통해 날카롭게 갈아온 투배럭, 더블커맨드, 3탱크진출 등을 전부 잡아먹을 수 있는 저그의 유연성과 기동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배럭은 3해처리의 저글링과 소수 성큰에 막히며, 더블커맨드는 아차하면 저글링 난입으로 게임이 박살나거나 혹은 3해처리의 확장성을 막지 못하고 더블병력진출때에 이미 중원을 빼앗겨 제대로 된 전투를 이끌지 못하는 상황은 심심찮게 벌어졌다. 포인트는, 내가 프로게이머가 아니라는 점과 상대도 프로게이머가 아닌 배틀넷 초보만 방을 전전하는 허접이었다는 점이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뒤로하고, 게임은 시작되었다. 5-4-3-2-1. 환하게 밝혀진 나의 전장은 로스트템플의 7시,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뮤탈리스크만 제때 띄운다면 언덕 견제를 막을 수 있고, 앞마당 해처리에 이은 3해처리로 테란의 초반 마린메딕 압박을 성큰으로 봉쇄하는데에도 편의성이 보장된 자리.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내가 택한 것은 12앞마당 11풀 14 3해처리로 시작하는 당시 정석과도 같은 플레이였다. 다만 이 플레이에는 몇 가지 초반의 위험성을 피해야만 했는데, 첫 scv가 앞마당 건설을 방해하는 것이 그 중 하나였다.






6시에 간 오버로드는 텅 빈 미네랄만을 보고 천천히 2시로 방향을 돌렸다. 12시 아니면 2시. scv는 아직 오지않았고, 나는 아홉번째 드론을 미리 앞마당 미네랄 뒤켠 구석에 숨겼다. 이는 일종의 심리전이었는데, 테란의 scv가 앞마당 견제를 할 때에는 '스포닝 풀'이 늦는걸 확인하고, 앞마당으로 나갈 드론의 움직임을 캐치해서 따라가는게 정석이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가 프로게이머는 아니지만 이정도 소양은 갖춘 플레이어 들이었고, 나는 그 빈틈을 캐치해야했다. 앞마당이 늦어지면 첫 성큰이 늦어지고 그렇게 되면 아차 하는 순간 2배럭에서 나온 1부대 마린메딕에 허무하게 게임이 찢어질 수 있다. 예상대로 그 친구는 늦은 정찰을 했고, 난 scv가 언덕에 올라서자마자 생긴 300의 미네랄로 재빠르게 앞마당을 올렸다.





이후 무난하게 스포닝풀을 올리고 3해처리를 위해 드론을 뺐다. 그제서야 SCV는  뒤늦게 3해처리를 쫒았으나 이미 거의 펼쳐진 앞마당과 곧 튀어나오는 저글링에 정리되며 3해처리를 오래 방해하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다. 2시에 도착한 오버로드는 역시나 텅 빈 전장위에 둥둥 떠 있었다. 12시다. 나는 저글링 한마리를 적의 본진에 보냈으나 마린에게 순식간에 사라졌다. 12시의 전장은 언덕과 앞마당이 떨어져있어서, 앞마당을 먼저 보았어야했는데 실수였다. 다시 한마리를 앞마당으로 보내보았으나 이미 마린이 앞쪽에서 정찰을 끊기위해 서 있었고 저글링은 케첩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눌러논 오버로드를 미리 3기의 마린이 대기하며 점사해, 드론을 펌핑하다 재빠르게 오버로드를 뺐지만 공중에서 터지고 말았다. 정찰을 잘 막았으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막힌 오버로드에 드론타이밍이 늦어졌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성큰 3개와 레어를 올렸다. 3해처리의 중요한 '드론타이밍'이 늦어짐으로서, 나의 3해처리는 전체적으로 조금 느려진 걸음걸이를 강요받았다.





그리고 이것은 초보자가 할 수 있는 큰 실수를 불러 일으켰다. 저그는 레어와 스파이어의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레어가 터지자마자 스파이어를 올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스파이어는 해처리와 같은 빌드타임을 가졌고, 스파이어가 조금만 느리다면 적의 마린메딕 진출을 막을 수도 없고 빠른 드랍십을 커버할 수도 없다. 더불어 터렛공사가 완성된다면? 프로도 아닌 사람의 뮤탈리스크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극단적으로 줄어든다. '뮤탈'이 컨트롤을 통해 3신기중하나,-레어트라이던트의 강력한 한쪽 창날을 구성한다지만, 그것은 프로수준의 이야기- 허접 저그와 허접테란에게 있어서 마린메딕의 효용성은 뮤탈을 압도하며, 러커는 마린메딕을 학살할 수 있는 힘의관계를 그대로 갖고있었다. 드론을 빨리 충원할 수 없더라도 스파이어를 올리며 조금씩 드론을 채웠어야했는데, 나는 '괜찮을 것이다'라는 믿음에 드론을 한타이밍 펌핑했다. 스파이어가 늦어지는 본진위로 띠로링-띵 띠로롱- 하고 스캔이 떨어졌다.






처음부터 그 친구가 전략을 들고 온 것인지, 아니면 즉흥적인 빌드의 변화였는지는 모르겠다. 무난히 드론수를 충원하고 9뮤탈을 뽑아 상대 본진으로 향했다. 3배럭 1팩토리가 있었고, 스타포트가 이미 완성되어있었다. 그리고 터렛은 본진에 약 6개이상. 터렛 한두개를 깼지만 컨트롤이 안타까운 수준이라 뮤탈도 2마리를 잃었다. 그대로 돌려 앞마당쪽을 빙 돌았다. 그리고 본진에서 다시 뮤탈을 눌렀다. 그 때였다. 본진 미니맵에 빨간색 네모가 빛나기 시작했다. 재빨리 본진을 보자, 드랍십에서 내린 7마린 1메딕이 스팀팩을 빨고 미친듯이 미네랄의 위치로 달려들고있었다.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드론을 쫙 긁어 앞마당 미네랄에 광클릭했지만, 한부대가 넘는 드론은 결국 반 이상이 궤멸당했다. 앞마당과 본진에서 남은 라바로 다급히 저글링을 찍고 있는 저글링을 언덕으로 보냈다. 그 사이, 러커를 개발하고 있던 히드라 리스크 덴의 체력이 주황색으로 깎였다. 앞마당을 견제하기 위한 뮤탈도 먼 거리를 돌아오고있었다. 러커가 깨지면 게임이 매우 힘들어진다. 나는 다급한 마음에 뮤탈을 a로 본진에 찍어두고 저글링을 컨트롤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패착으로 이어졌다.






뮤탈리스크가 가로지른 방향에는 약 1부대 반 가량의 마린메딕이있었다. 나는 뮤탈이 그 위를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고, 저글링과 갓 나온 뮤탈로 겨우 마린메딕을 정리했을 즈음에 무언가 '모자라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니맵 어디에도 내 뮤탈이 없다. 당황스러워 하는 내게 곧 1탱크가 추가된 마린메딕이 앞마당을 조이기 시작했다. 뿌드득-하고 이가 갈렸다. 조금 늦은 스파이어가 드랍십이 들어올 공간을 만들었고, 한 번의 드론펌핑이 저글링을 모자라게했다. 러커가 완성되었지만 이미 변태하는 사이에 앞마당은 갈려없어졌다. 언덕에서 러커가 최후의 발악을 해 보았지만 탱크는 사정없이 스캔이 떨어진 그 위로 포격을 감행했다. 게임을 구경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gg를 차마 누를 수가 없었는데 상대의 채팅이 화면 옆에 올라왔다. '안나가고 뭐하냐 빙구야' 아랫배 깊은 곳으로 부터 울화가 치밀었다. 작은 방심이 게임을 그르쳤다. 의기양양해하는 맞은편 자리의 친구에게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었지만, 우리의 전장은 주먹의 세계가 아닌 바로 이 스타크래프트였다. 쉽게 가라앉지 않는 흥분을 콜라를 사서 벌컥벌컥 들이켜 겨우 가라앉혔다. 아직 1패일 뿐이다.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면 된다. 최후에 이기면 되는 것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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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시판을 가자니 애매해서 일단 자게에 올렸습니다.

* kimbilly님에 의해서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1-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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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eMan
13/01/23 10:14
수정 아이콘
옛날 생각나는 좋은 글이네요,.^^ 잘 봤습니다.
하심군
13/01/23 10:18
수정 아이콘
진짜 이상하게 게임못한다는 소리 들으면 왜그렇게 열받는지...아예 못하면 그냥 웃어넘기고 마는데 나름 한다는 게임으로 그런소리 들으면 못참죠.
PoeticWolf
13/01/23 10:21
수정 아이콘
크흑 ㅜㅜ 저도 얼마 전 상대전적 6:0이었던(제가 우위) 회사 동료랑 가벼운 마음으로 피씨방비 내기했는데...
그 친구가 이를 얼마나 바짝 갈고 왔는지 정명훈급 견제를 하는 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내리 4판을 지고 혼자 씩씩 거리면서 집에 왔던 기억이 나네요 ㅜㅜ 넌 총각이라 연습환경이 되잖니...라고 말하기에는 구차하고 ... 진 건 분하고... 그 후로는 서로 바빠서 붙어보지도 못하고 있고... 아흑...
13/01/23 10:24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졸업 즈음에 임요환 선수가 코카콜라배 우승을 했던거 같고 그때부터 배틀체스트 사서 게임을 시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중학교 입학해서는 평범한 반 대항전부터 끼리끼리 모여서 만들었던 길드전까지.. 단순히 게임이 아닌 남자의 자존심 대결이었죠.
4:4 반 대항전에서 제 앞에 나온 친구가 2:0에서 4:2로 올킬을 해버려서 전 뭐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린 기억도 있네요.
그 시절 같이 게임했던 친구들이 대부분 연락이 안되지만 지금은 어디선가 LOL 하고 있을거 같군요.
13/01/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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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각 반 최고길드끼리 길드전 붙으면 진짜 패싸움급 자존심싸움..
DarkSide
13/01/23 10:26
수정 아이콘
남자는 ... 멍청이 맞습니다 ... 특히 여자 앞에만 서면 더 멍청해지죠 .... 제가 그래요 .... 26년째 안 고쳐집니다 ...
이러다가 평생 안 고쳐질듯 ... 흐흑 ㅠㅠ ... 모태 솔로 26년차라서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한데 말입니다 .... 아 ....
미스터H
13/01/23 10:30
수정 아이콘
옛날생각나네요 크크. 좋은글 잘봤습니다. 다음글이 기대되네요.
체념토스
13/01/23 10:32
수정 아이콘
예전 같진 않지만 간혹 요즘도 자존심을 건드리면 발끈합니다. 너 이자식 너 일대일 라인 잡고 한번 붙자(롤)
Tristana
13/01/23 10:34
수정 아이콘
전 요새 주변에 롤하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아쉽네요
13/01/23 10:34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저런게 제일 재밌죠.

제가 PGR회원이 된 계기가 친구가 소개해준 다른 친구한테 스타 10연패 당하고 난 후였으니까요. 인터넷으로 스타 전략 찾다보니 흘러흘러 들어왔다가 정착;

친구들은 다 공방에서 5할도 겨우 뽑는 양민들이라 상대도 안되고 가끔 친구들 지인중에 스타 잘한다는 사람들이랑 간간히 붙었는데 그것도 다 이겨서 의기양양하던 저를 압살했죠. 인정하기 싫어서 한 3번만 하면 될걸 계속 리겜외쳐서 10여번 한거 같네요.

그 뒤 PGR전략 게시판 게임 게시판등등을 정독하며 실력을 길러 나중에 그 친구를 8승1패로 제압하고 한판은 져준거다라는 허세를 부리던 쾌감을 잊지 못합니다 하하
루크레티아
13/01/23 10:44
수정 아이콘
남자의 굴욕 게임 X밥.
디아2 초창기 시절에 다들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 친구들 전부 다 바바 하는데 혼자 네크 키운 다음에 아이언메이든으로 바바 1:7을 바르던 장판파의 장비 시절은 정말 지금도 술자리에서 회자 되는 중입니다.
가나다라마법사
13/01/23 10:49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까지 과1등먹으면서 기고만장해했었는데 다른과에 잘한다고 해보라고 소개받은애가 뭉기신 ..크크
그래도 네다섯판에 한판은 이겼었으니 만족합니다 크크
재미있어요 빨리 2부주세요!!
곡물처리용군락
13/01/23 11:07
수정 아이콘
지금은 어디서 뭘하고있을까요 크크
가나다라마법사
13/01/23 11:41
수정 아이콘
친구들 말들어보면 평범한 회사원으로 잘살아가고있답니다 크크
Go_TheMarine
13/01/23 10:51
수정 아이콘
고딩시절 피파99는 진짜 주위 고등학교에서 알아주는 실력이었는데....
반면 스타는 초보이다 못해 개허접....흐흐흐
엄청 빡쳐서 99pko부터 스타를 봤던 기억이나네요.
요즘엔 위닝을 못해서 정말 슬프다는........
방과후티타임
13/01/23 10:52
수정 아이콘
크크크 게임 x밥 -> 야이 xxx야!!!!!나와!!!!
자제좀
13/01/23 11:06
수정 아이콘
카오스 스타 서든 다 했고 재밌었고 지면 열받았지만 저한테는 위닝이 갑이네요..위닝은 정말...졌을때의 그 굴욕감 크크
13/01/23 11:11
수정 아이콘
아.. 위닝 골먹히고 친구가 리플레이 안끄면서 감탄사로 오 쩔지않냐 쩔지??케케 이랬을때 진짜 죽빵을..
13/01/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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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하던 시절엔 좋게 말하면 스타일 고수, 부정적으로 보면 아집에 가까운 나만의 방식으로 승리하기 위해 온갖 삽질을 다했죠. 프로토스 광신도에 3게
이트 셔틀-드라군 뚫기에 집착해서 테란만 만나면 무조건 그것만 했습니다. 저그전은 더블넥서스 빌드에 반감을 가져 2게이트 이후 운영에 집착했고...
그런 스타일로 하는걸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런 스타일로 이겨야 했습니다. 일종의 스타일리스트에 대한 동경이었죠. 정석운영은 전혀 관심이 없었고, 재
미보단 승리를 원했지만 정작 방법론은 비효율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참 어리석었지요. 바보인 주제에 승부욕은 강해서 해먹은 마우스와 키보드가
몇개인지 모르겠습니다. 크크!
그런데 지금하는 롤에서도 조금 성숙해졌을뿐 본질은 안 달라졌네요. OP챔프, 정석운영을 무시하지 않고 배우는 점에선 다르지만, 여전히 하나에 집착해
서 그걸로 뭔가 다른걸 이뤄보겠다는 망상에 빠져 오늘도 삽질을 합니다.
제레인트
13/01/23 12:51
수정 아이콘
전 오영종 본 이후에 다크에 푹 빠졌고, 게다가 몰래멀티혹은 빠른 멀티를 좋아해서 그것만 집중하다가 말아먹은 게임이 좀 되네요. 특히 테란전에 다크쓰다 폭망한 경기+저그전에서 테란전처럼 멀티확장하며 난전펼치다 멸망한 경기... 스타일리스트로 성공하기란 참 힘든듯 합니다 크크
13/01/23 12:03
수정 아이콘
아 ...진짜....크크크

지금세대는 아마 반대항 5:5 LOL을 하려나요? 크크크크;;
완전연소
13/01/23 12:32
수정 아이콘
으앜 점심시간에 보고 있는데, 진짜 재미있네요. 빨리 2편 써주세요. 현기증이 납니다. 흐흐흐
시라노 번스타인
13/01/23 13:02
수정 아이콘
대학시절에 동아리에서 했던 스타대회가 생각나는군요.
이른바 병신대전..
토너먼트로 패배한사람이 올라가서 최후의 패자가
최강등신 의 칭호를 받는 대신 토너먼트 참가자 모두에게 치킨을 쏘고 참가자들은 맥주를 사오는 대회였죠.

사나이의 자존심을 심연까지 떨어트리는 아주 즐거운 대회였습니다.
제가 결승전에서 겨우겨우 이긴건 함정
13/01/23 13:19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흐흐
포프의대모험
13/01/23 13:24
수정 아이콘
스타는 1,3학년때 열심히 했는데 2학년땐 알피지로 대동단결..
이게임 한달 저게임 한달 한반에 남자애들이 20명인데 17명씩 같이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크.
ace_creat
13/01/23 15:29
수정 아이콘
딱, 제가 고등학교다닐때 모습이네요 크크 공감가니깐 글이 재밌네요
불량품
13/01/23 16:47
수정 아이콘
공부못한다고하면 허허허 하면서 넘어가는데
겜X밥아! 하면 진짜 이성을 잃게되고 한판?을 외치게되죠
13/01/23 16:59
수정 아이콘
아 이거 정말...너무 재밌네요.
제가 요즘 친구 만나도 스타를 하는 이유가 이와같습니다.
대신 그놈이 저보다 실력이 딸려서
빠른무한에 그놈은 테란 전 저그하는게 함정..
승률 6:4 나와요
Winter_Spring
13/01/23 20:36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밌게 잘 봤습니다 크크
다음 편이 기다려지네요
13/01/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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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점심시간 마다 탈출해서 즐겼던 스테이디움 히어로(당시 야구왕이라고 부름)를 잊을 수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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